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라면
1. 개요
농심에서 생산했던 저가형 라면 제품군. 1982년 첫선을 보였으나 1990년대 초반에 단종되었고, 이후 29년만인 2019년에 뉴트로의 타이틀을 걸고 재출시되었다. 1980년대 버전과 2010년대 버전은 농심의 저가형 라면 라인업이라는 점은 같지만 맛이나 출시 사유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2. 1980년대 당시의 해피라면
1982년에 처음으로 선보인 해피라면은 농심에서 발매한 저가형 라면으로, 상표로는 아기천사가 묘사된 디자인 컨셉으로 내놓게 되었고, 농심이 당시 로고타이프를 한자로 '''農心'''이라는 필기체에 하트 모양까지 묘사한 형태를 가진 심벌마크를 달고 판매된 적이 있다.
한창 판매 당시 동네 슈퍼마켓 판매가격이 '''90원'''이라는 정신줄 놓은 가성비를 자랑했던 라면이다.(....) 묶음 떨이 판매도 아니고 그냥 1개에 90원.
초기에는 '해피 소고기라면'이라는 이름으로 쇠고기맛을 강조하였으며, 다음 해 출시된 안성탕면이 이 보다 고급 라면을 표방하면서 자연스럽게 초기 삼양라면과 같은 보급형 라면 포지션을 유지하게 되었다. 하지만 저가형 라면 시장에서 삼양라면의 아성은 단단했고, 당시는 지금처럼 유통망이 크게 발달하지도 않아 삼양라면과 해피라면을 모두 비치해둔 구멍가게도 많지 않았다. 1986년에 신라면이 나오면서 농심의 라면 간판은 신라면이 차지했고, 소비자의 입맛도 밍밍한 쇠고기맛에서 얼큰한 국물맛으로 이동하면서 수요도 줄어 결국 1990년대 초에 조용히 단종되었다.
그래도 그 당시 저가형 라면에서는 농심 까만소와 함께 제일 괜찮은 맛을 자랑하던 라면이었는데 저가형이면서도 정말 맛없는 라면으로는 청보식품의 영라면 시리즈가 있어서 해피라면의 맛이 더욱 돋보였다.(...)
3. 2019년
사실 해피라면의 복각 움직임은 이미 여러 차례 있었으나 늘 부활 문턱에서 좌절하였다. 그러다 중장년층들과 노년층들을 위한 추억의 히트 상품이자 잇템으로 1980년대의 그 시절을 가진 풍미를 재현 및 부활한 느낌이자 1980년대의 향수를 누리는 특성으로 2019년에 새로이 부활하였다. 컨셉은 뉴트로(New + Retro)로서 복고풍을 현대 감각에 맞게 살렸다고 농심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해피라면이 부활한 이유는 2010년대의 저가형 라면 시장의 확대에 따른 농심의 시장 견제용 제품 출시 목적이 강하다. 현재 저가 라면의 최강자로 불리는 오뚜기의 진라면은 원래 신라면의 경쟁 상품이었으나 지난 10년동안 공식 가격을 동결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가격을 높인 신라면과의 가격 차가 벌어지게 되었다. 더군다나 신라면의 맛이 리뉴얼될때 마다 소비자의 반응이 그리 좋지 못하게 되면서 신라면의 수요층들이 신라면을 버리고 진라면으로 적잖게 이동하였다.[1] 여기에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PB상품 라면까지 경쟁자로 뛰어들며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계속 줄어들어갔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농심도 여러 고민을 하였으나 신라면의 가격을 더 낮추면서 질을 유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결론을 내리고 새로운 저가형 라면을 출시하기로 결정한 게 해피라면의 복각인 셈이다.
농심 해피라면에는 분말스프가 들어 있으며, 특이하게도 이 안에는 안성탕면처럼 계란 부스러기, 고추 분쇄물, 건미역이 들어 있다. 맛은 순한맛과 매운맛의 두 종류로 순한맛은 삼양 쇠고기면과 비슷한 수준이며, 매운맛은 매운 정도만 따지면 같은 자사 라면인 신라면과 가깝다. 다만 공통적으로 기름기가 다른 비교 대상 라면보다 많아 순한맛은 느끼함을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사리면의 주요 3개 제조사[2]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적은 농심 사리면[3] 과 비슷한 처지이다. 면이 스낵면에 비교해야 할 정도로 가는데 조리 시간은 통상적으로 3분 정도이다. 이는 컵라면에 비교해야 하고 스낵면(2분) 다음으로 짧은 조리법으로 볼 수 있다. 맛 차원에서는 진라면이 비교 대상이 되긴 해도 면만 따져본다면 스낵면과 더 가깝다.[4] 면이 가늘고 생각보다 빨리 퍼지는 만큼 빨리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반드시 조리예를 따라 시간을 맞추기보다 식성에 따라서 조리시간을 조금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불어터진 라면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4. 2020년
2020년 들어 점차 보기 힘들어지더니 농심 웹사이트의 브랜드관에서 소리 없이 삭제되었다.
[1] 그런데 신라면의 이탈 수요가 주로 진라면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라면과 경쟁할만한 국산 라면이 전무했던 까닭도 있다. 농심 내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안성탕면은 이미 된장맛으로 고정되어 호불호가 극심한 라면의 대표가 됐고, 다른 라면은 가격대가 맞지 않는다. 삼양의 삼양라면은 햄맛이라는 특징으로 수요층이 다르며, 쇠고기면은 가격은 합리적이나 매운맛이 약하고 유통라인이 제한적이다. 한때 신라면의 경쟁자로 기대를 모은 맛있는 라면은 삼양의 이해하기 어려운 고가정책 고수와 맛 리뉴얼 실패로 경쟁자 자리에서 탈락했으며 팔도에는 팔도 도시락 봉지면 출시 전까지는 아예 경쟁할 제품이 없었다.[2] 팔도 역시 사리면을 생산하지만 주로 식당 납품용으로 쓰이며 일반 유통은 잘 하지 않는다.[3] 전통적으로 유탕면의 품질은 농심 > 삼양 > 오뚜기 = 팔도, 최근에는 농심 > 오뚜기 = 삼양 > 팔도 순으로 평가가 좋고 판매량도 많지만 농심 사리면은 사리면 가운데 판매량이 적다. 365일 세일 모드라 해도 좋을 진라면과 달리 오뚜기 사리면은 세일이 잦지 않으나 반대로 농심 사리면은 심심하면 대형마트에서 990원 세일을 한다.[4] 오뚜기 쇠고기미역국 라면 같은 경우 용기면은 조리 후 약 1~2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소요시간 측면으로는 쇠고기미역국 라면이 가장 짧다. 너무 불어터지면 맛이 없어 거의 실패한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