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노링턴
'''아주 잘 만들어진 검이오, 터너 씨. 이것을 만든 사람은 틀림없이 삶의 다른 부분에서도 똑같이 헌신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오.'''[1]
'''우리들의 운명은 서로 얽혀있었지만 결코 함께할 수는 없었던 거요.'''[2]
[3]
1. 개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등장인물. 배우는 잭 데이븐포트. 한국판 성우는 최한(MBC)/이원준(KBS).
'''이 영화 시리즈 최대의 피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는 엘리자베스 스완의 약혼자이며 그녀를 짝사랑하는 대영제국 해군 제독이다.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만 답변을 듣지 못한 상황에서 1편에서의 사건이 터져 엘리자베스가 납치당하고, 그녀를 구출하러 나서는 게 1편의 중요 플롯이다. 그나마 1편에서 끝났다면 대인배의 성품을 가진 강직한 군인으로 기억되었겠지만, 원래 단편으로 끝날 예정이었던 영화가 대 히트에 힘입어 2편과 3편의 트릴로지로 제작되었고 3편까지 개근하게 되면서 그 바람에 빼도박도 못하는 최대의 피해자가 되어버렸다. 한 문장으로 요약해서 짝사랑 그녀에게 결국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고, 결국에는 그녀 때문에 목숨까지 잃게 되는 인물이다.[스포일러]
2.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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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는 어찌저찌해서 연적인 윌 터너의 도움으로 엘리자베스를 납치해 간 헥터 바르보사 일당을 처치한 후, 잭 스패로우를 체포해 처형대에 올린다. 그러나 일단 잭에게 도움을 받은 것도 있어서 내심 처형이 못마땅하던 차에 윌의 개입으로 잭은 도주하고,[4] 오래 짝사랑했던 약혼녀 엘리자베스도 결국 윌에게 빼앗긴다.
이게 정말 어처구니없는게 엘리자베스가 잭과 함께 무인도에 버려진걸 구출해서 돌아가려는 차, 윌을 찾아야된다며 엘리자베스 본인이 '''자신과의 결혼 선물로써 윌을 구해달라 애원하고''' 결국 윌을 구출하는 데 성공하지만 정작 막판에 윌이 잭을 돕자 당당하게 막아선다(...). 이에 그게 정말 당신이 원하는 것이냐고 묻는 게 아련할 지경... 전부터 엘리자베스가 신분 차이에도 불구하고 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알자 윌에게 엘리자베스를 부탁한다며 신사답게 포기하는 한편, 도망친 잭을 쫓아가지 않냐는 부하의 말에는 하루 정도는 여유를 줘도 된다며 대인배스러운 면모를 보여준다. 메인 빌런까지는 아니어도 주인공들과 대립하는 악역에 가까운 역할이었지만 실제로 작중에 묘사되는 성품은 무뚝뚝하고 완고하긴 해도 정의롭고 당당한 참된 군인다운 면모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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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후였다. 얼마 후 커틀러 버켓이 부임하며 그의 체포영장을 가져왔고, 잭을 잡는 데 하루의 시간을 준 것이었다. 이에 명을 받고 잭을 쫓아간 것까지는 좋은데 거의 잡을 수 있었던 찰나 폭풍을 만나고 무리하게 돌파하려고 하다가 함대는 대파된다. 이는 1편과 2편 사이에 있었던 일로 2편에서 노링턴의 대사로 상황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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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자신은 간신히 살아남아 모든 직위와 수하들을 잃은 채 방랑하며 토르투가에서 해적들에게 두들겨 맞고 돼지똥통에서 뒹구는 안습한 인생을 살게 된다. 이 대목에서 본래의 강직한 성품도 상당히 무너져 버린 듯하다.
그러나 잭이 추가 선원을 고용할 때 고용되어 블랙 펄에 승선하게 되고, 잭이 가지고있는 면책특권이 담긴 동인도 회사의 증명서에 눈독을 들인다. 그러던 와중에 데비 존스의 심장을 차지하기 위해 윌, 그리고 잭과 함께 삼파전을 벌이게된다.
삼파전 도중에 나온 만담이 걸작:
그리고는 노링턴은 윌에게 덤벼들고 둘이 싸우게 된다. 원래는 엘리자베스 스완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보내줄 정도로 강직한 인물이었지만, 이런저런 고생을 한 뒤에 결국 엘리자베스를 데려간 윌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만다.노링턴: “(윌 터너에게) 잠시만, 내 인생을 망친 자를 좀 먼저 해치우고 싶소.”
윌: “(검을 거두며) 기꺼이 그러시지요.”
