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어
1. 死語
1.1. 죽은 언어
死語 / Extinct Language[1]
과거에는 쓰였지만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말을 가리킨다. 말은 때가 가면서 서서히 바뀌기 때문에 오래 지나면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바뀌어 버리고, "죽은 말"이 되어 버린다. 다른 말로 바뀌어서 남는 때도 있지만, 아예 뿌리가 다른 말을 쓰는 일이 많아지다가 말 자체가 없어지는 일도 있다.
위에 있듯이, 언어 자체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기 때문에 비록 '사어'라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부활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히브리어. 아니면 사어이기 때문에 더는 변화하지 않는 점을 역으로 이용해서 학계에서 일부러 쓰는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라틴어와 한문. 라틴어의 경우에 글 자체는 계속 쓰여 왔지만 입으로 하는 구어로는 사멸한 상태였다. 그냥 글로 써진 라틴어를 자기가 쓰는 언어의 철자-발음 대응 규칙에 따라 읽는 경우는 있었지만, 라틴어 사용자들에게 공통적인 발음 체계는 오랫 동안 없었다. 19세기로 들어서 고전 라틴어의 추정음을 복원해서 말하기 시작했고, 20세기에는 이와 별개로 가톨릭에서 공인한 교회 라틴어[2] 가 제정됐다. 한문 역시 상고한어가 중국어의 각 방언으로 분화한 뒤에도 문어로서 계속 남아 있다가, 베이징의 백화문을 기준으로 한 표준중국어를 문어체로 사용하면서 대체되었다.
라틴어는 시대가 흘러가면서 점차 달라진 끝에 오늘날의 로망스어군의 언어들, 즉,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등으로 분화되었다(<거짓짝>도 참고).
게르만어도 다양한 민족으로 분화되면서 언어도 함께 분화되어 앵글로색슨족의 영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의 서게르만어군,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등 북유럽에서 쓰이는 북게르만어군으로 나뉘어졌지만, 고트어같이 고트족이나 반달족 등 일부 고대 게르만 부족들이 쓰던 동게르만어군는 현재 사멸하여 쓰이지 않는다.
중국어도 단일 언어가 아니라 유럽의 언어들처럼 여러 언어로 나눌 수 있다. 표준중국어와 광동어 등은 서로 의사소통을 못한다. 사실 언어학에서 언어와 방언을 구별하는 일반적인 기준에 따르면 개별 언어로 여기는 게 올바르지만 언어와 방언의 구분이 문화적 또는 정치적 이유로 케바케라 일반적으로는 개별 언어가 아닌 중국어의 방언이라고 표현하는 것일 뿐이다. 라틴어와 로망스어파 언어들을 구별하듯이 하면 표준중국어와 광동어 등은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처럼 유사성이 있는 다른 개별언어들이 된다. 반대로, 로망스어파 언어들을 중국어 분류하듯이 하면 프랑스어는 현대 라틴어의 프랑스 방언, 이탈리아어는 현대 라틴어의 이탈리아 방언, 스페인어는 현대 라틴어의 스페인 방언 식으로 바꿔 불러야 할 것이다.
사어가 된 언어를 부활시키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특히 계통상 어떤 언어집단과도 뿌리가 같다는 눈에 띄고 확실한 증거가 없는 계통 불명의 고립어#s-2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히브리어는 그나마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셈어파에 속하니까 같은 어파, 어족의 다른 언어들(아랍어 등)에서 단어를 얻어와서 부활시키는 게 용이했다. 만주어의 경우 만주족이 유대인마냥 현대에 독립국가를 세운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신들의 옛 피지배민족이었던 한족에 거의 동화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한 탓에 히브리어에 비하면 상황이 매우 안 좋지만, 가장 가까운 친척뻘 언어인 시버어가 있고 비록 만주어와 어족은 다르지만 현대 표준중국어와 중국어의 동북 3성 방언에 만주어 차용어가 적지 않게 남아있으며 그 외에도 다른 퉁구스어족 언어들이 현재까지 남아있어서, 고립어#s-2가 사어가 된 경우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이다.
