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성 성격장애
한자 : 自己愛性人格障碍
영어 : 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 (NPD)
일본어 : 自己愛性パーソナリティ障害
1. 개요
성격장애의 일종으로, 요약하자면 자신만만한 성격의 극단적 형태이다. 자신에 대한 애정이 과도한 만큼,[1] 쉽사리 남의 시선에 상처를 받거나 분노하는 모순된 면을 지니고 있다. 재능을 향한 집착과 동시에 열등감, 무가치하다는 감정을 깊게 느끼고 있으며,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정반대 성격으로 보이는 경계선 성격장애와의 공병, 오진률도 낮지 않다고 한다.[2] 특성상 예술가들에게서 흔히 관찰되며 형제 없이 성장한 남성에게 더 높은 비율로 발생한다. 이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을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 보지 않는다고 한다. 학지사의 <성격장애의 인지치료>라는 책에서 나온 임상 사례를 보자.
- 다같이 교통 체증을 겪는 고속도로에서 "나님께서 이 따위 머저리들이랑 같은 곳에서 찌질거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라는 인지도식으로 나들목에 주차된 경찰차를 추돌하는 교통사고를 내서 치료 의뢰를 받게 되었다.
- 그는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미인대회를 지속적으로 출전하면서 자신이 '당연히' 우승할 줄 알고 있다.
- 할머니한테 자기 아이를 맡기면서 '내가 할머니한테 애 돌보는 기쁨을 주고 있는 거니까 나 할머니한테 효도하는 거 아냐?'라고 진심으로 믿는 자뻑을 보였다.[3]
2. 어원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나르키소스에서 유래했다. 아름다운 미소년이었던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식음을 전폐하고 몇날며칠을 바라보다가 그만 수선화가 되었다는 이야기.
주목할 만한 부분은 나르키소스가 사랑에 빠진 건 자신이 아니라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나르시시스트가 겉으로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완벽하게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고대 그리스인의 통찰에 놀랍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는 나르키소스의 에피소드가 여럿 등장하는데, 어린 시절의 부모에 의한 과보호와 그러면서 동시에 주어지는 정체성에 대한 학대, 자아도취, 잘 모르는 대상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과 뒤에 이어지는 빠른 평가절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잔인성 등 현대의 자기애성 성격장애에 딱 맞아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 나르키소스의 어원을 다시 따라가면 '무감동'으로 해석되는 '나르케'로 이어지는데, 공감능력의 부재가 나르시시스트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임을 생각해 볼 때, 고대 그리스인의 깊은 성찰에 다시금 놀라게 된다.
3. 원인
최근의 학계의 견해는 자존감을 유지할 내적 안정감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자존감이 굴러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억지로 자신이 우월해야만 한다는 집착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들이 어린 시절 주변인의 무시, 학대와 같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며, 반대로 부모가 지나치게 오냐오냐 키우는 것도 위험 요인인데, 이 또한 정상적인 부모 자식간 애착관계와 자존감의 건전한 발달에 방해가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물론 어릴 때의 트라우마로 모든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보이는 것은 아니므로, 개인의 감수성 차이도 중요한 인자가 될 것이다. 실제로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들에서는 유전적 소인이 환경적 소인보다 더 크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4. 유병률
전체 인구의 1% 미만,# 정신과 환자들의 2~16%로 보고된다. 조사 방법의 한계와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특성, 그리고 cluster B 성격장애의 공유되는 특성상 정확한 유병률을 산출하기 어렵다.[4] 또한 진단 기준을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않으나 많은 부분에서 일치성을 보이는 준임상적 자기애(subclinical narcissism)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준임상적 자기애에 대해서는 해당 서술을 참고.
