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2013년/4월/18일
1. 소개
2013 시즌 불안불안하던 롯데의 투수진이 이 날 불펜을 제대로 터뜨려버린 경기였다. 홈런은 한개 밖에 허용하지 않았지만 투수진이 무려 '''25안타''' '''9사사구'''를 내주면서 자멸했다.
2. 1회 ~ 3회
1회초 넥센은 장기영의 2루타로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점수를 내진 못했고, 롯데는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하지만, 넥센은 2회초 1사 이후 이성열의 볼넷, 김민성의 안타[1] , 유한준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허도환의 적시타가 터져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서건창이 땅볼, 장기영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더이상의 점수를 얻진 못했다. 롯데의 2회말 공격은 2사 이후 김대우가 2루타를 쳐내면서 2사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황재균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3회초에도 넥센의 방망이는 불을 뿜었다. 이택근이 기습번트를 대며 내야안타를 만들어냈고, 박병호와 강정호가 연속안타를 뽑아내며 무사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뒤이어 나온 이성열과 김민성이 플라이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하나 싶었는데. 유한준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작렬시키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허도환의 볼넷으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서건창이 우전 적시타를 날리면서 스코어 5:0으로 달아났다. 3회말 롯데는 박종윤이 내야안타를 치면서 기회를 잡는가 했지만, 박기혁이 6-4-3 병살타를 치면서 기회를 날려먹었다.
3. 4회 ~ 6회
4회초에 넥센은 박병호와 강정호가 안타를 쳤지만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4회말 롯데는 삼자범퇴로 물러났다.
그리고 5회초 결국 롯데에서 우려하던 일이 터졌다. 유한준이 옥스프링의 5구를 때려좌월 솔로홈런을 날린 것[2] , 이어서 허도환의 안타가 터지자 롯데는 옥스프링을 내리고 진명호를 투입했는데 '''헬게이트가 열렸다.''' 진명호는 등판하자마자 서건창과 장기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이택근에게 적시타를 맞으면서 점수는 7:0까지 벌어졌다. 그 와중에 1사 만루 기회에서 이성열의 타구 때 2루주자 이택근이 3루로 달리지 않고 머뭇거리더니 고의로 타구를 발로 걷어차면서 병살타가 선언되었고 넥센의 공격이 마무리되었다.[3]
5회말 롯데는 황재균이 볼넷을 얻어냈지만, 기회를 살리진 못했다.
6회에도 넥센의 방망이는 그칠줄 몰랐다. 허도환의 안타, 서건창의 2루타, 장기영의 안타, 대타로 나온 송지만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점수가 11:0까지 벌어졌다. 이미 이때 꼴빠들의 멘탈은 파괴되었다. 그와중에 진명호는 박병호를 상대로 빈볼성 공을 던져 주심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길었던 넥센의 6회초가 끝나고 6회말 롯데의 공격은 1사 후 김문호가 나갔지만, 정훈이 병살타를 치면서 또 기회를 날렸다.
4. 7회 ~ 9회
7회초 이성열의 안타[4] 로 1사 1루를 만든 넥센은 유한준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지만, 유한준이 2루에서 태그 아웃 2사 3루가 되고 말았다. 이후 허도환의 볼넷으로 2사 1,3루가 되었고, 다음날 삼성 경기 때문에 지는 경기에 투수를 더 투입할 수 없었던 팀 사정상 80구 넘게 던지며 고전하던 진명호는 서건창 타석에서 빈볼을 던져 퇴장조치를 당했다. 이어진 만루 기회에서 장기영이 바뀐투수 이명우를 상대로 중전적시타를 터뜨렸고, 이어 송지만까지 적시타를 때려내며 스코어 14:0까지 달아났다. '''이걸로 꼴빠들은 영혼까지 털렸다'''….
