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삼각형

 




1. 개요
2. 상세


1. 개요


자크 루브찬스키라는 학자가 고안한, '아무 특징이 없는' 삼각형. 때로는 '평범'하기가 '비범'하기보다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자, 언어철학적 역설의 일종이다.

2. 상세


웬만한 삼각형엔 다 이름이 붙어 있기 때문에 정말 이름 없는 평범한 삼각형 만들기가 오히려 힘들다. 예를 들어 직각이 있으면 직각삼각형, 둔각이 있으면 둔각삼각형, 세 변의 길이가 모두 다르면 부등변삼각형이라고 한다. 이에 자크 루브찬스키라는 학자가 아무 특징 없는 '평범한 삼각형'을 작도하는 법을 연구했다. 그가 고안한 가장 간단한 '평범한 삼각형'은 다음과 같이 그릴 수 있다.
  1. 정삼각형 하나를 그린다.
  2. 한 꼭짓점에서 대변(對邊)으로 수선을 내려 정삼각형을 이등분한 뒤, 그 중 하나를 버린다.
  3. 2에서 나온 직각삼각형의 길이가 중간인 변을 짧은 변으로 하는 직각이등변삼각형을 덧붙여 그린다.
  4. 세 각이 각각 $$45^{\circ}$$, $$60^{\circ}$$, $$75^{\circ}$$인 정말 이름 없는 삼각형이 나온다.
[image]
그러나 평범한 삼각형의 세 각은 각각 $$45^{\circ}$$, $$60^{\circ}$$, $$75^{\circ}$$이므로 그냥 '''예각삼각형'''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으며[1] 세 변의 길이가 모두 다르므로 '''부등변삼각형'''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도 있어서[2] 자크 루브찬스키의 연구는 사실 부질없다.
그런데 여기에서 정말 주목해야 할 대목은 '평범한 삼각형'이라는 '''이름이자 특징이 생겼으므로''' 이름과 달리 결국 평범한 삼각형이 아니게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평범하다', '비범하다', '특이하다'의 의미란 무엇인가? 이는 베켄바흐의 역설에서 제기되는 언어철학적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3.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


다만, 비유클리드 기하학을 고려하면 '평범한 삼각형'이 말이 된다고도 할 수 있는데, 구면삼각형이나 쌍곡삼각형에 비해서는 특징이 '''평범'''하기 때문. 비유클리드 기하학의 삼각형과는 달리 유클리드 기하학의 삼각형은 '''미분 기하학'''이라는 괴악하기 그지없는 녀석 없이 정말로 초등적인 공리(논증 기하학 등)만으로도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3] 미분 기하학은 수학과·수학교육과에서 편미분방정식과 함께 가장 어려운 과목 1, 2위를 다툴 정도로 다루기가 까다롭다. 덧붙여서,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위의 평범한 삼각형을 '''그릴 수 없다'''. 이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의 삼각형의 공리를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내각의 합만 따져봐도 위에서는 모자라고, 쌍곡포물면 위에서는 넘친다. 또한 정사영해보면 완전히 다른 모양이 나온다.[4]
[1] 모든 삼각형은 상호배타적으로 예각/직각/둔각삼각형 중 하나의 범주에 무조건 속해야 한다.[2] 모든 삼각형은 상호배타적으로 부등변/이등변삼각형 중 하나의 범주에 무조건 속해야 한다. 정삼각형은 이등변삼각형이라는 범주에 부분집합으로서 명백히 속한다.[3] 이 경우, 유클리드 기하학에서의 삼각형 전체가 '평범한 삼각형'이 된다.[4] 에다 위의 루브찬스키의 방법으로 삼각형을 그려 보면 알 수 있는데, 1번에서부터 $$60\degree$$보다 큰 각이 나온다. 1번 삼각형을 많이 크게 그렸다면 직각, 심지어는 둔각까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