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fx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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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존재했던 미국의 그래픽 카드 제조회사이다. 실리콘 그래픽스 출신의 종업원들이 독립하여 1994년 창업한 업체로, 원래는 그래픽 처리 칩셋을 생산하는 업체로 출발했다가 그래픽 카드 쪽으로 분야를 바꾸었다. 1990년대 중후반 PC시장을 강타했던 그래픽 칩셋/카드인 '부두(Voodoo)' 시리즈로 유명하다.
명실공히 90년대의 최강자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회사로 1995년 COMDEX에서 부두 그래픽 칩셋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고 부두 그래픽 칩셋이 시장에 선보인 1996년 후반부터 엔비디아 리바 TNT2 출시 직전인 1999년 초반까지 그래픽 칩셋/카드 업계의 최선두에 있던 업체이다. 1996년 3D 애드온 가속기인 '부두 그래픽스 PCI'는 2D 출력 기능이 없어 별도의 VGA에 장착하는 애드온형 가속기였던 관계로 약간의 화질 저하를 수반했으나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는 높은 3D 게이밍 성능으로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이에 이은 후속모델인 '부두 2'와 VGA와 3D 가속칩을 일체화한 '부두 밴시'가 1998년에 나와 역시 뛰어난 성능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PC 게이밍 시장의 지배자로 자리잡았다. 이들의 상세한 스펙은 Voodoo 항목을 참조.
그래픽 칩/카드만 생산한 것이 아니라 글라이드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DirectX나 OpenGL과 비슷한 '''자사 전용''' 그래픽 API도 가지고 있었다. 글라이드와 부두의 성능은 발표 초기에는 다른 칩셋/API들과 성능면에서 경쟁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세해서 당시에 게이밍 그래픽 카드라면 부두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개발사도 유저도 모두 부두와 글라이드를 선택하며 그래픽 카드의 표준으로 굳어질 뻔 했고 1999년 부두 3가 나올 때까지 3dfx의 건재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확 무너지고 말았다.'''
이렇게 잘 나가던 3dfx가 망한 이유는 선점한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해간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마찬가지로 미칠듯이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경쟁자들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무리한 독점 시도라는 자폭에 가까운 자충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말기에 저지른 짓들을 보면 그때까지의 성공은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다고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큰 이유는 그간의 성공으로 우쭐해져 벌린 무리한 독점 시도였다. 3dfx는 오늘날의 NVIDIA나 AMD와 같이 반도체 설계만 하고 보드 생산을 전문 업체들에게 맡기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었다. 그런데 3dfx는 부두, 부두 2와 부두 밴시의 대성공으로 딴 마음(...)을 먹고 보드 제조 회사 STB 시스템즈를 인수했고, 부두 3 부터 자체 독점 생산 전략으로 선회했다. 참고로 이전까지 칩과 보드 모두를 독점 제조하는 전략을 전통적으로 고수해온 회사가 매트록스'''였'''다.[1] 매트록스가 '명품' 소리는 들어도 시장 점유율은 늘 안습했던 것을 상기해보면 3dfx의 전략은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부두 3의 독점 생산을 결정하면서 기존에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보드 제조사들과의 관계가 틀어졌다. 물론 기존의 부두 2, 밴시 칩셋은 원한다면 계속 공급해줄 수 있다고는 했지만, 그들이 그걸 바랄 리가 없었다. 그 보드 회사들은 NVIDIA, ATi, S3 등으로 옮겨타게 되었다. 게다가 3dfx는 가격 또한 다른 그래픽 카드보다 비싸게 책정하였다. 그러나 보드 생산자가 '''달랑 하나'''로 압축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단일 제조사로 축소된 만큼 업체별로 특별한 옵션이 붙은 제품이 나오지 않게 되어 라인업이 단순해진 것은 덤. 더군다나 3dfx는 본질적으로 칩만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였고 실물을 생산하는 제조업엔 노하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생산 지연과 비용 상승을 막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이렇게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버리는 틈을 타 다양한 경쟁자들 특히 엔비디아는 다양한 칩셋을 만들고 마구마구 씨를 뿌려대어 자사 칩셋의 점유율을 높여갔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중저가형 시장을 리바 TNT2 M64 등등의 제품으로 싹쓸어담는데 성공한다. 해당 칩셋들은 당연히 성능도 화질도 좋지 않았지만 정말 많이 팔렸다.
