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형 호위함
1. 제원
2. 개요
23형 호위함은 영국 해군의 주력 호위함이다. 함명을 영국의 여러 공작 작위에서 따서 지었기 때문에 듀크급(Duke-class) 호위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운용은 1987년 11월 24일부터 개시하였다. 2020년 기준으로 '''함령이 30년을 훌쩍 넘은 상당히 노후화된 함정'''으로 현대전에 적응하기 힘든 대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26형 호위함으로 대체된다고 한다. 1990년 6월 1일에 초도함이 취역하였다.
2.1. 개발
개발 초기에는 노후화된 리앤더급과 21형 아마존급 호위함을 대체하고, 북대서양 일대에서 항공모함, 헬리콥터 순양함, 수송함, 상륙함 등을 호위하며, 러시아의 공격 원자력 잠수함에 맞서 대잠임무를 수행하는 전투함으로 기획되었다. 70년대 이후 영국을 포함한 과반수의 NATO 해군은 로켓 투발식 경어뢰(ASROC) 을 크게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공기를 통한 초계와 차단, 수상함에 의한 식별과 공격 교리를 중시했다. 따라서 영국 해군성은 1970년대 말 개념설계 단계부터 소련의 최신 공격 원자력 잠수함 및 장차 등장할 차기 원자력 잠수함에 맞설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헬리콥터 운용능력과 함께 강력한 TASS(예인 소나)와 저속에서의 급격한 가감속 및 저소음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자할 것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함포나 대함미사일까지 제외해도 좋다" 는 지시까지 하달되었다. 실제로 23형 이전 함급인 22형 호위함 초기형은 함포가 없다. 이런 대잠작전능력 특화 지시는 포클랜드 전쟁의 전훈 연구를 통해 장거리 작전능력 확보 및 다목적 교전능력(특히 대함미사일 방호)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반영되면서 어느 정도 변경되었지만, 이미 대잠작전 관련 장비와 인력으로 포화상태에 도달한 배를 무작정 확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영국 정부의 긴축정책과 대잠작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획득규모를 감안하면 척당 1억파운드를 넘어서기 시작한 건조예산을 추가로 증액할 수도 없었다.
2.2. 특징
23형 호위함은 동세대 타국의 호위함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로 구성되었는데, 23형과 타국의 동시대 호위함들을 구분짓는 가장 큰 차이점은 추진기관과 인력 구성이다. 영국 해군은 TASS를 사용해 원거리의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탐지하기 위해 매우 우수한 음탐성능 그리고 근거리에서 기습적인 기동을 위한 높은 급가속능력을 요구했다. 일반적인 디젤엔진은 물론 가스터빈조차도 22형 호위함의 운용경험을 기준으로 하면 향상된 정숙성 요구치를 충족할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저회전 효율이 나쁜 가스터빈의 근본적 문제를 생각하면 긴 항속거리와 잦은 급기동을 요구하는 호위함과의 상성도 그리 좋지 않았다. 따라서 23형은 BMT의 주도 하에 개발된 저속 전기추진 시스템을 썼다. 네 대의 디젤엔진과 발전기를 별도의 탄성 마운트에 올리고 직류 전동기에 공급하는 기술은 동시대 재래식 잠수함인 업홀더급 잠수함의 기술과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하지만 15노트 이상의 고속까지 전기 추진식으로 할 경우 당시 기술로는 배가 지나치게 크고 무거워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가스터빈을 고속추진용으로 장착하는 CODLAG 구성을 채택했다. CODLAG 기관구성으로 23형은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보다 큰 선체임에도 보다 빠른 가속/감속능력과 우수한 정숙성을 얻었다. 23형 호위함 초기형은 시험적으로 22형 호위함과 같은 2031형 예인 소나를 썼는데, 탑재함의 정숙성과 신호처리능력의 우수성 덕에 거의 모든 상황에서 같은 소나를 사용하는 22형보다 탐지효율이 우수했다(23형의 TASS는 이후 2031Z형으로 개선되었다). 또 함정 구조를 당시 기준으로는 최대한 자동화하면서, 22형 배치 3에서 250명에 달하던 승무원을 185~205명까지 축소했다. 이 가운데 음탐인력은 외려 8명이 늘어 전체적인 신호 처리 및 분석능력은 확장되었다.
