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서커스

 

베루프 시리즈
안녕 요정

'''왕과 서커스'''

진실의 10미터 앞
[image]
2015년 도쿄소겐샤 단행본
'''왕과 서커스'''
王とサーカス
[image]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번역가'''
김선영
'''장르'''
장편 미스터리
'''출판사'''
도쿄소겐샤
엘릭시르
'''페이지'''
413
536
'''발매일'''
[image] 2015년 7월 29일
[image] 2016년 6월 27일
'''ISBN'''
978-4488027513
978-89-546-4130-2
1. 개요
2. 등장인물
2.1. 도쿄 로지
2.1.1. 숙박객
2.2. 네팔 현지 인물
3. 내용
3.1. 진실
3.2. 결말
4. 기타
5. 수상 내역


1. 개요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취재를 하는 의미도

사진을 찍어야 할 대상도

이야기를 전하는 의미마저도......"

일본의 소설가 요네자와 호노부의 장편 미스테리 소설. 일본에서는 2015년 7월 29일 도쿄소겐샤를 통해 출판되었고, 대한민국에서는 2016년 6월 27일 엘릭시르를 통해 출판되었다.
<베루프 시리즈>의 첫번째 작으로, 2004년에 발표한 안녕 요정의 등장인물이었던 다치아라이 마치(太刀洗 万智)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안녕 요정유고슬라비아 내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면 이 작품은 네팔 왕실 참극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다치아라이 마치라는 등장인물을 제외하면 안녕 요정과의 접점은 없다. 요네자와 또한 안녕 요정과 이후 출간된 베루프 시리즈와의 연관성을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하며, 작가의 말이나 본인의 블로그 등을 통해 속편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안녕 요정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있다.[1]
2015년 12월 도쿄소겐샤에서 다치아라이 마치 시리즈의 단편집 진실의 10미터 앞이 출판되었다. 한국에서는 2018년 8월 29일 정식으로 번역 출판되었다.

2. 등장인물


인명이나 지명 등은 모두 정발본을 기준으로 작성.

2.1. 도쿄 로지


카트만두 조첸 지구 외곽에 위치한 숙박 업소. 4층짜리 낡은 건물로, 그다지 좋은 시설로는 보이지 않는다. 1층은 로비, 2~3층은 객실, 4층은 식당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트만두에 있음에도 도쿄라는 이름이 붙어서인지 일본인 관광객이 호기심에 자주 온다고 한다.
  • 차메리
도쿄 로지의 여주인. 남편의 지인인 라제스와르 준위와는 잘 아는 사이다.
  • 고빈
도쿄 로지에서 일을 하는 아이로, 사가르와는 아는 사이다. 주로 객실의 청소를 맡고 있으며 차메리의 심부름을 하기도 한다.

2.1.1. 숙박객


  • 다치아라이 마치
《월간 심층》이라는 잡지사[2]에서 일하는 28세의 프리랜서 기자. 10년 전이 배경인 안녕 요정에서는 고등학생으로서 등장한 바 있다. 원래는 《도요 신문》에서 6년 간 기자 생활을 했지만 동료의 자살사건 이후 신문사에서 나왔다. 이후 프리랜서 기자로서 활동하기로 했고, 때마침 잡지 편집자로 일하던 지인이 '아시아 여행 특집' 기획을 도와주지 않겠냐는 제안에 일을 받아들이게 된다. 본래 취재는 8월에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사전 취재 및 휴가 겸 6월에 미리 오게 되었다. 기자의 사명감이나 저널리즘에 대해 평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으나 라제스와르 준위와의 대화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도쿄 로지에서는 202호에서 묵는 중.
  • 야쓰다 겐신
도쿄 로지에 9년째 머무는 중인 승려. 나이는 59세. 효고현 출신 일본인으로, 30세까지는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다 이후 불문에 귀의했다. 20년이 지난 후 자신이 불문에 귀의한 이유를 되돌아 보다 쉰을 넘긴 나이에 집을 떠나 카트만두로 오게 되었다. 굉장히 점잖은 모습이지만 스스로를 파계승이라 부르고, 가사(袈裟)도 복식에 맞춰 입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비자를 갱신하기 위해 출국할 때마다 항상 방을 바꿔 지낸다고 한다. 현재는 303호에 거주 중.
  • 로버트 폭스웰
20살의 미국인 청년. 캘리포니아 대학에 다니고 있었으나 휴학을 하고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를 여행하다 네팔까지 오게 되었다. 도쿄 로지에는 203호에서 묵는 중이다.
  • 수쿠마르
인도 출신의 상인. 도쿄 로지에서는 주로 전화를 하거나 인터넷을 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2.2. 네팔 현지 인물


