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C조
1. 개요
2010 FIFA 월드컵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진행 상황 중 조별 라운드 C조에 대해 정리하는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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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조 편성이 확정되자 더 선이 쳤던 역대급 설레발 '''EASY 드립'''과 '''비틀즈''' 이후 잉글랜드 최고의 그룹 드립이다.(...)
2. 1경기 잉글랜드 1 vs 1 미국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축구종가 잉글랜드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안겼던 미국. 하지만 이후 80년대까지 잉글랜드에게 말 그대로 관광만 당하다 90년대로 들어서 간신히 호각세로 돌아서기 시작한다. 반대로 잉글랜드는 1966년 우승 이후 이렇다 할 결과를 못내고 있는 상황. 이런 상황 속에서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우승 청부사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감독 중 하나인 파비오 카펠로를 선임하며 반전을 꾀하고자 했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헤스키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밀어준 공을 스티븐 제라드가 짧게 드리블 후 오른발로 밀어넣은 게 미국의 골망을 흔들면서 잉글랜드가 선취점을 올린다. 이후 잉글랜드는 추가골을 넣기 위해 파상공세를 퍼부었으며, 미국은 수비에만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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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반 39분, 미국의 클린트 뎀프시가 아크 정면에서 때린 중거리슛이 로버트 그린 골키퍼의 손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가는 어이없는 상황이 벌어지며 미국이 동점골을 뽑아냈다. 그렇게 위협적인 슛도 아니였는데 그린이 어정쩡한 자세로 잡으려다 이런 참사가 난 것. 다급해진 잉글랜드는 후반전에도 미국을 계속 몰아붙이며 전반전과 비슷한 양상의 전개를 계속했지만, 양 팀 다 추가 득점없이 경기가 그대로 종료되었다. 카펠로의 잉글랜드에 크게 기대를 가졌던 많은 잉글랜드 팬들은 여전히 해결할 수 없는 자국 출신 골키퍼 문제에 울고, 제라드-램파드 라인에 또 한번 울었다. MOM은 잉글랜드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낸 미국의 골키퍼 팀 하워드.
참고로 개최 몇달전에 이 경기가 벌어질 때 '''알 카에다가 테러를 한다고 협박했지만,''' 무사하게 경기를 치러냈다. 그러나 개최지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위험한 곳인 데다, E조의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경기도 알 카에다가 테러를 하겠다고 성명한 만큼 테러에 대한 경계는 끝까지 놓을수 없다. 또한 잉글랜드의 수석코치 보좌역으로 경기를 관전하던 데이비드 베컴이 그린의 실책에 정색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3. 2경기 알제리 0 vs 1 슬로베니아
전반 초반부터 두 팀은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으며 이로 인한 양팀 골키퍼들의 선방쇼도 볼 만 했다. 그러나 후반전에 슬로베니아의 주장 로베르토 코렌의 평범한 슛을 알제리 골키퍼가 잡으려다가 이상한 자세로 어이없게 골을 내주었고, 이 골은 결승골이 되어 슬로베니아가 승리를 차지했다. 당연히 결승골을 넣은 로베르토 코렌이 MOM도 가져갔다. 알제리의 스트라이커 압델카데르 게잘은 후반전에 교체투입 되었으나 들어간지 1분도 안 되어서 옐로카드를 수집하더니 15분 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팔로 건드렸다가 퇴장당하고 말았다.
이로서 슬로베니아는 월드컵 본선에서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만끽했다. 슬로베니아는 2002년에도 본선에 진출했지만 스페인, 남아프리카 공화국, 파라과이에게 패하며 탈락한 바 있다. 결국 이 경기로 한을 풀게 된 셈.
여담으로 이날 알제리계 프랑스인인 지네딘 지단이 경기를 보러 왔다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알제리가 패했으니 지단의 입장에선 꽤나 석연찮을 것이다.
