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홀롭테루스
[clearfix]
1. 개요
중생대 쥐라기 중기의 후반부에 해당하는 바스절부터 후기의 초반부 무렵인 옥스포드절까지 중국에 서식한 아누로그나투스과 익룡. 속명은 '제홀[1] 의 날개'라는 뜻이다.
2. 상세
이 녀석의 화석은 중국 내몽골 자치구 닝청(宁城/寧城) 현의 티아오지샨(髫髻山) 층(Tiaojishan Formation)[2] 에 속하는 지층에서 발견되었는데, 처음에는 이 지층이 백악기 초기에 해당하는 지층인 이시안(义县/義縣) 층(Yixian Formation)의 일부로 여겨진 탓에 한동안 '''백악기 익룡'''으로 분류된 안습한 역사가 있다(...). 실제로 구글이나 DeviantArt 등지에서 검색해보면 백악기에 살았던 고생물들과 함께 그려진 그림을 쉽사리 찾아볼 수 있을 정도.
호수 바닥에서 엎드린 채로 화석화되었기에 보존률은 좋은 편으로, 세세한 골격은 물론 익룡 특유의 털인 피크노섬유와 날개막의 인상화석까지 보존되었다. 다만 꼬리뼈에 해당하는 화석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 등 하반신 쪽은 좀 불완전한 편인데, 일단 이 녀석을 학계에 소개한 연구진은 피크노섬유의 흔적 등을 살펴본 결과 비록 짧긴 하지만 꼬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이 녀석은 아예 꼬리가 없었을 것이라며 해당 견해에 반기를 드는 논문이 같은 해에 제출되는 등 이 녀석의 꼬리 길이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하며, 그 외에도 날개 피막이 발목뼈에 붙어있었는지 여부나 다리와 꼬리 부분을 연결하는 비막의 형태가 어땠는지 등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짤막하고 넓적한 형태의 두개골과 7개의 경추로 이루어진 짧은 목 같은 유사 형질이 여럿 확인된다는 이유로 아누로그나투스과의 일종으로 분류되었는데, 해당 분류군에 속한 익룡들 중에서는 가장 큰 90cm 가량의 날개폭을 자랑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2002년 이 녀석을 학계에 정식으로 보고하고 속명을 붙여준 중국의 고생물학자 왕샤오린(汪筱林)은 다른 아누로그나투스과 익룡들에 비해 덩치가 꽤 크다는 점에 주목해 어식성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의 학자들은 근연종들과 마찬가지로 짧은 원뿔형의 이빨을 이용해 곤충을 잡아먹고 살았던 충식성 익룡으로 보고 있다.
3. 해프닝
이목을 끌기 어려운 소형 익룡임에도 불구하고 한때 인터넷상에서 고생물 덕후들을 대상으로 나름 주목을 받은 전적이 있는데, 이는 2003년 아마추어 고생물학자이기도 한 고생물 복원도 화가 데이비드 피터스가 이 녀석의 복원도라면서 내놓은 결과물이 워낙 기상천외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피터스는 이 익룡의 화석에서 다른 익룡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연조직들이 여럿 발견되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이 녀석의 등에 롱기스쿠아마의 등에 돋아난 것과 비슷한 형태의 길쭉한 구조물이 최소한 하나 이상 돋아나있었으며, 두개골 뒷부분에는 현생 씬벵이나 초롱아귀의 머리 앞부분에 달린 유인용 돌기와 유사한 연조직이 붙어있었던 것으로 묘사하였다. 게다가 꼬리는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길었고 그 끝에는 털이 잔뜩 돋아있었는데, 이는 마치 소나 얼룩말의 꼬리처럼 귀찮게 달라붙는 벌레를 쫓아내거나 천적의 시선을 흩뜨리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 녀석의 화석에서 현생 방울뱀과 비슷한 형태의 송곳니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토대로 '''다른 동물의 피를 빨거나 알에 구멍을 내서 내용물을 빨아먹는 식성을 가진 중생대 버전 흡혈박쥐'''와 다를 바 없는 형태로 복원 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충공깽스런 복원도의 근거라고 내놓은 것들이 전부 그가 화석 표본에 포토샵 처리를 해서 만들어낸 주작임이 밝혀지면서 해당 복원도는 현재 깔끔히 사장된 상태. 다만 이 논란 이후 고생물 덕후들에게는 그나마 좀 인지도가 늘긴 했지만, 아직 대중매체에서의 출현이 없는 탓에 여전히 일반인들 사이에서의 인지도는 밑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