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제국 유년학교 살인사건

 


1. 개요
2. 발단
3. 수사
4. 진상
5. 결말
6. 관련 문서

은하영웅전설 외전 <황금의 날개>의 에피소드
라인하르트 폰 뮈젤 3차 암살미수사건

은하제국 유년학교 살인사건

사이옥신 마약 사건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1권 <황금의 날개> 4장 <아침의 꿈, 밤의 노래>
  • 시기 : 우주력 793년, 제국력 484년 표준력 4월 26일, 4월 30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은하영웅전설에서 보기 드문 본격 추리물이다.

2. 발단


우주력 793년, 제국력 484년 4월 26일, 은하제국 유년학교 생도 칼 폰 라이파이젠이 식량창고에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 사인은 무거운 물건에 얻어맞아 발생한 뇌저(腦低) 골절이라고 판명되었으나 흉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은하제국에서 귀족 자제 대상의 범죄를 수사할 때는 헌병이 수사하고 전례성(典禮省)이 처단하므로 이 사건은 헌병본부에 접수되었고, 헌병본부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 대령과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대위를 유년학교로 파견해 조사하도록 했다.

3. 수사


4월 27일 뮈젤 대령과 키르히아이스 대위가 유년학교에 도착하자 유년학교 교장 게르하르트 폰 슈테거 중장은 사건이 공화주의자들의 악랄한 파괴공작이라고 주장했으나 뮈젤 대령은 공화주의자들은 시공을 초월하는 능력이라도 가졌냐고 비꼰 뒤[1] 유년학교의 부정을 알았기 때문에 살해 된 걸 아니냐고 물었다. 교장이 험악한 표정을 짓자 뮈젤 대령은 어디까지나 예시로 들었다고 둘러댔다.
뮈젤 대령과 키르히아이스 대위는 중위 계급을 단 사무원의 안내를 받아 사건 현장을 조사했다. 조사를 끝내고 돌아갈 때 뮈젤 대령은 사무원에게 이 사건을 두고 교내에 일어난 소문을 물으니 사무원은 누군가의 저주라며 수십년 전의 사고로 죽은 생도의 유령이 짝을 찾는다거나 피해자가 악마숭배자들의 집회를 목격했기 때문에 살해당했다는 등 소문이 돌아다니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두 사람은 유년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오랜 추억과 수많은 무훈(...)을 되새긴 뒤, 피해자의 자료를 조사했다. 피해자의 학업 성적은 10위에서 50위 사이로 매우 우수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으므로 성적을 시기해 살해했다는 설은 기각되었다. 뮈젤 대령은 생도가 한밤중에 식료품 창고에 출입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때 유년학교 생도 최상급생 모리츠 폰 하제가 교장 게르하르트 폰 슈테거 중장의 명을 받아 조사에 협조하러 왔다. 하지만 하제는 무뚝뚝하고 열기 없는 어조로 말해 조사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뮈젤 대령이 생도들이 축구를 하는 운동장에서 어느 팀이 득점했냐고 묻자 하제는 "노랗지 않은 쪽입니다."고 답했다.
하제를 물리친 뒤, 두 사람은 범인의 동기부터 다시 되집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뮈젤 대령은 헌병본부가 자신을 파견한 이유를 알았다. 본부에서는 두 새파란 애송이들을 보내 범인의 방심을 유도했던 것이다.
4월 28일, 로이힐린 묘지에서 칼 폰 라이파이젠의 장례식이 열렸다. 대외적으로는 사고로 발표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라이파이젠이 사고사했다고 알고 있었다. 학우 대표로 모리츠 폰 하제가 몰개성한 조사(弔詞)를 낭독했다. 뮈젤 대령은 라이파이젠의 부모를 위로했고, 라이파이젠의 아버지는 범인을 꼭 잡아 줄 것을 부탁했다.
뮈젤 대령은 다시 수사에 전념하고자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대령의 아버지 세바스티안 폰 뮈젤이 제국력 484년 4월 28일 19시 40분 지클린데 황후 은사병원에서 간경변증으로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뮈젤 대령은 사랑하는 누이를 판 아버지를 평생 용서하지 않았으나, 누나 안네로제 폰 그뤼네발트 백작부인은 그러지 않았으므로 별 수 없이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
4월 30일, 세바스티안 폰 뮈젤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그 때문에 두 사람이 자리르 비운 사이 학년차석을 차지한 생도 요한 고트호르프 폰 베르츠가 세면실에서 살해당했다. 뮈젤 대령은 자신 앞에서 대놓고 사건을 저질렀다며 분노했고, 교장 슈테거 중장은 베르츠는 내게 무언가 상담할 것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은 크림색 타일로 된 천장과 벽, 녹색 바닥에 피가 튀었는데, 벽의 피는 범인이 깨끗이 닦아냈지만 바닥의 피는 어쩡쩡하게 닦은 데다 닦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 기이한 모습에 뮈젤 대령과 키르히아이스 대위는 며칠 전 하제가 득점한 팀을 물었을 때 붉은 쪽이라 하지 않고 노랗지 않은 쪽이라고 말한 부분을 상기하여 하제가 중증 적록색맹(赤綠色盲)이라는 사실을 알아챈다. 거기에다 소각로에서 타다 만 노란색 타월에 시커멓게 변색된 피가 묻은 게 발견되었다.
두 사람은 죽은 라이파이젠이 식사에 불만이 많았다는 헌병부사관의 보고를 받고 식량 창고로 갔다. 그때 갑자기 뮈젤 대령에게 30 kg 밀가루 자루가 위에서 떨어졌다. 키르히아이스 대령의 재빠른 대처로 목숨을 건진 뮈젤 대령은 라이파이젠을 살해한 흉기는 이 밀가루 자루라고 확신했다. 범인은 죽인 뒤 밀가루는 흡진장치로 빨아들이고, 자루를 옷 속에 감춘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범인이 사고를 가장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뮈젤 대령은 조금 생각하더니 그 모순도 해결했다.
여하튼 학년수석 모리츠 폰 하제는 두 사람과 함께 교장실에 호출되었다. 뮈젤 대령은 녹색 배경에 붉은 글씨로 "범인은 모리츠 폰 하제다."라고 적힌 종이를 들이밀면서 문장을 읽으라고 말했다. 색맹인 하제는 문장을 읽지 못했고, 결국 뮈젤 대령 앞에 자신이 적록색맹임을 인정했다. 교장은 하제가 범행을 저지른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4. 진상



