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로이즈 드 빌포르
1. 개요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2. 작중 행적
재산에 관심이 많은 복부인으로 제라르 드 빌포르의 후처. 제라르 드 빌포르와의 사이에서 에두아르 드 빌포르라는 아들을 낳았다. 남편 빌포르가 전처 르네 드 상메랑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신의 의붓딸 발랑틴 드 빌포르를 그녀 때문에 자신 측이 재산을 물려받지 못할 거라 생각해서 박대했고, 시아버지 누아르티에 드 빌포르가 발랑틴에게 자신의 재산을 상속하려고 하는 것에 불만을 가진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복수를 위해 엘로이즈 드 빌포르에게 접근하는데 그를 위해 폭주하던 마차를 멈춰주고 기절한 에두아르를 구해줘 에르민 드 당글라르와 마찬가지로 백작을 신임했다. 물론 마차의 폭주는 백작의 계산된 작전이었다. 정확히 무슨 수를 썼는지는 작중에 나오지 않으나, 하인 알리에게 '몇 시쯤 길거리에 미친 듯이 날뛰는 마차가 달려올 것이니 반드시 우리 집 앞에서 멈추게 해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아 손을 쓰긴 썼다는 것은 확정이다. 이후 백작에게 독살에 쓰이는 독에 대해서 귀띔받고[1] 재산을 독차지하기 위해서 연쇄독살사건을 벌이게 된다. 이 와중에 의붓딸 발랑틴이 범인으로 의심받기도 한다.
그녀의 독으로 가장 먼저 발랑틴의 외조부모인 생메랑 후작 부부가 차례차례 세상을 뜨고, 뒤이어 시아버지 누아르티에도 독살하려 하나[2] 누아르티에는 마침 그녀가 쓴 독에 내성이 있어[3] 죽지 않고 누아르티에의 하인 바루아가 억울하게 독살당한다. 이때쯤 빌포르 가의 계속되는 죽음이 연쇄독살사건임을 알아챈 다브리니가 백 년에 한 번 나올 만한 인물이 집 안에 있다고 언급할 지경.[4]
최종 목표로 삼은 발랑틴에게도 손길을 뻗치고 발랑틴 역시 거의 죽을 뻔하지만, 발랑틴을 사랑하는 막시밀리앙 모렐이 몽테크리스토 백작에게 애원해[5] 백작이 남몰래 그녀를 구해낸다. 이후 아버지 누아르티에로부터 범인이 자신의 아내라는 것을 알게 된 남편이 법정으로 출근하는 날 아침에 엘로이즈의 방으로 와 그녀를 추궁하고, 엘로이즈는 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하며 용서해달라고 애걸한다. 그런 아내를 냉정하게 뿌리친 빌포르는 "우리 집안과 당신 아들의 명예를 생각해서 조용히 죽음으로 죗값을 치르든지, 싫으면 내 손으로 당신을 고발해 유죄 판결을 내릴 테니 콩시에르주리 감옥[6]으로 갈 준비를 하든지 하시오"라고 명령하고는 집을 나선다.
그런데 하필 그 법정에서 베네데토와 관련된 빌포르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나조차 이런 죄인인데 내가 어찌 아내를 심판한단 말인가'라고 생각한 빌포르는 급히 돌아오지만 이미 아내는 독을 마신 뒤였다. 빌포르가 집에 돌아왔을 때는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상태였지만 "이제 끝났어요. 무슨 할 말이 더 있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빌포르의 앞에서 쓰러져 사망한다. 빌포르는 아들 에두아르를 찾고자 급히 아들의 방으로 가지만, 이미 엘로이즈가 어린 아들인 에두아르에게마저 강제로 독을 먹여 동반자살한 상황이었다.[7]
이 참상 앞에 빌포르는 결국 글자 그대로 '''미쳐버리고''', 빌포르 가문에서 생존자라고는 엘로이즈의 시아버지 누아르티에와 의붓딸 발랑틴만이 남게 된다. 빌포르 가문을 말아먹은 일등공신.[9]
3. 기타
단연 작중 최악의 연쇄살인마. 이 소설 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였다. 위 작중 행적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네 명을 죽이려 시도했으며 실제로 죽인 사람은 자기 자신과 아들까지 포함해 총 다섯 명.
오죽하면 발랑틴 드 빌포르가 죽을 위기에 처해도 시큰둥했던 백작마저[10] 엘로이즈와 그녀의 아들의 동반자살을 듣고 제라르 드 빌포르를 동정했고, 이 사건 이후 복수심이 약해질 정도였으니 얼마나 인격파탄자인지 알 수 있다.
애니메이션 암굴왕에선 와타나베 쿠미코가 맡았다. 그런데 작중 몽테크리스토 백작과 밀회하면서 나눈 대화가 개구리 중사 케로로에서 같은 성우들이 맡았던 케로로와 기로로의 성우장난성 이벤트로 재연되었으니...이뭐병(...)
