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의식
1. 설명
victim mentality / victimhood
'피해의식'은 재현 불가능한 영역에서도 자신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편향지어 생각하는 성격적인 경향성을 말한다. 교수들 중 편집성 성격장애를 설명할때 피해의식이라는 용어를 (설명 이해용으로) 쓰는 교수도 있다.
피해망상과의 차이점은 피해망상은 현실 검증 능력이 없는데 피해의식은 현실 검증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실 검증 능력이란 다른 말로 현실 판단력 내지 현실감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느 순간 '내 주변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내적 현실)이 들 때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다만 인식해도 문제 직면을 시켜주면 저항적인 경향성을 드러내는 경우도 많다.
불필요한 분노나 스트레스를 일상에서 자주 느끼고 궁지에 몰린듯이 쉽게 흥분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생각이 어려워진다. 흥분 상태에 있을 때는 스스로 논리적이라고 생각하고 대응하지만, 그 상태에서 빠져나오고 돌이켜보면 전후 상황에 맞지 않는 반응을 했다는 것을 깨닫고 후회한다. 불관용과 고집이 강하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협소한 경우가 많으며 상황이 마음대로 통제되지 않는 점에 대해 큰 고통을 느낀다.[1]
이런 사람은 타인으로부터 예민하다, 과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거나 그런 식의 반응을 많이 보게 된다. 만약 자신이 이러한 말을 많이 듣는다면 평소에 무조건 편들어주는 사람이 아니면서도 함부로 질책하지도 않는 다른 사람에게 의견을 구해보자. 정말 피해의식이 있는 상태였다면 상대방은 기뻐하면서 도움을 주려 할 것이다. 만약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정신건강검진을 받는다는 느낌으로 상담을 받아보자.
2. 증상
아래의 양상들은 '피해의식이 시작되어 실제로 피해를 입은 것과 같은 정신적 상태가 됨'에 따라 일어나는 증상들이다. 실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과 같은 과정을 겪는 것이다. 그래서 실제 사건의 피해자에게도 적절한 정신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피해망상으로 악화될 수 있다.
2.1. 프레이밍(framing, 구조화)
이 용어는 '''어떤 사건을 이해하거나 반응하기 위하여 일화적 지식이나 전형적 기억 등을 바탕으로 그 사건을 해석하기 위한 뜻을 형성하는 행동'''임과 동시에, 이런 행동에 대한 사회과학적 이론이다. 행동경제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이를 위험이 있는 인지된 이득과 위험이 있는 인지된 손해를 다르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했다.
또한 행동경제학자 아모스 트버스키와 다니엘 카너먼은 프레임(Frame, 관점)을 '의사결정자의 어떤 특정한 선택에 따른 행동, 결과 그리고 만일의 경우까지 고려하는 이해'라고 정의하였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어떤 관점을 통해 상황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 라고 보면 된다.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모든 사건을 피해의식이 있는 관점을 통해 최우선적으로 해석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보통 사람에게도 사건 해석에 있어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관점은 존재하지만, 그것이 적용되지 않을 사안에는 기꺼이 다른 관점을 차용하려고 한다. 그러나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은 피해의식이 있는 관점에 꽂혀있기 때문에 사건을 다른 관점으로는 잘 보지 못한다. 다른 증상들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이것은 필수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성적인 것에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가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둘과 자신의 사이를 성적인 것으로 해석한다. 더 나아가서 자기가 이 상황에서 피해를 볼 가능성을 지나치게 염두에 둔다.
2.2. 확증적 사고
- 단발성, 우발성 사건
예를 들어 피해의식이 강한 A가 마침 자기 앞에서 걸어오는 지인 B를 보고 인사를 했는데, B가 지나치는 상황이 생겼다고 가정하자. 보통 사람들은 B가 자신을 보지 못해 지나갔을 수도 있다고 가정하지만, A는 B가 자신을 그냥 지나쳐버린 것(무시한 것)에 대해 B가 자신을 악의적으로 무시했다고 확정하고 상당한 원한과 분노를 가지며 일방적으로 B를 미워한다.
한 가지 더 예시를 들자면, 동료 A가 주간 회의에서 B씨에게 반대 의견을 내어서 B씨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하자. A씨의 행동은 목표를 더 잘 수행하기 위해서거나 인사고과를 잘 받기 위해서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해의식이 강한 B씨는 A가 자신에게 골탕먹일 기회를 살핀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여 분노를 느낀다.
