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셀 아트
1. 개요
'''픽셀 아트'''(pixel art) 또는 '''픽셀 그래픽'''(pixel graphic)은 디지털 화상을 구성하는 단위인 사각형의 픽셀(pixel; 화소)에 최소한의 색을 배열하여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아트의 한 갈래, 또는 그렇게 만들어진 작품을 이른다. 한국에서는 이를 칭하는 일본어 '도트 그림(ドット絵; ''돗토에'')' 을 수입한 '''도트''', '''도트 그래픽'''이라는 말로도 유명하다.
2. 상세
컴퓨터의 화면은 모두 작은 사각형인 '픽셀'로 이루어져 있다. 점이기 때문에 도트라고도 불린다. 사람들은 게임을 만들면서 게임 그래픽을 그리기 위해 화면에 점을 찍어 그려야 했다. 초창기에는 화면의 해상도가 그렇게 넓지 않았고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소프트웨어도 없었기에, 점이 되는 데이터를 화면의 칸마다 하나씩 써 넣어 줘야만 했다. 이러한 작업은 어셈블리로 게임을 개발하는 90년대까지도 이어진다.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부터는 직접 화면에 점을 찍는 디지타이저나 조이스틱처럼 생긴 도구등으로 한 칸 한 칸씩 색깔을 쳐서 넣어 주는 고된 작업이었다. 또한 그릴 수 있는 칸 수와 넣을 수 있는 색깔의 수도 대단히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제한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슈퍼마리오의 캐릭터를 결정지은 모자와 멜빵바지 패션이나 콧수염, 춘리 팔뚝의 가시 팔찌 같은 것들이 그러한 것이다. 또한 90년대에는 보통 320x240 해상도에 256색(보통 콘솔게임) 이나 640x480 해상도에 16색 (보통 pc게임) 등 극히 제한된 색 수만을 가지고도 매우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주는 게임들이 있었고, 어느 게임잡지에서 그러한 아름다운 그래픽을 도트 노가다라 칭하면서 용어가 정착되게 된다. 여담으로 윈도우에서는 혼합색이라 부른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이 도트 노가다의 조상님 격인 화법이 바로 점묘법.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가 개발한 화법이다. 자세한 건 점묘법을 참고.
2.1. 해상도
도트 그래픽 작업은 해상도가 높아질수록 작업량이 많아진다. 가로세로 도트 수가 2배가 되면 찍어야 할 도트는 4배가 되기 때문(10x10pixel=100 → 20x20pixel=400). 다만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점 하나에 심혈을 기울여야하는 저해상도에 비해, 고해상도에서는 도트의 색을 하나 고르는데 들어가는 노력이 줄어든다. (대충 그려도 그렇게 티가 안난다)
예를 들어 저해상도에서는 일부만 확대해서 보면 어디가 어디인지조차 분간이 힘들다. 저해상도에서는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한정되기 때문에 도트 하나의 색과 위치를 고르는데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소리. 그에 비해 고해상도 게임의 경우 도트 수는 압도적으로 많지만, 워낙 채워넣을 '캔버스'가 크다 보니 도트 몇개 색이 튀는 걸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애니메이션 셀화를 칠하듯 쉽게 채색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256색 시대가 열리고 나서는 오히려 그래픽의 수준이 떨어지는 (보통 에로게에서)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 예로 저해상도 시대에는 도트가 튀는 걸 줄이기 위해 선과 경계선마다 안티에일리어싱[1] 을 많이 썼지만[2] 고해상도 도트 게임들을 보면 계단이 보이든 말든 안티없는 선을 넣고 색을 채우는 양상이 보인다. 워낙 고해상도이기 때문에 무시해도 될 경지기 때문. 길티기어도 해상도가 올라간 젝스부터 그런 성향이 있었는데, 같은 제작사의 블레이블루까지 오면 완전히 그런 스타일로 작업이 된다.
고해상도, 하이컬러 시대가 열리면서 부터는 점을 하나하나 찍기 보다는, 고해상도 2D 게임들은 보통 셀화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나 3D 모델을 먼저 만들어 놓은 뒤, 그것을 도트로 변환하는 작업을 사용하고 있다. 길티기어, 블레이블루, 아르카나 하트, KOF XII, KOF XIII, 언더 나이트 인버스 등이 이런 방식으로 제작된 대표적인 작품들.