사어의 예시는 언어 관련 정보에서 '†' 표시가 있는 언어들이 사어들이다.
언어가 통째로 사라진 게 아닌 단어 하나가 죽은 말이 되어도 '사어'라는 말을 쓴다(다음 단락에 설명돼 있음).
1.2. 한때 사용되었다가 사라지거나 금기된 표현
위의 예시에서 언급된 '죽은 언어'보다는 조금 좁은 의미로, 한 언어에서 한때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없거나 사용이 금기(터부)시된 표현을 일컫는다. 전자는 용례가 줄어들거나 어원 의식의 약화등의 이유로 사용자들이 더이상 쓰지 않게된 낱말들을 의미하고 후자의 경우 사회적, 언어학적인 이유등로 사용하지 않게된 낱말들을 말한다.
언어는 생물과도 같다는 비유가 있는데, 이 말대로 언어는 시대적 유행에 따라 사용하는 말도 달라져 단어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있던 단어가 사라지기도 한다(신조어 문서와 언어의 사회성 문서도 참고). 자주 틀리는 한국어 어휘들은 단순히 비표준어인 경우도 있지만, 원래 표준어였다가 어원 의식이 옅어져 실제 화자들 사이에서는 대체된 경우 또한 적지 않다. '강남콩', '삭월세' 등이 현대 맞춤법에서 어긋난 말이면서 죽은 단어. 한때는 이 표현들이 많이 쓰였으나 각각 '강낭콩', '사글세' 등으로 대체된 끝에 표준어의 지위도 빼앗겼다. 반대로 새로 표준어가 된 표현들은 자주 틀리는 한국어에서 틀렸다고 오해하기 쉬운 한국어가 되기도 한다.
지명 쪽에도 혼동되는 말이 많거나 체제 또는 행정체제가 개편되면 기존에 있던 지명이 사어가 된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 지역을 일컫던 별칭인 \''''영동''''이 있는데, 현대 한국어에서 영동은 강원도 태백산맥 동쪽 지역을 일컫는 말로 거의 고정되었기 때문에[3] 서울 강남 지역을 뜻하는 의미로서의 영동은 일부 노래 가사, 학교명, 영동대로와 같은 도로명 등에서만 전해 내려오는 완벽한 사어가 되었다. 창원시 통합 과정에서도 '마산'이 사어가 될까봐 예전의 합포구, 회원구를 부활시키면서 앞에 '마산'을 붙인 것이다.
외국에서 건너온 개념은 우선 외래어가 먼저 정착하는 경우가 많고, 이 가운데의 일부 단어들을 우리말로 환원하고자 순화하기도 한다. 국립국어원에서 진행하는 언어순화 운동이 대표적. 이렇게 만들어진 단어들은 어색하거나 경제성에서 밀려 그다지 정착되지 못하고 잘 쓰이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는 살아남아서 원래 단어를 밀어내고 기존의 외래어를 사어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학내 활동 모임을 의미하는 \''''동아리''''. 원래 이 개념을 부르는 명칭은 '서클'이었으나 80년대에 순우리말로 순화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찾아낸 단어가 '동아리'이며, 현재는 이러한 모임을 '서클'로 지칭하는 사람이 없고, 전부 '동아리'라고 한다. 그 밖에도 '댓글', '갓길' 등이 각각 '리플'과 '노견' 등을 사어로 밀어내고 정착한 단어로 꼽힌다. 다만, '리플'은 '댓글'의 뜻이 아닌 다른 뜻으로서는 아직 남아 있다. 일본식 한자어 '촌지'는 아직 사어까지는 아니지만 대개 '작은 뜻' 따위로 대체되어 있는 상태이다. 언어순화 운동과 전혀 관련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뇌물'의 뜻으로 변질되면서 본래의 뜻으로는 그다지 안 쓰이게 된 것이 훨씬 크다.