[1] 물론 복수 과정에서 대외적으로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일은 하나도 안 하는 백작이니만큼 직접 '이 독으로 독살하십시오' 하는 식으로 말한 건 아니고 '약과 독은 한 장 차이입니다, 일전에 제가 드린 각성제도 많이 쓰면 독이죠' 하는 식의 대화를 나눈 후 빌포르 부인의 요청으로 그 각성제 제조법을 알려주었다. 요컨대 만일 백작이 의심받으면 "난 분명히 각성제 용도로 쓰라고 알려준 겁니다. 독약으로 쓴건 당신이고요." 라고 빠져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2] 셍매랑 후작 부부와 누아르티에는 엄청난 재산이 있다. 만일 그들이 죽는다면 발랑틴에게 상속되는데 굳이 독살까지 감행한 이유는 만일 발랑틴이 독신인 상태에서 자식도 없이 죽는다면 다음 계승권자는 에두아르지만 만일 발랑틴이 결혼하거나 자식이 생긴다면 그 결혼한 대상이나 자식에게 계승권이 넘겨진다. 막시밀리앙과 서로 사랑하는 사이고 생메랑 후작 부부나 누아르티에나 죽을 병에 걸렸다고는 묘사되지 않으니 엘로이즈 입장에서는 초조할만 했다. 독약에 손을 댄 것도 아마 그것 때문인듯[3] 의사 다브리니가 누아르티에의 중풍 치료를 위해 사용한 약이 빌포르 부인이 쓴 독과 같은 성분이었다.[4] 모르는 사람이 보면 정말로 대단한 일인데 생매랑 후작 부부나 누아르티에는 빌포르 가문 일원 혹은 관련된 인물들 중 가장 연장자이며 특히 생메랑 후작은 '귀족'이다. 이런 사람들을 손쉽게 독살하고 꼬리도 안 남겼다는 것은 놀랄 일이며 아울러 후작 쯤 되는 사람이 그리 허무하게 독살당한다면 다음 상대 역시도 다른 귀족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작중에서는 빌포르가 손을 써서 대중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알려졌다면 '귀족 등 높으신 분들을 상대로 한 연쇄독살사건' 이라고 봤을 것이고 귀족이나 높으신 분들 간에는 '다음은 내 차례 아니야?' 라는 공포심이 밀려왔을 것이다.[5] 물론 막시밀리앙은 빌포르 부인에게 귀띔해준 사람이 백작임은 몰랐고, 그저 자신이 존경하는 백작이 때마침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초인적 존재라는 예감에 애원한 것이다. 그리고 백작은 그것을 실제로 일어나게 해 버렸다.[6] 사형수들이 주로 수감되던 감옥이다.[7] 엘로이즈가 제발 용서해달라고 매달릴 때 빌포르는 "당신을 이대로 살려두고 넘어가면 다음번엔 우리 아들까지 죽일지도 모른다"며 내치는데, 결과적으론 말이 씨가 된 셈이다. 여담으로 에두아르의 시신 옆에 빌포르 부인이 써 놓은 유서의 내용이 가관. (민음사 번역본 기준으로)'''"당신은 제가 좋은 어미였는지 아닌지 아시겠죠. 좋은 어미는 자식을 두고 먼저 떠나지 않습니다!"''' [8] 이에 한참 앞서서 백작이 오퇴유의 별장에 당글라르 부부, 빌포르 부부, 베네데토 등을 초청한 자리에서 오퇴유 별장 뒤에 있는 나무 밑을 팠더니 아기의 백골이 나왔다는 말에 베네데토가 당글라르에게 프랑스에서는 산 아기를 묻은 자에게는 무슨 벌을 주냐고 묻자 당글라르가 단두대로 보낸다고 말했다.[9] 물론 빌포르 가문은 어차피 빌포르 자신이 한 짓 때문에 망할 운명이었다. 굳이 엘로이즈가 아니더라도 빌포르 가문은 빌포르가 저지른 불륜+존속살해+유기 등등으로 빌포르는 목 안 잘리면 다행이고[8] 빌포르가 몰락하니 가문 전체가 폭삭 주저앉을 것은 안 봐도 비디오고 그나마 외가가 빵빵하고 막시밀리앙도 있어 딱히 앞길이 막힐 우려는 적은 발랑틴에 비해 빌포르에게 기대는 거 외엔 별 길도 없는 엘로이즈나 에두아르의 앞길은 그리 순탄치 않았을 것이다. 다만 엘로이즈는 실제로 그렇게 앞길이 막히기도 전에 자신과 아들의 목숨을 끊어버려 사실상 빌포르 가의 단절을 가져왔으며 심하게는 생물학적 멸족까지 부를 뻔 했다.[10] 사실 백작은 자신의 복수 대상들의 혈육 한둘이 휘말린다고 복수를 고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알베르만 해도 직접 죽일 계획이었고 외제니는 살인자와 결혼하게 조작했다. 백작이 미래와 사랑, 가족을 잃었던 것처럼 그들의 미래이자 사랑인 가족을 잃는 것 또한 복수의 일부였던 것. 그러나 그걸 감안해도 빌포르 부인은 도를 넘은 사이코였다. 아무리 작중 최고의 복수귀인 백작이라도 겨우 일고여덟 살 난 어린아이가 희생된 것을 보고는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