또한 3dfx를 쓰는 사실상의 이유라 할 수 있는 글라이드 API 역시 경쟁 API인 DirectX나 OpenGL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발사들이 글라이드에 목을 멜 필요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 이전까지는 부두가 아니면 게임을 제대로 돌리기 어려웠지만 부두3를 전후하여 나오는 게임들은 대부분 부두 없이도 돌리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존 카맥이 3Dfx의 기술 자문위원회에 붙어 분기별로 3dfx에 조언을 주기도 했고, EA처럼 3dfx가 저물어 가던 2000~2001년까지도 글라이드 지원을 충실히 하는 메이커도 있긴 했지만 변해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부두 3가 등장한지 대략 반 년 정도 후인 1999년 10월, 엔비디아에서 지오메트리 연산 장치를 집어 넣어 T&L 연산 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 지포스 256과 보급형 라인업인 리바 TNT2 M64를 동시에 출시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도 DirectX 7 API를 발표해 지원하기 시작했고, OpenGL은 예전부터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퀘이크 2와 퀘이크 3 아레나에 바로 적용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3d기술이 쏟아져 나올때에도 글라이드 기술의 덕을 볼 수 있는 작품은 2000년에 나온 디아블로2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고 고성능을 원하는 매니아들도 저성능에 만족하는 유저들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평범한 제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하드웨어 T&L 같은거야 초창기 범프맵핑처럼 지원하는 게임도 거의 없는 마케팅 용에 가까운 기술이었지만 부두가 발악을 해도 지포스의 성능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패착이었다.
숨통이 오락가락하는 3dfx는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로 2000년 6월 부두 5 5500과 10월 부두 4 4500을 내놓았지만 지포스 256에 비해 성능이 인상적이지 않았을 뿐더러, 하드웨어 T&L 연산 가속 기능도 지원하지 않았다. 존 카맥도 닷플랜을 통해 이런 점을 우려했다. 게다가 이미 그 두 달 전에 지포스 2 시리즈가 등장해 있었고, 이들에 압도 당하면서 사세가 더욱 기울었다. 부두 4 4500의 성능은 TNT2 울트라보다 조금 빠른 정도였기에 같은 보급형 라인업이었던 지포스 2 MX와는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았으며, 하이엔드급인 부두 5 5500의 경우도 전 세대의 지포스 256에 못 미쳤기 때문이었다. 32비트 렌더링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지만 T&L 연산 가속 문제로 지포스 2 GTS에게 많이 밀렸다. 1999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부두 5를 투입할 수 없었던 시점에서 3dfx의 운명이 결정된 것이라 보는 IT 분석가들의 견해도 있었다.
Voodoo 5 5500의 사진. 부두 4 4500에 들어간 VSA-100 칩을 2개 박은 물건으로 당시에는 대단히 괴작으로 여겨졌다. 오늘날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에선 흔하게 보이는 조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시대를 앞서간 것일지도. SLI 기술을 응용해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랬는데도 지포스2 GTS에 비해 성능이 많이 떨어졌다. 안습.