Melty Blood나 네오지오 배틀 컬리시엄, KOF XI, 블레이블루 등 캐릭터는 도트로 쓰고 배경은 CG나 3D로 쓰는 특이한 방식도 있다. 이 방식은 근래 나오는 2D 그래픽 격투게임에서 거의 흔히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2.2. 팔레트 스왑
색이 다른 같은 캐릭터 (격투 게임의 같은 캐릭터가 좋은 예) 를 표현할 때, 그 색을 모조리 새로 찍는 것이 아니고, '팔레트' 라는 정해진 색 기준표를 바꾸는 것 만으로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법이다. 이것을 응용하면 다른 적 캐릭터를 쉽게 불릴 수도 있고, 추가 스프라이트 데이터 없이도 프로그램에서 색만 바꿔주면 되기 때문에 용량도 아끼는 여러가지 효과가 있다. 대표적인 예시는 대전 액션 게임에서 1p와 2p가 같은 캐릭터를 고를때. 혹은 좀 더 옛날로 가면 단촐한 오락실게임의 경우 보스가 데미지가 쌓일수록 색이 붉어진다던지.
3. 과거의 픽셀 아트
3.1. 2bit 4색
[image]
페르시아 왕자. 명도 조절만으로도 이와 같은 퀄리티를 뽑아낸다. 게다가 저 그림은 4색이 아니라 2색[3] 이다!
[image]
코모도어 64 320x200 해상도에 전체 16컬러라는 열악한 환경에서 그려낸 핼로윈의 앨범 Keeper of The Seven Keys Part 1 커버. 코모도어64는 320 200 해상도에서는 8x8 픽셀 단위에 2색만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갖은 꼼수를 사용하여 그려낸 그림.
3.2. 4bit 16색
[image]
엘프의 동급생 2
도스 시절 pc게임은 콘솔에 비해 해상도가 높은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색 수가 16색 정도로 극히 적었다.
3.3. 16bit 팔레트 4096색
[image]
[image]
[image]
[image]
KOF 99의 배경.
네오지오를 비롯한 아케이드 기판에서 사용되는 컬러. 표현가능색수 65536 컬러에 동시표현색수 4096색, 스프라이트 380개라는 무시무시한 스펙의 위력을 쉽게 볼 수 있다.
4. 도트 노가다의 오해
게임에서 3D가 대세가 되어 2D를 보기가 힘들어진 탓인지 픽셀 아트로 이루어진 게임은 한 땀 한 땀 찍어내는 소위 장인정신이 있는 게임으로 칭송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요즘의 2D게임은 과거의 그것과는 달리 순수 노가다의 산물이 아니다. 그 예시로 SNK의 KOF12, 13이나 아크 시스템 웍스의 블레이블루의 경우는 캐릭터를 3D 모델링한 다음 그것을 토대로 도트화 한 것이며, 바닐라웨어의 경우는 보기에는 2D이지만 사실은 텍스쳐를 씌운 3D 구조물이다.[4]
단순히 3D는 하나를 만들면 다시 고치거나 돌려쓰기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쉽고 편한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3D의 경우도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기술, 노력, 돈 등이 만만치 않다.[5] 도트가 그러했던 것처럼 3D에서도 텍스쳐에 도트를 정성스레 찍어야 했던 시절이 있었으며 (ex: 파이널 판타지 12)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터는 노멀맵이니 포토리얼리스틱이니 카툰렌더링이니 하는 것 때문에 자동화 되지 않고 직접 손봐야 하는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니 2D게임이 3D 게임보다 마냥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각각의 고충이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6]
5. 그 외
90년대에는 3D붐이 일면서 3D실시간 렌더링이 아닌 3D 렌더링 이미지를 2D화 한 게임들이 많았다. 워크래프트2가 대표작. 울티마 8도 저해상도라 구별하기 어렵긴 하지만 3D로 2D 데이터를 추출해 스프라이트를 만들어 쓴 게임이다.
커맨드 앤 컨커 타이베리안 선에서는 복셀이라는 3D 도트 노가다를 선보였다. 물론 3D이기 때문에 방향에 따른 도트 찍기 노가다는 줄일 수 있었지만 좌표가 하나 더 느는 바람에 노동량은 쌤쌤일 듯.
