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오브 트러블
1. 개요
Time of Troubles. 포가튼 렐름 세계관의 주요 사건. 신들의 좌천, 신들의 전쟁, 혹은 화신들의 위기로도 불린다.[1]
AD&D 1판과 2판을 분리하는 대재앙으로, 포가튼 렐름에 굵직한 사건이 생기면 마법의 신은 반드시 죽는다는 전통을 확립한 이벤트. 기존 1st 포가튼 렐름 서플리먼트의 상당수를 못 쓰게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일부 팬에게 대차게 욕을 먹었다.
아바타 트릴로지라는 소설 시리즈를 통해 진행되었다. 아바타 트릴로지 시리즈는 전 3권으로 완결되었다. 한국에는 1, 2권이 번역되어 발간되었다. 3권도 번역될 예정이었지만, 어른의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아바타 트릴로지의 주인공들이 운명의 석판을 Ao에게 돌려준 뒤에 벌어진 후일담을 묘사한 책 두 권도 있는데, 아바타 시리즈에 이 책들을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2. 경위
신들의 신인 Ao는 신들이 자신들의 직무과 책임을 다하지 않고, 다른 신들과 세력다툼을 벌이는데 분노하여 건수가 잡히는 데로 신들을 한번 제대로 털려고 벼르고 있었다. 이는 선신들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자기 신성 에센스를 여러 필멸자들에게 주입해 초즌을 양산한 미스트라가 대표적인 예다. 미스트라가 신성 에센스를 주입한 필멸자들의 대다수는 주입된 에센스를 통제하지 못해 미쳐버리거나 불구가 됐고, 사마스터의 사례처럼 전국구로 악명을 떨치는 대악당으로 등극한 경우도 있었다. 미스트라는 한 술 더 떠서 한 필멸자에게 빙의하여 신성 에센스를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세븐 시스터즈, 일명 7공주파를 만든다는 프로젝트를 시행해 성공한다. 문제는 안 그래도 초즌 양산 때문에 Ao가 벼르고 있었는데, 이 사건으로 확실히 찍혔다.
Ao가 벼르던 건수를 제공한 신들은 베인과 머큘이었다. Ao의 힘을 노린 둘은 Ao의 힘의 원천은 그의 운명의 석판이라고 지레짐작[2] 하여 그것을 훔쳤다. Ao는 누군가 석판을 회수할 때까지 헬름을 제외한 모든 신들의 신격을 박탈하고 지상으로 추방한다.[3] 이 사건은 저주에 시달리던 전사 켈렘보르, 아름다운 마법사 미드나잇, 야심만만한 도적 시어릭, 슌의 폴른 클레릭 에이든으로 이루어진 일행이 천신만고 끝에 탄트라스와 워터딥에서 석판을 찾아 Ao에게 되돌려 준 후에야 끝났다.
3. 여파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신격을 박탈당한 신들은 죽음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말았다. 원래 신을 죽이는 것은 몇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이 때에는 그런 거 없이 그냥 신을 죽이기만 하면 됐다. 때문에 사건이 끝나기 전까지 약 열 명의 신이 살해당했고, 죽은 신의 힘은 자신을 죽인 존재에게 계승되었다. Ao가 일을 일으킨 계기가 신들의 직무유기였던 만큼,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신은 살해당해도 Ao가 부활시켜 줬고, 톰처럼 정말로 성실했던 신은 신격도 올려 줬다. 물론 미스트라처럼 사고를 치고 다니던 신은 정말 용서없이 처단당했다. 직접적인 원인도 제공했고 이전에도 끝없이 말썽을 일으키던 베인, 머큘, 바알도 죽었는데, Ao는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시어릭에게 이양하여 결과적으로는 제르갈을 간접적으로 고문했다.
Ao는 이 사건을 기준으로 신의 힘을 필멸자의 신앙에 속박시켜서, 신자가 없으면 신이 소멸당하는 살벌한 규칙을 만들었다. 이 때문에 모든 신의 합의 하에 어떤 신도 믿지 않은 불신자가 가는 지옥인 '불신자의 벽'이 탄생했다. 지옥에 가기 싫으면 아무 신이나 믿으라는 말이었다. 따라서 2판, 3판의 포가튼 렐름 설정에 의하면 TRPG 캐릭터는 믿는 신을 최소한 하나는 골라야 했다. 게임 네버윈터 나이츠 2의 첫 번째 확장팩 '배신자의 가면'에서 불신자의 벽과 그 체제를 깨부수려고 성전을 일으키려던 케일린 더 도브라는 캐릭터가 등장하지만, 결국 깨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며 제작진이 이런 불신지옥이 이상하다고 판단했는지, 4판부터 신앙 요구 조건은 사라졌다.[4]
타임 오브 트러블로 인하여 깨진 신들은 각성하여 공무원 같은 존재가 되었고, 필멸자들은 Ao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다만 필멸자는 물론이고 신들조차 Ao가 전능하다는 사실을 모른다. 아는 것은 오직 플레이어 뿐. 사실 세계관 내에서 Ao는 신들 사이에 벌어지는 아주 특별한 사례에만 약간 개입할 뿐[5] 신성 주문을 내려주지도 필멸자의 호소에 응답하거나 귀 기울이지도 않으므로 알아봤자 쓸모도 없다. 하지만 철학을 논하는 자들에게는 '알고 있다'는 것이 유익할지도...
[1] D&D 공식 한글번역팀 공식 사이트의 D&D 클래스 소개 10: 클레릭에서는 '''역경의 시대'''로 번역되었다.[2] 사실 운명의 석판은 신들의 이름과 임무를 기록한 단순한 돌덩어리였다. 소설에서 Ao가 석판을 가지고 놀며 석판은 돌덩어리일 뿐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3] 이 과정에서 티르는 Ao에게 실언을 하는 바람에 Ao의 분노가 형상화된 채찍에 눈을 맞고 시력을 상실했다.[4] 사실 이 설정의 경우 애초부터 무리수였던 것이, 일단 D&D의 본진인 미국 의 문화시장 자체가 정치적 올바름 개념에 무척 민감한 편이라 <특정 집단을 싸잡아 비하하거나 폄훼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성향이 상당히 강하다. 게다가 DnD 시리즈의 경우 발매 초기에 원리주의 기독교측으로부터 악마숭배 떡밥으로 심하게 공격당한 적이 있어서 실존 집단에 대해 차별적이거나 비하적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을 등장시키지 않도록 꽤 조심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불신자의 벽 설정 같은 경우 어떻게 빼고 박기도 힘들 정도로 명확하게 무신론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게 될 비하적 서술이라고 보아야 한다. 만약 적극적으로 <특정 집단을 차별하는 비하적 내용> 이라고 공격받았다면 어떻게 방어할 방법이 없는 내용이었던 것. 단지 무신론자들의 경우 특정 종교인(특히 원리주의 성향 종교인들)에 비해 집단적/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주장/옹호하는 경우가 드물어 운 좋게 문제시되지 않고 넘어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르게 표현하면, 그나마 만만한 무신론자들을 비하한 것이라 조용히 넘어간 것이지 특정 종교나 인종을 대상으로 비슷한 내용을 썼을 경우 심각한 문제로 발전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5] 타임 오브 트러블, 바알스폰 정도가 그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