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오면 시리즈
1. 개요
1989년부터 1995년까지 미리내 소프트웨어가 제작했던 슈팅 게임 시리즈. 타이틀은 심훈의 시 그 날이 오면에서 따온 것으로 추정된다. 영문 타이틀은 'For The Day'. 그냥 'The Day'라고 쓰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참고로 본 항목명은 게임 내의 타이틀 표기에 따라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 올바르게 띄어쓰기를 하면 위의 심훈의 시 항목명과도 달리 '그날이 오면'이 옳은 표기. '그날'은 합성어로 보고 붙여쓰는 것이 옳다고. #
2. 상세
2.1. 그날이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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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취소작.''' 만약에 나왔더라면 신검의 전설, 대마성 등과 함께 그야말로 국산 게임의 석기 시대(...) 쯤 되는 시절에 개발된 극초창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1989년경에 미리내 소프트웨어의 설립과 동시에 MSX2용으로 개발되고 있었으나, 무산되었다. 위의 광고 역시 1989년 5~7월경에 컴퓨터학습 등의 국내 컴퓨터 잡지에 실렸던 광고로, 이 광고만이 공개되고 실제 게임은 공개되지 않은 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당시에 이런 식으로 광고만 싣고 개발 중에 엎어져 게임이 정작 나오지 못한 국산 게임이 몇 가지인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타이틀이자 유일하게 후속작으로 부활한 케이스. 여담으로 광고에 곁들이(?)로 같이 나온 '세계정복'은 결국 나오지 못했다. 스크린샷도 공개된 적이 없어서 어떤 작품인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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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공개되었던 스크린샷 만으로 추정했을 때는 그래픽만큼은 MSX2의 그래픽 성능을 잘 살려 외산 게임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 아니고 스타일면에서는 당시 MSX에서 가장 인기있었다고 할 수 있었던 슈팅게임 그라디우스 시리즈를 답습한 스타일로 보이지만 실제 게임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로는 어떤 작품이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실제 공개된 2편의 퀄리티로 보아서는 1편이 실제 나왔더라도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MSX2가 가로 스크롤과는 상성이 별로 안좋은 기기였고 MSX2의 그래픽으로 가로 스크롤을 제대로 구현한 작품들이 몇 안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열악한 환경과 낮은 저작권 의식 때문에 표절이 횡행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오리지널리티를 갖추었던 본작이 시기에 맞추어 나왔더라면 완성도는 어쨌거나 초창기 게임으로 한국 게임사에 족적을 남겼을만한 작품이 되었을 것임을 돌이키면 발매취소가 된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2.2. 그날이오면 2
그날이 오면 2 오프닝
1~2스테이지 플레이
1991년작. [1] 플랫폼은 MSX2이며 매체는 2DD 디스크 3장으로 디스크를 넣는 순서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였다.[2] 당시 잡지기사에 따르면 10명의 스탭이 작업을 했고 개발비는 총 3천만원이 들었다고 한다. 전작은 스크린샷만 가지고 판단했을 때는 그라디우스 시리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데 본작은 그라디우스보다는 헤르츠의 1989년작 슈팅게임 '하이디포스'와 좀 비슷한 느낌.
소리소문 없이 1편이 발매취소되고 1년여가 지난 1991년 2월, 월간 마이컴 등의 컴퓨터 잡지에 발매 예고가 떴고 '''정말로 발매가 되었다.''' 제작 스케줄이 늦어져 MSX가 이미 시장에서 거의 사라져가던 시기에 나온 탓에 판매량은 좋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어쨌거나 게이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는 성공했고 후속작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작품. 그러나 실 판매량이 어땠는지에 대한 자료는 현재 남아있지 않고, 제목이 변경된 수출판이 극소수 일본에 배포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국내 판매량도 많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당시에 국산게임이라는 이유로 구입했던 이들에게도 평은 대체로 좋지 않았던 모양. 패키지에는 손수건이 함께 들어있었다고 하는데 왠지 엎어진 1편의 일러스트다. 패키지 소장자의 오픈케이스 포스팅 손수건
오프닝의 자막이나 브리핑 메시지 등은 전부 영문으로 되어 있는데 아마도 수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기 때문으로 보이며 MSX2의 하드웨어 파워로는 소프트웨어 한글 처리가 어려웠기 때문에 선택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국산 MSX2의 내장 한글처리를 이용했다면 개발은 쉬워지지만 기종에 따라 한글 글꼴이 달라지는 문제도 있고[3] 외산 MSX2에서는 아예 글씨가 깨져나올 것이므로 소프트웨어로 처리를 하는 수밖에 없는데, 당시에는 공개된 한글 라이브러리 같은 게 있었을리도 없으므로 만약 이를 구현하려 들었다면 안그래도 늦어지는 개발 일정에 과부하가 걸렸을 것이 틀림없다.
