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U
1. 개요
BDU란 Battle Dress Uniform의 약자로 말그대로 '전투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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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생긴 물건이다.
상의에 큼지막한 주머니 4개가 부착되어있고 하의는 사진상에 안 나오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군복 바지의 이미지인 양 옆으로 건빵 주머니가 달린 카고바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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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미군들이 BDU를 입고 있는 사진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군인하면 딱 떠오르는 위장무늬가 바로 BDU의 우드랜드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드랜드 무늬 한정으로 BDU라 부르고 사막3색이나 6색은 따로 DCU와 DBDU로 부른다.
2. 개발
2.1. BDU 이전의 미군 전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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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G-107. 명칭인 OG-107은 올리브 그린(Olive Green) 107이란 뜻으로 107번 올리브그린 색으로 그냥 색감을 나타내는 말이다.
미군은 1952년 제2차 세계 대전 때부터 써오던 M1943, 전후형인 M1947 작업복[1] 을 대체한 OG-107이라는 물건을 사용했다.[2] 이전에 쓰이던 것과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상의 가슴에 달랑 2개의 주머니가 있고, 하의에는 건빵 주머니도 없었으며 무엇보다도 위장무늬를 채용할 생각 자체를 안 했다. 그러나, 이 옷 역시 기존의 민간 정장 스타일에 더 가깝던 구 전투복들에 비하면 굉장히 혁신적인 축에 들었으며, 무엇보다 육해공군 모두에서 공용으로 입을 수 있는 옷을 최초로 채택[3]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경비 절감을 부르짖던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의 구미에도 잘 맞았기에 보급이 빠르게 이뤄진 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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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 보이는 사람이 OG-107, 오른쪽이 정글 퍼티그를 입고 있다.
이와 별개로 베트남 전쟁 기간 동안 파월 장병들에게는 정글 퍼티그라는 전투복이 보급되었다. 정글 퍼티그는 OG-107과는 다르게 상의 전면에 4개의 주머니와 하의에 건빵 주머니를 단, 어떻게 보면 BDU의 디자인적 조상뻘이다. 하지만 전군에 보급되지는 않았고, 파월 장병들에게만 지급됐다.
기타로 ERDL이라든가 타이거 스트라이프라 불리는 '위장'무늬 전투복도 있었지만 이것 역시 일부 특수부대원들을 제외하면 보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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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이후 재질을 개선한 똑같은 형태의 민무늬 작업복인 OG-507을 사용했다. 이전보다 광택이 나고 색이 진해졌으나, 합성섬유 비중이 올라가 땀이 잘 안 마르고 더운 등 일선에선 개악이라고 악평이 자자했다.[4] 결국 1981년 BDU의 채택으로 조금씩 일선에서 밀려나기 시작, 1989년 BDU 보급 완료 후 모두 퇴출됐다.
2.2. 디자인
디자인적 측면을 보자면 이 BDU라는 물건이 그리 센세이션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5] 이는 이전부터 있었던 디자인이라는 소리로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놀랍게도 제2차 세계 대전까지 가며 M1942 점프수트라는 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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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미 공수부대의 전투복이다. 대강 살펴봐도 BDU와 디자인적으로는 거의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상의 전면의 4개의 포켓과 하의의 건빵주머니 그리고 팔꿈치와 무릎에 덧대어진 옷감등이 그것이다. 또한 이 옷은 지퍼방식으로 열고 닫는 어떻게 보면 BDU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글 퍼티그고 BDU고 사살상 이 전투복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보면 된다.
2.3. 위장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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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Brown ERDL[6] 오른쪽이 Lime ERDL[7]
ERDL Green 위장 효과 테스트 영상
ERDL Brown 위장 효과 테스트 영상
BDU의 위장무늬는 사실상 위에 서술했던 ERDL이란 패턴에서 약간의 변형을 거쳐 채용한다.[8] 원래 제2차 세계 대전 때 독일 국방군이 쓰던 라이버무스터[9] 라는 무늬를 기초로 1948년에 개발되었고 실제 사용된 기간은 베트남 전쟁 때 부터다.