3dfx는 성능면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2000년 3월 기가픽셀을 인수하였으며, 부두 5 5500에서 2개를 박았던 VSA-100 칩을 '''4개'''로 늘린 부두 5 6000과 차세대 모델인 램페이지 칩셋을 개발하고 스펙터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러나 결국 자금난으로 3dfx 경영진은 2000년 말부터 회사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 11월에는 공장을 매각했고 그 다음달인 12월에 지적 재산권을 라이벌 엔비디아에 매각했다. 또한 종업원들은 엔비디아와 ATi가 나눠 고용해 실질적으로 업계에서 퇴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2년 파산 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데뷔를 해서 짧은 기간 빛났으나 그만큼 충격적인 퇴장을 했다. 3dfx의 지적 재산권을 사들인 엔비디아는 즉각적으로 3dfx 제품들의 기술 지원을 중단했다.
존 카맥은 이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졌던 회사가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3dfx, 엔비디아 그리고 ATi의 세 명의 강력한 플레이어로 나뉘어 경쟁하는 것이 가장 기뻤지만, 3dfx의 퇴장으로 인한 시장의 단순화가 너무 불행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거의 사람에게 잊혀질 때쯤인 2015년 5월 19일, 미국 파산 법원에서는 3dfx의 챕터 11 파산(법인 회생 제도)을 챕터 7 파산(청산)으로 바꿔 청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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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출시도 되지 못한 부두5 6000은 매니아와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영원한 안주거리다. 요즘의 하이엔드 그래픽만한 길이에 그 당시 생각할 수도 없었던 4개의 GPU와 외장 전원은 다른 의미의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였다. 그때 당시 전문 작업용으로 나오는 3D 그래픽스 카드들을 제외하면 AGP 규격에서 공급하는 전원 말고 외장 전원을 쓴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제품만 생산되고 정식 출시는 되지 않은 채 끝나버렸다. 간혹 이베이에 부두 5 6000이 경매로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하드웨어 커뮤니티 사이트에 '전설이 경매에 올라왔다'라는 식의 글들이 올라온다. 3dfx를 잊지 못하는 매니아들은 한결같이 '''"내가 돈이 있었거나 로또가 되었다면 당장 구입했다"'''라는 소리를 한다. 워낙 희소성이 높은 제품이다 보니 그 당시 출시예정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된다. 일종의 '''전자 제품계의 빈티지'''로 인식된 지 오래. AGP 슬롯도 없어진 요즘엔 어디다 달려면 AGP to PCI 카드를 써서 아직까지도 일부 보드에 남아 있는 PCI 슬롯에 달거나 이걸 또 다시 PCIe로 바꾸든가 해야 한다. AGP to PCIe로 변환하는 몇 안 되는 Albatron의 AGP to PCIe 어댑터인 ATOP는 엔비디아의 AGP-to-PCIe 칩셋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GPU 중 일부만 지원한다.
전용 API인 글라이드는 3dfx의 파산으로 오늘날에는 사용되지 않고, 글라이드 API를 받아 OpenGL로 처리해 주는 래퍼(일종의 호환 레이어 내지 에뮬레이터)가 나와 있다. 스팀, GoG 같은 전자 게임 상점에서 고전 게임을 판매할 때 종종 사용하기도 하는 모양.
한때 이 사장된 기술인 글라이드를 버리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디아블로 2 였다. 제아무리 좋은 컴을 써도 조폭넥에 소서리스 등이 난동을 피워대면 감당을 못하고 프레임 드랍이 생기는데, 부두2 달고 글라이드로 돌리던 컴퓨터들은 훨씬 나은 퍼포먼스를 보인다. 이 글라이드가 적용된 그래픽카드는 적용된 게임에 한해서 천하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글라이드가 적용되지 않은 현존 최고의 그래픽카드와 부두 그래픽 카드로 돌린 디아블로 2 프레임을 비교해보면 부두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덤으로 원근감 같은 일부 효과는 글라이드 모드에서만 활성화된다. UI 화면만 띄울 때 '''200 프레임을 넘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글라이드를 OpenGL로 변환하여 지원해주는 래퍼가 나와있는 요즘 세상엔 그나마도… 디아블로 2 전용으로 최적화된 래퍼도 있고 효과도 확실하다.
