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테보리 교향악단
1. 개요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를 거점으로 하는 관현악단
2. 연혁
1905년에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빌헬름 스텐함마르가 창단했는데, 스웨덴 역사상 최초의 프로 상설 악단이기도 했다. 첫 수석 지휘자는 독일 출신의 하인리히 함머가 맡았지만, 두 시즌 정도 지휘하고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스텐함마르가 제2대 초대 수석 지휘자로 취임했다. 스텐함마르는 서양 고전 레퍼토리 뿐 아니라 자작곡을 비롯한 스웨덴과 인근 북유럽 지역 작곡가들의 작품을 적극적으로 공연했다.
스텐함마르가 1922년 퇴임한 뒤에는 역시 작곡가 겸 지휘자였던 투레 랑스트룀이 1925년까지 악단을 이끌었고, 이어 토르 만이 부임해 1939년 스웨덴 방송 교향악단으로 이임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만의 사임 후에는 잠시 수석 지휘자가 공석인 상태로 활동했고, 이 기간 동안에는 예테보리 방송 관현악단의 수석 지휘자였던 식스텐 에케르베리가 자주 객원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1941년에는 소련에서 망명해 노르웨이 국적을 취득하고 활동하던 이사이 도브로벤이 제5대 수석 지휘자로 부임했고, 도브로벤은 1953년에 사망할 때까지 재임했다. 후임으로는 창단 이래 최초로 미국 출신 흑인 지휘자인 딘 딕슨이 초빙되었고, 딕슨은 1960년까지 재임했다. 이후 스텐 프리크베리와 루마니아 출신의 세르주 코미쇼나, 식스텐 에얼링, 샤를 뒤투아 등이 수석 지휘자 자리를 이어받았다.
1982년에는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소련에서 망명해온 네메 예르비가 부임했는데, 예르비는 전임 지휘자들과 달리 음반 녹음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단원 수를 110명으로 대폭 확충하는 등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또 볼보를 악단의 스폰서로 영입해 악단 재정 상황의 안정화를 꾀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이 덕분에 창단 이래 최장 기간 수석 지휘자를 역임하는 기록을 세웠고, 2004년에 퇴임한 후에도 명예 수석 지휘자 자격으로 정기적으로 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예르비의 후임으로는 이탈리아계 스위스 지휘자인 마리오 벤차고가 부임해 2007년까지 재임했고, 이어 베네수엘라 출신의 구스타보 두다멜이 제13대 수석 지휘자로 부임했다. 두다멜은 계약을 연장해 2012년까지 재임한 뒤 퇴임했고, 2011/12년 시즌 종료 후 악단에서는 2013/14년 시즌부터 켄트 나가노를 3년 계약의 수석 객원 지휘자 직책으로 초빙한다고 발표했다.
3. 역대 수석 지휘자
- 하인리히 함머 (Heinrich Hammer, 재임 기간 1905-1907)
- 빌헬름 스텐함마르 (Wilhelm Stenhammar, 재임 기간 1907-1922)
- 투레 랑스트룀 (Ture Rangström, 재임 기간 1922-1925)
- 토르 만 (Tor Mann, 재임 기간 1925-1939)
- 이사이 도브로벤 (Issay Dobrowen, 재임 기간 1941-1953)
- 딘 딕슨 (Dean Dixon, 재임 기간 1953-1960)
- 스텐 프리크베리 (Sten Frykberg, 재임 기간 1960-1967)
- 세르주 코미쇼나 (Sergiu Comissiona, 재임 기간 1967-1972)
- 식스텐 에얼링 (Sixten Ehrling, 재임 기간 1974-1975)
- 샤를 뒤투아 (Charles Dutoit, 재임 기간 1976-1979)
- 네메 예르비 (Neeme Järvi, 재임 기간 1982-2004. 퇴임 후 명예 수석 지휘자 호칭 수여)
- 마리오 벤차고 (Mario Venzago, 재임 기간 2004-2007)
- 구스타보 두다멜 (Gustavo Dudamel, 재임 기간 2007-2012. 퇴임 후 명예 지휘자 호칭 수여)
4. 특징
수도인 스톡홀름이 본거지인 다른 악단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굉장한 이름값과 유명세를 얻고 있는데, 물론 스웨덴 최초의 상설 관현악단이라는 역사적인 기록도 한몫 하고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건실하게 성장했음에도 좀처럼 스웨덴이나 북유럽 밖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는데, 그 때 숨통을 확 터준 것이 예르비 재임기에 엄청나게 쏟아낸 녹음들이었다.
예르비는 애초에 콘서트 활동보다 녹음 활동으로 유명한 지휘자였고, 마침 자국 음악을 중심으로 음반 시장에 진출하려던 스웨덴 음반사 비스(BIS)와 죽이 잘 맞아서 창단자이기도 했던 스텐함마르나 베르발트를 위시한 스웨덴 작곡가와 시벨리우스, 닐센, 그리그 등 북구 작곡가들의 교향곡이나 협주곡을 비롯한 관현악 작품 녹음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독일을 거점으로 하는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과도 계약했고, 여기서도 북유럽 작곡가들의 작품 외에 보로딘이나 림스키-코르사코프,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를 위시한 러시아/소련 작품 등을 적극적으로 음반화했다. 이 양대 음반사의 음반들은 전세계로 팔려나갔고, 그 동안 듣보잡에 가까워던 이 악단을 다시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덕분에 악단은 1997년에 '스웨덴의 국립 관현악단' 이라는 호칭을 정부로부터 받았고, 정부 지원금까지 들어오면서 그 동안 예산 문제로 별로 못했던 세계 순회 공연도 자주 하는 등 해외에서도 꽤 잘나가는 악단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 때문에 예르비는 악단에서 본좌로 떠받들어지고 있고, 벤차고나 두다멜 같은 젊은 지휘자들에게 직책을 넘겨준 뒤에도 계속 악단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상주 공연장은 1935년에 지어진 예테보리 음악당이며, 규모는 1300석 정도로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여러 번의 개보수 공사를 통해 음향 효과가 많이 개선되어 녹음 스튜디오로도 활용되고 있다. 부속 합창단으로 1917년에 빌헬름 스텐함마르의 사촌여동생인 엘자 스텐함마르가 창단한 예테보리 교향 합창단(Göteborgs Symfoniska kör)이 활동하고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