주로 특수전 부대들이 사용했으나 베트남 전쟁이 진행되면서 일반 보병까지 보급되었다. 또한 미 해병대는 아예 정식으로 채용하여 BDU가 나올 때까지 사용한다.[10] 여담이지만 대한민국 해군 UDT/SEAL이 1980년대에 사용했던 '해마복'도 ERDL 패턴에 큰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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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81 우드랜드 패턴
우드랜드 위장 효과 테스트 영상 1
우드랜드 위장 효과 테스트 영상 2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lime형보다 brown형을 기초로 제작되었다. 무늬는 기존의 것보다 좀 더 큼직하게 표현되었다는 것을 빼면 그대로다.
이렇게 BDU는 갑자기 뚝 떨어진 혁신적인 물건이 아니라 그 때 당시 쓰이던 미 전투복의 합리적인 부분들을 조합하여 나온 물건이다.
마지막으로 적외선 영역에서의 위장이다. 적외선 위장의 원리란, 가시광선 영역에서 단색 전투복보다 위장패턴이 들어간 전투복이 시각 분산효과로 위장이 더 잘되는 원리와 동일하다.[11] 적외선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반 염료로 염색한 원단은 위장패턴 존재여부와 상관없이 하나의 단색으로 보여지며 주변 환경에 어울리지 못하여 돋보이게 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위장패턴을 구성하는 각 색상을 특수염료로 나염해 적외선 반사값을 달리하는 것이다. 이 같은 개념는 냉전 당시 미소 양측의 야간투시경이 점점 발전을 거듭하면서 감시수단에 대한 대응으로 발전하여 BDU에도 적용하게 되었고, 각 선진국들도 동일한 개념을 채용하게 된다.[12]
3. 사용
미군은 1981년 개발직후 제식화하여 2000년대까지 적절하게 사용한다. 이는 미국 육군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미국 공군, 미국 해병대, 해안 경비대까지 해당되는 사항이다. 또한 이게 미군 최초로 전군에 뿌려진 위장복이라는 물건이다보니 미국과 군사적인 협력 중인 국가에 또한 이것을 받아서 쓰거나 혹은 미군복을 참고한 무늬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후 미국 해병대는 MARPAT, 미국 육군은 ACU, 미국 공군은 ABU, 미국 해군과 해안 경비대는 NWU로 싹 갈라지게 된다.
의외로 미해병대 중에서도 최정예 특수부대인 레이더연대에서 애용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 美 해병레이더연대 최신 사진을 검색하면 우드랜드 무늬 전투복을 입은 레이더연대 대원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멀티캠은 특수부대, UCP는 미 정규군으로 인식되어 적의 우선사격목표가 되는데 우드랜드는 별볼일 없는 민병대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외에 특수부대들도 작전지역 현지 정규군이 많이 입고 다니는 구형 전투복 위장무늬를 쓰는 추세이다. 왜냐면 반군이나 테러조직들도 바보가 아니라서 못보던 위장무늬가 많이 보이면 부대가 바뀐걸 알기 때문이다. 반군들이 부대교체로 현지적응 중이라 취약할때를 노려 공격하기 때문에 다른부대와 식별하기 어려울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 국군 또한 이 우드랜드 무늬를 참고하여 80년대 초에 육군특수전사령부 전용으로 '독사복'이라는 위장 전투복을 지급하였고, 그 후 90년대 초에 "전군 통합 위장무늬"라는 패턴으로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전군 통합 전투복을 제작한다. 다만 초창기의 위장무늬는 색 톤이 전체적으로 어두웠고(갈색도 거의 고동색에 가까웠다.) 96년에서 97년 경에 이르러서야 우리가 흔히 아는 그 밝은 녹색의 위장무늬로 교체되기 시작했다. 독사복은 통합복으로 교체될때까지 어두운 색 톤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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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DU가 탈색돼서 가려서 봐야될 듯 하다.
완전 같지는 않고 색감과 무늬가 살짝 차이난다. 국군 것이 무늬가 좀 더 작고 색상이 더 선명하다. 특히 녹색의 경우는 색 안 빠진 물건 기준으로 M81 우드랜드는 좀 어두운 녹색, 국군 쪽(96년~97년 이후)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밝고 진한 녹색.
오랫동안 국군 전투복의 무늬이니 사람들의 인식에 위장무늬하면 바로 이것이 떠오르는 것이다.
4. 단점
ACU 개발 당시 제기 되었던 몇 가지 단점들이 있다.
일단 상의 전면부에 부착된 4개의 주머니가 별로 쓸데없고 오히려 방해된다는 것이다. 이는 바디아머를 사용하면서 생기는 문제였다. 일단 바디아머를 착용하면 상의의 주머니 모두 바디아머에 가려 쓸모가 없어지는데다가 오히려 주머니가 몸에서 나오는 열이 빠지는데 방해가 된다고 한다.