잭: “(노링턴에게) 아니 망치긴 누가 망쳐? 교수대에 겨우 세운 날 탈출시켜서 널 실각시키고, 네가 사랑하던 약혼자를 가져간 게 누군데?”
노링턴: “(분노하면서) 그만!”
(잭 스페로우가 노링턴의 칼질을 피해서 뛰어내린 뒤에)
노링턴: “(뛰어내린 잭을 바라보다가) 헌데 몹시 애석하게도 말일세, 터너군. 저 자식이 한 말이 전부 맞아!”
마침내 잭 스패로우의 속임수를 눈치채고 증명서뿐만 아니라 데비 존스의 심장까지도 빼돌려 훔쳐내 도주한다. 이후 그 심장을 커틀러 버켓에게 바치고 동인도회사 소속 제독으로 재복귀해 엄청난 권력과 명예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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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3편에서는 동인도 회사의 충실한 제독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후 영국으로 돌아갔다고 알고 있었던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인 웨더비 스완 총독이 사실은 커틀러 버켓에게 살해당했다는 엘리자베스의 말에 충격을 받고, 결국 몰래 엘리자베스와 다른 해적 선원들을 플라잉 더치맨에서 풀어준다. 엘리자베스는 아버지의 죽음에 노링턴이 연관되어 있었다고 오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링턴이 엘리자베스를 풀어줬을 때 그를 용서하지는 못하지만 같이 가자고 설득한다. 그러나 노링턴은 자신은 하늘에 맹세코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의 죽음과는 연관이 없지만, 자신이 저지른 다른 죄는 용서받을 수 없을 거라며 엘리자베스 일행의 도주로를 지켜주다가 이미 배의 일부로 세뇌된 윌의 아버지인 빌 터너에 의해 죽임을 당하여 정의로운 희생을 맞이한다.[5] 그의 죽음에 엘리자베스는 슬퍼했지만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죽기 전에 평생 짝사랑한 그녀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키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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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맞기 직전, 바다에서 죽은 자들이 선원으로 있는 플라잉 더치맨에서 선원으로 부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데비 존스가 예의 "죽음이 두렵나?"라는 말로 자신의 배에서 선원으로 복역하길 원하는지 넌지시 묻자 죽기 직전에 마지막 힘을 다하여 검을 꽂아넣는 것을 응답삼아 거절의사를 표한 뒤, 결국 깨끗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그 냉혹한 데비 존스도 그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깊었는지 갑자기 검에 찔렸음에도 조롱하거나 시체를 훼손하는 대신 그저 "아니라는 뜻으로 알겠네."라고 답하고 넘어간다. 단지 좋은 검이라며 몸에 박힌 검을 거두어갔을 뿐.[6] 이렇게 영화에서 그의 역할은 끝을 맺는다.엘리자베스: 제임스, 함께가요.
노링턴: 가요, 따라가겠소.
엘리자베스: '''당신, 거짓말이죠.'''
노링턴: '''... 우리들의 운명은 서로 얽혀있었소, 엘리자베스. 하지만 결코 함께할 수는 없었던 거요.'''
그리고 배를 지휘하는 제독인 노링턴의 죽음에 더치맨의 선원들은 배의 주도권을 다시 되찾는데 혈안이 되어 즉각 해군들에게 반역을 일으키고, 덕분에 엘리자베스와 일행들은 추격당하지 않고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3.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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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노링턴이 쓰는 칼은 1편에서 윌 터너가 만들어 노링턴에게 바친 명검인데, 2편에서 버켓이 회수한 것을 3편에서 노링턴에게 다시 줬다가, 그가 죽자 데비 존스가 좋은 칼이라면서 자기가 먹튀한다. 그리고 어이 없게도 3편 후반부에서 데비 존스가 이 칼로 '''"윌의 심장을 찌르는 비극"'''이 벌어진다. 그러나 그 후에 데비 존스의 뒤를 이어 플라잉 더치맨의 새로운 선장으로 부활한 윌이 쓰고있는 것 같으니 참 돌고 도는 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1편 도입부에서 엘리자베스가 어린 소녀일 때 노링턴은 이미 어엿한 해군장교였다. 오랜 인연, 옛 순정을 운운하기에는 나이 차이가 띠동갑도 넘어서(…) [7]
그러나 작중의 시대적인 배경을 감안한다면 문제가 될 건 없다. 노링턴이 직위와 친분을 이용해서 스완을 압박하는 모양새였으면 심각한 악당이 되었겠지만 오히려 아예 결혼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받아놓고서 나중에 약속에 진심이 담기지 않았으니 물러주는 사람이었다.
