업적 게이
1. 개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처음 생겨난 용어로, 업적의 노예가 된 플레이어들을 의미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업적 점수 10점을 올리기 위해 10만 골드를 우습게 쓴다든지, 몇날며칠을 같은 작업만 반복한다든지, 장장 1년에 걸친 장기간의 계획을 실천한다든지 하는 무서운 유저들. 온라인 게임 4대 플레이어 유형의 '달성가'의 극에 달한 자들이다. 탐험가 기질도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탐험은 오로지 10이라도 더 높은 업적 점수를 달성하기 위함이니 달성가 쪽이 더 어울린다.
이후 다른 게임에서도 업적 시스템을 채용하고 플레이어간의 경쟁심리를 유발시키면서 점차 게임업계 전반에 걸쳐 널리 쓰이는 용어가 되었다. 대표적인 예로 스팀과 위의 와우와 같은 블리자드 사의 스타크래프트 2나 디아블로 3 등을 들 수 있겠다.
업게이라고 줄여서 말하기도 한다.
2. 상세
중증의 업적 게이의 경우 '''레벨 1 캐릭터'''를 새로 만들어서 지인의 도움을 받아가며 영혼의 업적 게이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계열의 극단적인 예제로는 와우 세계의 모든 구역을 탐사하는 업적을 레벨 1인 상태로 끝낸 사람[1] 이나 업적 점수 5000점을 1레벨에 달성한 사람 등등이 있다.[2]
높은 업적 점수의 기준은 확장팩마다 다르며, 대체로 업적 탭에서 확인할 수 있는 총 점수의 절반 정도는 달성했어야 어디 가서 업적 게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일반 유저나 막공장들은 이들이 왜 이런 짓을 하고 다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들의 업적 쌓기 놀이에 잘 끼지 않는다. 특히 업적 시스템 도입 초창기에는 각종 영웅 던전이나 공격대 던전의 업적, 특히 보상도 없고 점수만 주는 업적을 하자고 달려드는 경우가 많아 마찰을 빚기도 했다. 당장 이런 인간들 때문에 1~2트 정도면 끝날 것을 며칠씩 업적 달성에 질질 끌려다니면서 험한 꼴을 당했다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그래도 업적에 탈것이나 애완동물 등의 보상이 추가되는 순간 일반 유저들 사이에서 업적 게이들의 입지는 급상승한다. 업적 공략을 아는 사람은 업적 게이들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적 게이들도 이런 점을 잘 알게 되었기 때문에, 애초부터 업적을 노리는 유저들끼리 업적팟을 짜서 깨는 경우가 많아졌다. 점수 10점을 올리기 위해 특정 던전의 네임드를 수십번씩 트라이 하는 노력도 불사한다. 특정 조건을 만족한 상태에서 네임드 보스를 처치해야 하기 때문에, 그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일부러 전멸한 다음 다시 시도를 하기 때문이다.''' 인구가 많은 도시섭의 경우 이런 업적 게이들끼리 모이는 채널이 따로 있다.[3] 업적막공장들 중심으로 업적 게이들끼리 모여서 각종 업적 공략을 공유하며 업적팟을 짠다. 서버마다 유명한 업적 게이 막공장들이 하나씩 있다. 이들은 갓 만렙이 된 '첫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극 포교를 하여 대충 파밍만 시킨 뒤 구 확장팩 레이드를 끌고 다닌다.
업적 점수가 낮을 때는 아무거나 해도 업적 점수가 오른다. 인던 하나만 깨도 많게는 두세개씩 업적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적 점수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업적 게이의 플레이도 점점 정상에서 벗어나게 된다. 0.05% 확률로 낚이는 물고기를 낚기 위해 "상대 진영 대도시에서" 며칠이고 낚시를 한다던가, 일일 퀘스트 1만개 업적을 찍기 위해 불성 이후로 나온 모든 일퀘를 하려고 시도한다던가, 같은 진영 유저를 팀킬해야된다던가, 오로지 업적 10점을 따기 위해서 플레이하지도 않는 부캐를 열심히 키우는 등[4] , 평범한 플레이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막장 플레이로만 가능한 업적들이 제법 되기 때문.
