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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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열함 HMS 빅토리의 함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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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와급 전함의 16인치(406mm) 3연장 주포탑.
1. 개요
각국의 해군, 해양경찰, 해안경비대 등이 운용하는 전투용 군함, 경비함에 장착된 대포. 이동이 가능한 병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함선에 장착하는 포이다보니 압도적인 구경과 크기, 화력을 보유하고 있어 속칭 대포계의 '''황제'''라고 불린다.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가장 큰 함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이 건조한 야마토급 전함의 460mm 함포이다. 함포의 역사는 대포가 탄생한 이래로 계속되었으며, 군함의 발달에 중대한 영향을 주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로는 어뢰와 미사일 그리고 전투기 등에 밀려서 함선의 주력무기 위치에서는 내려왔지만 군함의 기본 무장으로서 앞으로도 오랜 기간 사용되고 발전할 것이다.
2. 역사
함포의 역사는 함선의 발달과 관련이 깊다. 따라서 군함/등급도 참고하면 좋다.
2.1. 갤리선 시대
비록 함포만큼 효과적이지는 못했지만, 고대 시대에도 배 위에 투석기나 발리스타를 올려서 운용한 사례가 많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브리튼 섬을 공격할 때 갤리선 위에 투석기를 올렸다고 하며, 중세시대의 드로몬에도 그리스의 불과 함께 투석기가 탑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어쨌든 화약과 대포가 개발되고 유럽에 전래되었을 때 함선 위에 투석기 대신 대포를 올리고자 시도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육상에서 운용되던 대포를 함선에 올려서 써본다"라는 개념으로 처음 운용되기 시작하였으며, 이전까지 충각 돌격과 냉병기 접전에 의존하던 전투함들의 화력이 크게 강화되었다. 그리고 함포의 등장으로 인해 효율적으로 원거리에서 적 함선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초기의 대포는 스스로도 아직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처지라 성능이 조악했다. 당시의 대포의 주종인 조립포나 불랑기포는 아직 발사 시 가스가 새거나 유폭하는 문제가 심각했으며, 제조공정상의 문제로 인해 각 대포의 특성편차가 심각해서 수백 미터 이내에서 함선같이 큰 목표만 명중이 가능한 실정이었다. 더불어서 원래 위력도 약한 데다가 유폭 우려로 인해 정량보다 장약을 덜 넣기 때문에 위력이 더욱 격감했다.
그리고 당시에 쓰이던 함선의 주력인 갤리선은 특성상 다수의 노잡이와 노가 배의 측면에 붙기 때문에 함포를 설치할 위치가 선수와 선미로 제한되므로 많은 수량의 함포를 설치하거나 강력하고 무거운 함포를 설치할 수 없다. 따라서 이 당시의 함포는 적의 함선을 박살내는 용도보다는 적의 함선 갑판에 있는 승무원을 노리고 사격한 후, 배를 적선에 붙이고 백병전을 수행할 때 지원사격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되었다.
2.2. 범선 시대
이렇게 등장한 함포가 함선을 박살내는 용도로 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범선이 함선의 주역이 되면서부터다. 범선은 주된 추진기관이 노잡이가 아닌 돛이기 때문에 배의 측면을 함포를 배치하는 데 사용할 수 있으므로 많은 수량의 함포를 탑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대포는 일종의 정체기를 맞고 있었다. 기술수준의 발달로 인해 표준화된 절차로 전장식 대포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의 발전속도가 상당히 느려졌기 때문이다. 물론 포탄의 발전속도도 이 시기에는 약간 정체된다. 사정거리 면에서도 갤리선 시절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1-2km 정도가 유효사거리의 한계며, 그 이상은 사격하더라도 어디 명중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이 시기의 함포는 해적영화에 흔히 나오는 검은색 구형의 통솔리드 탄을 발사하는 뚱뚱하고 짤막한 전장식 카로네이드 포가 된다.
이런 종류의 대포로 적함의 전투능력을 뺏으려면 많은 수의 함포를 동원해서 근접한 후 일제사격을 가해야 하므로 함포탑재수량의 경쟁이 가속화되었으며, 이는 전열함에서 최고조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단종진을 이루면서 적 함대에 접근해야 제대로 화력을 발휘할 수 있으므로 함대의 운용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 시기가 첫 번째로 함포가 해전의 주역이 된 시기다. 비록 위력의 부족으로 인해 함선을 격침하는 것은 어려웠지만, 해전에서 함포를 빼놓으면 성립이 안 될 수준의 대접을 받았다.
