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베

 

жебе 또는 Зэв / 哲別(철별)
(? ~ 1223)
1. 개요
2. 생애
3. 평가
4. 대중매체에서


1. 개요


몽골 제국의 장수로 칭기즈 칸이 가장 신임하는 장수인 사준사구의 한 명. 본명은 지르고가타이[1]다. 이름처럼 쓰이는 제베란 호칭은 화살[2]이란 뜻으로 칭기즈 칸이 하사한 이름이며 이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어마어마한 솜씨를 지닌 활쏘기의 명수였다. 때문에 서구에서는 '화살 백작'이란 호칭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인물이지만, 서구에는 꽤 알려져 있어서, 미국 역사 밀리터리 잡지 『암체어』에서는 세계사상 최고의 명장 37위에 선정되었다.[3]

2. 생애


지르고가타이(제베의 옛이름)는 몽골의 한 부족인 타이치우트 출신이며 본래는 칭기즈 칸과 대립하던 타르구타이 키릴투그[4]의 부하였다. 지르고가타이는 일찌감치 활의 명수로 이름을 날렸다.
후에 세력이 커진 칭기즈칸이 자무카가 지휘하는 몽골 초원의 연합부대를 쿠이덴 전투에서 격파하면서 자무카 휘하에 있던 타이치우트족이 칭기즈칸의 표적이 된다. 타이치우트족은 칭기즈칸의 군대와 산발적인 전투를 벌이면서 계속 도망다니는데, 이 때 한 전투에서 지르고가타이가 산등성이 위에서 칭기즈 칸의 말의 목을 저격해서 명중시켰다.
결국 타이치우드가 패배한 후 칭기즈칸은 포로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누가 내 입이 흰 고라말의 목을 쏴 맞췄는가?"하고 질문을 던졌는데, 지르고가타이는 바로 그 자리에서 나와 자신이 쐈다고 이야기한다. 칭기즈칸은 지르고가타이가 포로가 되었음에도 당당함을 잃지 않는 태도[5]와 장거리에서도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추는 활솜씨를 훌륭히 여겨 그를 죽이지 않고 자신의 부하로 받아들인 후 제베라는 이름을 하사했다.[6]
그 뒤 칭기즈칸의 부장으로 여러 전장에서 맹활약을 했으며 나중에는 만호장의 지위에까지 올랐다. 또 대장장이 출신이었던 수부타이의 사수 역할을 맡아서 그가 전략의 신으로 올라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 칭기스칸의 금나라 정복 때에는 별동대를 맡았고 이후 서요 방면의 군대를 맡아 나이만에서 도망쳐 서요의 권력을 가지고 있던 쿠출룩과 전투를 벌여 승리하고 그의 목숨을 빼앗았으며, 칭기스칸의 호라즘 원정 당시에는 또다시 별동대를 맡아 호라즘의 병력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했다. 이후 또다시 원정군의 책임자가 되어 수부타이와 함께 캅카스 산맥을 넘어 남러시아에 침공하여 크림 반도까지 찍고 돌아오면서 킵차크인과 러시아 공국 연합군을 박살내고 돌아왔다(칼가강 전투). 러시아인들이 이후 타타르의 멍에라고 일컬으며 몽골에 대해 두고두고 이를 갈게 만든 시대의 막을 올린 인물인 셈이다. 이후 원정을 마치고 몽골로 귀환하던 도중 병사한다.

3. 평가


'''당대 몽골군 제일의 명장'''. 전쟁 승리는 5번으로 266위에 해당했지만 칭기스칸이 매우 신임하던 장수로서, 칭기스칸의 몽골 통일 과정에서 가장 큰 공신이 보오르추라면 몽골 통일 이후의 정복 과정에서 가장 큰 공신은 제베라고 할 수 있다. 금나라, 서요, 호라즘, 유럽 정복에서 모두 독립적으로 군대를 맡았고, 칭기스칸이 금나라를 정벌한 후에는 실질적인 중앙아시아 방면의 사령관이었으며, 이후 나름 중앙아시아의 강대국이었던 서요를 멸망시켰다. 또한 몽골이 호라즘을 멸망시킨 이후에는 칭기스칸으로부터 또다시 사령관의 자리를 맡아 캅카스 산맥을 넘어 러시아까지 원정하였다. 사실상 몽골이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제국으로 발돋움하는데 공헌한 일등 공신. 무엇보다 당시 몽골의 쟁쟁한 장수들을 제치고 칭기스칸이 부재할 때 하나의 전선을 맡기는 데에 있어서 항상 제베를 가장 우선순위로 두었을 정도로 매우 막강한 신임을 받았다. 그 수부타이 역시 제베의 휘하에서 전술적 영향을 받았다.