'''진범은 없었고 흑막은 바로 교장 게르하르트 폰 슈테거 중장이었다.'''
뮈젤 대령은 하제의 죄는 색맹을 숨기고 유년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살인사건의 범인이 따로 있다고 선포하면서 피가 붙은 페이퍼나이프를 꺼냈다. 뮈젤 대령은 이 페이퍼나이프는 생도 에리히 폰 바르부르크의 방에서 발견했다며 바르부르크는 지금 헌병이 구류했고, 두 사람을 살해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슈테거 중장은 깜짝 놀라면서 애초에 그 나이프는 하제의 책상 서랍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뮈젤 대령은 슈테거 중장이 어떻게 그 사실을 아냐고 지적했다.
사건의 진상은 이러했다. 당시 유년학교의 석차는 1등 모리츠 폰 하제, 2등 요한 고트호르프 폰 베르츠, 3등 에리히 폰 바르부르크였는데, 이 중 에리히 폰 바르부르크는 슈테거 교장의 외손자였다.
발단인 칼 폰 라이파이젠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사였다. 그는 생도들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을 걱정하던 중 절친인 하제에게서 주방 관계자가 식량을 횡령하는 게 아닐까란 얘기를 듣고 주방 내 관계자를 의심했고, 모두가 잠든 밤에 확인을 하러 식료품 창고에 들어갔다가[2] 밀가루 포대가 머리 위로 떨어지는 바람에 즉사당하는 변을 당한 것이었다. 야간 순찰 중 이를 발견한 교장 게르하르트 폰 슈테거 중장은 이 사고가 알려지면 자신의 관리책임으로 벌을 받을 뿐더러, 외손자 바르부르크의 위에 있던 두 사람을 제거하기 위해 밀가루를 치우고 자루를 버리고, 창고 문을 밖에서 잠가 살인사건으로 만들었다. 게다가 하제의 적록색맹을 미리 눈치 챈듯 하여 언제고 기회를 노려 퇴학시킬 생각이었다. ova에서는 자세한 설정이 추가되는데 하제의 조부가 슈테거의 전 상관으로 슈테거를 자주 부려 슈테거가 복수심을 품고 상관의 손자인 하제를 노린 걸로 나온다.
헌병본부에서 뮈젤 대령과 키르히아이스 대위가 파견되자 슈테거 대령은 하제를 두 사람에게 보내 두 사람이 하제가 범인이라고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베르츠를 죽이고 하제가 한 것처럼 현장을 조작해 하제를 범인으로 만들어 유년학교에서 쫓아내려 한 것이다.[3]
모든 진상이 밝혀지자 교장은 블래스터를 꺼내들었으나 뮈젤 대령이 키르히아이스는 재학 시절 사격대회에서 금메달을 몇 번이나 딴 실력자라고 알려주자 저항을 포기했다. 교장의 블래스터가 키르히아이스 대위에게로 옮겨가자 뮈젤 대령은 가차 없이 교장이자 은사를 탄핵했다.