  • 사가르
카트만두에서 태어난 네팔 소년. 야쓰다에게서 일본어를 배워 도쿄 로지에 숙박하는 일본인들을 상대로 기념품 등을 팔고 있다. 이외에 영어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다. 어째선지 도쿄 로지에서 만난 라제스와르 준위를 인도 스파이라고 칭하며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형이 있었으나 6년 전 일을 하던 중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다치아라이와 만난 이후 그녀의 가이드가 되어 취재에 도움을 준다.
  • 라제스와르
네팔 국군 소속의 군인. 직급은 준위, 나이는 49세. 190cm에 달하는 거한으로, 현재는 왕실에서 일하고 있다. 네팔 왕실 참극을 조사하기 위해 취재 대상을 찾던 다치아라이는 차메리의 소개로 그와 만나게 된다. 하지만 기자들의 기사는 외부인들에게 있어 단순히 흥미 본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다시는 왕실을 서커스로 만들 생각이 없다는 이유로 취재를 거절한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이후 등에 '''INFORMER'''라는 글자가 새겨진 채 공터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다.
  • 바란, 찬드라
네팔의 경관. 라제스와르의 살해 사건 이후 상관의 명령으로 다치아라이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경호인으로서 붙게 된다. 이후 다치아라이의 취재를 따라다니다가 중요한 수사 정보들을 공유하며 그녀의 추리에 도움을 준다.

3. 내용



잡지사에 실을 여행 관련 기사를 위해 네팔로 떠나온 프리랜서 기자 다치아라이 마치. 그러나 카트만두에 도착한 지 하루만에 그녀는 네팔 왕실 참극에 휘말리고 만다. 갑작스러운 특종거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녀는 기사를 쓰기로 하지만 마감 시한은 그리 길지 못했다. 급하게 인터뷰 대상을 찾던 다치아라이는 운좋게도 그녀가 묵는 숙소의 주인을 통해 사건 당시 왕실에서 일했던 군인을 소개받게 되고, 그녀는 한 폐건물에 위치한 클럽에서 라제스와르 준위라는 자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준위는 다치아라이의 기사를 쓰는 이유에 대해 "당신들의 기사는 외부인에 있어 오락거리에 불과할 뿐이며, 더이상 흔들리는 나라의 모습을 서커스 꼴로 만들 수 없다"는 마지막 말을 하며 인터뷰를 거부한다.
이후 그녀는 준위와의 인터뷰를 포기하고 취재 사진을 찍기 위해 카트만두 시내를 돌아다닌다. 다음날에도 이어 취재 사진을 찍은 후, 잡지사에 연락을 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서 등에 INFORMER라는 글이 새겨진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곧바로 시체 사진을 찍은 그녀는 경관이 시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그 시체의 주인이 라제스와르 준위라는 것을 알게 된다. 숙소로 돌아온 그녀는 INFORMER의 의미가 밀고자라는 것을 알게 되고, 준위의 죽음이 기자 신분인 자신과 만난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에게도 위협이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동시에 그녀는 준위의 죽음에 조금씩 의문을 품게 된다.
기사에 쓸 내용을 정리하기 위해 책상에 앉은 다치아라이는 밀고자라고 쓰인 라제스와르 준위의 사진을 보며 케빈 카터의 <대머리독수리와 소녀> 사진을 떠올리게 된다. 퓰리처상이라는 영광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으며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를 생각하며 그녀는 저널리즘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된다. 결국 그녀는 준위의 죽음이 정말로 왕실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사진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며 준위의 죽음에 대해 파헤치려 한다.
이후 그녀는 자신의 경호를 맡은 경관인 바란, 찬드라와의 대화를 통해 준위의 사인이 총상이었다는 것과 사망 시각이 자신과 만났던 날 저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사실을 통해 그녀는 사망시각과 사체 발견 시간이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 사인이 총상인 것과는 이질적으로 피의 양이 적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또한 없어진 상의와, 그 대신 등에 새겨진 INFORMER라는 글자를 보며 글자가 새겨진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후 시체의 군복 바짓단 모습이 일반 군인과 다르다는 것은 포착한 그녀는 누군가가 시체의 옷을 벗겼다가 입힌 사실을 추리하게 된다. 그녀는 그것을 통해 살인은 발견 장소와 다른 곳에서 벌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녀가 준위와 만났던 폐건물 안 클럽으로 향하게 된다.
경관들과 그녀는 클럽에서 대량의 피와 살인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총을 발견하게 되고, 경관과의 대화를 통해 그가 과거에 외국 방송국을 상대로 취재를 도와주는 가이드를 했었다는 것과 '''대마초''' 밀수를 했던 혐의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다시 도쿄 로지로 돌아온 다치아라이는 범행에 사용된 총이 로버트 폭스웰이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총인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후 그는 누군가로부터 도난당했음을 시인했고, 다치아라이는 총을 도둑맞은 당일 숙소의 구조와 사람들의 위치상 외부에서 몰래 침입할 수 없었음을 깨닫게 된다.
약속한 마감일이 다가오자 다치아라이는 미루었던 기사를 쓰기 시작하고, 밤이 되어서야 기사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후 그녀는 라제스와르 준위를 살해한 범인을 알고 있다는 독백과 함께 잠에 든다.