5. 분류
크게 외현적 나르시시스트와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로 분류된다. 외현적 나르시시스트는 겉으로 자신감이 과도할 정도로 쉽게 드러나는 형태이고, 내현적 나르시시트는 오히려 내향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겉으로는 소심한 모습을 보인다. 자신이 사람들의 눈에 띄거나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을 불편해한다. 자신이 무언가 망신을 당하거나, 잘못하는 모습이 보일 상황을 피한다. 자기 확신이 부족하며, 우울하다.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하다. 수줍음을 많이 타며, 지나치게 감정을 억제한다. 이들은 '''자신의 자존심이 깎이는 상황 자체를 피한다'''고 할 수 있다.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공통점이 상당히 많은 회피성 성격장애와 헷갈리기 쉽다고 한다. 차이점으로는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에서 미묘하게 달라 같은 상황에서 유약한 면모를 보이는 회피성 성격장애와는 다르다고 하나, 이 또한 명백한 설명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가슴속에 증오를 가진 회피성 성격장애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완벽함에 집착하는 점에서 여타 성격과 다르다는걸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이 내향적인 사람이 증오 때문에 분노하는지 자신에 대한 아집 때문에 분노하는지 놓치기 쉬워보인다.
내현적 자기애와 여타 비슷한 성격장애 및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성격을 구별할 여러 기준점이 있다면 내현적 자기애(covert narcissism).
그외에 학술적으로 공인된 분류는 아니나, 전문가들도 흔하게 사용하는 용어 중에 악성 자기애성 성격장애(malignant narcissism)가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관련 대표 전문가인 오토 컨버그가 처음으로 사용한 이 용어는, 외현적, 내현적 자기애처럼 명백하게 구분되는 소분류가 아니라,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중심으로 반사회성 성격장애 및 가학적 성향을 동시에 가진 질환군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자기애성 성격장애나 반사회성 성격장애를 가진 경우, 타인에게 해를 입히지만, 이는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이지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반면에 악성 자기애를 가진 경우, 타인에게 악의를 가지며, 해를 입히는 것 자체에서 만족감을 얻기 때문에, 끊임없이 주변인을 괴롭히며, 그 의도 또한 매우 사악하다고 할 수 있다.
기타 육체성 자기애니 엘리트 자기애니 비전문가들이 임의로 만들어 낸 분류가 있으나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어 학술적으로 인정되지 않으니 주의.
6. 특징
외현적이든 내현적이든 공통적으로 우월감이 있다.하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한 내면적 자존감, 진정한 자기애, 자아정체성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칭찬, 사랑과 같은 긍정적 관심을 절대적으로 끊임없이 필요로 하며,[5] 모든 행동이 이를 위해 맞추어져 있다. 나르시시스트의 인생 전체가 사랑 받기 위한 하나의 거대한 연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매우 사교적이고, 매력적이며 유능한 사람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성인군자의 모습을 자신의 이미지로 투사하는 나르시시스트라면, 극단적인 경우 희생 정신이 투철한 성자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내면에는 거대한 이기심과 질투, 공허함이 자리하고 있는데, 위의 원인에도 적혀있듯이 이는 성장 과정에서 건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기 때문이며, 자신은 대단하고 훌륭하고 완벽한 사람인데 남들이 몰라준다 식으로 방어기제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처럼 자기가 완벽해지기 위해 자신의 잘못을 상대방에게 투사(projection)하거나 자기합리화(rationalization)를 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며, 심한 경우 지속적인 기만과 조건화로 상대방을 현혹시킨다(가스라이팅; gaslighting). 타인과의 애정관계에 대한 정서적 발달이 부족하다 못해 인간에 대해 내면에 깊은 공포가 도사리고 있다. 성장과정에서 주변인들에게 극복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았기에 깊은 인간관계를 가지면 그 상처를 다시 불러 일으킬까 봐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는 것.