그래픽 면에서는 약간 미숙한 면도 없잖아 보이지만 나름대로 MSX2의 그래픽 성능을 살린 괜찮은 수준을 보여준다. 단순히 그래픽만 가지고 보면 먼저 나왔던 MSX2용 일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좋은 축에는 못들어도 대강 평타는 될 정도 수준. 여러모로 그래픽에 공을 들인 흔적이 많이 보인다. 당시에 도트 작업을 하던 제작자가 칼라 모니터가 없어서 흑백 모니터에서 '''대충 감으로''' 찍어서 도트 작업을 했었는데 일단 만들어놓고 나중에 돌려보니 색깔이 원래 의도했던대로 맞아 있더라는 믿기 힘든 전설이 내려온다. 가로 방향 스크롤과는 상성이 꽝인 MSX2에서 부드러운 가로 스크롤을 구현한 기술력은 인정할 만하지만 아쉽게도 화면을 분할하지 못하고 전체가 스크롤되기 때문에 화면에 스코어, 잔기 등의 정보를 표시해주지 못하는 초창기 MSX2 게임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일면도 있다. 보스전에서 스크롤이 멈추면 뜬금없이 하단에 스코어 부분이 표시되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시도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분할 스크롤 구현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체적인 게임 완성도는 처참해서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쿠소게라고 불려도 할말이 없을 정도인데, 의욕은 앞섰지만 개발진의 게임 디자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레벨 디자인부터가 엉망이고 사운드는 FMPAC의 확장 사운드를 지원하지만 BGM의 완성도가 눈물나는 수준이다. 오프닝에선 뜬금없이 '워털루 전쟁'(The Battle of Waterloo)이 나오고 게임 내에서는 아예 BGM과 게임 분위기가 따로노는 수준. MSX용 슈팅게임 제작툴인 '요시다 공무점' 같은 것으로 제작한 동인게임보다도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판매량이 적어 진상(...)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MSX가 죽어가던 시기에 나왔기 때문에 카피 등으로도 널리 퍼지지 않아 잡지 등에 실린 번듯한 스크린샷만 보고 환상을 키운) 게이머가 많았던 덕에 역설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축적하는데는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후속편이 나올 수 있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 탓인지 나중에 에뮬레이터로 설레는 마음으로 본작을 해보고 '''충격받았다'''는 올드게이머들이 종종 있다.
여담으로 미리내 소프트웨어의 마스코트 캐릭터였던 '샘통'[4] 은 본작에서부터 얼굴을 드러낸다. 로딩 중에 나오는 노란 녀석이 이 녀석이며 게임내 아이템으로도 등장.
2.3. 그날이오면 3 : 드래곤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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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작. 시리즈 최고의 성공작이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플랫폼은 IBM PC 호환기종(MS-DOS) 환경으로 옮겨왔다. 완성도 자체도 괜찮았지만 전년에 발매된 소프트액션의 폭스 레인저가 큰 히트를 치게 된 후, 한창 국산 게임의 붐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시기라 시기적으로도 적절했고 전작이 많이 팔리지는 않았어도 게이머들에게 그 이름만은 깊이 각인시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여러 모로 조건이 맞아 떨어져 성공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도 '그날이오면'이라는 타이틀로 가장 많이 기억되는 작품이 바로 이 작품. 게임의 스타일은 캡콤의 에어리어 88이나 US 네이비와 비슷한 스타일이다.
당시로서는 꽤 놀라웠던 빠른 다중 스크롤과 거대한 적 유닛으로 스피드감과 박력이 있는 연출을 선보였으며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애드리브, 옥소리 등의 사운드 카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FM 음원 사운드는 상당히 호평을 받았다. 사운드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인상이 강한데 옥소리 프로페셔널, 사운드 캔버스 등의 미디 음원이 있으면 더욱 박력있는 BGM을 감상할 수 있다. 이는 선발주자이자 라이벌격인 폭스 레인저의 마케팅 포인트 중 하나가 남상규씨[5] 가 담당한 완성도 높은 게임음악이었다는 점에서 이를 의식한 요소가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된다.
게임 디자인 면에서도 뭔가 좀 모자란 듯한 완성도를 보였던 전작과 달리 제대로 된 슈팅 게임의 형태를 잡는데 성공했으며 무엇보다도 후에 유통사 등에서 번들 게임으로 제공되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대박을 치는데 성공한다. 폭스 레인저와 함께 초창기 국산 PC 게임 시장에서 양대 슈팅게임으로 꼽혔을 정도.