3.1. 진실


'''라제스와르 준위를 살해한 것은 야쓰다였다.''' 그는 사실 라제스와르 준위와 한패로, 도쿄 로지를 거점으로 하여 네팔에서 일본으로 마약을 밀입국하는 것을 벌이로 삼고 있었다. 유통 방식은 작은 불상 속에 대마초를 집어넣고 도쿄 로지에 머문 일본인 관광객을 통해 일본으로 보내는 것. 이러한 과정은 지금까지는 잘 이어져 왔으나 네팔 왕실 참극으로 인해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을 예상한 라제스와르가 혼란 속에서 약점을 잡히지 않기 위해 이 일에서 손을 떼려 했고, 반대로 야쓰다는 대마초 유통이 원활히 되지 못하면 자신의 목숨이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결국 둘의 사이에는 조금씩 마찰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야쓰다는 체크인과 체크아웃을 반복하며 얻은 모든 객실의 복제키를 이용해 로버트 폭스웰의 객실에 잠입해 총을 훔친 것이다. 다치아라이와 라제스와르 준위가 만난 폐건물도 사실은 야쓰다와 준위의 밀회 장소였던 것.
작품 마지막에 드러난 또다른 반전은, 준위를 살해한 사람은 야쓰다지만 시체를 공터로 옮기고 상체에 INFORMER라고 새긴 것은 사가르였다는 것이다. 모두 '''다치아라이의 기자생활을 끝나게 하기 위해서'''[3][4] 사가르는 예전부터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쓰는 기자들에게 증오심을 가지고 있었다. 참혹한 사실을 널리 알린다는 이유로 기자들이 찍어간 사진은 그들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되레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았고, 사가르의 형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5]. 그래서 사가르는 라제스와르의 죽음을 왜곡한 후 다치아라이가 접하게 해 사실과는 다른 기사를 쓰도록 유인한 것이다. 물론 다치아라이는 진실을 알아차렸기에 기사를 쓰지 않았지만.

3.2. 결말


이후 사가르는 라제스와르를 기삿거리로 삼지 않은 다치아라이가 이겼다며 다치아라이의 진심을 묻고, 그녀는 단지 진실을 전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걸 위해서라면...... 우리의 고통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거야?"

"고통을 낳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할 게."

"조심?"

조용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결국 당신은 보는 것도, 쓰는 것도 그만둘 생각은 없다는 말이네."

"그래, 없어."

"빌어먹을."

다치아라이는 작중 내내 고민했던 저널리즘에 대한 해답이나 명확한 기자의 소명을 찾지 못한 것이다. 결국 사가르에게는 그럴싸하지도 못한 대답을 남긴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된다.

4. 기타


제목의 왕과 서커스는 빵과 서커스를 비틀어서 지은 것이다. 작중 서커스라는 키워드를 통해 진실 전달이라는 그럴듯한 이유로 타인의 비극을 자극적인 기삿거리로만 생각하는 기자들과 그러한 기사를 자신의 흥미 본위만을 위해 소비하는 사람들을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점은 라제스와르 준위나 다치아라이 마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환기되고 있으며, 특히 다치아라이의 고민을 통해 독자에게 기자의 소명과 보도윤리에 대해 묻고 있다. 이러한 다치아라이 마치의 고민은 작가가 붙인 시리즈의 제목인 베루프(beruf)[6]와도 연결된다.

