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Well-being
웰빙은 자본주의의 극대화로 말미암은 현대 산업사회의 병폐를 인식하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새로운 삶의 문화 또는 그러한 양식을 말한다. 쉽게 표현하면 '''잘먹고 잘살자.'''
국립국어원에서 순화한 순우리말로는 ''''참살이''''라 부른다. 그러나 목을 베어 죽인다는 뜻의 참살(斬殺)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어 어감이 안 좋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어가 되었다.
어원은 물론 영어의 'well-being'이지만, 'well-being'이라는 단어에는 한국에서 쓰이는 그런 뜻은 없다. 영어 'well-being'에는 '안녕(安寧)', '복지'라는 뜻밖에 없다. 영어 위키백과의 Well-being 항목을 봐도 한국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긍정심리학 계통에서는 '안녕감'으로 번역하며, 특히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은 2000년대 이후로 심리학계에 급부상하는 핫 키워드 가운데 하나이니 참고. 물론 이쪽도 한국에서 말하는 '웰빙'과는 백만 광년정도 떨어져 있다.
철학에서는 '삶의 질' 정도로 이해된다(참고). 누군가의 웰빙이 높다는 건 곧 그 사람의 삶이 높은 퀄리티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공리주의가 바로 바로 모든 이들의 웰빙의 총합을 늘려주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라고 보는 이론이다. '복지'나 '복리'로 번역하는 경우도 많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는 그의 저서 '가짜영어사전' 개정판에서 '웰빙'을 가짜영어 항목에 추가하며 긴 설명을 붙였다. 저자는 '웰빙'은 본래 '안녕'이라는 평범한 뜻일 뿐인데도 여기저기 헤프게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을 콩글리시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웰빙'은 영어에서 유래했을 뿐이지, 한국어에 들어와서 의미가 달라진 엄연한 한국어 단어이기 때문에 콩글리시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 불었던 웰빙 열풍을 영어로 설명할 때는 '웰빙'을 한국어 단어로 보고, 영어 'well-being'이 아니라 한국어를 로마자로 옮긴 'wellbing'[1] 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웰빙에 가장 가까운 영어단어는 ''''wellness'''' 이다. 그래서 건강 식품을 'health food' 아니면 'wellness food'라고 한다. 보통 전자를 훨씬 더 많이 쓴다. 웰니스는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염두해두고 생활하는 양식을 말하며, 대한민국에는 웰니스와 관련된 커뮤니티인 < 웰러 - http://weller.kr/ >가 있다.
1980년대 중반의 유럽에서 시작된 슬로푸드(slow food) 운동, 1990년대 초에 느리게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슬로비족(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 부르주아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추구하는 보보스(bobos) 등도 웰빙의 한 형태이다.
그러나 '웰빙'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때는 2000년 이후의 일이다. 이전에도 다양한 형태로 육체적·정신적 삶의 유기적 조화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나 삶의 문화가 포괄적 의미로서 '웰빙'이라는 이름을 얻은 때는 2000년 이후이다. 웰빙은 '복지, 행복, 안녕'을 뜻하는 말이다.
2008년 이후로 웰빙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2010년대 이후로는 쓰임새가 점차 적어지더니 2019년 들어와서 사실상 사어가 되는 중. 다만 소확행, 워라밸 등의 신조어가 부상했는데 이는 관념적이고 정신적인 웰빙을 계승한 단어라 볼 수 있다.
2003년 이후로 웰빙 신드롬이 확산되어 웰빙족을 겨냥한 의류, 건강, 여행, 식품 등 각종 상품에 이어 잡지까지 등장하고, 인터넷에도 많은 웰빙 관련 사이트가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유사 웰빙 상품들이 너무 등장해서 '''개나 소나 '웰빙'이란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면, 인스턴트 커피에 폴리페놀 좀 넣고 웰빙커피 운운하거나, 기존 제품에 녹차나 클로렐라를 첨가하여 녹색을 띤 제품 등. 와탕카에서도 이를 풍자한 바가 있다.
심지어 패스트푸드 업계에도 웰빙 바람이 불어 각종 채소를 넣은 웰빙 버거 등이 만들어졌지만, 판매율이 처참해 결국 메뉴에서 전부 제외되었다. 이는 패스트푸드점을 들리는 목적이 애초에 웰빙따위 신경쓰지 않고 기름진 정크푸드를 먹기 위해서라는 점을 간파하지 못한 까닭으로, 마케팅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학술 자료다.
이러다보니 웰빙 열풍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면서 현대 산업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아름다운 삶을 산다는 '웰빙'의 원래 목표는 퇴색되었고 '웰빙'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은 상술만 가미되었지 비싸고 질은 별로 좋을 것도 없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배척을 받았다.