4. 3경기 슬로베니아 2 vs 2 미국
전반전은 완벽한 슬로베니아의 페이스였다. 전반 12분 슬로베니아의 비르사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왼발로 찬 환상적인 중거리슛이 그대로 미국의 골문을 흔들면서 슬로베니아가 선제골을 얻었다. 그리고 전반 41분 역습 찬스에서 노바코비치의 스루패스를 받은 류비안키치가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키면서 2:0으로 전반 종료. 골을 넣을 때마다 슬로베니아의 벤치는 난리가 났지만 마티아즈 케크 감독은 혼자 점잖게 침묵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반격이 시작된다. 후반 2분 도노반이 슬로베니아의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고 페널티 에리어 오른쪽에서부터 드리블한 뒤 슛까지 연결하여 만회골을 넣는다. 그리고 후반 37분에는 도노반의 크로스를 알티도어가 헤딩으로 떨군 후 브래들리가 오른발로 차 넣어 동점골을 성공시킨다. 후반 41분에도 도노반이 올린 프리킥 크로스를 모리스 에두가 골문으로 차 넣었지만 그 전에 이해할 수 없는 파울이 선언되면서 골이 무효처리 된다. 그리고 추가시간 도중 슬로베니아 선수가 들것에 실려나가 시간이 지연되는 바람에 시간이 더 주어지리라고 예상됐지만, 심판은 칼같이 정해졌던 추가시간에 맞춰 경기 종료를 선언, 2: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난다.
5. 4경기 잉글랜드 0 vs 0 알제리
미국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로버트 그린 때문에 울었던 잉글랜드는 결국 로버트 그린을 벤치에 앉히고 데이비드 제임스를 선발 골키퍼로 내세웠다. 예전에도 몇 차례 월드컵 대표로 나섰지만 벤치만 지키다 돌아왔던 제임스는 나이 40에서야 월드컵 무대에 나서며 최고령 월드컵 데뷔 기록을 세웠고, 이후 경기들에도 쭉 선발로 나서는 중.
하지만 경기는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감이 도무지 안 잡혔고, 일본-카메룬 전에 버금가는 경기였을 정도로 전후반 90분동안 아주 지루한 공방전이 연속되었다. 잉글랜드는 제대로 된 공격을 못 해보고 늘 차단 당하기 일쑤였고, 그나마 알제리가 잉글랜드의 골문을 여러 차례 위협했으나 매번 무리하게 중앙으로 들어가려다가 차단당했다. 나중에는 잉글랜드가 뻥축구까지 질렀지만 소득이 없으며 무승부.
여담으로 알제리의 골대 그물망 위에 비둘기가 앉아있는 흔치 않은 장면이 나왔는데, 오죽하면 이 장면이 이 경기에서 가장 재미있고 인상깊은 장면이었다는 말까지 나왔다(...)
6. 5경기-1 슬로베니아 0 vs 1 잉글랜드
잉글랜드는 전반전에 저메인 데포의 골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슬로베니아는 기죽지 않고 잉글랜드의 골문을 계속해서 위협했다. 잉글랜드도 질세라 공격을 퍼부으며 슬로베니아를 몰아붙였지만 루니의 부진으로 결국 추가골은 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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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존 테리의 몸을 날리는 수비가 화제가 되었다. 골문 앞에서 말 그대로 온 몸을 날려 수비했는데, 거의 일자로 누워서 공을 향해 막는 모습에 "'불륜을 저지르긴 했어도 역시 수비수로서는 프로 중에 프로"'라는 찬사를 받았다.
한편 슬로베니아는 잉글랜드의 골문을 계속 위협했지만 이렇다 할 득점은 올리지 못했고,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수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그 이유는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미국과 알제리는 0:0 스코어였고,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잉글랜드가 1위, 슬로베니아가 2위로 16강 진출이 확정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7. 5경기-2 미국 1 vs 0 알제리
전반전부터 양 팀은 계속해서 상대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전반전 미국의 골은 오프사이드로 판정이 되는 등 서로 득점이 없이 0:0으로 끝이 났다. 이후 후반전에서도 서로 골대를 두들기는 등 위협적인 장면이 나왔으나 결국 골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잉글랜드가 슬로베니아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이대로 비긴다면 미국은 3위로 탈락하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후반전 추가시간 즈음 미국이 역공 찬스를 맞이했고, 알제리 골키퍼가 첫번째 슛을 막았으나 공을 잡지 못하자 그 뒤를 달려오던 랜던 도노반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슛을 날려 알제리의 골문을 갈랐다. 미국 벤치는 기뻐서 난리가 났고 이날 경기를 관전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매우 흐뭇해했다. 한편 자신들이 16강에 성공한 줄 알았던 슬로베니아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경기 결과를 듣고 좌절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서 다득점으로 미국이 조 1위, 잉글랜드가 조 2위로 각각 16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골득실은 양 팀 모두 +1로 동률이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