"당신은 비겁자요. 부조리한 법률을 강요하는 강자에게 투쟁을 청하지 않고, 자신보다 불리한 처지에 있는 생도를 해쳐 손자에게 이득을 주려는 이기심을 만족시키려 했소. 살해당한 생도에게도 조부가 있을 텐데!"

소년의 탄핵은 가차 없었다.

"당신에 비하면 자유행성동맹을 참칭하는 반도들에게 도망친 망명자들이 훨씬 당당할 거요. 그들은 적어도 무언가를 손에 넣고자 다른 하나를, 이를테면 고국을 버려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아니까!"[4]

그러자 교장은 다음과 같이 스스로의 행동을 합리화했다.

"누이가 폐하의 총애를 받은 덕에 고생도 모르고 어린 나이에 대령이 된 놈이,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겠느냐?! 상관들의 행패를 참아가며 겨우 여기까지 온 내 기분을 알겠느냐! 사위가 내 꿈을 이루어 주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그놈도 전사했다. 난 그놈의 꿈까지 합쳐, 손자를 위해 방해되는 놈들을 제거해 준 거다. 그게 무슨 잘못이냐!"[5]

뮈젤 대령은 교장을 이해하기를 거부하고, 헌병을 불러 교장을 체포했다.
이후 참고조사차 하제 역시 헌병이 데리고 가며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5. 결말


결국 생도를 살해한 교장 게르하르트 폰 슈테거 중장과, 색맹을 숨기고 입학한 모리츠 폰 하제는 헌병 본부로 끌려간다.[6]뮈젤 대령은 사회의 부조리에 의해 피해를 입었음에도 스스로 약함에 안주한 교장을 딱히 동정하지도 않았으나,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선천적인 결함 때문에 처벌을 받는[7] 하제를 안타까워하여 그의 처분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청원서를 제출했다.[8] 또한, 헌병에게 끌려가는 하제를 두고 떠들어대던 생도들에게 라인하르트는 아래와 같이 일갈한다.

"'''그만해라! 하제가 색맹이라고 해서 그를 경멸할 이유가 되나? 유전에 의한 체질이나 특질은 그것을 가진 자의 책임인가? 그런 것에 구애받지 않고 하제는 학년 수석이었다. 그것은 그의 노력에 의한 것이다. 네 녀석들은 누구도 그런 그에게 필적할 수 없지 않았나! 그럼에도 하제를 차별하고 폄하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 말에 하제를 비난하던 다른 생도들이 전부 침묵해버렸다.[9]
다만, 열악유전자 배제법이 비인도적인 것과는 별개로 색맹인 하제가 정상적으로 군생활을 하기에 부적격인 건 사실이다. 현실의 한국군에서도 색맹 환자는 장교 복무가 매우 어렵다. 문서 참조.

6. 관련 문서


[1] 이 때 공화주의자들이 그럴 시간이 있으면 군무성에 쳐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후에 키르히아이스와 있는 자리에서는 황제를 죽이려고 했을 거라며 말한다. 사실 슈테거 앞이라서 일부러 황제를 군무성으로 바꾸어 말한 것이고 진심은 황제였던 것[2] 만일 횡령 혐의를 적발한다면 성적에서 가산점이 주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것이다.[3] 이에 대해 라인하르트는 그동안 우리가 하제를 범인으로 생각하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비꼬았다.[4]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1권 <황금의 날개>, 김완, 이타카(2011), p.189[5]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외전 1권 <황금의 날개>, 김완, 이타카(2011), p.189[6] 선천성 중증색맹을 숨긴 것도 있지만 사건의 정황을 알고자 참고조사로 데려가는 듯.[7] 비록 루돌프 대제가 제정한 열악유전자 배제법이 청안제 막시밀리안 요제프 2세가 시행 규정을 막은 후 사문화되었지만, 그 근간을 이루는 우생사상은 여전히 제국에 남아 있었다.[8] 스스로가 하제가 적록색맹임을 드러내버렸지만 그것은 어차피 이미 슈테거가 알고 있던 일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9] 라인하르트가 이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라인하르트 자신이야말로 유년학교를 수석졸업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생도들 역시도 라인하르트를 기억하고 있었고 그 무훈도 알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