4. 대중매체에서


사조영웅전에서 주인공 곽정이 어린 시절에 도움을 주었던 것이 인연이 되어[7], 곽정에게 몽골의 병법과 말타기, 활쏘기 등을 가르쳐준다. 덕분에 곽정도 커서 제베가 돼버렸다.(사부가 활 쏴서 큰 수리 한마리 떨어트리자 제자는 활 쏴서 보통 수리 2마리 떨어트렸다, '''말 타고'''. 이미 신궁의 자질이 보이는 상황) 역사상으로는 무시무시한 맹장이었지만 본작에선 제자인 곽정보다 못한 실력으로 묘사된다. 그것도 모자라서 후반부엔 장르적인 특성상 거의 괴물이나 다름없는 무림고수들이 날아다닐 때 일반인보다 조금 나아서 끔살 당하는 것만 피하고 버티기에 급급한 정도로 초라하게 묘사된다.
활을 잘 쏜다는 설정 때문인지 이재운의 소설을 비롯한 몇몇 작품에서 김사미의 난에서 살아남은 고려인 김사영[8]으로 등장하기도 했는데, 소설의 히트 로 인해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실인 양 믿고 있다. 이후 이재운씨는 청소년용으로 따로 수정한 버전에서는 이 설정을 삭제했다.
왕랑전에서는 칭기즈 칸이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라고 왜곡한 만화인만큼 제베의 정체는 요시츠네의 심복이었던 무사시보 벤케이였다. 이렇듯 한국과 일본의 창작물에서 민족이 바뀌어버린 경력이 한 번씩 있다.
징기스칸 3 원조비사에서는 전투력이 A, 통솔력이 B로 칭기스 칸에 이어서 리처드 1세와 더불어 전투에서 가장 좋은 능력치를 자랑한다. 통솔력이 B이지만 몽골기병의 기동력이 워낙 높다보니 통솔력 B에도 만땅의 행동력을 발휘하기에 통솔력 한 단계 낮은 게 그리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시나리오 1에서는 타이치우드 족에 재야로 있기에 테무진을 플레이할 때나 자무카를 플레이할 때나 이 지역은 제베를 등용하기 위한 우선 공략 대상이 된다.
[image]
'''징기스칸 4 일러스트'''
징기스칸 4에서는 시나리오 1에서 자무카 수하에 있다. 전투치는 톱 클래스이고 지모도 80대가 넘어서 상당한 에이스. 몽골로 플레이하면 가장 먼저 대적하는 상대가 자무카인데 고르고낙의 수비장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름대로 궁병 적성이 S에 연사 특기까지 갖춰서 몽골기병을 이끌면 칭기즈 칸 못지 않은 사기 부대가 된다. 궁시 공격을 하면 고유 대사도 있다. "「화살촉」이란 별명을 가진 이 제베의 화살을 받아 봐라!" 능력치는 정치 47, 전투 92, 지모 82.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에서는 쿠이텐 전투 후 테무진에게 패해 도망가는 타르쿠타이를 피신시키며 첫 등장한다. 즉 이 작품에서는 제베가 타르쿠타이 소속. 외모는 콧수염이 인상적인 매서운 인상으로 그려져 있다. 다만 말투가 '''음슴체'''(...)라서 좀 깬다.
타르쿠타이 진영에 있을 때는 초명인 지르고 아타이로 불렸다.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저격해 한 방에 칭기스 칸을 잡은 실제 역사와 달리, 작중에는 몽골군 본대를 대상으로 한 게릴라를 통해 사령부에 침입해 저격하는 것으로 묘사한다. 타르쿠타이가 칭기즈 칸에게 패배한 이후 자결하려 하자 이를 만류한 뒤 자신 휘하의 특수부대로 칭기즈 칸을 저지한다. 검은 옷을 입은 궁기병 부대로 매일 밤 기습해 소량의 피해를 입힌 후 퇴각하는 방식. 소규모 습격이었기 때문에 병력 손실은 큰 편이 아니었으나 이 때문에 칭기즈 칸 진영의 사기가 확 떨어졌기 때문에, 칭기즈 칸으로서는 영 골칫덩어리였다. 급기야는 화살로 칭기즈 칸의 목을 꿰뚫는 성과를 올린다. 지그로 아타이는 이 틈을 타 낮에 칭기즈 칸을 습격하자고 제안하지만 타르쿠타이 진영이 그 전과를 믿어주지 않아 무산된다.