2.3. 철갑선 시대
범선 시대에서 함선과 나름대로 균형을 맞추면서 발전한 함포는 철갑선 시대를 맞이하면서 시련과 발전을 동시에 겪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에 수많은 아이디어가 속출하면서 함포의 발전이 가속화된다.
먼저, 철갑선의 등장은 범선 시대의 구식 함포에 종언을 고하게 된다. 아무리 사격해도 철갑을 관통할 수 없어서 타격을 못 주니, 함포의 평가가 급락하고, 일부 경우에는 오히려 옛 시대의 함선공격법인 충각을 이용한 돌격방법까지 사용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동시대에 등장한 작열탄은 최초로 함선에게 함포사격만으로도 쉽게 적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게 된다. 기존의 구식 함포가 운동에너지만으로 적함을 공격하므로 수백 발을 맞혀도 적함의 전투능력만 빼앗을 뿐 격침시키는 경우가 드문 데 반해, 화약이 내부에 충전된 작열탄은 적함의 내부에서 폭발을 일으켜서 화재를 발생시킴으로써 몇 발 안 되는 명중탄으로 적함을 격침시키는 것도 꿈의 영역이 아니게 만들었다.
다만 작열탄은 기존의 구형포탄보다 매우 정밀하게 만들어져야 하고, 적함들이 철갑선으로 변하면서 일단 철갑을 관통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포탄의 발전이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그래서 철갑탄과 철갑유탄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함포의 사정거리 증가와 대구경화가 시작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범선 시대의 작고 약한 구식대포로는 수백 발 맞혀봤자 철갑선에는 별로 타격도 가지 않기 때문에, 강력한 대포로 적의 철갑을 관통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화력의 증가를 위해서는 포신도 장포신화가 되고, 무거운 포탄을 신속하게 장전하기 위해 후장식이 도입되었으며, 정밀한 사격을 위해 강선도 도입되는 등 이전의 함포와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준의 개량이 이 시기에 동시에 도입된다.
그리고 함포의 발전으로 인해 명중률도 향상되었으므로 함포를 어디에 어떤 방법으로 배치하는가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일단 함포의 배치는 주포는 선체 중심선상에 배치하고, 나머지 함포들은 선체의 양 측면 등에 분산배치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었지만, 함포를 탑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엄청난 실험이 진행되었다.
- 구형포탑식 : 치즈덩어리처럼 원통형으로 생긴 포탑이다. 360도 선회가 가능하지만 너무 무겁다는 점이 단점이다. 그래서 해당 포탑을 채택한 함선은 갑판에 파도가 넘실거릴 지경으로 건현이 낮기 때문에 원양항해가 불가능하며, 바다가 거칠어지면 쉽게 침몰한다.
- 포신노출식 : 포신은 아무런 보호장비 없이 그냥 노출시키고, 포미와 조작요원은 평시에는 바로 뒤에 있는 대피소에 있다가, 사격 시에만 튀어나와서 장전하고 사격한 후 다시 숨는 방식이다. 포탄의 명중률이 좋지 않으니 직격탄을 맞기 힘들다는 생각으로 도입된 방식이지만, 속사포의 등장으로 인해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할 수 없게 되면서 폐기된다.
- 포대식 : 대포 전체를 포대에 설치하고, 주변에 약간의 파편방어용 철판을 두른 형태다. 포대는 회전이 가능하다. 이 방식은 중량이 가벼워서 대포를 탑재하기도 쉽고, 파편방어는 가능하므로 안전성도 있긴 했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으면 황천으로 가는 데다가, 속사포의 연사를 맞으면 끝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이 방식은 나중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기관포형 소형 대공포에 적용된다.
- 포곽식 : 선체 측면의 장갑에 구멍을 뚫고 대포를 배치하는 방식. 전열함에서 쓰였던 방식을 현대화한 것이다. 방어력면에서는 포대식보다는 나았지만 사격방향이 한정되는 데다가 대구경포를 탑재하기에는 공간도 부족하다. 이후 이 방식은 부포의 탑재용으로 전환되지만, 강력한 포탄이 포곽식으로 배치된 대포중 1문만 관통하고 들어와도 유폭으로 해당 측면의 대포가 전멸해버리는 문제가 있어서 제2차 세계 대전부터는 구식 함선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다.
