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9/11
1. 개요
미국의 영화 감독 마이클 무어의 2004년작 다큐멘터리 영화. 프랑스 누벨 바그의 거장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전설적인 영화 화씨 451의 제목을 패러디해서 제목을 지었다. 물론 다큐멘터리이고 소재가 부시인만큼 내용은 다르다.[1]
식코와 함께 마이클 무어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특유의 선동적인 어법으로 부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영화.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 4달 전에 나온 영화라 상당한 정치적 파괴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는데[2] , 마이클 무어 본인도 영화를 내놓으면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통해 부시가 낙선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57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당시 심사위원장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었는데 지나치게 정치적인 영화를 뽑았다는 비판이 있었다.[3]
2. 흥행
한국영화 기생충 이전만 해도 역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흥행 1위로 북미에서 119,194,771달러를 벌어들였다. 600만 달러 제작비를 생각하면 엄청난 대박. 마이클 무어 감독 최대 대박작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서울 29만 3,200명,전국 45만 9,404명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인데도 흥행 대박을 거둬들였다.
3. 여담
제목은 레이 브래드버리의 고전 SF 소설 화씨 451에 빗대어 지었으나 원작자에게 양해를 구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브래드버리는 이 사실에 대해 매우 불쾌해했다. 마이클 무어는 이후 2018년에 비슷한 제목의 트럼프 까는 영화 화씨 11/9: 트럼프의 시대를 내놓은 바 있다.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는 '미국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라고 발언해 화제가 되었다.[4]
[1] 화씨 451은 중국 진나라의 진시황 시절 분서갱유가 영국에서 일어난다는 설정의 특이한 영화이다. 국가에서 모든 책을 다 태우는 법을 만들어서, 소방관은 불을 끄는 직업이 아니라 책을 태우는 직업으로 묘사된다. 이 체제가 유지된 동안, 사람들은 장기간 책을 못 읽고 살아서 죄다 감정표현도 제대로 없고 마치 세뇌된 듯한 상태가 되어 뭐가 옳고 그른지도 모르고 산다. 소방관인 주인공도 생각없이 책을 태우는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이것이 옳지 않음을 깨닫고 변한다. 진시황 시절 유가의 제자들이 했듯이 책을 지키기 위해 이뤄진 비밀결사집단 사람들이 각자 책 한권씩 담당하여 책 안의 모든 글자를 다 외운 뒤 시골로 도피하여 서로에게 외운 책 내용을 읽어 주며 살면서 끝난다. 제목이 "화씨 451"인건 화씨 451도가 책이 가장 잘 불 붙는 온도라서 그렇게 지은 것이다.[2] 다만 당시 미국 언론학 교수들은 대체로 이 영화가 가진 정치적 파괴력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영화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이런 영화는 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지만 반대파들에게는 그냥 무시당하기 때문이라고.[3] 단,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은 주최측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며 심사위원장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는 상은 심사위원대상이다. 이 당시 심사위원대상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4] 사실 이 전에 200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볼링 포 콜럼바인'으로 장편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했을때에서도 '우리는 전쟁에 반대한다! 부시대통령, 창피한줄 알아라!' 라고 발언해 환호와 야유를 동시에 받은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