대공 전투능력의 경우 기획 당시 42형 구축함의 ADIMP(Air Defence IMProvement, 방공능력 강화) 개수가 진행중이었고 23형의 기본 작전영역 자체가 북대서양 방공권, 혹은 인빈시블급 경항공모함에서 출격하는 해리어의 항공 엄호를 받는 영역으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항공기 차단에 대한 기본요구 자체가 대함미사일에 대한 자함 방어에 맞춰졌다.
이전 세대의 전투함인 미국의 올리버 해저드 페리급이 항공기의 접근을 차단하고 근거리에서 기습적으로 발사된 1-2발의 잠대함 미사일을 차단하는 상황을 상정해 SM-1과 Mk.13 단장 발사기를 조합했다면, 영국 해군은 보다 많은 잠대함 미사일이나 함대방공망을 돌파하고 접근중인 아음속 장거리 대함 미사일을 상정했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23형은 선회발시기를 사용하던 GWS.25 시울프를 수직 발사형으로 개량한 GWS.26 시울프 VL을 채택하고 교전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력 방공함인 42형 구축함과 같은 996형 레이다[7] 를 조합했다. 시울프 자체는 비용대비 효율성을 감안한 선택이었지만, 동세대의 대공무장과 비교해 심각한 문제가 있는 장비는 아니었다. 23형 개발 시점까지 실전과 시험발사를 포함해 600발 이상을 발사하면서 신뢰성을 입증했고, 911형 사격통제레이더 기반의 CLOS(Command to Line Of Sight, 시선지령유도) 방식은 동시대 RIM-7 시스패로우보다 저공 표적 대응능력은 뛰어났다. 사거리 역시 6km 에서 11km 로 좀 더 길어서 대함 미사일에 대한 실질적 교전거리는 시스패로우와 3km 이상 차이가 나지 않았다. 즉, 23형 호위함 자체는 1980년대 중반이라는 출현 시점만을 보면 합리적으로 기획된 준수한 대잠전투에 특화된 호위함이라고 볼 수 있다.
2.3. 단점
23형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 맥락으로 구분된다.
가장 큰 문제는 개발 지연이다. 대잠 및 대공전투에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급증하면서 당시의 기술로는 단일컴퓨터를 사용해 모든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존의 중앙집중식 전투체계인 CACS-4를 사용할 경우 23형의 전투능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은 이미 배가 건조 막바지 단계에 도달한 1987년이었다. 따라서 23형은 "어떻게든 대잠전투능력만은 쓸 수 있게 개발한 뒤" 뒤늦게 분산처리식 전투체계인 SSCS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초도함 노퍽은 1989년 취역했지만 취역 이후 근 10년 가까이 SSCS를 장착하지 못한 채 가벼운 임무만을 수행할 수 있었다. 특히 시울프 VL과 996형 레이더의 조합은 기존의 22형 호위함과 같은 방식으로는 연동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23형은 시울프를 수동으로 오직 한 번에 한 발씩만 쓸 수 있었는데, 이 문제는 자그마치 7번함 건조시점까지 이어졌다. 계획대로 1985년에 초도함이 취역하고 1990년 이전까지 모든 함정이 배치되었다면 냉전기 가장 강력한 대잠 전투함 가운데 하나로 꼽힐 잠재력이 있었지만, 계획 자체의 지연과 전투체계 부재로 인해 모든 함정이 취역한 2002년에는 주적으로 상정한 구 소련의 공격 원자력 잠수함과 맞설 일 자체가 없었다.
두 번째 문제는 지나친 특화에 있다. 당시 제한된 예산으로 확보 가능한 모든 역량을 대잠작전능력 확보에 집중하는 바람에 범용성 측면에서는 이전에 배치된 22형의 계열함보다도 뒤떨어졌다. 22형 호위함은 해상과 항공통제에 필요한 기함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연안에서 신호를 수집할 수 있는 전자정보 수집 체계도 갖췄지만 23형에서는 이런 요소가 전부 빠졌다. 그리고 평시임무에만 투입하기에는 유지비 역시 지나치게 비쌌다. 23형의 연간 유지비용은 유지보수, 안전인증, 개량, 인건비, 부품 재고유지, 위성통신 사용료 및 연료비용, 입항비, 기타 감가상각 비용을 포함해 척당 2414만 파운드로, 1600만 파운드에 머문 22형 배치3을 월등히 능가하며, 미국 해군의 9,000톤급 구축함의 운용비용에 필적한다. 22형과 23형이 배수량은 동급에, 가스터빈과 디젤-전기모터 추진체계의 특성 상 순항속도에서의 연비효율은 23형이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유지비 역전 문제는 가볍게 다루기 어렵다.[8] 실제로 영국 해군은 23형 가운데 노퍽, 말버러, 그래프턴 등 3척을 1980년대 말에 건조된 22형 배치3(콘월, 컴벌렌드, 캠벨타운, 채텀)보다 먼저 퇴역시킨 후, 칠레로 팔아버렸다.