의외로 1990년대 말~2000년에 나온 일부 아케이드 게임 기판에 3dfx 칩셋을 채용한 경우가 있다. 코나미의 '호넷 시스템'[2] , 타이토의 '울프 시스템'[3] 등이 대표적이고 북미쪽에서도 아타리, 미드웨이 등의 아케이드 기판에 채용된 적이 있다. 거기에 당대 개발하고 있었던 세가의 차세대 게임기, 드림캐스트에도 3dfx의 칩이 채용될 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비디오로직이 설계하고 NEC에서 생산한 PowerVR2를 채용했다.
오늘날도 잘 써먹고 있는 엔비디아의 SLI는 3dfx의 영향을 받은 기술이다. 원래 3dfx는 부두 2 시절부터 SLI를 이용하여 2장의 부두 카드를 병렬로 붙여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엔비디아가 3dfx의 기술을 인수하면서 이를 자사의 지포스 시리즈에도 적용했다. 인수 직후에는 3dfx의 기술력을 더해 만들었다는 것을 이름에서부터 어필하고 있는 지포스 '''FX''' 시리즈도 출시했지만,[4] 이 물건은 엄청난 발열과 전력 소모로 악명이 높았고 이에 따른 무지막지하게 큰 냉각 장치를 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동시대의 ATI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여 당대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경우 아직도 부두 관련 그래픽카드 지원을 옵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두가 흥하던 시절에 세상에 나와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품이라 볼 수 있는 흔적이라 하겠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아재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옵션일지도.
1. 개요
한때 존재했던 미국의 그래픽 카드 제조회사이다. 실리콘 그래픽스 출신의 종업원들이 독립하여 1994년 창업한 업체로, 원래는 그래픽 처리 칩셋을 생산하는 업체로 출발했다가 그래픽 카드 쪽으로 분야를 바꾸었다. 1990년대 중후반 PC시장을 강타했던 그래픽 칩셋/카드인 '부두(Voodoo)' 시리즈로 유명하다.
명실공히 90년대의 최강자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회사로 1995년 COMDEX에서 부두 그래픽 칩셋을 발표하며 이목을 끌었고 부두 그래픽 칩셋이 시장에 선보인 1996년 후반부터 엔비디아 리바 TNT2 출시 직전인 1999년 초반까지 그래픽 칩셋/카드 업계의 최선두에 있던 업체이다. 1996년 3D 애드온 가속기인 '부두 그래픽스 PCI'는 2D 출력 기능이 없어 별도의 VGA에 장착하는 애드온형 가속기였던 관계로 약간의 화질 저하를 수반했으나 그것을 커버하고도 남는 높은 3D 게이밍 성능으로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이에 이은 후속모델인 '부두 2'와 VGA와 3D 가속칩을 일체화한 '부두 밴시'가 1998년에 나와 역시 뛰어난 성능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PC 게이밍 시장의 지배자로 자리잡았다. 이들의 상세한 스펙은 Voodoo 항목을 참조.
그래픽 칩/카드만 생산한 것이 아니라 글라이드라는 마이크로소프트의 DirectX나 OpenGL과 비슷한 '''자사 전용''' 그래픽 API도 가지고 있었다. 글라이드와 부두의 성능은 발표 초기에는 다른 칩셋/API들과 성능면에서 경쟁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우세해서 당시에 게이밍 그래픽 카드라면 부두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고 개발사도 유저도 모두 부두와 글라이드를 선택하며 그래픽 카드의 표준으로 굳어질 뻔 했고 1999년 부두 3가 나올 때까지 3dfx의 건재를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확 무너지고 말았다.'''