- 포탑식 : 제대로 된 장갑을 갖추고 360도 선회가 가능하며, 포신의 상하각도 조절도 가능한 물건. 전함의 주포탑을 생각하면 된다. 애초에 이 방식이 가장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으나, 강철이 대량생산되기 전까지는 손가락만 빨고 있었던 처지였다. 이 방식은 나중에는 부포나 대공포도 도입해서 현재까지 함포의 주력 탑재방식이 된다.
- 주포 : 가장 강력한 대포. 동급이나 그 이상의 적함을 상대할 목적으로 탑재된다. 대구경이고 위력도 강하지만 발사속도가 느리다. 보통 함선의 중심선을 따라 선두와 선미에 2연장 주포탑 1기씩 배치하는 경우가 많다.
- 중간포 : 2번째로 강력한 대포. 주포와 같이 동시사격해서 적함을 무력화할 때 사용한다. 주포보다는 빠른 속사성을 가지지만 구경이 작다. 보통 함선의 양 측면에 포탑형으로 몇 기가 배치된다.
- 부포 : 동급 미만의 함선을 공격할 목적으로 장착하는 대포. 최초에는 속사포란 이름으로 도입되었다. 보통 목표가 빠르고 작기 때문에 속사성이 요구되며, 구경은 소구경화된다. 보통 함선의 양 측면에 포탑형이나 포곽형으로 10문 정도 이상이 배치된다.
- 대공포 : 아직 비행기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으므로 적의 비행선이나 기구, 그리고 어뢰정 같은 매우 작은 목표를 공격하는 대포. 속사성은 가장 빠르지만 제일 소구경이며, 포대형으로 함체에 분산배치된다.
하지만 아직 사격통제방법이나 적당한 사격방식이 고안되지 않았으므로 중간포나 부포로 적함을 연속해서 명중시킴으로써 적함의 발을 느리게 한 후, 주포로 근거리에서 치명타를 먹이는 등, 함포는 사정거리와 정확도의 증대에 비해서는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런 문제가 해결된 것은 드레드노트의 등장부터다.
2.4. 전함 시대
야마토급 전함의 주포인 46cm 삼연장포의 주포탄 및 장약 이송에서부터 장전, 발사까지 CG로 제작한 영상. 장전 시간 5분
전함 드레드노트의 등장과 일제사격과 협차방식의 사격방식이 도입되고, 정밀한 사격통제장치가 추가되면서 거대한 주포가 전함의 주력무기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이로 인해 거함거포주의가 등장하게 되었으며, 이렇게 육상에서는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무기가 바다를 타고 전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으니 당시의 전함은 현대의 핵무기와 비슷한 위상의 전략무기로 자리매김한다.
이 시기에는 대구경 화포의 개발역량이 함포에 집중된 상황이었다. 과거에는 육상의 대포가 뛰어나면 그걸 바다에 도입하는 방식이 주종이었으나, 이제는 함포를 개발하면서 파생형으로 만들거나, 함포를 약간 개수한 물건이 열차포나 요새포로 도입되는 실정이었다. 심지어 드럼 요새처럼 전함의 주포탑을 강화한 물건을 요새포탑으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함포의 종류과 구조면에서도 아래와 같은 발전이 있었다.
- 가급적이면 포탑식을 적용한다. 일부 속사성 및 민첩성이 요구되는 기관포형 대공포 같은 물건만 포대식으로 만든다. 그리고 포탑 하부의 바벳과 탄약고도 장갑화하고, 내부를 속사에 알맞도록 정비하며, 포탑과 일체화된 물건으로 만든다.
- 포탑도 2연장은 기본형이고, 3연장이나 4연장도 연구해서 집중방어가 가능하도록 하고 배수량 절약에 도움을 주며, 많은 함포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이런 조치는 선회성능 향상과 부앙각도 향상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주포는 대구경, 장포신화, 유효사거리의 증대, 명중률 향상 및 함교의 사격통제장치에 연동되어 통합적으로 관리된다. 명중방식은 일제사격과 협차를 통해서 맵병기식으로 확률에 의거한 공격을 채택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레이더도 적용돼서 명중률 향상에 도움을 주게 한다.
