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브마인드
'''"There is much talk, and I have listened, through rocks and metal and time. ... Now I shall talk, and you shall listen."'''
'''"대화는 많았고, 나는 잠자코 듣고 있었느니라. 암석과 금속과 시간을 통해서. ... 이제 내가 말할 것이니, 너희는 새겨들어야 하리라."'''
'''"Fate had us meet as foes, but this ring will make us brothers."'''
'''"운명은 우리를 적으로 만들었지만, 이 헤일로가 형제로 맺어줄 것이다."'''
'''"Those who built this place knew what they wrought. Do not mistake their intent, for all will perish as they did before."'''
1. 개요
헤일로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플러드가 '공동체기(Coordinated)'단계로 충분히 성장했을 때 형성되는 일종의 하이브 마인드. 숙주로부터 훔친 기억과 정신으로 뭉친 섬뜩한 존재이다. '키 마인드(Key Mind)'라고 불릴 때도 있다. 정확히는 진화를 해서 규모가 '''행성 단위'''가 된 상위개체의 호칭이다. 한국판 성우는 최석필.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는 '야생기(Feral)'의 플러드는 '숙주의 기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각각 따로 놀기 때문에 좀더 집단적,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지가 없지만 플러드가 숙주를 충분히 흡수하면서 퍼져나가면 일부 개체들이 뭉쳐서 감염과 전투가 아닌 고등 사고를 위한 형태인 브레인 폼(Brain Form)으로 변한다. 이 개체가 어느 정도 주위에 있는 플러드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하며, 더욱더 많은 감염된 숙주를 흡수해서 성장할수록 숙주들의 기억을 통합해나가 결국에는 중심체인 그레이브마인드까지 발전한다.[1]
성장한 그레이브마인드는 초월적인 지성을 가지게 되며 주위에 있는 플러드를 제대로 통제하게 되어 마치 수족처럼 부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숙주 없이도 순수변이를 생산해낼 수 있게 되는데 이들 하위 플러드들을 통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도 있다. 이 단계까지 진행되어 버리면 이미 해당 그레이브마인드는 플러드의 집단 지성 신경망에 접속해서 선대 그레이브마인드들의 기억과 동기화하여, 다른 지성체로선 꿈도 꿀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이 '선대' 그레이브마인드의 범위가 1단계 문명이던 선대 인류 문명과 선조문명을 탈탈 털던 그 시기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헤일로 본편에선 그레이브마인드가 수십~수백미터 이상의 규모를 가진 개체였기에 이걸 몸소 짐작하긴 어려웠지만, 고작 슬립스페이스 드라이브 하나 달린 원시적 함선만 확보하자 그 함선의 슬립스페이스 드라이브를 마개조해서 목적지에 정확히 이동해 성간문명의 요새화 수도를 삽시간에 털어버리거나 은하 바깥의 시설을 향해 자력항해를 하는 등의 모습을 통해 그 편린을 짐작할 수 있다.
선조 3부작에선 키 마인드라는 이름으로 '''행성 규모의 개체'''까지 등장한다. 키 마인드는 선조-플러드 전쟁의 막바지에 등장해 선조들에게 진정한 절망을 안겨주었으나, 결국 선조의 헤일로 공격에 우리 은하 내의 다른 플러드와 함께 소멸했기에, 본편에선 나오지 않는다.
헤일로 1에서 제이콥 키예스를 흡수한 초기형 그레이브마인드는 지성체 계열로 진화해서 좀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또 하나의 그레이브마인드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마스터 치프한테 한 방 얻어터지고 결국 04시설 헤일로가 개발살나는 바람에 함께 소멸했으나 05 시설 헤일로를 무대로 한 헤일로 2에서 제대로 모습과 제어 능력을 갖춘 그레이브마인드가 등장한다. 외견은 거대한 입에다 촉수가 무수히 나있는 전형적인 촉수괴물.