- 반대에 부딪혀도 자신의 합리성을 의심하지 않음
- 편향된 채증
예를 들어, 피해의식이 있는 A가 B의 외도를 의심한다면, A는 신뢰성을 위반하거나[예시1] 타당도를 저하하는[예시2] 채증을 한다.
2.3. 제어되지 않는 감정, 불관용적 태도
네가 친구로서/연인으로서/자녀로서/부하로서/...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너도 그 이전에 있던 연인/부하/...와 똑같아!
내가 너를 버리는 게 아니라, 네가 나를 버린 거야!
자신에게 호의적인 사람들이 단발적으로 잘못한 것에도 심각한 분노를 느낀다. 우발적인 행동이었다고 해도 관용을 베풀지 않고 징벌적 사고에 사로잡힌다. 상대가 잘못을 인정하고 저자세로 나와도 분노와 스트레스가 가라앉지 않아 PTSD 수준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초를 겪으며 관계 회복을 거절하기 때문에 인간관계가 협소할 가능성이 높다. 감정이 날뛰어 흥분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기에 주변에서도 이런 사람들과 가까이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설사 동정적으로 접근해도 어지간해선 이들이 보이는 불관용적 태도와 제어되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들에게 한 번 데여본 후엔 괜한 거 건드렸다고 반응하는게 다수. 그래서 한 번 데여본 사람들이 주변에 소문내서 안 그래도 좁은 관계가 더 좁아지는 피해의식 보유자들도 있다. 사실상 어지간한 대인배라던가 싫어도 붙어살 수밖에 없는 가족을 제외하면 이런 사람들은 '''받아주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매우 피곤하기에 꺼리고 싶어지는 대상'''이긴 하다. 뻑하면 부정적인 감정을 주변을 대상으로 해서 표출하고, 대인관계상에서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에 치닫는 일이 잦은데다 쉽게 관계거절의 태세를 보이는 사람들을 누가 좋아할까.
예시로, 피해의식이 강한 P씨의 지인 A씨가 P씨를 기분나쁘게 했다고 하자. A씨는 지금까지 P씨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인해 P씨는 심한 분노와 악몽같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관계 회복을 거절한다.
이것이 공격성으로 표출되면 피해망상적 범죄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이것이 공격성으로 표출되기 전에 어서 전문적인 도움을 받게 하여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분노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4. 힘의 논리와 적대감, 흥분과 폭력성
피해의식은 피해의식 때문에 야기되는 감정들을 느끼고는 있지만 이를 억압하고 있는 억압형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감정들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발산형도 있다. 억압형의 경우, 분노/스트레스/원한이 쌓이고 마음대로 감정 발산을 할 수 없다는 울분이 겹쳐서 내부적으로 망가지게 되며 발산형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이 부분은 이렇게 발산형으로 전환된 피해의식이 가지는 특징이다.
사람은 객관적인 세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세계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석한 주관적인 세계에서 산다. 자세한 것은 인간 중심 치료 참고. 그래서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들도 실제로 오랫동안 피해를 당하고 산 사람과 똑같은 사고를 하게 된다.
사람이 오랜 시간동안 같은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복수와 더불어 폭력적인 충동이 올라오기 마련이다. 또한, 오랜 시간동안 강자에게 힘으로 눌려왔다는 굴욕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힘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상황을 타파한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일진의 폭력 중독 문단을 참고.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의 행동을 내버려두거나 협상을 하는 것, 모두 힘의 논리에 따른 '''패배'''로 간주한다. '''승리'''하려면 상대를 쫓아내거나 해코지를 하거나 공격해서 괴롭히거나 상대가 굴복해서 자신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고집이 센 이유가 이 때문. 또한 오랜 시간동안 피해를 입으면서 낮아진 자존감과 높아진 스트레스를 해결해보려는 행동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흥분이라는 것은 나에게만 핀포인트 조명이 맞춰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가 가장 중요해지기 때문에 상대의 입장이나 사연을 생각할 수 없게 된다. 성장환경, 사회적 배경, 신체적 특징 등의 영향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이러한 개인차를 고려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흥분을 하면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공격성이 올라간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기이한 방식으로 공격성을 표출하게 된다. 악성민원, 고질민원을 제기하거나 손놈 짓을 하며, 배우자나 가족이 함께 있을 때도 난폭한 보복운전을 한다. 이중잣대를 비롯하여 많은 논리적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3. 원인
3.1. 관련된 병식
망상장애와 관련이 깊다.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 중 현실감을 잃지 않은 사람은 스스로 자신이 피해의식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피해의식이 사라지지 않아 고통스러우며 이는 강박장애와 관련성이 높다. 현실감을 잃은 사람은 성격장애처럼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편집성 성격장애와 자기애성 성격장애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다.