2.4. 개량 계획
영국 해군은 의회로부터 중장기간 총 19척의 구축함 및 호위함 보유를 승인받았고, 이 가운데 호위함 정수는 13척이다. 26형 호위함 13척 건조는 2030년에나 가능한 만큼, 23형은 설계수명인 18년을 2배 가량 초과하는 35년 운용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영국 해군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단계적인 성능향상 계획을 시행해 왔다. 현재 배치중인 모든 23형은 996형 레이더의 신호처리문제를 개선(Mod 1 개량)하고 교전거리(사거리가 아님)가 2배로 늘어난 시울프 Block II를 장착했다. 시울프 Block II의 경우 유도체계와 비행경로 설정 알고리즘 자체를 교체해서 제한적인 초음속 대함미사일 교전능력을 목표로 한 장비다.
대잠장비도 구형 2031Z형 TASS를 신형 2087형으로 대체중이며, 현재 3척은 2087형을 장비하였다. 23형의 소음 저감 수준은 현대의 기준으로도 매우 높은 편이어서 2087형 능동 저주파 예인소나의 조합은 23형이 현대적인 연안 잠수함을 상대로도 효과적인 대잠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보장해 준다. 훈련사례를 일반화하기는 곤란하지만 멀린 HM.1 대잠 헬리콥터와 2087형 소나를 조합한 23형은 로스앤젤레스급 공격 원잠과 동급으로 평가받는 트라팔가급 공격 원자력 잠수함을 효과적으로 탐지했으며, 신형 공격 원자력 잠수함인 아스튜트급도 포착한 실적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사용중인 SSCS 전투체계를 45형 구축함 및 26형 차기호위함과 호환성이 있는 COTS 기반의 DNA 시스템으로, 대공 레이더는 도태단계에 접어든 996형 레이더를 근거리에서 LO 표적 탐지까지 지원하는 ARTISAN 3D 레이더로, 시울프 Block II는 육-해-공 3군 통합 미사일인 CAMM의 함대공형인 CAMM(M) 시 셉터로 대체할 예정이다.[9] ARTISAN 3D나 CAMM, 2087형 소나 등은 26형급에의 적용이 사실상 확정적인 장비라는 점에서 "준 26형"급 개량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장비 공통화는 고질적인 운용유지비용 저감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3. 23형 호위함 목록
4. 관련 문서
- 영국군
- 해상 병기/현대전
- 007 네버 다이 - 작중 영국 함대 주력함으로 등장, 제작비 문제로 영국 함대의 다른 함정은 안나오고 23형만 줄창 나온다. 실제로는 불가능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까지 하는 걸로 묘사된다.
- 건쉽배틀: 토탈워페어 - 7티어급 호위함으로 등장, 수동전투시 컨트롤을 어떻게 하냐에 따라 상성에서 불리한 타이콘데로가를 티어빨로 씹어먹는것도 가능하다.
[1] F229~231함까지[2] F237~239함까지[3] 서덜랜드함이 고속 항해 시험에서 34.4노트를 달성했다.[4] Surface Ship Torpedo Defense System (수상함 어뢰 방어체계)[5] ATK社의 Mk.44 부쉬마스터 II 30mm 80구경장 기관포를 자동화 마운트에 올림.[6] 오리콘社의 KCB 30mm 75구경장 기관포를 자동화 마운트에 올림.[7] 당시 영국해군 채택 장비 중 데이터 갱신률이 가장 큰 장비였다.[8] 운용인력도 22형 배치3에 비해서 1/4 정도가 적다.[9] 사거리 연장/능동 레이더 유도형인 시울프 Block III이 기획되었지만 CAMM에 흡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