정치적인 이유로 특정 단어 사용 자체가 금기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이 북한에서 정치적 의미를 담아 사용한다는 이유로 한국에서는 금기가 된 표현인 '동무', '인민', 그리고 '조선'으로 수식되는 표현들이다. '동무'와 '인민'은 모두 북한 관련 언급을 할 때에나 쓰이지, 원래 쓰이던 의미로는 '친구'와 '국민'이 완벽히 대체했으며, '조선반도'와 '조선민족'이라는 표현은 분단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정치성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쓰이던 단어이나 한국에서는 '한반도'와 '한민족'이라는 표현이 아예 그 자리를 대신했다.[4] 같은 한자문화권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러한 정치적 특수성과 연관이 없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을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을 그대로 '조선'으로 지칭한다. 따라서 '조선반도' 같은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며, 중국에서 '조선민족'이라고 말할 때는 우리 입장에서 '한민족'이라고 말하는 개념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리가 '조선족'하면 떠올리는 개념은 '중국조선족', 또는 '조선족'으로 구별해서 말한다. 좀 다른 의미로는 정치적 올바름을 이유로 특정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대체해 사어가 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키치가이'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멀쩡히 사용되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말미암아 금지어가 되었다.
1.2.1. 관련 문서
2. 蛇語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에서 나오는 통신수단.
서로 공명하도록 제작된 두 개의 뱀단지에 뱀들을 담은 뒤 송신측에서 뱀을 바닥에 풀어놓고 정신억압자가 뱀들을 조종해 어떤 문양을 만들면 수신측에서 풀어놓은 뱀들이 송신 쪽 뱀들과 똑같은 모습을 잡아 이것으로 의사를 파악한다. 뱀이 많으면 많을수록 풍부한 표현을 쓸 수 있고 뱀이 적어지면 말이 짧아지고 반말이 튀어나오고 더 적어지면 아예 단어 하나로 대처한다.
나가들의 고유 문화로 보이며, 송신 뱀단지와 수신 뱀단지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든 다이렉트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눈마새, 피마새 기준에서 하이테크한 기술력이다. 다만 한쪽에만 뱀부리미가 있으면 다른 쪽은 수신만 할 수 있다. 눈마새에선 나가 군대의 시간 오차 없는 군대 이동에 톡톡히 도움이 됐으며, 피마새에선 드넓은 제국에 황제의 뜻을 전파하는 도구로 쓰였다.
뱀들로 뜻있는 문자를 만드는데, 사어는 기록할 수 없기에 '사문'이 아니라 '사어'라고 한다(애초에 한자 뜻이 그렇다. '文'은 '글'을, '語'는 '말'을 의미하는 한자이다.).
개념은 전혀 다르지만 해리포터 시리즈에서는 '파셀텅'이라는 뱀의 언어가 나오는데, 이걸 번역해 보면 '사어'가 될 것이다. 이쪽은 아예 시전자가 뱀과 대화할 수 있다. 일단 작중에서 파셀텅을 구사할수 있는 사람은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 사람과 해리 포터와 론 위즐리[5] 등등.
3. 私語
공적(公的) 또는 개인적으로 사사로운 말 또는 얘기 등을 일컫는 말이자 사사로이 부탁하는 말을 뜻한다.
공무상 또는 공인목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 말 그대로 개인의 사생활이나 공적인 내용과는 관련이 없는 것을 말하며 유사어로 ''''사담(私談)''''이 있다.
[1] 사용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멸종된 언어라는 뜻.[2] 라틴어가 실제 언어로 쓰이던 시기의 말기 발음에 기준한 발음. 그러나 교황청에서 지정한 나름의 가이드라인이 있을 뿐, 실제 발음은 가톨릭 교회 내부에서도 각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다. 한국 가톨릭은 이탈리아 학자들의 주장에 많이 영향받은 편이지만, 그대로 하지는 않는다.[3] 충청 영동군이 있긴 한데 다들 강원도 영동을 생각하다보니 영동군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4] 일본에서 한반도를 지배하면서 '조선'을 언급할 때마다 부정적 의미를 붙였던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5] 해리가 하는 걸 보고 흉내내서 따라했다고 한다. 현실로 치면 외국어 한마디 발음 외워서 말하는 정도지 대화가 된다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