- 중간포는 전함에서는 폐지하고, 잘 다듬고 다연장화해서 순양함 이하급의 주포로 활용한다.
- 부포는 발사속도를 향상하고 고앙각을 가지게 하여 기존의 수상 목표뿐 아니라 공중의 목표에 대한 대공능력도 지니게 되는 양용포화한다. 양용포화하지 않더라도 사정거리 증대 등의 목적으로 기본적으로 높은 앙각을 가지도록 한다.
- 대공포는 항공기의 발달에 따라가기 위해 고속선회 및 고속부양, 고속발사성능을 중시하며, 탑재수량을 크게 늘린다. 이와 동시에 대공사격의 효율성을 위한 사격통제시스템을 만든다.
2.5. 항공기의 시대
그러나 함포의 역할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항공모함과 항공기 중심의 해전이 열리면서 크게 몰락하고 만다.[1] 강력한 화력을 갖춘 함포를 장착하고 포격전을 벌이는 전함이 몰락하고 어뢰나 미사일, 항공폭탄에 의한 화력투사가 해전의 중심이 되면서 거함의 대구경포는 해전에서 함대끼리 싸울 때 사용되는 것보다는 오히려 상륙작전의 지원사격에 활용하게 된다. 물론 이후에도 함포가 해전에 100%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으며 나름대로 자주 사용되었지만 이미 해전의 주역에서는 서서히 내려왔다는 것을 실감할 지경이었다.
2차 대전이나 6.25 전쟁 때까지는 함포가 주력으로 살아있었는데, 해안가의 보병은 물론이며 해안에서 좀 떨어져있는 보병들에게도 가장 무서운 존재였다고 한다. 바다 위를 부력으로 떠다니는 거함의 함포는 이동형 육상병기로는 꿈도 꾸지 못할 만큼 크고 강력하기 때문에[2][3] 상륙 직전 적 해안 방어진지에 대한 무자비한 지원포격은 잘만 맞히면[4] 진지가 초토화되어 손쉽게 상륙 할 수 있었으며, 대구경 주포의 능력을 발휘해 해안가 산을 넘어 십수km 밖의 적에게도 포격을 때렸다. 물론 포격 당시 해안가의 보병은 그나마 배가 보이니 우리를 쏘는구나..라고 알기나 하며 죽기나(...) 했지 산 너머의 후방 보병들은 그야말로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고. 어디서 날아오는 지도 모르겠는 데다(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나 반도 같은 지형이라면 더욱 더 알 수가 없다), 뭔가 포병들의 포와는 다른 무지막지한 포격이 냅다 자기들을 때려대니 영문도 모른 채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한다.[5]
오히려 이 시기에 활약하는 함포는 구축함 등에 쓰이는 대공포로, 함선을 항공기의 위협에서 지키기 위해 진짜로 쉴새없이 사용되고, 발전속도 및 수량도 크게 증가하게 된다.
3. 현대의 함포
이후로 대함 미사일과 함재기가 등장하면서 심지어 함대함 전투에서조차 함포는 전투에서의 주역의 자리를 내주게 되고 말았다. 심지어 전함의 주포 사정거리도 미사일에 비하면 너무 짧은 셈이니... 그래서 함포는 2차대전 시기 대공포로나 쓰이던 소구경 취급받던 5인치가 현재 일반적인 전투함의 주포로 쓰일 정도로 크기와 구경이 축소되었으며, 이것도 주로 지상 지원포격 등의 부차적인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심지어 실질적으로 함포가 많이 쓰일 여지가 없다 보니 올리버 하자드 페리급의 경우에는 아예 함포의 제대로 된 운용은 뒷전으로 밀어놓느라 함포가 함수가 아닌 가운데에 위치할 정도였다.
함포도 옛날 수준에 머무른 것은 아니고 현대기술이 좀 더 발전되면서 다양한 개량이 가해졌는데, 일단 20mm나 30mm 등의 소구경 기관포들은 CIWS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그보다 좀 더 대구경의 함포들도 군함의 자체 레이더와 연동하는 동시에 3P탄 등의 대공 특수탄을 사용하여 대함미사일 요격에 아주 유용하게 운용되고 있다. [6]
뭐, 현재는 무슨 일이 벌어져 대구경 함포가 필요하다고 해도 8인치 함포가 한계가 될 가능성이 높은 시대이다.