5. 수상 내역




[1] 본편에서 안녕 요정의 결말이 다치아라이의 독백을 통해 드러난다. 구체적으로 안녕 요정의 사건이라고 밝혀져 있지는 않으므로 전작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모르고 지나칠 부분이다.[2] 이 잡지는 고전부 시리즈두 사람의 거리 추정에서 살짝 언급된다. 오레키 호타로의 평에 의하면 전통 있는 저널리즘의 일각을 담당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가십거리를 다루지도 않는 어정쩡한 잡지라고. 작가의 다른 작품인 추상오단장에서도 살짝 나온다.[3] 다만 기자생활을 완전히 끝내기 위해서였는지, 또는 단순히 골탕을 먹일 생각이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작중에서 다치아라이는 사가르가 자신의 기자생활이 완전히 끝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런 일을 한 것인지 의심한다.[4] 작중에서 사가르는 당사자의 입장, 즉 절박한만큼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처한 인물이기에 관찰자인 기자의 입장에 있는 다치아라이나 독자에 비해 시야가 좁을 수 밖에 없는 인물이다. 예를 들어 사가르네 형의 죽음같은 경우도 객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최대의 책임은 '네팔의 열악한 아동인권 및 가혹한 아동 노동 환경' 과 '아동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데 돈을 쓰느니 아이들을 해고하고 사업장을 닫아버리는 것을 선택한 악덕 사업주들' 에게 있고, 기자들의 책임은 '자신이 쓴 기사가 어떤 반향을 일으킬 지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 에 대해서는 비판받아야 함을 감안하더라도 부차적인 영역에 속해있지만... 네팔의 빈민가라는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한 '당사자'인 사가르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 정부나 자국의 악덕 사업주들의 행태는 '이미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인식되는 것' 이기에 오히려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가르의 분노는 본래 형이 가지고 있던 '좋은 일자리'(=국제 기준으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공분을 살 정도로 가혹한 아동노동)을 중단시킨(=일자리를 없어지게 만든) 외국 기자들에게 향하게 되는 것. 사실 작중에서 중후반부까지만 해도 사가르와 다치아라이는 사이좋고 친근한 관계였는데 결말에서 드러나는 사가르의 음모를 보면 상대(다치아라이)를 의도적으로 속이고 함정에 빠트려 기자로써의 사회적 생명을 끊어놓으려고 했다는 점에서 거의 범죄의 영역에 이르렀다고 할 정도로 악의적인 행동이었던 것. 따라서 사가르를 나쁘게 보자면 '타인을 해치기 위해 자신의 속마음까지 완전히 속이고 접근하는 음흉하고 악독한 인간'으로 볼 수도 있지만, 다치아라이가 의심한 것처럼 아직 어린아이에, 학교 교육도 받지 못한 사가르로써는 자신의 음모가 성공했을 때 다치아라이가 어떤 타격을 받게 되는지 명확히 알지 못했기에 작정하고 다치아라이를 해치려고 꾸민 음모가 아니라 그냥 골탕이나 한 번 먹이는 정도로 생각하고 한 행동일수도 있다는 것. 작 중 다치아라이도 사가르가 카메라맨과 기자를 구별하지 못했던 것을 기억하며 이런 생각을 한다.[5] 정확히 말하면 기자들이 찍어간 사진 덕분에 네팔의 가혹한 아동노동 환경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큰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아동착취사업장에도 노동 환경을 개선하고 지나치게 어린 아이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시키지 말라는 압력이 가해진 것이다. 그러자 아동착취사업주들이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대신 그냥 아이들을 해고해버리고 사업장 문을 닫은 것. 사가르의 형 역시 이 때문에 일자리를 잃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더 열악하고 위험한 다른 일을 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즉 이 부분은 통상적인 기레기질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네팔의 가혹한 아동노동실태를 고발하고 비판하는 기사를 쓴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 문제는 기사의 내용이 기자의 본래 의도와는 정 반대의 부작용을 가져왔다는 것이므로 이 부분의 주제는 '기자 자신은 스스로의 본분에 따라 직업적 책임을 다한 것 뿐이지만, 그로 인해 의도하지 않은 피해자가 발생했다면 기자는 그에 대해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 는 문제로 보아야 한다. 작품의 결말을 보아도 이 점은 명백한데, 이 갈등을 단순히 기레기질의 문제로 해석한다면 사가르에게 '보는것도 쓰는것도 그만둘 수 없다' 는 다치아라이의 대답은 "네가 뭐라고 하든 나는 기레기질 계속할거다! 크하하하!!" 하는 썅년포스 넘치는 대답으로 해석되어 버린다. 당연히 상식적인 독자라면 다치아라이가 내놓은 대답을 '기자로써 자신이 본 것을 널리 알리는 일을 그만둘 수는 없다. 다만 그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최대한 조심할 수 있을 뿐이다' 라는 의미로 해석할 것이다.[6] 독일어로 직업, 직무, '''소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