어린 시절 정신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서 정서적으로 깊이 교감하는 것을 아주 어린 나이에 잠재의식 차원에서 막아 버렸기 때문에, '''2~5세 정도의 어린 아이 수준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공감능력이 매우 부족하고 극한의 자기 중심적 사고를 보인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억지를 부리고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기도 한다. 잠깐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기도 한다. 어린 아이 같은 정서 수준으로 인해, 모든 것을 스펙트럼이 아닌 흑백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나르시시스트는 본인의 완벽함을 믿고, 완벽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주변의 사소한 것들까지 모두 끊임없이 비판하며, 주변인을 비판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높이려 하지만, 역으로 혼자 있을 때는 자신을 비판하여 자기 비하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타인의 자신에 대한 비판은 사소한 것이라도 전혀 받아들이지 못해서, 아무리 정당하고 건설적인 내용이라도 인정하지 못하며 상대방을 적대시한다. 아주 사소하게라도 비판당했을 때,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무시당했을 때, 혹은 그렇게 착각/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분노하여 주변을 힘들게 하는데, 이를 자기애적 격노(narcissistic rage)라 부른다.[6] 마찬가지로 큰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는다.[7] 쉽게 싫증내고 참을성이 부족하며, 이로 인해 알코올이나 기타 약물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7. 위험성
단순히 왕자병, 공주병으로 치부하기에는 가족이나 연인, 부부 같은 깊은 인간관계에서 굉장히 위험한 사람들로, 이들은 칭찬과 사랑에 대한 끝없는 갈망, 공감능력의 부재로 인해 주변인들에게 정서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연인 관계의 경우, 초반에는 애정공세(love-bombing) 시기라고 해서 상대방을 완벽한 자신의 완벽한 연애 상대로 이상화해서(idealization) 모든 관심과 애정을 쏟아 부어 주다가, 금방 마음이 식어 상대방을 가차 없이 깎아내리는(devalue) 모습을 보인다. 이 시기가 되면 처음에는 사소하고 미묘한 비난으로 시작해서[8] 나중에 가면 평상시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게 상대방을 구박하고 멸시하는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러다가 이내 쓰레기 버리듯 상대방을 버리고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버린다(discard). 하지만 새로 찾은 사랑이 또 시들해지면 다시 돌아와 구애하고 관심을 원하는(hoover) 모습을 보이며, 이 모든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하게 된다.[9][10] 단 이 패턴은 흔히 보이는 양상을 일반화한 것일 뿐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항상 이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어서, discard와 hoover 단계를 안 보이거나 love-bombing 단계가 경미한 경우도 많다. 다만 어떤 경우든 devalue 단계는 반드시 보이는 것이 특징. 즉, 시기, 빈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나르시시스트는 주변 사람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다.
처음의 애정공세 시기의 달콤함이 너무나 강렬하여 나르시시스트의 연인들은 공통적으로 마치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천상의 사랑을 경험했다고 기술한다. 그리고 그렇게 강렬한 만큼 나르시시스트가 자신을 그렇게 헌신짝 버리듯이 버렸다는 것에 너무나도 당황하고 자신의 온 진심이 통채로 부정당하는 정신적 유린을 경험하게 되어 큰 상처를 입게 된다. 또한 나르시시스트가 돌아왔을 때(hoover) 예전의 그 달콤함을 잊지 못하고 다시 받아들이게 되는데 나르시시스트는 다시금 금방 싫증을 내고 떠나가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런 싸이클을 계속 반복하게 된다.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경우, 자식을 자신의 수족이나 소유물처럼 여기는 경향이 굉장히 강한데, 대개 강압적이고, 자식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잘못했을 경우 크게 깎아내리며, 아무리 잘해도 만족할 줄 모르며 오히려 질투를 하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본인은 부모의 도리를 하지 않아도 자식이 도리를 다하는 것은 절대지상과제나 다름 없게 생각한다. 그러다 아주 가끔씩 애정공세처럼 잘해줄 때가 있는데, 이로 인해 자식들은 나르시시스트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온힘을 다하게 된다. 다른 관계와 마찬가지로 절대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모든 잘못을 자식에게 떠넘긴다. 자식이 여럿 있을 경우, 한명은 주로 편애하는 대상으로 삼고(golden child) 나머지는 더 심하게 학대하는 형태를(scapegoat) 띄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편애를 받은 아이가 자라서 자기애성 성격장애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물론 모든 아이를 학대하거나 학대와 편애를 이리저리 오가는 경우도 많다. 참고로 이러한 현상들은 나르시시스트의 흑백 사고에 크게 기인하며, 비슷한 사고 방식을 가진 경계선 성격장애 부모에게서도 나타나곤 한다.