3.2. 인정받고 싶은 욕망
[오은영의 화해]"성에 관심 많은 딸 걱정" 엄마 피해의식 치유가 먼저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꽂혀있는 관점은 그 사람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 그래서 그 분야에서 떨어진다는 것은 자존감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치명적일 때가 많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그 분야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민감해하며 집착하는 것이다. 숨겨져있는 욕망일 때가 많으므로 발굴해내기가 어려우며, 이러한 사람을 도와주기 위해 피해의식이 있는 분야에서 섣불리 치켜세워줬다가는 방어기제만 발현시켜서 상태가 더 악화될 수 있다.
3.3. 반복된 피해 경험
증상 문단에도 나왔듯, 실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정신적 조치를 받지 못하면 피해의식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에는 그 영역에 대해 매우 민감해져서 현실감을 잡아먹을 정도로 공포가 커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A는 누군가가 손을 머리 위로 들기만 해도 발작적으로 피해의식을 갖기 쉽다. 외모지상주의 사회에서 외모에 관한 편견의 피해자들, 대표적으로 비만, 심한 저체중, 단신인 사람들도 오랜 시간동안 그러한 비아냥을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피해의식을 갖기 쉽게 된다. 또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의 피해자들도 이런 유형에 빠지기 쉬운데, 이들 역시 대인관계에서 큰 피해를 입었지만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
3.4. 정신적 여유의 부족
흥분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으로 여유가 부족하면 당장 내가 중요하지 다른 사람의 논리나 현실감을 살필 에너지가 부족하게 된다.
불우한 처지에 있을 때는 행복한 상황에 있을 때보다 사소한 것에 대한 복수심이 쉽게 끓어오르며,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등 취약계층에 있는 사람일수록 피해의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상황 통제권을 자신에게 두고싶어하는 경향성의 두드러짐 역시 정신적 여유의 부족에 속한다. 타고난 지배욕이나 통제욕이 과도하거나, 통제를 너무 많이 받아봐서 역으로 상대/상황에 대한 통제욕이 강화되었거나, 힘의 투사적 동일시(대인관계상에서 자기가 권력과 통제권을 쥐는 것에 집착하며 상대를 무기력하고 자기에게 복종적으로 만드는 경향을 형성하는 방어기제로, 대상관계이론에서 말하는 방어기제인 투사적 동일시의 일종이다)를 가진 사람들이 보통 이런 경향성을 보인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상황 통제권을 자신에게 두고자 하는 욕구가 있긴 하지만, 정신적인 여유가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이라면 사람들은 통제권이 다른 곳에 있음을 인정하고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며 갈등상황을 피한다. 혹은 자신이 통제권을 지닐 수 있도록 할 수 있는만큼 적절한 노력, 이른바 설득과 협상 등의 우회책을 시도한다.[3]
그러나 정신적 여유가 부족할 경우, 사람은 상황의 통제권이 자신이 아니라 외부에 있다는 것에 대해 조급함과 압박감, 분노, 불안 등을 강하게 느끼며 이에 대한 강한 불만감도 느낄 수밖에 없다.
물론 보통 사람들의 경우 정신적 여유가 어느 정도 확보가 되면 이런 것들을 더 이상 느끼지 않게 되지만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어떤 이유가 선행되던 간에) 만성적으로 정신적 여유가 부족하기에, '''언제나 상황 통제권을 자신이 가지는 것에 대해 집착하는 경향성'''이나 '''통제권이 자신에게 없음을 인지할 때 느끼는 불만감이나 분노''' 등을 보통의 사람들보다도 강하게 나타낸다. 왜냐하면 그들 입장에선 통제권이 자신에게 없을 때 발생하는 조급함, 압박감, 분노, 불안 등이 상시로 느껴지는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
그리고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상황 통제권을 가해자에게 빼앗긴 상황에서 일을 당한다. 피해를 보지 않더라도 피해를 봤다고 느끼는 상황에선 보통 상황 통제권이 어쨌든 자신에게 없다고 느껴질 때가 대다수이다.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상시로 느끼기 때문에 언제나 통제권에 집착하며 여유가 없는 상태가 지속된다. 설령 상황 통제권을 자신이 얻는다고 쳐도 언제 잃을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정신적인 피로도를 매우 상승시킨다.