이렇게 남들이 보기에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하드코어 업적 게이들의 경우 와우의 모든 컨텐츠를 겪어 보고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버에서 손꼽히는 하드 업적게이들을 보면, 레이드 아이템과 PvP 아이템을 모두 최고 수준까지 맞추고 실력도 중상위권 이상인 경우가 많다. 거기에 보통은 까먹는 옛날 공격대 공략이나 업적 이외에는 전혀 쓸모 없는 잡다한 팁 등등... 성실한 업적 게이머가 되기 위해서는 와우의 이것저것에 대해서 만능이 될 수밖에 없다.
블리자드가 이들을 위해 마련한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가 '''폐인'''.
리치왕의 분노 확장팩에 초와우저인이라는 위업이 추가되었는데, 업적 점수가 9000점을 넘어서면 달성할 수 있는 위업이다. 물론 드래곤볼의 패러디. 물론 이 위업은 당시에는 최대로 얻을 수 있는 업적 점수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정말 '''업적 게이'''임을 인정하는 위업이었다. 대격변 과 판다리아의 안개 확장팩이 나온 지금은 추가로 획득할 수 있는 업적 점수가 더 생기면서, 더 많은 사람이 위업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확실한 건 업적 점수 1만점을 돌파하는 건 누구도 부정 못 할 와우에 푹 빠진 유저라는 증거. 업적 시스템이 생긴 후 시간이 많이 지나 2만점을 돌파한 유저도 심심찮게 보인다.
판다리아의 안개에 들어 계정 내 업적이 공유되므로 더욱 업적질이 쉬워졌다. 다만 공유 시스템 때문에 새로 생길 수 있던 업적도 있다. 모든 전문기술 만숙이라던가, 5개 이상 직업 만렙 등. 일단 본캐와 부캐는 업적이 공유되기는 하지만, 옵션에서 업적 공유를 해제할 수도 있다.
매 확장팩마다 모든 업적을 달성한 업적게이들에 대한 뉴스가 뜨기도 한다. 당연히 하드와창 중 하드와창을 만나는 일반적인 유저들의 반응은 경악 그 자체. 가장 간단히 생각해도 이들은 검투사를 찍을 정도의 PvP 실력이 있으며, 매 시즌 신화 올킬도 하고, 수집 업적을 위해 캐릭 여러 개로 노가다도 한다. 프로와우저, 아제로스의 망령, 하드와창 등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모자라지 않을 수준. 하지만 이런 유저들이 도저히 따기 힘든 업적을 위해 대리를 맡기거나 한 사실이 발견되어[5] 큰 비난을 받기도 한다.
리치왕의 분노 기준, 군단 기준, 격전의 아제로스 기준 , 격전의 아제로스 기준 원문
3. 여담
요즘은 이 용어가 널리 알려져 업적 시스템이 존재하는 다른 게임에도 쓰인다. 대표적인 예로는 마인크래프트.
영어권에서는 이렇게 도전과제/업적 달성에 집착하는 것을 'Achievement Whore'라고 부른다. 핫라인 마이애미는 '모든 도전과제를 달성하는 도전과제'를 이 이름으로 넣기도 했다(...).
스마트폰용 게임 어플리케이션들이 본격적으로 업적/경쟁 구도를 집어넣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업적 게이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SCP-1883리브레 위키이 바로 이런 세태를 풍자한 경우.
[1] 새로운 지역 발견 시 경험치를 얻기 때문에 레벨이 오르는 것이 정상이지만 경험치 습득을 막는 옵션을 이용하여 이런 짓을 하는 것.[2] 일반적인 유저의 경우 120레벨 기준으로 갓만렙시 2000점~3000점 정도, 업적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만렙 컨텐츠를 진행할 경우 5000~6000점 정도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로 퀘스트, 지역 탐험, 인스턴스 던전 클리어, 레벨업 등 평범한 부분에서 획득.[3] 가장 대표적인게 1섭 아즈샤라섭 호드의 '''업게''' 채널. 리치왕의 분노 말기 모든 업적을 완료해서 와우인벤에 인터뷰 기사가 실렸던 마법사 '자두'가 이 채널의 대표적인 인물. 이 채널에는 한때 업적 정공까지 존재했다.[4] 이렇게 육성된 부캐는 보통 만렙+전문기술 만숙을 찍으면 업적과 함께 버려지고, 다음 확장팩이 나올 때까지 잊혀지게 된다. 그리고 확장팩이 나오는 순간 다시 반복. 안습.[5] 특히, 와우의 주류 컨텐츠인 레이드와는 다른 방향의 재능/노력이 필요한 PvP에서. 주로 검투사 대리를 맡기거나 전장 업적 짜고치기 등이 문제가 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