결국 이러한 간헐적 강화(intermittent reinforcement)와 정서적 학대로 인해 나르시시스트의 가족이나 파트너는 극도의 스트레스와 의존성에 빠지게 되는데, 이는 흡사 마약이나 도박에 중독되는 것과도 같은 형태이다. 부모자식 관계나 부부 관계처럼 여기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불안장애나 우울장애, 공황장애, 심한 경우에는 복합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극심한 정신적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나르시시스트는 상담을 받지 않고, 그 상대방이 병에 걸려서 상담을 받으러 온다"고 말한다.
나르시시스트들은 공감능력이 없어서 상대방을 사랑할 수 없으며, 초기의 애정공세 시기도 사실은 실제로 깊은 사랑을 한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가 새 장난감을 얻어서 너무나도 즐거워하는 것과 같은 모습일 뿐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며, 나중에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이미 정서적으로 강하게 중독된 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에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
특히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잘 모르는 주변 사람들에게 매우 훌륭한 사람으로 인지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에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게 되어 피해자는 이중으로 고통을 당하게 된다.
공감능력이 없기 때문에, 반사회성 성격장애와 다를 것이 없는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 아주 사소한 갈등으로도 심한 복수를 계획하고 또 실행하며 심한 경우에는 흔치 않으나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에게 손해가 되더라도 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종종 보인다. 극단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이는 드문데, 이는 양심이나 죄책감 보다는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너무나도 소중히 하기 때문이다.
나르시시스트의 이런 고약한 특성을 보면 왜 그런 이상한 사람에게 넘어 가느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상당수의 나르시시스트, 특히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이상화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일상 생활에서는 대단히 사려 깊고 배려심 많은 사람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주변인이 일상적인 수준의 관계에서 알아차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가족, 연인, 배우자, 친한 친구처럼 아주 가까운 사람과 상당한 시간을 함께 한 후에야 안심하고 선량함의 가면을 벗고 극히 이기적이고 배려심 없는 본 모습을 드러내는 것.
8. 대응 방법
8.1. 일반적인 대응 방법
전문가들이 말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를 상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접촉(no contact)으로, 완전히 연을 끊는 것이다. 유선이든 인터넷이든 직접적인 만남이든 어떤 접촉도 하지 않는 것으로, 이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정서적 학대의 가능성을 원천 봉쇄함은 물론, 알콜 중독자가 금주를 하듯 피해자 본인의 정서적 중독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가족 관계의 경우 이러한 방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부모자식간이든 부부간이든 가능하다면 연을 끊는 것을 최우선으로 권고한다.
만일 정말로 연을 끊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다음으로 고려할 방법은 회색돌 되기(gray rock)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는 언제나 관심을 받기를 원하고 상대방을 지배하려 들기 때문에 끊임 없이 상대방을 정서적으로 도발한다. 회색돌 되기는 이러한 정서적 도발을 슬쩍 회피하고 무미건조하게 날씨 이야기 같은 피상적인 대화만을 이어가는 방법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서로간의 갈등과 스트레스를 줄이면서,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지루해서 제풀에 떨어져나가게 하는 것. 문제는, 조금이라도 엇나갈 경우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에게 자신을 무시한다는 인상을 주어, 자기애적 격노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또한 하는 사람도 끊임 없이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도발을 들으면서도 모른 척해야 하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작용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이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은 최대한 제한된 시간만 접촉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8.2. 경계 짓기 및 기대치 현실화
많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의 가족이나 배우자는 사랑을 끊임 없이 주면 언젠가는 변하겠지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데, 단순히 사랑을 주는 것만으로는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를 변화시킬 수 없으며, 그렇다고 억지로 병원에 끌고 가서 치료를 시킬 수도 없다. 따라서 계속 같이 생활해야 한다면, 어디까지 받아들이고 어디부터는 거부할지 명확한 경계를 정해서 학대당하는 것을 거부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부러 갈등을 유도하라는 것이 아니라 담담한 어조로 이러이러해서 나는 이러한 부당한 대우를 받을 생각이 없다고 표명해야 한다. 물론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크게 분노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같이 흥분해서 싸우지 말고,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 만일 지나치게 화를 낸다 싶으면 일단 자리를 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이러한 경계 짓기를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이 계속된다면, 관계를 끊어야 한다. 이때 상당수의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는 가족이나 배우자가 떠나겠다고 최후 통첩을 하면 자기가 변하겠다고 하면서 다시 돌아올 것을 종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은,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가 궁지에 몰려서 하는 약속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되며, 다음의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경우에만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가지고 있다.