이는 피해의식을 가지는 사람들이 오로지 자신의 입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상대의 입장에 공감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조차도 회피하는 경향성을 드러내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다. 언제나 정신적인 여유가 부족해서 스트레스가 쌓여있으니 남의 입장이 눈에 잘 들어올 리도 없는 것. 그리고 공감은 알게 모르게 은근히 정신력이 많이 소모되는 행위기도 하다.
그렇기에 피해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절충안을 받아들여야 하거나 상대의 의견에 굽혀야 하거나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거나 자기 마음대로 상황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 속에 처할 때마다 보통 사람보다 더 히스테리를 나타낼 수밖에 없다.
4. 대처법
피해의식이 심한 사람들은 그러한 사고관이 오랜 시간동안 유지되어 단단히 고정된 상태다. 따라서 여기에 대고 "네가 틀렸어", "그거 아니야"라고 해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적대감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그보다는 평소보다 훨씬 미적지근하게 "그래..." 정도로 대답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가를 소개시켜주는 것이다. "나랑 같이 안전한 곳을 확보할 겸 그 피해의 규모를 확인해보는 거 어때?"라거나, "혹시 OO 문제 때문에 괴롭지 않아? 어떻게 해야할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보는 건 어떨까?"같은 말로 '네가 문제가 있으니 정신과 가봐라'가 아니라 '네 생각을 존중한다. 그 생각을 이루기 위해 전문가에게 가보는 건 어떨까?'라고 제안해보자. 피해의식은 일반인이 어떻게 환경을 조성한다고 완화될만한 얕은 증상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의 심도있는 분석 없이는 좋아지기가 힘들다.
주의해야 할 점은 피해의식이 있는 사람들에게 '너 문제가 있다' 라는 걸 직설적/완곡적으로 직면시켜줄 경우 이들이 '상대가 날 문제적 인간으로 취급한다' 라고 느껴서 분노하거나 저항의 방어기제를 보일 수가 있다.[4] 그러니 피해의식이 심한 사람에게 치료자가 되어줄 전문가를 소개시켜줄 땐 최대한 그들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는 식으로 소개시켜주는 편이 좋다.
5. 기타
실제 가해자와 피해자가 존재하는 상황임에도 그것을 피해자의 인식 탓으로 떠넘기기 위한 완곡표현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실제 피해를 입고 있는 문제가 있어서 그 문제의 부당함을 제기하는데도, 1번 항목처럼 가해자도 없고 피해자도 없는 상황인데 과민반응을 한다는 식으로 문제를 덮음과 동시에 피해자를 깎아내리는데 사용하는 것.
예를 들어 병영부조리나 갑질과 같은 부당한 관계에서 비위를 맞춰주지 않았다거나 내부고발을 했다고 해서 괘씸죄 불이익을 받은 A씨가 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A씨가 피해의식이 강해서 그렇다'라고 잘못을 피해자에게 떠넘긴다. 이건 피해의식이 아니라, 책임회피를 위해 말을 가져다가 쓰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너가 그런 고통을 받았어도 그 고통을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훌훌털었어야지"라는 논리로 당사자가 고통을 극복하지 못한 탓으로 돌리는 경우라던지, 은따 같은 경우엔 직접적으로 괴롭히진 않더라도 각종 모임이나 사적인 친목에 서서히 소외시키거나 당사자의 말엔 대충대답하거나 정색으로 일관 하면서도 본인이 잘못한게 있냐는 질문엔 마냥 본인들이 뭐라 하지도 않았는데 왜 혼자 예민해서 사람들 불편하게 하는 식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1] 상대의 마음대로 상황이 돌아가거나 절충안을 적용해야 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따지고보면 상황에 대한 통제권이 자신에게 없다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다.[2] 그렇기에 스스로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상황의 연장선상으로 자신은 언제나 합리적이라는 착각에 빠진 채로 행동하는 태도가 고정되지만, 정작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 때는 그 사람은 점점 더 비합리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자기의 합리성을 의심하지 않고 맹신하는 것부터가 비합리적인 사고관이기 때문.[예시1] 무조건 맞장구쳐주는 친구에게 의견 구하기[예시2] 배우자가 외도한 피해자 커뮤니티에서 의견 구하기[3] 이러한 시도를 통해서 통제권이 자신에게 돌아오리라고 믿어볼 수 있는 수준의 여유가 정신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4] 원래 사람은 자기가 문제가 있음을 인식해도 남한테 직면당하는걸 더 꺼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