반격에 나선 롯데는 7회말 김대우의 적시타, 8회 정훈의 희생플라이, 박준서의 중전 적시타로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9회에도 황재균의 1타점 땅볼로 한 점을 따라잡았으나 이미 큰 점수차를 되돌릴 순 없었고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5. 총평
롯데 투수진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나고 말았다.선발 옥스프링과 그 다음 투수인 진명호가 각각 7실점씩 기록한 롯데의 투수진은 넥센 타자들에게 무려 25안타를 허용했고, 9개의 볼넷까지 내주면서 완벽하게 압도당하고 말았다. 이에 비해 롯데 타자들은 상대 선발 브랜든 나이트의 구위에 완벽하게 눌리면서 6회까지 단 한점도 올리지 못하는 굴욕을 맛보았다. 특히 4번타자로 출전한 강민호는 통산 나이트 상대로 '''21타수 1안타'''(0.048)에 그칠 정도로 매우 약했는데, 이 날도 나이트 상대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면서 상대전적이 23타수 1안타(0.043)로까지 떨어졌고, 투수 교체 후에도 안타를 전혀 기록하지 못하여 흐름을 완전히 끊어놓았다. 롯데가 이 경기에서 얻은 유일한 소득은 차기 4번타자감으로 육성 중인 김대우가 사이클링 히트에서 홈런만 빠진 3안타로 분전하였다는 점뿐이었다. 결국 속절없이 넥센에게 시리즈 스윕을 허용하여 시즌 7연패(2연패후 1무, 그후 5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급기야 스포츠조선의 노주환 기자는 롯데의 이 경기를 저질야구라고 제목에서 대놓고 깠다(기사). 기사에서는 타선을 문제삼고 있지만 가장 심각한 건 투수, 그것도 선발 투수의 사정은 그 이상으로 좋지 않았다.
결국 이 경기 이후 김시진 감독은 박계원 주루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박현승 2군 주루코치를 1군으로 올렸다. 아닌게 아니라 롯데팬들 사이에서 '꼴뚜기 사퇴해라','꼴뚜기는 사실 롯데를 멸망시키려는 넥센의 첩자' 소리가 나왔다.
한편 넥센은 나이트의 호투로 손쉬운 승리를 가져갔고, 롯데의 멘붕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와중에 불펜진에서는 문성현, 김상수가 불안한 투구를 보이기는 했지만 비교적 적은 실점으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 지난 대 삼성전 시리즈에서 2013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헌납한 바로 다음 시리즈에서 25안타를 기록해 스스로 기록을 경신하며 힐링에 성공했다. 25안타 기록은 팀 창단이후 팀 최다 안타 신기록.
이날 터져나온 안타로 전날까지 0.239로 최하위에 처져 있던 넥센의 팀 타율은 무려 2푼 6리가 상승하며 0.265를 기록, '''단 한 경기 만에 팀 타율 5위로 점프했다'''. 유한준은 5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그동안의 부진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모습을 보여줬고[5] , 허도환은 3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한편 이 경기 전까지 팀 승수(9)와 똑같은 세이브 숫자를 올렸던 손승락은 팀이 대승하는 바람에 등판하지 못했다. 손승락은 이날 경기 전에 이미 서울로 돌아간 뒤였는데, 손승락이 앞선 2경기에서 연투를 해 염경엽 감독이 휴식을 줬던 것이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타자들이 불방망이로 대승을 거둔 덕에 손승락이 등판할 일 자체가 없었고 팬들은 염경엽 감독의 선수 기용을 찬양했다.
한편, 경기 다음 날 KBO는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7회초에 빈볼을 던져 퇴장당한 진명호는 벌금 100만 원 및 5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고, '''5회초 타구를 고의로 차서 수비를 방해한 이택근도 벌금 1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팬들은 이를 두고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가지고 욕을 한 홍성흔과 같은 수준의 징계인 벌금 100만 원 징계는 전혀 형평이 맞지 않는다고 보아 크보의 권위 실추라고 열심히 까댔다.[6]#
[1] 이 안타는 뜬공이 우익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그전날 경기에서 동점 적시타를 뽑아낸 것과 비슷한 코스였다.[2] 이날 넥센이 기록한 25안타 중 유일한 홈런이었다.[3] 원래 주자맞춰 아웃의 경우 주자는 아웃처리되는 반면에 타자에게는 기록상 내야안타가 인정되고 세이프가 되는 것이지만, 이 경우는 이택근이 아예 타구를 기다리고 있다가 고의로 맞은 것이고, 이는 어차피 경기가 기운 상황에서 수비 방해 + 타자 이성열의 스탯 올려주기를 의도한 연기가 너무 보였다고 판단하여서 수비방해를 추가로 적용해 타자 이성열도 함께 아웃처리한 것이다.[4] 이 안타로 넥센은 선발타자 전원 안타를 기록했다.[5] 그전에 삽을 심하게 퍼서 유한준은 이날 맹활약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시즌타율은 '''0.180'''에 오르는 걸로 그쳤다. 참고로 이 경기 전까지 유한준의 타율은 '''0.111'''.[6] 5경기 출장 정지는 중징계에 해당하기는 하지만, 출장 정지 5경기를 줘봤자 투수의 경우 어차피 이정도의 연투라면 5경기동안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명무실하다는 점도 비난의 이유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