2. 파산과 원인
이렇게 잘 나가던 3dfx가 망한 이유는 선점한 시간보다 훨씬 빠르게 변해간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마찬가지로 미칠듯이 빠르게 치고 올라온 경쟁자들의 성장에, 결정적으로 무리한 독점 시도라는 자폭에 가까운 자충수를 두었기 때문이다. 말기에 저지른 짓들을 보면 그때까지의 성공은 순전히 운이 좋아서였다고 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큰 이유는 그간의 성공으로 우쭐해져 벌린 무리한 독점 시도였다. 3dfx는 오늘날의 NVIDIA나 AMD와 같이 반도체 설계만 하고 보드 생산을 전문 업체들에게 맡기는 팹리스 반도체 기업이었다. 그런데 3dfx는 부두, 부두 2와 부두 밴시의 대성공으로 딴 마음(...)을 먹고 보드 제조 회사 STB 시스템즈를 인수했고, 부두 3 부터 자체 독점 생산 전략으로 선회했다. 참고로 이전까지 칩과 보드 모두를 독점 제조하는 전략을 전통적으로 고수해온 회사가 매트록스'''였'''다.[1] 매트록스가 '명품' 소리는 들어도 시장 점유율은 늘 안습했던 것을 상기해보면 3dfx의 전략은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려웠다. 부두 3의 독점 생산을 결정하면서 기존에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보드 제조사들과의 관계가 틀어졌다. 물론 기존의 부두 2, 밴시 칩셋은 원한다면 계속 공급해줄 수 있다고는 했지만, 그들이 그걸 바랄 리가 없었다. 그 보드 회사들은 NVIDIA, ATi, S3 등으로 옮겨타게 되었다. 게다가 3dfx는 가격 또한 다른 그래픽 카드보다 비싸게 책정하였다. 그러나 보드 생산자가 '''달랑 하나'''로 압축되면서 시장 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단일 제조사로 축소된 만큼 업체별로 특별한 옵션이 붙은 제품이 나오지 않게 되어 라인업이 단순해진 것은 덤. 더군다나 3dfx는 본질적으로 칩만 설계하는 팹리스 업체였고 실물을 생산하는 제조업엔 노하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생산 지연과 비용 상승을 막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이렇게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혀버리는 틈을 타 다양한 경쟁자들 특히 엔비디아는 다양한 칩셋을 만들고 마구마구 씨를 뿌려대어 자사 칩셋의 점유율을 높여갔다. 특히 무엇보다 중요한 중저가형 시장을 리바 TNT2 M64 등등의 제품으로 싹쓸어담는데 성공한다. 해당 칩셋들은 당연히 성능도 화질도 좋지 않았지만 정말 많이 팔렸다.
또한 3dfx를 쓰는 사실상의 이유라 할 수 있는 글라이드 API 역시 경쟁 API인 DirectX나 OpenGL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개발사들이 글라이드에 목을 멜 필요가 점점 줄어들었다. 그 이전까지는 부두가 아니면 게임을 제대로 돌리기 어려웠지만 부두3를 전후하여 나오는 게임들은 대부분 부두 없이도 돌리는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존 카맥이 3Dfx의 기술 자문위원회에 붙어 분기별로 3dfx에 조언을 주기도 했고, EA처럼 3dfx가 저물어 가던 2000~2001년까지도 글라이드 지원을 충실히 하는 메이커도 있긴 했지만 변해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부두 3가 등장한지 대략 반 년 정도 후인 1999년 10월, 엔비디아에서 지오메트리 연산 장치를 집어 넣어 T&L 연산 가속 기능을 지원하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 지포스 256과 보급형 라인업인 리바 TNT2 M64를 동시에 출시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도 DirectX 7 API를 발표해 지원하기 시작했고, OpenGL은 예전부터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퀘이크 2와 퀘이크 3 아레나에 바로 적용되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3d기술이 쏟아져 나올때에도 글라이드 기술의 덕을 볼 수 있는 작품은 2000년에 나온 디아블로2가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고 고성능을 원하는 매니아들도 저성능에 만족하는 유저들도 만족시키지 못하는 평범한 제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하드웨어 T&L 같은거야 초창기 범프맵핑처럼 지원하는 게임도 거의 없는 마케팅 용에 가까운 기술이었지만 부두가 발악을 해도 지포스의 성능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패착이었다.