또한 이 때까지 동계와 하계로 원단을 다르게 하여 생산하고 구분지어 보급했는데 이럴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해충이 옷의 원단을 뚫고 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별로 안 중요한 것 같지만 이는 전 세계를 전장으로 삼기 때문에 해충으로 인한 병을 우려해서이다. 때문에 제2차 세계 대전 때부터 미군의 주요 고민거리였다.[13]
또 다른 문제점은 불법적으로 카피한 BDU 전투복이 퍼져서 피아식별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미국의 철천지원수인 오사마 빈 라덴도 미군 BDU를 입었을 정도.
마지막으로 위장무늬가 특정 지형 한정으로 밖에 사용 못하고 다른 지형[14] 으로 파병가는 병력에게 또 다른 위장복을 새로 보급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급의 난이도와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15]
위장문제를 제외한 BDU의 단점들은 MARPAT 등 신형 전투복들이 나오면서 대개 해결되었다.
[1] M1943을 개량한 전후형 작업복인데, 전후 군축 때문에 한국전쟁 발발로 본격 생산된 피복이다. 대전기에 M43 작업복이 워낙 대량생산되어 재고가 많이 남아서 이 피복의 착용사례는 한국전쟁 중,후반 시점의 사진에 많이 보인다.[2] 근무복의 경우 30년대 중반에 채택한 M37셔츠와 바지, 정복체계인 Pinks and Greens가 2차대전과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원단과 디자인상의 소폭 개량을 통해 50년대 중반까지 착용했다. 그 후엔 Green Service Uniform 체계로 대체되었다가 2019년에 다시 Pinks and Greens에 기반을 둔 신형 근무복/정복 체계를 도입했다.[3] 해군의 경우, 2000년대 중반까지만(NWU 피복 채택 전)해도 평소에도 근무복을 전투복보다 더 많이 입는 편이라 잘 눈에 띄지 않을 뿐으로, 지상전을 주로 하는 이들 위주로 이들 민무늬 작업복도 보급됐다.[4] 존 레논의 무대의상으로 쓰여 유명해진 옷도 이것이다.[5] 위장으로보나 디자인적으로 보나 큰 충격을 가져다 준 것은 후의 ACU라 불리는 전투복이다. 물론 위장은 안 좋은 쪽으로...[6] 혹은 Highland ERDL[7] 혹은 Lowland ERDL[8] 명칭인 ERDL은 Engineer Research and Development Laboratory의 약자로 그말대로 미 육군 내 개발담당 부서였던 곳으로 이곳에서 개발되었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9] Leibermuster[10] 미 해병대가 채용한 버전은 Brown 버전을 기반으로 제작된 RDF라는 전투복이다.[11] #1 #2[12] 소설 데프콘에서 적외선 코팅이 언급된 이후로 밀덕들 인식 전반에 적외선 위장 = 코팅이라는 공식이 성립해있는데 그 출처나 원리도 불분명하다. 그렇게 비실전적이라며 욕 먹는 다림질과도 별 연관이 없다.[13] 그리고 구형 국군복도 그렇다!!! 모기가 뚫고 피를 빤다!!! ACU 이후의 전투복과 와 국군 개구리 전투복의 경우 제작 시 지속성 살충제인 퍼메스린(Permethrin)으로 처리하여 살충 및 해충 기피기능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 다만, 퍼메스린은 물에 녹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착용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살충능력이 사라지지 않으나 유기용제와 세제에는 녹기 때문에 여러번 세탁을 한 경우 다시 퍼메스린으로 재 처리해야한다. 일반적으로 5~8회 정도 세탁, 즉 3개월에 한번씩은 재 처리해야하는데 문제는 그걸 알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병사들은 오늘도 모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14] 사막이나 눈 덮힌 곳[15] 대표적인 예로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초기의 미군 복장들을 보면 전투복은 사막 위장색인데 방탄모피나 바디아머가 우드랜드 색상인 경우를 쉽게 찾을 수가 있다. 그런데 이게 위장복을 홈그라운드 기준으로 제작하니 당연한 문제이고 어느 국가나 똑같은 일을 겪는다. 대한민국만 해도 자이툰부대에 입힐 사막용 위장 방탄복이 부족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