4. 미래의 함포
현대에 사용되는 화약식 방식의 함포는 어느 정도 발전의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7] 그래서 레일건이나 레이저 등이 함선에 도입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미사일의 이점이 크게 약화되므로 함포가 세 번째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도 있다. 하지만, 과연 레일건이나 레이저를 함포의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의문도 있고, 설령 도입되더라도 과거의 함포처럼 압도적인 위치에 오를 수 있는가란 의문도 있기에 2020년대의 시점에서는 아직 예상에 불과하다. 그보다 애초에 지구는 알다시피 둥근데 레이저 포는 중력에 관계없이 직진성이 강하므로 사정거리는 일반적인 현대 화약식 함포보다 더 짧다. 지구의 곡률은 약 거리 8km마다 지면이 4.9m 내려가므로 적함선의 마스트나 아군함의 발사대가 하늘을 뚫지 않는 이상 사정거리는 십수km가 고작이다(게다가 피탐성 때문에 스텔스 설계를 할 경우 마스트 높이는 높게 만들 수가 없다.). 다만 레이저의 특성상 탄속이 매우 빠르므로 항공기의 접근과 미사일의 요격에 매우 효율적이 될 것은 분명하기에 대함미사일의 효용성을 떨어뜨리는데 효과적일것이다. 그런데 최근 미 해군이 비교적 안정적인 레일건 개발에 성공, 곧 도입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 레일건이라는 게 성능이 기존의 화약식 함포를 큰 폭으로 압도하는지라 굉장한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여럿 보인다.
이외에도 먼 미래에 우주전함에 각종 광선포등이 탑재돼서 포격전을 벌인다는 SF와 관련된 작품이 많다. 과연 그렇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예상조차 힘들지만, 만일 비슷하게 전개된다면 함포의 전성시대가 되돌아온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정도 수준이 되면 예상이 아니라 상상의 영역이지만... 어쨌거나 특성상 교전거리가 광초~광분 단위가 될 수도 있는 우주 함대전에서 미사일은 너무 느리다. 반면 함포는 속도는 말할 것도 없고 우주에선 사거리가 사실상 무제한이다. 우주공간에서는 공기저항도 중력도 없기 때문에 무언가에 가로막히지 않는 한 끝없이 직선으로 그 속도 그대로 나아갈 것이다. 보이는 건 적이 피하지 않는 이상 다 맞힌다는 소리. 전투기는 아무래도 우주에선 소행성지대 같은 특수지형[8] 이 아니고선 사거리가 곧 전투가능 거리인데 탄속이 광속인 빔에 비하면 미사일이나 엔진 용적이 적을수밖에 없는 전투기로는 작전을 하기 힘들 것이다. 물론 특수지형 대응용으로 유지는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부활을 꿈꾸기도 한다. 현실에서도 미사일이 포탄에 비해 비싸다. 그러다보니 연안의 적진지를 잡는 데 미사일을 쓰기엔 너무 아깝고 그런 곳은 함포로 때려부수는 게 훨씬 싸게 친다. 때문에 상륙작전등으로 인해서 해안공격이 필요할 때 적의 대함미사일이나 해안포등을 미사일로 무력화 한 뒤 그냥 싸구려 연안함선으로 해안포격을 가하는 작전도 구상 가능하다. 문제는 그만큼 큰 스케일의 전쟁이 현대엔 거의 터지질 않아서 볼 일이 없다는 거지만.
5. 현재 사용되는 함포의 구경 일람
- 20mm - 참수리급 고속정 등 소형 함정에 주로 쓰이는 시 발칸 등. 주포로서는 거의 퇴역하고 팰렁스와 같은 CIWS 형태의 부무장으로만 거의 남아있다.
- 30mm - 에머슨 30mm 함포도 있고, 동구권 30mm포나 골키퍼 CIWS에 쓰이는 GAU-8 개틀링 기관포도 존재. 20mm와 마찬가지로 해상 장비로는 거의 CIWS 형태로만 남아 있으며 지상 장비로 가끔 쓰는 정도.
- 40mm - 원래는 보포스 사가 개발한 대공포가 원조. 이 구경에 쓰이는 대공 특수탄인 3P탄의 개발도 보포스에서 했다. 하지만 함포 생산 자체는 이탈리아의 오토멜라라 사도 꽤 하는 편이다. 고속정이나 초계함 등의 소형 함선에서 20mm와 30mm 대신 많이 쓰이고 있다.