- 무슨 일이 있어도 일정 기간 이상 치료를 받겠다는 약속을 한다.
- 바로 치료를 시작한다.
또한 이렇게 치료를 받더라도 단기간에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되며, 치료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어도 기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에서 잡고 바라봐야 한다. 즉, 아무리 치료를 받더라도 일반적인 가정처럼 편하게 행동할 수는 없으며 평생 서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 특히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에 대한 비판은 중대한 사안이 아닌 이상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러이러하게 하면 더 이득이라는 것을 이해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8.3. 직장 내 대응 방법
직장 상사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인 경우는 어떤 의미에서는 가족 관계보다도 더 골치 아픈데, 상하관계의 권력 구조 역학 상, 부하 직원이 대응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인 상사의 비위를 맞춰 주면서 어떤 경우에도 토를 달지 않고 지시에 따르는 것이 큰 갈등 없이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인데, 문제는 이런 경우, 부하 직원의 공을 자기 것으로 가로채거나 자신의 업무를 부하 직원에게 떠넘기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는 것이다. 공무원처럼 딱히 성과제가 아닌 경우에는 그나마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일반 기업에서는 크게 불합리한 결과로 나타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함정을 피하려면 평소에는 나르시시스트에게 도움이 되어 주다가, 선을 넘으면 나르시시스트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종종 암시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말이 쉬울 뿐, 한국의 직장내 상사-부하 관계에서 상사에게 이런 암시를 걸만한 권한이 부하 직원에게 있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나르시시스트의 학대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서를 옮기거나 이직, 아니면 상사의 비위를 상부에 고발해서 파면시키는 것인데, 어느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결국은 그냥 참고 견디는 것이 일반적.
쉬운 방식은 아니지만 똑같이 쳐 받고 싸우는 대응법도 있다. 자기애적 격노를 표출할 때 그에 동일한 또는 더 강렬한 수준의 격노를 '''사무실 내 다른 동료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보이면서 싸우는 것. 정서적 학대자를 상대로 자기애적 격노를 표출하며 유아적인 전능환상을 느낄 때 다른 사람들이 함께 보고 있는 자리에서 그 전능환상을 깨 버리는 방식이다. 싸움의 논리 또는 승패는 중요하지 않으며 성격장애자가 가하는 비난, 욕설, 협박에 대하여 더 큰 수준의 욕설과 협박으로 잠재워 버리는 것. 그렇게 되면 '''자신의 이미지를 너무나도 소중히 여기는''' 나르시시스트는 부하 직원에게 욕하고 소리를 질러대는 전지전능한 자신의 직장 내 이미지에서, 부하 직원과 개싸움이나 하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주위사람과 상사들에게 비춰질 이미지를 매우 두려워하게 되어 못된 행동을 멈추게 된다. 그 이후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포함한 애정공세(love-bombing)을 다시 퍼붓게 되는데 반드시 일정 거리를 두면서 지극히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동료가 자기애성 성격장애자여도 쉽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인데,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승진하기 위해 어떤 비열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금이라도 자기보다 잘나간다거나 의견에 반대한다고 느끼면 극한의 시기와 질투, 적개심을 보인다. 따라서 자신의 성과는 부풀리는 반면, 남의 성과는 깔아 뭉개고, 심지어 뒤에서 몰래 비방을 일삼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상사가 이러한 성향을 잘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자기도 모르게 자신의 평판이 밑바닥에 가 있는 것을 한참 나중에 발견할 수도 있다. 따라서 평소에 최대한 상사나 다른 동료와의 관계를 공고히 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조금이라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경우 명백하게 밝혀두는 것이 좋다. 최선은 역시 부서 이동이나 이직, 고발이겠으나 한국 사회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 역시 두말할 나위가 없다.