이후 상처를 회복한 칭기즈 칸이 대군을 이끌고 타르쿠타이 진영을 습격하자 타르쿠타이는 도주하고 지그로 아타이는 사로잡혔다. 이때도 칭기즈 칸은 지그로 아타이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했으나 지그로 아타이는 한번 정한 주군이 영원한 주군이라고 거절했다. 타르쿠타이의 사망 사실[9]이 확실해지자 결국 지르고 가타이도 완전한 패배를 납득했고, 칭기즈 칸 휘하에 들어갔다. 이때 칭기즈 칸은 '제베'라는 이름을 준 뒤 제베를 자기 진영의 선봉에 서게 했다.
[1] 허영만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에서는 '지르고 아타이'라고 불렸다.[2] 정확히는 화살촉이나 칼날 등 날 전반을 의미하는 말이다. [3] 참고로 1위는 칭기즈 칸, 6위는 수부타이로 몽골 제국 군인으로는 세 번째다. 이 순위는 아이신기오로 누르하치(43위), 오다 노부나가(45위), 이순신(54위)보다 위다. [4] 칭기스 칸의 아버지 예수게이가 죽자, 그를 따르던 키야트 보르지긴 씨족의 대부분을 데려가 칭기스 칸 일가를 초원의 고아들로 남겨놓고, 칭기스 칸이 15살 때 그의 이복형 벡테르를 죽이자, 집안 어른된 입장으로 본때를 보여준다고 잡아와 조리돌림을 한 자이다. 즉 칭기스 칸 입장에서는 천하의 개쌍놈인 셈. 이름인 타르구타이는 몽골어로 살이 찐 사람을 뜻하는데 실제로 심각한 비만이라 말도 제대로 타질 못해 수레를 대신 탔다고 한다.[5] 물론 칭기스 칸이 능력있고 자신의 군주에게 충성을 다하는 적을 우대하는 것을 알고 한 행동이라 봐야 할 것이다.[6] 흔히 칭기즈 칸의 목을 저격하였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칭기즈칸이 목에 화살을 맞자 젤메가 구해주었다는 일화와 섞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7] 역사처럼 패하고 도망치던 제베를 곽정이 숨겨주었다. 이후 테무진의 아들들이 제베를 잡기 위해 왔는데 곽정은 제베와의 의리를 지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결국 죽게 된 곽정을 위해 제베가 나서게 되었다. 하지만 의리가 깊은 두 사람을 본 테무진은 곽정과 이평, 그리고 제베를 자신의 휘하로 거둬들이게 된다. 테무진은 제베를 자신의 백부장으로 삼는데 이후 제베가 활 하나로 큰 공을 세우자 순식간에 천부장으로 승진시키는 모습이 백미.[8] 이재운의 소설에서는 김사미의 동생.[9] 실제 역사에서 칭기스 칸은 타르쿠타이를 죽이지 않는다. 아니, 사실 못 죽였다. 타이치우드 청년 나이아와 그 가족은 항복을 위해 타르쿠타이를 사로잡아 바치려 했지만, 나이야는 칭기스 칸이 배신자를 용서치 않는 지도자임을 알아 타르쿠타이를 풀어주고, 이를 칭기스 칸에게 고한다. 그의 예상대로 칭기스 칸은 이를 대견히 여겨 나이야를 우대했고, 후에 그는 만호장에 이른다. 나이야가 전형적인 배신자로 타르쿠타이를 죽인 후 수순대로 칭기스 칸에 죽임 당하는 졸개로 그려지는 작중과는 정반대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