2. 작중 행보
고대 선조와의 싸움에서 수 많은 함대와 행성을 집어삼키며 은하계를 파멸로 몰아붙였으나 헤일로가 가동되어 선조와 함께 끔살당했고, 헤일로 2에서 등장한 플러드 유출로 인하여 보안 장치가 털린 05 시설의 깊숙한 지하에서, 선조와의 전쟁도중 소멸되었던 고대 그레이브마인드의 기억을 그대로 이어받은 채 생성되어 담당 모니터인 2401 페너턴트 탄젠트를 납치했다. 그리고 나서 05시설에 상륙한 UNSC와 코버넌트 병력을 흡수하여 더욱 강력해졌다.[2] 게다가 마스터 치프와 아비터를 교묘하게 이용해 마침내는 인 앰버 클래드에 탑승, 코버넌트의 성지 하이 채리티에 침투하여 함락시키고야 말았다.'''"This one is machine and nerve, and has its mind concluded. This one is but flesh and faith, and is the more deluded."'''
'''"이 놈은 기계와 대담함으로 들어차, 이미 결단을 내리었다. 허나 이 놈은 그저 살점과 신앙으로 들어차, 더 실망스러운 것이다."'''
그 후 헤일로 3에서는 마스터 치프와 코타나에게 정신적인 영향[3][4] 을 끼치는데 특히 코타나는 거의 광기 상태로 몰아넣기도 했다. 최후에는 아크에 돌격하여 또다시 마스터 치프와 아비터를 이용, 자신을 위협했던 헤일로 작동을 막을 정도로 선전했으나 결국 코타나와 마스터 치프의 활약으로 역시 끔살당한다.
하지만 플러드가 우리 은하에만 있는게 아니라 은하계 외부에도 살고 있는지라 또 다른 그레이브마인드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치프랑 코타나한테 죽은 그레이브마인드가 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러면 그레이브마인드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는데 사실 그레이브마인드들은 모든 선대 그레이브마인드의 기억을 물려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후에 그레이브마인드가 새로 탄생하게 되면 어떤 형태로든 이 그레이브마인드가 재등장하게 된다.
3. 정체
소멸지대에 버려진 우어 다이댁트는 그레이브마인드에게 붙잡혀 이야기를 나누는데, 일전에 마주쳤던 프라이모디얼과 똑같은 목소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이소다이댁트가 시간빗장으로 프라이모디얼을 죽였을 때, 육체가 소멸되기 직전에 프라이모디얼은 미리 플러드의 집단 지성 신경망에 자신의 정수를 보냈으며 그로 인해 플러드가 남아있는 한, 프라이모디얼 또한 영원히 죽지 않고 살아있게 되었다.'''"I am a monument to all your sins."'''
즉, 새로 탄생하는 그레이브마인드가 선조-플러드 전쟁 당시의 기억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선대 그레이브마인드의 유전자를 물려받아서가 아니라, '''프라이모디얼이 그레이브마인드 형태로 부활한 것이다'''. 그레이브마인드가 마스터 치프에게 죄의 산물이라고 빗대어 말한 점과 치프를 원수의 자식으로서 아비의 죄를 물려받았다는 이유가 이 때문.[7]
4. 기타
사실 헤일로 2까지만 하더라도 의미심장한 대사와 알 수 없는 과거를 곱씹는 듯한 태도, 그리고 코타나와의 대화 등으로 인해 그다지 악한 이미지는 아니었으나 최종작 헤일로3에 들어서 갑자기 다짜고짜 은하계를 집어삼키려는 무지 나쁜 악당이 되었다. 헤일로2에서의 태도가 자신의 계획을 위한 연기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아직도 헤일로2 막바지에 나온 코타나와 그레이브마인드와의 대화, 헤일로3 캠페인의 일부 이벤트와 같은 스토리성 떡밥 때문에 아직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
특히 '''"운명은 우리를 적으로 만들었지만, 이 헤일로가 형제로 맺어줄 것이다(Fate had us meet as foes, but this ring will make us brothers)."'''[8] 이 대사는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 됐는데, 3편이 나오기 전까진 플러드가 사실 악하지 않은 착한 존재였다는 추측도 있었다. 일단 과거에 자신을 토벌하러 온 선조의 초고성능 AI인 맨디컨트 바이어스마저 세뇌한 것을 보면 그의 '말빨'[9] 은 상당한 수준이다. 게다가 어느 의미론 '''플레이어들조차 낚았다.'''