9. 진단
9.1. DSM-4-TR
자기애성 성격장애 뿐 아니라 모든 성격장애는 몇몇 대표적인 증상과 그 개수에 따라 진단을 하는 범주형 진단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대표 증상 선정의 근거 부족과 표현 증상의 개수가 전체의 절반이상일 때 진단한다는 작위성으로 인해 질환의 근본 병리와 동떨어지며 실제 진단과 치료에 오류가 많이 발생한다는 비판이 정의 초기부터 있었다. 단적으로, 진단 조건의 문구 그대로만 보면, 정상적인 공감능력을 가지고 있어도 자기애성 성격장애로 진단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상적인 공감능력을 가진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존재하지 않는다.A. 지나치게 과장된 자신감, 칭찬에 대한 욕구, 그리고 공감능력의 결여와 같은 광범위한 양상이 초기 성인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다음 중 5개 이상의 항목으로 나타난다.
1.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된 자신감이 있음 (예: 자신의 성취나 재능을 과장함, 뒷받침될 만한 성취가 없는 상태에서 자신의 뛰어남을 인정 받고자 함)
1.끝없는 성공, 권력, 탁월성, 아름다움,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공상에 빠진다.
1.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해서 다른 특별하거나 상류층인 사람 또는 기관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거나, 그런 사람들과만 어울려야 한다고 믿는다.
1.과도한 찬사를 요구한다.
1.특권의식 즉 특별대우를 받을 것에 대한 불합리한 기대감이나,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특별대우나 복종을 바라는 불합리한 기대감을 가진다.
1.대인관계가 착취적이다. 즉,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용한다.
1.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즉 타인의 감정이나 욕구를 인정하거나 자신의 감정 또는 욕구와 같은 선상에서 보려 하지 않는다.
1.종종 타인들을 시기하거나, 타인들이 자신을 시기하고 있다고 믿는다.
1.거만하고 방자한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여러 논문에서 2개 이상의 성격장애가 동시에 진단되는 경우가 너무 많으며, 초기 오진율도 상당히 높음을 보고하고 있다. 또한 표현되는 증상의 개수와 실제 중증도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많았다. DSM-5(2013년 5월)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줄여줄 새로운 진단법을 채택하려는 노력과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결국 법적인 문제와 보험 관련 기준에서 단순한 경계선이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DSM-5에서도 기존의 진단법을 유지하였다.
즉, 위에 DSM-4-TR의 진단법이라고 제목이 붙어있지만, 최신 DSM-5에서도 진단법은 동일하다. 다만 DSM 위원회에서는 다음의 대안 진단법을 새로운 방법론 챕터에서 제시하였다.
9.2. DSM-5 대안진단법
DSM 위원회에서 새로운 방법론으로 제시만 했을 뿐, 표준 진단법이 아닌 관계로, 현재 법이나 의료보험에서 인정되는 진단법이 아니다.성격장애의 기본 요소들은 성격(자아, 그리고 대인관계) 기능 손상과 병적 성격 특징의 존재이다.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진단하려면 다음 기준들이 충족되어야 한다 :
A. 다음 형태로 드러나는 '''성격 기능'''의 유의미한 손상:
1. '''자아 기능''' (a 또는 b) 손상
a. '''정체성''': 자아 규정과 자존감을 위해 과도하게 타인에게 의존함; 자기 평가가 과대 또는 과소, 또는 양극단을 오갈 수 있다; 감정 조절에 자존감의 변동이 반영된다.
a. '''자기 주도성''': 타인에게 인정받는 것을 기반으로 목표를 설정함; 자신을 이례적으로 보기 위해 개인적 기준들이 비합리적으로 높거나, 특권 의식으로 인해 너무 낮음; 자신의 동기를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음.