덤으로 이 신드롬의 폐해는 방송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대표적으로 스펀지 2기 시절에 '알아야 산다'가 이 웰빙의 폐해를 드러냈는데 식품첨가물 그 자체를 이 세상에서 퇴출되어야 하는 것인 양 몰아붙이거나 따지고 보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법한 내용을 과장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을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자세한건 항목 참조. 특히 MSG가 몸에 나쁘다는 일설도 이 방송 코너에 처음으로 부각되었으며 이후 이 음모론은 나중에 먹거리 X파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반발로 웰빙에 질린 사람들이 이런 건 필요없다는 식으로 'ill-being'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건강 따위 개나 줘 버리고 먹는 순간 맛있으면 장땡이라는 식. 트랜스 지방은 기본이고 탄수화물·지방·단백질 간의 밸런스는 개판이며 열량은 한 끼에 1000 kcal를 육박하지만 '''맛있으면 된다!''' 이런 건 사실 자주 먹지만 않으면 괜찮다.
우습게도 가난한 나라 서민들이 어찌 먹고 살만하다면 그들이 먹는 식단이 웰빙인 경우가 허다하다. 방부제며 인스턴트 같은 것을 모르고 살거나 그런 것들이 엄청 비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콩고에서 서민들이 주로 즐겨 사먹는 빵은 첨가제가 일절 안 들어가고 자연산으로만 만든 그야말로 참웰빙. 하지만 현지 아이들은 이 빵을 지겨워하며 값이 10배가 넘는 빵집의 빵들을 먹어보고 싶어하는데, 이 빵들이 선진국이나 한국에서도 자주 보는 그런 빵들이라고 한다.
결국 웰빙이란 것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먹을 것을 골라 먹을 수 있는 풍족한 환경에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이를 반증하듯 대침체 이후로 대한민국에서는 웰빙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저렴하게 때울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듣기에는 좀 이상하지만 상당히 진지하게 제기되고 있는 논제로, 이런 관점을 두고 웰다잉(well-dying)이라고 부른다..
1. 개요
웰빙은 자본주의의 극대화로 말미암은 현대 산업사회의 병폐를 인식하고,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새로운 삶의 문화 또는 그러한 양식을 말한다. 쉽게 표현하면 '''잘먹고 잘살자.'''
국립국어원에서 순화한 순우리말로는 ''''참살이''''라 부른다. 그러나 목을 베어 죽인다는 뜻의 참살(斬殺)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어 어감이 안 좋다는 이유로 사실상 사어가 되었다.
2. 어원
어원은 물론 영어의 'well-being'이지만, 'well-being'이라는 단어에는 한국에서 쓰이는 그런 뜻은 없다. 영어 'well-being'에는 '안녕(安寧)', '복지'라는 뜻밖에 없다. 영어 위키백과의 Well-being 항목을 봐도 한국에서 말하는 것과 같은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마찬가지 맥락에서, 긍정심리학 계통에서는 '안녕감'으로 번역하며, 특히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은 2000년대 이후로 심리학계에 급부상하는 핫 키워드 가운데 하나이니 참고. 물론 이쪽도 한국에서 말하는 '웰빙'과는 백만 광년정도 떨어져 있다.
철학에서는 '삶의 질' 정도로 이해된다(참고). 누군가의 웰빙이 높다는 건 곧 그 사람의 삶이 높은 퀄리티를 갖고 있다는 말이다. 공리주의가 바로 바로 모든 이들의 웰빙의 총합을 늘려주는 행위가 도덕적으로 옳은 행위라고 보는 이론이다. '복지'나 '복리'로 번역하는 경우도 많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는 그의 저서 '가짜영어사전' 개정판에서 '웰빙'을 가짜영어 항목에 추가하며 긴 설명을 붙였다. 저자는 '웰빙'은 본래 '안녕'이라는 평범한 뜻일 뿐인데도 여기저기 헤프게 쓰이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을 콩글리시라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웰빙'은 영어에서 유래했을 뿐이지, 한국어에 들어와서 의미가 달라진 엄연한 한국어 단어이기 때문에 콩글리시라고 비판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한국에서 불었던 웰빙 열풍을 영어로 설명할 때는 '웰빙'을 한국어 단어로 보고, 영어 'well-being'이 아니라 한국어를 로마자로 옮긴 'wellbing'[1] 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우리가 생각하는 웰빙에 가장 가까운 영어단어는 ''''wellness'''' 이다. 그래서 건강 식품을 'health food' 아니면 'wellness food'라고 한다. 보통 전자를 훨씬 더 많이 쓴다. 웰니스는 일상생활에서 건강을 염두해두고 생활하는 양식을 말하며, 대한민국에는 웰니스와 관련된 커뮤니티인 < 웰러 - http://weller.kr/ >가 있다.
3. 역사
1980년대 중반의 유럽에서 시작된 슬로푸드(slow food) 운동, 1990년대 초에 느리게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슬로비족(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 부르주아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추구하는 보보스(bobos) 등도 웰빙의 한 형태이다.