2.4. 그 이후
그날이오면 4 : 이카루스
그날이오면 5 : 어썰트 드래곤
3편의 성공에 고무된 미리내 소프트웨어는 후속편으로 이듬해인 1994년에 '그날이오면 4 : 이카루스'를, 1995년에는 '그날이오면 5 : 어썰트 드래곤'을 발매했다. 당시 시대의 흐름[6] 에 발맞추어 사전 렌더링된 3D 동영상이나, 사이드 암즈와 비슷한 컨셉트의 합체 기능을 선보이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좋지 않은 편이었는데,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낮은 편이기도 했거니와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히트로 국산 게임의 대세가 RPG 쪽으로 흘러가버린 탓이었다. 애초에 아케이드/콘솔 시장에서는 그날이오면 3가 나왔던 1993년에 이미 슈팅게임이라는 장르 자체가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대히트 덕에 내리막길을 타고 있던 상태였다. PC에서는 슈팅, 액션 같은 동적인 게임과 상성이 좋지 않은 하드웨어의 특성과 한계[7] 탓에 할 만한 액션이나 슈팅 게임이 많지 않아 폭스 레인저와 그날이오면3 같은 작품이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측면도 없잖아 있었으나, 90년대 중반 무렵에는 그런 하드웨어 한계에 따른 장르의 제약도 거의 사라져 다양한 게임이 시장에 나오게 된 것도 4, 5편의 부진과 관련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한마디로 유행이 지났다+레드 오션이 되었다는 이야기.
시장의 추세에 맞추어 미리내 역시 개발의 방향을 틀어 망국전기, 고룡전기 퍼시벌, 지무신대전 네크론같은 롤플레잉 게임에 손을 대기도 했으며, 슈퍼 샘통 등의 게임을 통해 캐릭터 사업을 꾀하거나 게임 시나리오 공모전 등을 여는 등의 자구책을 펼쳤으나 성과는 별로 없었던 것 같으며 그날이오면 3 만한 히트작을 내놓지는 못했다. 그날이오면 역시 후속작의 부진으로 그렇게 잊혀져 가는 IP가 되는 듯 했으나...
3. 19년만의 부활
뜬금없이 마지막 작품이 나온 지 '''19년'''만인 2014년에 모바일로 그날이오면: 드래곤포스2라는 신작이 발표되었다. 부제로 '드래곤포스2'를 달고 있는데, 시리즈 최대 성공작인 3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렇다고 4, 5편을 흑역사로 묻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의 설정은 3편으로 부터 약 10년 뒤, 한 세대가 바뀐 후를 무대로 하고 있기 때문. 즉, 시계열 상으로 3과 드래곤 포스2 사이에 4와 5가 들어가는 것이다. 미리내 소프트웨어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미리내 게임즈에서 제작하였으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for Kakao를 달고 나왔다. 디스이즈게임 기사 조작감은 부드럽지만 어렵다는 평이 많은 모양. 하지만 마냥 추억에 잠기기엔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상세한 것은 해당 항목을 참조하기 바란다.
[1] 게임 내의 크레디트에는 1990년으로 표기되어있으나 실제 발매는 1991년 1~2월경으로 보인다.[2] 사실 알레스터2가 먼저 선보였던 기믹이다. 알레스터 2의 경우에는 별도로 난이도 선택과 사운드 테스트가 가능한 모드가 숨어있기도 했다.[3] CPC-300은(IQ-2000) 조합형 고딕체, CPC-400(X-II)은 완성형 명조체 한글을 내장하고 있었다. 조합형-완성형으로 구현방법이 달랐지만 한글 코드는 호환되었다.[4] 나중에 새론소프트 명의로 나온 '수퍼 샘통'의 주인공 캐릭터로 발탁되기도 했다.[5] 소프트액션의 창립 멤버이자 사운드 담당이었던 인물로 SoundTeMP와 함께 초창기 한국 게임음악계의 개척자중 한 사람이다. 1991년 무렵부터 게임월드 등의 잡지에서 부록으로 제공했던 게임음악 테이프/CD가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 '게임음악'이라는 장르를 하나의 장르로 인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었는데 그 어레인지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후 게임음악 앨볌인 "NF43"을 출시했다.[6] PC 시장에서는 멀티미디어가 시장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었으며 콘솔 쪽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과 세가 새턴이 나오면서 3D 그래픽스와 FMV가 게임계에서 일반화되는 추세였다.[7] PC는 X68000이나 FM TOWNS 처럼 게임 성능을 중시한 기기들과 달리 스프라이트나 스크롤 같이 동적인 게임을 만드는데 필요한 기능을 전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소프트웨어로 직접 구현해주어야하므로 같은 수준의 게임을 만들려고 하면 더 높은 하드웨어 사양이 필요해지는 단점이 있다. XT, AT급이 메인이었던 80년대~90년대 초에는 이 때문에 PC는 액션, 슈팅 등의 장르에 취약했고 아케이드나 아미가로 나온 같은 타이틀에 비해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이 격차가 사라진 것은 대략 386~486급이 일반화되어 소프트웨어 처리로 인한 오버헤드가 문제가 되지 않게 된 90년대 중반 무렵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