작중의 사건들을 모아서 보면 대체로 노링턴은 자신의 주적인 해적 상대로는 결과적으로 이기는 편이 많다. 그런 이 사람의 오르막길이 내리막길로 변하는 터닝포인트에는 엘리자베스가 낀다. 무언가를 엘리자베스가 얻기 위해 노링턴의 사랑에 호소하면 노링턴의 커리어에 마가 끼는 구조이다. 화룡점정은 엘리자베스의 아버지가 몰락해서 죽은 것을 두고 엘리자베스는 노링턴을 비난했고 노링턴이 죄책감을 느껴 그녀를 풀어주다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사실 그 사건의 원인에 조금 더 가까운건 (그게 본의는 아니었지만) 엘리자베스지 노링턴이 아니었다. 노링턴은 버켓이 바다의 지배권을 가지게 한 사건의 원인이지 스완 총독이 몰락하고 사망하는데는 전혀 관여되지 않았다. 차라리 이 사람의 잘못은 군인이었음에도 자신의 로맨스 때문에 총독과 작당하여 자기가 잡아야할 의무가 있는 해적을 놓치게 해준 것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른다.
여담이지만 3편이 나온 직후 디즈니에서 출간한 캐리비안의 해적 대 백과에 따르자면, 제임스 노링턴이 어렸을 적 제독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처음 바다에 나왔을 때 뱃전에서 미끄러져 물에 빠져 죽을 뻔 했었다고 한다. 그때 배에 있었던 한 수병이 목숨을 걸고 바다에 뛰어들어 어린 노링턴을 구해내었는데, 그 수병이 바로 '''잭의 아빠인 티그 선장이었다고한다.'''
캐릭터의 행보가 약간 안습해서 그렇지 실력 자체는 굉장히 출중한 사람이다. 캐리비안 해적 DVD 커멘터리에 의하면 이 세계관에서 가장 검술이 뛰어난 윌 터너 바로 그 다음이라고 한다.[8] 윌 터너 > 노링턴 = 바르보사 >= 잭 스패로우 라고.
[1] 1편 엔딩에서 엘리자베스를 포기하는 장면의 대사. 그의 캐릭터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대사다.[2] 원문:Our destinies have been entwined Elizabeth, but never joined.[3] 3편에서 노링턴이 엘리자베스를 위해 죽음을 택하며 그녀에게 남긴 마지막 말. 국내에는 "우리의 운명은 시작부터 어긋나 있었소"로 번역되어 의미가 좀 퇴색되었다. 다만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할 경우 어색해지기 쉬어서 그런지 여러 자막에서 의역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우리 인연은 참으로 기묘하군요 엘리자베스, 언제나 어긋나" 같은 식으로. 곱씹어보면 굉장히 아련한 대사.[스포일러] 단 3편에서는 엘리자베스를 구하며 의리를 지키고 죽었기 때문에 명예와 의리를 챙기며 간지는 지켰다.[4] 엄밀히 따지면 도주 중 잭을 다시 잡았으나 스완 총독의 묵인과 더불어 본인의 양심에 따라 그냥 놓아준 셈이었다.[5] 창을 든 빌 터너를 코앞에 두고 머스킷으로 대치하다 엘리자베스 일행을 구하기 위해 견인줄을 쏘는 걸 선택했다. 결국 그 틈에 찔려버리고 만다.[6] 이 검은 데비 존스가 마지막 결전 때까지 그가 잘 사용하고 후술된 대로 제작자인 윌의 심장을 찌른다.[7] 영화의 시대 배경을 생각해보면 결혼하기 적절한 나이 차이이긴 하지만(…) 그런데 사실 얼마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당시 귀족이나 신사 출신 장교들은 어린 나이부터 임관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러 소설 속 인물로 각색된 토머스 코크레인 경은 17세부터 임관했고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 임관한 장교도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니, 대부분이 어린 나이였다. 18세기는 요즘처럼 중고등학교 다 마치고 사관학교 가서 20대에 임관하던 시대가 아니라 14-15살쯤 사관후보생으로 배에 타서 2년 뒤에 진급시험을 통해 정식 장교가 되는 게 가장 일반적인 코스였다. 심지어 호레이쇼 넬슨은 해군에 입대했을 때 겨우 12살이었다! 따라서 20대 함장이나 심지어 제독도 드물지 않았다. 도입부의 노링턴의 계급은 대위였는데, 당시 영국 해군에서 대위 계급은 진급이 빠르면 10대 후반, 느려도 20대 중반 정도다. 물론 노링턴이 도입부에 그렇게 어려보이지 않긴 했지만 같은 배우가 계속 나왔으니 어쩔수 없는 문제고. [8] 그런데 윌이나 노링턴이나 둘 다 너무 우직한 정공법 스타일이라 변칙에는 약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