그러나 '웰빙'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때는 2000년 이후의 일이다. 이전에도 다양한 형태로 육체적·정신적 삶의 유기적 조화를 추구하는 움직임이 있기는 했지만, 이러한 움직임이나 삶의 문화가 포괄적 의미로서 '웰빙'이라는 이름을 얻은 때는 2000년 이후이다. 웰빙은 '복지, 행복, 안녕'을 뜻하는 말이다.
2008년 이후로 웰빙 열풍이 사그라지면서 2010년대 이후로는 쓰임새가 점차 적어지더니 2019년 들어와서 사실상 사어가 되는 중. 다만 소확행, 워라밸 등의 신조어가 부상했는데 이는 관념적이고 정신적인 웰빙을 계승한 단어라 볼 수 있다.
4. 변질
2003년 이후로 웰빙 신드롬이 확산되어 웰빙족을 겨냥한 의류, 건강, 여행, 식품 등 각종 상품에 이어 잡지까지 등장하고, 인터넷에도 많은 웰빙 관련 사이트가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유사 웰빙 상품들이 너무 등장해서 '''개나 소나 '웰빙'이란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면, 인스턴트 커피에 폴리페놀 좀 넣고 웰빙커피 운운하거나, 기존 제품에 녹차나 클로렐라를 첨가하여 녹색을 띤 제품 등. 와탕카에서도 이를 풍자한 바가 있다.
심지어 패스트푸드 업계에도 웰빙 바람이 불어 각종 채소를 넣은 웰빙 버거 등이 만들어졌지만, 판매율이 처참해 결국 메뉴에서 전부 제외되었다. 이는 패스트푸드점을 들리는 목적이 애초에 웰빙따위 신경쓰지 않고 기름진 정크푸드를 먹기 위해서라는 점을 간파하지 못한 까닭으로, 마케팅을 배우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학술 자료다.
이러다보니 웰빙 열풍이 상업적으로 변질되면서 현대 산업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아름다운 삶을 산다는 '웰빙'의 원래 목표는 퇴색되었고 '웰빙'이라는 이름이 붙은 제품은 상술만 가미되었지 비싸고 질은 별로 좋을 것도 없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얻고 배척을 받았다.
덤으로 이 신드롬의 폐해는 방송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대표적으로 스펀지 2기 시절에 '알아야 산다'가 이 웰빙의 폐해를 드러냈는데 식품첨가물 그 자체를 이 세상에서 퇴출되어야 하는 것인 양 몰아붙이거나 따지고 보면 별 문제가 되지 않을 법한 내용을 과장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을 계속해서 되풀이했다. 자세한건 항목 참조. 특히 MSG가 몸에 나쁘다는 일설도 이 방송 코너에 처음으로 부각되었으며 이후 이 음모론은 나중에 먹거리 X파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한 반발로 웰빙에 질린 사람들이 이런 건 필요없다는 식으로 'ill-being'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건강 따위 개나 줘 버리고 먹는 순간 맛있으면 장땡이라는 식. 트랜스 지방은 기본이고 탄수화물·지방·단백질 간의 밸런스는 개판이며 열량은 한 끼에 1000 kcal를 육박하지만 '''맛있으면 된다!''' 이런 건 사실 자주 먹지만 않으면 괜찮다.
우습게도 가난한 나라 서민들이 어찌 먹고 살만하다면 그들이 먹는 식단이 웰빙인 경우가 허다하다. 방부제며 인스턴트 같은 것을 모르고 살거나 그런 것들이 엄청 비싸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콩고에서 서민들이 주로 즐겨 사먹는 빵은 첨가제가 일절 안 들어가고 자연산으로만 만든 그야말로 참웰빙. 하지만 현지 아이들은 이 빵을 지겨워하며 값이 10배가 넘는 빵집의 빵들을 먹어보고 싶어하는데, 이 빵들이 선진국이나 한국에서도 자주 보는 그런 빵들이라고 한다.
결국 웰빙이란 것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먹을 것을 골라 먹을 수 있는 풍족한 환경에 있어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 이를 반증하듯 대침체 이후로 대한민국에서는 웰빙 열풍이 사그라들었다. 오히려 저렴하게 때울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듣기에는 좀 이상하지만 상당히 진지하게 제기되고 있는 논제로, 이런 관점을 두고 웰다잉(well-dying)이라고 부른다..
5. 관련 문서
[1] 철자가 틀린 게 아니다. 'being'의 발음은 /bi:ɪŋ/으로 모음이 이중모음인데, 현대 한국어에는 장단음의 구별이 없고, 저딴 이중모음도 없기 때문에 한국어식으로 '웰빙'이라고 하면 영어 화자들은 당연히 'wellbing'이라고 받아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