숨통이 오락가락하는 3dfx는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로 2000년 6월 부두 5 5500과 10월 부두 4 4500을 내놓았지만 지포스 256에 비해 성능이 인상적이지 않았을 뿐더러, 하드웨어 T&L 연산 가속 기능도 지원하지 않았다. 존 카맥도 닷플랜을 통해 이런 점을 우려했다. 게다가 이미 그 두 달 전에 지포스 2 시리즈가 등장해 있었고, 이들에 압도 당하면서 사세가 더욱 기울었다. 부두 4 4500의 성능은 TNT2 울트라보다 조금 빠른 정도였기에 같은 보급형 라인업이었던 지포스 2 MX와는 애초에 상대가 되지 않았으며, 하이엔드급인 부두 5 5500의 경우도 전 세대의 지포스 256에 못 미쳤기 때문이었다. 32비트 렌더링을 지원할 수 있게 되었지만 T&L 연산 가속 문제로 지포스 2 GTS에게 많이 밀렸다. 1999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부두 5를 투입할 수 없었던 시점에서 3dfx의 운명이 결정된 것이라 보는 IT 분석가들의 견해도 있었다.
Voodoo 5 5500의 사진. 부두 4 4500에 들어간 VSA-100 칩을 2개 박은 물건으로 당시에는 대단히 괴작으로 여겨졌다. 오늘날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에선 흔하게 보이는 조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시대를 앞서간 것일지도. SLI 기술을 응용해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랬는데도 지포스2 GTS에 비해 성능이 많이 떨어졌다. 안습.
3dfx는 성능면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2000년 3월 기가픽셀을 인수하였으며, 부두 5 5500에서 2개를 박았던 VSA-100 칩을 '''4개'''로 늘린 부두 5 6000과 차세대 모델인 램페이지 칩셋을 개발하고 스펙터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러나 결국 자금난으로 3dfx 경영진은 2000년 말부터 회사를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 11월에는 공장을 매각했고 그 다음달인 12월에 지적 재산권을 라이벌 엔비디아에 매각했다. 또한 종업원들은 엔비디아와 ATi가 나눠 고용해 실질적으로 업계에서 퇴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2002년 파산 법원에 챕터 11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그야말로 충격적인 데뷔를 해서 짧은 기간 빛났으나 그만큼 충격적인 퇴장을 했다. 3dfx의 지적 재산권을 사들인 엔비디아는 즉각적으로 3dfx 제품들의 기술 지원을 중단했다.
존 카맥은 이를 두고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졌던 회사가 미끄러지는 모습을 보고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3dfx, 엔비디아 그리고 ATi의 세 명의 강력한 플레이어로 나뉘어 경쟁하는 것이 가장 기뻤지만, 3dfx의 퇴장으로 인한 시장의 단순화가 너무 불행하다고 말했다.