작중 가장 치명적인 공공의 적이라 할 수 있는 플러드의 수장이자 수많은 숙주의 정신을 흡수한 복합지성체라는 설정, 고등사고를 위한 두뇌(브레인 폼Brain Form)형태의 모습 등등 '인지를 초월한 괴물&교활하고 지능적인 악역' 기믹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상당히 괴이한 설정이 붙어있는데, 그레이브마인드는 현학적이면서 운율을 강조하는, 특히 '''7보격의 시와 같은 말투'''에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수많은 외계 문화의 시인들의 이름을 알고 있고 심지어 코타나에 의한 세부정보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인간문화 이후 수많은 시인들을 기억한다'''고 한다.
시리즈 모두 영어 원판은 디 브래들리 베이커(Dee Bradley Baker), 국내정발판은 최석필이 그레이브마인드의 걸걸한 목소리를 담당했다. 두 성우 모두 '''악역&괴물 전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동안 맡아온 배역이 화려하다.(...) 베이커는 기어즈 오브 워의 최종보스 라암을 맡기도 했고, 최석필의 경우 파이브 몬스터즈의 일원이기도 하니 명불허전.
헤일로 2 성우들의 인사에 나온 최석필씨의 한마디를 보면 소리의 변화를 알 수 있는데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데드 스페이스의 하이브 마인드랑 비슷한 격이지만 이쪽은 그레이브마인드와 달리 말은 못하고 비명만 질러댄다. 후속작에 나오는 같은 지성체인 문은 텔레파시로 소통이 가능하므로 이쪽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둘다 존재만으로도 전우주적 재앙 이라는것도 공통점이다.'''
[1] 인간 크기의 생물체를 이용해 그레이브 마인드로 성장하려면 적어도 수천의 인간형 지적 생명체가 필요하다고.[2] 참고로 비탄의 사제까지 흡수하였다. 다만 일반적인 흡수와 달리 비탄의 사제는 의식이 남은 채로 촉수에 흡수되었다.[3] 플레이하다가 잠시 멈추면서 바이저에 코타나의 모습이 비치며 알 수 없는 말(초반에는 그나마 정상적인 말들을 하지만 코타나를 구하기 직전인 후반부에는 '''완전히 맛이 간다.''' 거의 호러수준. 광기 넘치는 웃음소리가 포인트.)을 하거나, 그레이브마인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4] 설정상 이를 논리 역병이라 하는데 선조의 AI 맨디컨트 바이어스마저 감염되었고 다이댁트가 헤일로4에서 광기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이다.[5] 중의적인 문장이다. 선각자로써 선조의 정수를 계승한 치프에게 하는 말인 동시에, 그레이브마인드의 몸뚱이 자체가 전투 중에 죽어나간 사체들을 포함, 치프가 문자 그대로 도륙한 시체들의 바이오매스를 먹고 자라났을 터이니 그야말로 너희가 저지른 죄악의 상징이라고 비꼬는 것이다.[6] 물론 치프는 정확하게는 별빛내기는 아니지만 그의 게이야스가 유전자에 포함된다고 보인다.[7] 결국 프라이모디얼과 아이소다이댁트는 과거 모습만 달라졌을 뿐, 헤일로 2에서 다시 재회한 셈이다. [6][8] 헤일로는 일정한 질량을 가진 유기체는 다 없애 버린다. 즉 코버넌트든 인간이든 플러드든 살기위해서는 헤일로의 작동을 중지시킬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협동을 제안하는것이다. 이는 결국 플러드역시 전쟁을 원하지 않는것으로 해석됐지만 헤일로 3이 나온상황에선 그때만 잠깐 그런걸로 해석되고 있다.[9] 그레이브마인드는 스스로를 '시간을 초월한 존재'로 칭하고 플러드를 구원과 평화의 상징으로 포장하면서 유기체를 흡수하며 축적된 방대한 정보를 이용, AI와 생물을 가리지 않고 논리적인 헛점을 파고들어 빠르게 퍼져나가는 연쇄적인 소프트웨어 손상, 정신적 동요를 일으키는 심리전에 매우 능했으며 이러한 그레이브마인드의 화술을 선조들은 '''논리 역병'''이라 칭하며 온갖 기술을 동원해 AI에 끼치는 영향을 막으려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