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1. 개요
流行 / fashion, trend, vogue[1]
유행이란 특정한 사회 내에서 일정한 사람들이 유사한 행동양식이나 문화양식을 일정한 시간 동안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유행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진부한 모습으로 퇴화해 버리는 특성을 지니는 점에서 비교적인 영속성을 갖는 문화와는 차이가 있다. 문화의 하위 개념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유행가, 패션 유행, 유행어 등.
2. 특징
우리가 먹는 음식, 입는 옷, 듣는 노래 등등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고 생성, 확산, 쇠퇴의 과정이 빠르다. 특정 유행 행동의 발단은 비유행적 행동이다. 보통 남들이 하지 않는 신기(神奇)성 행동이 특정 개인이나 소수 집단에서 시작될 때, 일반인들은 기존의 행동양식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로 이에 관심과 흥미를 주게 된다. 이 시점에서는 신기성 행동이 비유행성 행동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일부 사람들이 이를 수용하거나 모방하고 다시 이를 쫒는 추종자 집단이 생기면서 특정한 비유행적 행동은 보편성을 갖는 유행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친다.
상류층이 위계가 떨어지는 것들과 구별되기 위해 어떤 행동양식을 선택하면 중산층, 서민이 상류층에 대한 열망을 담아 상류층을 쫒게 되어 유행이 번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면, 중세 시대에 상류층의 상징은 비만이었으므로 비만을 선망했으며, 오늘날은 가무잡잡한 피부가 피부를 태울 수 있을 정도로 삶이 여유롭고 풍족함을 알려주므로 가무잡잡한 피부를 선망한다든지 하는 것들이 있다.
2.1. 한국과 유행
유행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대한민국의 현상이다. 군중심리 문서에서도 나와 있지만, 일찍이 1980년대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위컴이 한국인들이 군중심리에 이끌려 우르르 무엇에 쏠리는 현상을 지목해 한국에는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는 발언을 한 바가 있다. 다만 이 발언은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생각이 바뀐 후에 한 발언이다. 원래는 한국의 민주화를 지지했으나 민주화 실패 후 전두환이라는 독재자가 등장하면서 생각을 바꾸었다. 자세한 내용은 존 위컴 문서 참조.
한국은 특히 남의 눈치를 의식해 주변 분위기에 자신을 맞추는 집단주의 문화권이기 때문에 유행 또한 남다른 면모를 보인다.[2] 대표적인 예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유행과 2016년 하반기의 인형뽑기 유행을 들 수 있다.[3] 강남스타일이야 전 세계적으로 큰 유행했지만 한 가지 생각할 것은 한국에서는 강남스타일을 너무나 써먹은 것이다. 광고, 예능 프로그램 할 것 없이 TV를 틀었으면 늘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왔다. 제아무리 큰 인기를 몰고 있는 것이라도 이 정도로 과포화되면 질리고 귀에 딱지가 앉기 마련이다. 그리고 2016년 하반기에 들어 온 번화가에 우후죽순으로 뽑기가 많이, 널리 생겼다. 2016년 7월 6일에 출시된 포켓몬 GO의 유행으로 포켓몬 인형의 인기가 올라간 게 큰 원인 가운데 하나인데, 이것도 번화가에서 눈만 돌려도 뽑기집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과포화 상태가 됐음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유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나 유행에 관심이 없는 사람을 별종 취급하고 배척하는 분위기도 은연중에 깔려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특정 브랜드의 옷이 유행하면 너, 나 할 것 없이 그 옷을 입고 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심하면 은밀한 따돌림과 연관되기도 하고, 이게 부담이 되는 학생들은 부모님에게 부탁해 비싼 돈을 들여 가며 유행하는 옷을 사 입기까지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대 중반부터 2014년까지 유행한 노스페이스 점퍼이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기념 한정판 롱패딩이 출시되며 롱패딩 점퍼가 유행하였다.[4] 비슷한 사례로 1990년대에 농구의 대중적 인기로 농구화가 대유행하기도 했다.
정리하자면,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현대 사회 기준으로 유달리 집단주의가 강한 국가이다.[5] 그렇다 보니 개인의 취향을 한 수 접어 양보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좋든 싫든 간에 집단에 동화되고 어울리고자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위의 따돌림 사례 등의 강제적인 요인 등에 의해 자기가 유행을 쫓지 않고 자기가 유행에 쫓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유행이 있고 그것을 타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지만 한국은 그게 앞뒤가 바뀌고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는 게 문제이다.