'''그리고''' (오타 아님)
1. '''대인 기능''' (a 또는 b) 손상:
a. '''공감''': 타인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거나 동일시하는 능력의 손상; 타인의 반응에 지나치게 동조하나 자신과 관련 있다고 인식된 경우에만 해당됨; 자신이 타인에 미치는 영향을 과대 또는 과소 평가.
a. '''친교''': 관계들이 대부분 피상적이고 자존감 조절을 목적으로 함; 타인의 경험에 순수하게 관심을 갖는 경우가 거의 없고 개인적 이득에 대한 욕구가 지배적이어서 상호 관계가 제한적임.
A. 다음 영역에서의 병적 '''성격 특징''':
1. 다음과 같은 특징의 '''적대성''':
a. '''비현실적 우월감''': 명백하거나 은밀한 특권 의식; 자기중심적 사고; 자신이 남들보다 낫다고 굳게 믿음; 남들에게 생색냄.
a. '''현시(顯示)''': 타인의 시선을 끌고 그 중심이 되고자 지나치게 노력함; 존경을 추구함.
A. 성격 기능 손상과 개인의 성격 특징 표출이 시간과 무관하게 안정적이며 상황에 관계 없이 일관적이다.
A. 성격 기능 손상과 개인의 성격 특징 표출이 개인의 발달 단계 또는 사회문화 환경을 감안할 경우 표준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A. 성격 기능 손상과 개인의 성격 특징 표출의 원인이 물질[11]
또는 일반 질병[12] 의 직접 생리학적 효과로 국한되지 않는다.
첨언하자면 나르시시스트의 비현실적 우월감이란 말 그대로 아래의 역사적 인물들 수준(...)을 의미하며, 중간이 없는 극과 극을 오가는 자존감의 변동은 아메리칸 사이코의 명함씬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경계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편집성 성격장애 및 양극성 장애와 구분을 요한다.
10. 치료 방법
장기간(최소 5~10년)의 심리치료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나, 이 또한 병에 대한 자기인식과 공감능력을 높이고 이상 행동과 완벽주의 성향을 줄임으로써 나르시시스트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데 주력한다.
작은 결점 하나만으로도 자존감이 극으로 굴러 떨어지는 나르시시스트들은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고 이를 드러내려 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에 비협조적인 경우가 흔하다. 특히나 치료자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들 대하듯 자신이 지배해고 우월감을 느낄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도발하고 깎아내리며 집요하게 치료자를 괴롭히다가 어느 순간 사소한 걸 트집 잡아서 갑자기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장기간 치료를 받더라도 치료 효과는 전혀 없이 치료 세션을 본인이 관심을 받는다는 느낌을 얻기 위한 또하나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치료자들이 굉장히 까다로워 하는 질환군에 속하며, 심지어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아예 상담을 받아 주지 않는 치료자들도 많다. 애초에 자기애성 성격장애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수련한 심리상담가의 수가 매우 적은 것도 문제.
첨언하자면 편집성이나 강박성을 비롯한 다른 성격장애들도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지 못하고 고치려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특성만으로도 그 사람을 무조건 나르시시스트라고 몰아가는것은 매우 곤란하다.
성격장애의 특성상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다만 자기애성 성격장애에서 흔히 보이는 우울감이나 충동성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경우 이를 줄여주기 위해 단기적으로 약물을 투여할 수 있다.
11. 자기애성 성격장애 환자
나르시시스트의 특성상 당사자의 말이 아닌 제3자의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기록이 나르시시스트를 판단하기에 더 적합하며, 전문가들은 나폴레옹, 히틀러, 스탈린, 알렉산더, 술라와 같은 독재자들을 대표적인 나르시시스트로 판단한다.
- 스티브 잡스 # ##
- 도널드 트럼프 #
- 로드리고 두테르테 #
- 알랭 들롱
- 코코 샤넬
- 파블로 피카소
- 루트비히 판 베토벤
- 이명희(1949)
- 워렌 비티
- 에곤 쉴레
- 허경영
-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에서 크리스천 베일이 맡은 주인공 패트릭 베이트먼[13]
- 애니메이션 라푼젤(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 라푼젤(디즈니 캐릭터)의 양모역으로 나온 고델[14]
12. 관련 문서
- 나르시포비아[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