참고로 거의 사람에게 잊혀질 때쯤인 2015년 5월 19일, 미국 파산 법원에서는 3dfx의 챕터 11 파산(법인 회생 제도)을 챕터 7 파산(청산)으로 바꿔 청산을 결정했다.#
3. 3dfx의 유산
[image]
정식 출시도 되지 못한 부두5 6000은 매니아와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영원한 안주거리다. 요즘의 하이엔드 그래픽만한 길이에 그 당시 생각할 수도 없었던 4개의 GPU와 외장 전원은 다른 의미의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였다. 그때 당시 전문 작업용으로 나오는 3D 그래픽스 카드들을 제외하면 AGP 규격에서 공급하는 전원 말고 외장 전원을 쓴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시제품만 생산되고 정식 출시는 되지 않은 채 끝나버렸다. 간혹 이베이에 부두 5 6000이 경매로 나오는데 나올 때마다 하드웨어 커뮤니티 사이트에 '전설이 경매에 올라왔다'라는 식의 글들이 올라온다. 3dfx를 잊지 못하는 매니아들은 한결같이 '''"내가 돈이 있었거나 로또가 되었다면 당장 구입했다"'''라는 소리를 한다. 워낙 희소성이 높은 제품이다 보니 그 당시 출시예정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낙찰이 된다. 일종의 '''전자 제품계의 빈티지'''로 인식된 지 오래. AGP 슬롯도 없어진 요즘엔 어디다 달려면 AGP to PCI 카드를 써서 아직까지도 일부 보드에 남아 있는 PCI 슬롯에 달거나 이걸 또 다시 PCIe로 바꾸든가 해야 한다. AGP to PCIe로 변환하는 몇 안 되는 Albatron의 AGP to PCIe 어댑터인 ATOP는 엔비디아의 AGP-to-PCIe 칩셋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비디아 GPU 중 일부만 지원한다.
전용 API인 글라이드는 3dfx의 파산으로 오늘날에는 사용되지 않고, 글라이드 API를 받아 OpenGL로 처리해 주는 래퍼(일종의 호환 레이어 내지 에뮬레이터)가 나와 있다. 스팀, GoG 같은 전자 게임 상점에서 고전 게임을 판매할 때 종종 사용하기도 하는 모양.
한때 이 사장된 기술인 글라이드를 버리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디아블로 2 였다. 제아무리 좋은 컴을 써도 조폭넥에 소서리스 등이 난동을 피워대면 감당을 못하고 프레임 드랍이 생기는데, 부두2 달고 글라이드로 돌리던 컴퓨터들은 훨씬 나은 퍼포먼스를 보인다. 이 글라이드가 적용된 그래픽카드는 적용된 게임에 한해서 천하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글라이드가 적용되지 않은 현존 최고의 그래픽카드와 부두 그래픽 카드로 돌린 디아블로 2 프레임을 비교해보면 부두가 전혀 뒤지지 않는다. 덤으로 원근감 같은 일부 효과는 글라이드 모드에서만 활성화된다. UI 화면만 띄울 때 '''200 프레임을 넘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글라이드를 OpenGL로 변환하여 지원해주는 래퍼가 나와있는 요즘 세상엔 그나마도… 디아블로 2 전용으로 최적화된 래퍼도 있고 효과도 확실하다.
의외로 1990년대 말~2000년에 나온 일부 아케이드 게임 기판에 3dfx 칩셋을 채용한 경우가 있다. 코나미의 '호넷 시스템'[2] , 타이토의 '울프 시스템'[3] 등이 대표적이고 북미쪽에서도 아타리, 미드웨이 등의 아케이드 기판에 채용된 적이 있다. 거기에 당대 개발하고 있었던 세가의 차세대 게임기, 드림캐스트에도 3dfx의 칩이 채용될 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비디오로직이 설계하고 NEC에서 생산한 PowerVR2를 채용했다.
오늘날도 잘 써먹고 있는 엔비디아의 SLI는 3dfx의 영향을 받은 기술이다. 원래 3dfx는 부두 2 시절부터 SLI를 이용하여 2장의 부두 카드를 병렬로 붙여서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선보였는데 엔비디아가 3dfx의 기술을 인수하면서 이를 자사의 지포스 시리즈에도 적용했다. 인수 직후에는 3dfx의 기술력을 더해 만들었다는 것을 이름에서부터 어필하고 있는 지포스 '''FX''' 시리즈도 출시했지만,[4] 이 물건은 엄청난 발열과 전력 소모로 악명이 높았고 이에 따른 무지막지하게 큰 냉각 장치를 달고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동시대의 ATI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여 당대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경우 아직도 부두 관련 그래픽카드 지원을 옵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두가 흥하던 시절에 세상에 나와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품이라 볼 수 있는 흔적이라 하겠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아재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옵션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