2018년 초에 롱패딩 열풍이 불며 생존템[6] 드립이 흥하자 "생존템이라서 산 것이면 롱패딩은 옛날부터 있었어야지 왜 이제야 입냐." 라거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유행 쫓은 주제에 변명거리로 지어낸 거냐고 비웃는 의견이 많았다.[7][8] 참고로 2016년 ~ 2017년엔 연예인들의 착용과 도깨비 등의 히트로 롱코트가 유행해서 매장에서 그것밖에 안 판 바람에 키 작은 사람들은 사지도 못했고, 한참 전엔 짧은 코트가 유행해서 키 큰 사람은 코트를 못 사서 얼어 죽을 뻔했다는 말도 있다.[9]
2019년 후반에는 펭수라는 펭귄 캐릭터가 유행하게 되면서 수많은 회사들이 펭수랑 콜러보를 하게 되고, 그 결과 광고는 몰론이고 온갖 상품마다 펭수로 도배되었었다. 또한 디즈니의 겨울왕국 2 역시 개봉하면서 수많은 회사들이 콜라보를 진행했고 펭수와 마찬가지로 가는곳마다 겨울왕국 2와 관련된 물품들로 도배되어있었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닌텐도 스위치(모여봐요 동물의 숲)를 빼면 오프라인을 통한 유행은 별로 없었으나 집에서 지내면서 인터넷 활동만 하게 되는 특성상 온라인 내에서는 수많은 밈이나 게임들이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나온것만 해도 Coffin Dance, 모여봐요 동물의 숲, 종로물, 나비보벳따우[10] , 깡(노래), Team Azimkiya, 빅맥송, 사실은 오래전부터 당신같은 남자를 기다려왔다우, 중성마녀, 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애기공룡 둘리, 가짜 사나이, Among Us, PET THE PEEPO, 컵송, 훈발놈 등 다른 년도에 비해 수많은 밈들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깡과 빅맥송에서 알수 있듯이 많아진 만큼 빨리 쇠퇴하는 밈들이 많았다. 그것은 바로 저연령층들의 삽질 때문.
2021년에는 64비트 밈과 삼각함수 밈 등이 유행하고 있다.
3. 관련 명언 및 시
유행이라는 것은 나뭇가지의 잎과 같다. 한 잎이 지면 그 뒤에 또다른 잎이 난다.
ㅡ 단테 알리기에리
유행이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추한 것이어서, 우리는 6개월에 한번씩 바꿔 줘야 한다.
ㅡ 오스카 와일드
유행을 좋아하는 자들 중 경박한 자들이 많다.
ㅡ 호조 우지츠나
우리 시대에
가장 암울한 말이 있다면
"남 하는 대로"
"나 하나쯤이야"
"세상이 그런데"
우리 시대에
남은 희망의 말이 있다면
"나 하나만이라도"
"내가 있음으로"
"내가 먼저"
- 박노해 '꽃 피는 말'
4. 관련 문서
제조사에서 인위적으로 유행거리를 만들기도 한다. 패스트 패션이 한 사례.
[1] 전염병이 퍼진다는 뜻의 유행과 한자가 같다. 이 둘은 동음이의어도 아니고 다의어, 즉 뜻의 뿌리가 같다. 다만 해당 문서에서는 전염병의 의미는 논하지 않는다.[2] 흔히 한국이 공동체주의라고 하지만 이와는 거리가 멀다. 공동체주의에선 공동체 소속이라도 한국과 달리 개인이 집단을 위해 한 수 굽혀 자신의 취향 등을 양보하지는 않는다. 공동체주의 문서 참조.[3] 1990년대 종반과 2000년대 초반에도 뽑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멀쩡한 가게나 음식점이 뽑기가게로 개조되는 현상이 심하지 않았다.[4] 사실 이쪽은 평창 롱패딩 ‘때문에’ 유행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슬금슬금 유행이 될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때 기폭제 역할을 했을 뿐.[5] 사실 일본이 먼저 그런 전철을 밟았다.[6] 정확히는 그 생존이 아닌 이것이 있어야 인싸로서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7] #[8] 비슷한 사례로 헤어롤이 있다. 마리텔에서 하니가 헤어롤을 하고 나온 이후로 지하철이나 카페 등지에서 헤어롤을 하고 다니는 여성(특히 10대 후반~ 20대 초반)이 급격히 늘었는데, 모두 하나 같이 하는 대답은 "하니가 하고 나오기 전부터 했다."이다(...).[9] 유행에 신경을 쓰지 않고 살다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사례도 있다[10] 상술한 '모여봐요 동물의 숲'으로 인한 닌텐도 스위치의 유행과 연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