2010년대 이후부터는 2D 도트 그래픽이나 픽셀아트 그래픽이 추억속의 물건이나 레트로한 것으로 취급받지만, 이러한 고전감성을 그리워하는 게이머층이 늘면서 도트 그래픽을 선호하는 새로운 매니아층이 형성됐다. 그리고 몇몇 인디 게임 제작자들이 이러한 수요에 맞춰 그린라이트와 킥스타터 등으로 도트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양질의 게임들을 출시했는데, 이렇게 탄생한 몇몇 히트작들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도트나 픽셀아트 그래픽을 채용하는 게임들이 더욱더 늘고있는 추세다. 인디 게임 FEZ는 2D 도트 노가다와 3D 그래픽의 묘한 콜라보레이션으로 호평을 받았으며, 영상속의 The last night라는 게임도 훌륭하고 느낌있는 도트 그래픽으로 현재 많은 도트박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외에도 Undertale, FTL, Stardew Valley, Enter the Gungeon, Dungreed, Katana ZERO등 여러 게임들이 이러한 고전 그래픽을 차용해 인기를 모았다.
[image]
[7]
실제 이미지를 도트로 변환해버리는 툴도 존재한다. 포토샵을 쓰는 유저라면, 원래 그림에 모자이크 필터를 적용하고 내보내기 > 웹용으로 저장을 눌러서, '''PNG-8 디더'''나 '''GIF'''로 설정을 하면 도트를 찍은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주의해야할 점은 이렇게 디더를 거치면 투명한 부분(알파 채널)을 보존할 수가 없다. 베가스나 프리미어, 에펙같은 영상 프로그램에서는 '''뉴블루(NewBlue)'''라는 플러그인을 따로 구매한 뒤, '''V5 - Posterize'''라는 효과를 집어넣으면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은 특유의 고전적인 느낌을 완전히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람이 찍는 도트화는 채도가 높은 색을 주로 쓰는 경향이 있지만 컴퓨터는 그런 거 없기 때문.
[image]
어떤 미국의 98세 시각장애인은 도트 노가다로 작품을 만든다. '''사진에 뺨치는 해상도'''의 도트질을 손으로 그림판에 찍는다.
아스키 아트도 어떻게 보면 도트 노가다에 해당된다. 심지어 나무위키에서도 표나 다른 문법을 이용해 도트를 구현할 수 있다. 마리오 항목이라던가..
도트 자체의 사람별 실력이 지나치게 양극화되어 있기 때문에, 처음 찍는데에도 불구하고 고퀼인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아무리 노력해도 최하급 작품밖에 못만드는 경우도 상당하다. 후자의 경우 적응도 못하고 대부분 도트계에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
6. 작품 목록
7. 관련 문서
[1] 3D게임처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프로그램적 기술이 아니라, 작업자가 도트 단위로 직접(...)넣는 것이다.[2] 다만 같은 색 안의 중간 디테일에는 안티를 넣지만 다른 색과 색 사이의 경계에는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격투게임의 2P컬러처럼 부위마다 색이 바뀌는 경우가 있어 중간색을 넣기가 번거롭기 때문.[3] 초록색 계열, 검은색[4] 바닐라웨어 게임들의 경우는 포즈에 따라 텍스쳐를 바꿔서 고퀄의 2D 이미지를 만들지만 프레임 별로 새로 그린 그림은 아니라는 뜻. 하지만 이정도 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하다.[5] 3D 에셋은 한번 만들기는 어렵지만 우려 먹기는 비교적으로 쉽다. 그런 이유로 원화가들은 보통 2D로 빠르게 설정 작업을 하고 3D 에셋 만들기전에 틀을 마련한다.[6] 예를 들자면 3D 게임 개발은 컬리션 디텍션 (충돌 감지) 와의 싸움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렌더된 세계안의 모든 물체와 실제적은 반응을 표현하려면 컬리션 디텍션을 잘 해야 하는데 이게 너무 깐깐해도 문제 너무 허술해도 문제인지라 애로사항이 많다.[7] 사진의 자동차는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이다.[8] 오프라인 대규모 도트 노가다. 사람 한 명이 도트 1개다.[9] 일명 '마크 노가다'로 그려지는 작품들 또한 점 하나하나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내는 도트 노가다와 원리가 일치한다.[10] 온라인 멀티플레이 픽셀아트 웹사이트. 1분마다 도트 1개씩 찍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