- 57mm - 보포스 사에서 개발한 구경의 함포. LCS나 줌왈트급에서 채택되었다. 러시아에서도 중간 크기 함포로 각광받고 있다.
- 3인치(76mm) - 구축함 미만의 함급에서 가장 표준적인 함포 구경 중 하나다. 이탈리아 방위산업체 오토멜라라의 베스트셀러 함포이기도 하다. 이란에서 카피를 성공한 덕분에 북한 같은 3세계국가의 차세대(...) 함포로 사용 중이다. 대한민국 해양경찰의최대 경비함 이청호함도 여기에 해당한다.
- 100mm - 프랑스의 주력함포. 프랑스와 러시아 함선을 쓰는 국가들이 많이 사용한다.
- 4.5인치(114mm) - 영국의 주력 함포.
- 120mm - 원래 대공포 규격으로 대형 함들에 장착될 수 있었으나 현재는 AMOS 같은 지상 지원용 박격함포(?) 같은 특이한 곳에나 쓰인다.
- 5인치(127mm) - 미국의 구축함 이상 함급에서 표준적인 함포 구경. 2차 대전 시 대공포로 시작되었으며, 이탈리아에 오토멜라라에서도 양산하여, 서방권 표준 함포 규격으로 되었다.
- 130mm - 구 소련의 대표 함포 구경. 중국 등 구 소련에 영향을 받은 국가들에서 많이 탑재한다.
- 6인치(152mm) - 각국 경순양함 함포로 널리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런 큰 포를 장착한 순양함들이 대부분 퇴역하면서 현재는 거의 사라젔다. 다만 러시아의 차세대 함포 규격으로 연구 중이다.
- 155mm - 일부 견인포탄 이용 사례 또는 자주포 포탑 이용을 시도한 함선과 줌왈트급의 AGS 포 탑재 구경. AGS의 경우 62구경장에 LRLAP라는 특수탄으로 140~180km 사거리에 50m 이내의 오차를 보인다.
- 8인치(203mm) - 과거 중순양함의 주력 함포. 냉전 초기 구형 함포로 많이 쓰였으나, 포 자체의 잠재성이 매우 높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차세대 함포로 연구했었다. 그러다가 위에 155mm로 다시 넘어갔다.
[1] 이런 전략의 변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일본군'''이 방아쇠를 당겼다.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는 항목 참조.[2] 육상병기 중 역사상 가장 무거웠던 마우스 전차가 군함이라면 작은 축에 드는 150톤 가량에 불과했는데 이 정도로도 너무 무거워서 다리를 지나가면 다리가 무너지고, 무른 땅을 지날 때도 잘못하다가는 땅속으로 전차가 가라앉는가하면, 도로 측면에 건물이 있는 일반적인 포장도로를 지나가면 도로에 홈이 푹 파이면서 주변 건물의 유리창이 진동에 의해 몽땅 깨졌으며, 차고가 높아 기존 터널 통과가 불가능했고 정 통과하고 싶으면 포탑을 떼내야 했다.[3] 실제로 야마토급의 '''주포탑 1개'''는 '''일본 구축함 한척'''의 무게와 비교될만큼 엄청난 무게를 자랑했다. 거기에 가장 무거웠다는 마우스전차는 야마토급이나 아이오와급의 부포탑 하나보다 무게나 화력에서 열세였다.[4] 왜 잘 맞혀야 하냐면 그 유명한 오마하 해변 상륙작전 직전 포격에서 로켓 포함 만 발도 넘게 쏟아부었으나 독일군 사상자는 0명(!)이었다.[5] 일반적으로 전함 한 대가 보유한 화력은 포병 3개 사단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는다.[6] 5인치 이상의 함포는 대공사격이 불가능 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충분히 가능하다. 90년대까지의 해자대의 교리를 보면 함포가 미사일방어의 핵심인데다, 오토멜라라사는 일부러 고각을 높여 대공사격에 유리하게 만들기도 했다.[7] 이것은 화약식 총기류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런 한계가 그렇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 소화기에 비해 함포는 점점 수지타산이 안 맞는 병기 취급을 받고 있어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래가 어둡다.[8] 이 경우도 사실 영상매체에서처럼 소행성이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은 대단히 보기 힘들며 보통 지구의 웬만한 섬과 섬 사이만큼이나 떨어져 있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