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영회
論英會
삼국지평화, 삼국지연의에서 조조와 유비가 천하 영웅들에 대해 논한 일을 가리키는 말. 삼국지평화 자체는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 자체는 알려진 바가 없어서 편의상 영웅논담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는 자주논영웅(煮酒論英雄. 술을 데우며 영웅을 논하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의의 창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실제로 각색 및 창작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으나 "세상의 영웅은 나 조조와 그대 유비 뿐" 운운한 구절은 엄연히 정사에도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모종강본 원문과 해석
화양국지에 따르면 이때 곧바로 천둥벼락이 치자 유비가 조조에게 "성인(聖人)이 말하길, ‘빠른 천둥과 거센 바람에는 필시 낯빛을 고친다.’ 하셨으니 실로 그러합니다. 한바탕 벼락의 위세가 가히 이 정도군요!"라고 둘러댄다. 유비가 느낀 당혹감과[2] 더불어 그걸 재빨리 수습하여 능숙하게 대처하는 장면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화양국지에는 추가적으로 유비가 이렇게 말하자 이 때 조조가 스스로 실언을 했다고 후회했다고 하는데 공연히 유비의 경계심만 불러 일으키는 소리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연의에서처럼 이런 모습을 보고 경계심을 풀었던 것일 수도 있다. 만약에 후자였다면 그건 천하의 간웅이라는 조조가 유비라는 구밀복검의 효웅에게 속아넘어간 최악의 실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3]
이후 조조는 유비를 보내 서주에 가서 원술을 기다려 공격하게 하니, 정욱과 곽가가 조조를 설득하며 '공께서 저번에 유비를 도모하지 않은 것은 저희들이 진실로 미칠 바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그에게 병사를 빌려주시면, 반드시 다른 마음을 품을 것입니다'라 했고 그제서야 유비에게 속은걸 알아차린 조조는 그를 추격했으나 미치지 못했고 서주는 다시 유비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영웅기에는 '조조와 유비가 비밀스러운 얘기를 했는데 유비가 원소에게 비밀을 흘렸고 원소는 조조가 (아마도 원소) 도모의 뜻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조조는 스스로 혀를 깨물어 피가 흐르게 하여 실언에 대한 후세의 경계로 했다'는 기록이 있다. 비밀스러운 얘기를 했다는 점, 조조 스스로 실언했다고 생각했다는 점, 그게 또 하필이면 대놓고 조조가 원소를 저격하는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아마도 이 기록은 논영회 일화를 유비가 원소에게 흘림으로서 원소가 자신을 도모할 뜻을 품은 조조를 공격하게 할 마음이 들게 만들려는 시도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이 기록은 유비가 서주에 다시 복귀한 다음 원소와 동맹을 맺어 조조를 견제하던 199년 후반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던 것일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유비는 사소한 일화 하나하나까지 오로지 조조를 대적할 마음으로 이용했던 것이다.
조조가 길평을 때려죽인 후에 유비를 의심하면서 유비 삼형제를 조정에 들인 것에 대해 후회하는 발언으로 혼잣말을 했는데, 며칠 후에 조조가 연회를 열어 유비를 부르면서 그 명칭을 논영회라고 하자 유비가 놀라 수저를 떨어뜨렸다고 짧게 언급된다.
연의에선 여기서 살이 더 붙어 본격적인 논영회가 된다.
허도 사냥터-의대조-논영회로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는 나관중의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 하나 허투루 쓰인 게 없고 모든 사건이 정확한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사냥터에서 화살 사건을 통해 조조가 한실의 역적임을 강조하고, 이를 무력히 방관하는 귀족들과 분노하는 평민 영웅 관우를 대비한다. 이를 계기로 헌제는 의대조를 쓰고, 동승을 불러 한담인 척 이야기를 나눈다. 장소는 공신각이고 자연스레 대화 주제는 한실의 역사와 정통성이 된다. 이는 조조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딴 얘기만 하는 장면으로서 긴장감을 줄 뿐만 아니라 한실이 헌제와 동승, 나아가 주인공이자 헌제가 황숙 칭호를 내린 유비에게 어떤 의미인지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습시킨다. 이미 오래 전 부패해 망한 왕조가 주인공들에게 이입하는 독자에게도 마땅히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이 된다.
그러니 유비도 마땅한 대의를 따라 연판장에 서명했다. 유비는 동승을 비롯해서 조조 암살을 결의하는 무리에 가담했지만(정사에서도 마찬가지) 조조의 의심을 피하려고 일부러 채소밭을 가꾸며 지낸다. 그런데 이제 유비가 들키면 안 되는 약점이 생긴 상태에서 조조가 갑자기 조조가 그를 초대해서 채소밭은 잘 가꾸고 있냐고 안부를 물은 후 술자리를 만들어 불렀다. 매실[4] 과 술을 먹고 놀자는 때 아닌 친절이 독자를 더 긴장시킨다.
술자리 도중 갑자기 검은 구름이 끼어서 마치 용이 날아오르는 듯 하자 조조는 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조조는 용의 능력과 변화를 영웅에 비유하며 유비에게 세상의 영웅들에 대해서 물어본다. 유비는 차례대로 원소, 원술, 손책, 유표, 유장 등을 언급한다. 정사의 본래 대화엔 없는 사람들까지 줄줄이 나오는 건 유비와 조조가 이 모두보다 한층 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맞수의 대결임을 선명히 한다. 겸사겸사 유언, 장로 등 현재 스토리라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사람들도 언급함으로써, 긴장감 넘치는 이 장면은 보통 책 앞부분의 '나오는 사람들'과 '이제까지의 이야기'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조조는 하나같이 그들은 전혀 쓸모없는 인간들이라 답하고 '세상의 영웅이란 무릇 마음에 큰 뜻을 품고 뱃속에는 큰 지혜를 가져서 우주라도 담고 감출 재주와 천지라도 삼키고 뱉을 뜻을 가진 자요."라고 주장하며, 세상의 영웅은 오직 조조와 유비뿐이라고 얘기한다. 조조가 자신의 속내를 간파했다고 여긴 유비는 충격으로 수저를 떨어트리나 때마침 번개가 친다. 이후 유비는 기지를 발휘해 어려서부터 벼락을 무서워했다고 변명하고[5] 조조는 유비에 대한 경계를 푼다. 이후 유비를 걱정한 관우와 장비가 무장하고 도착하지만 조조는 그들의 충성에 감탄, 술을 선사하고 삼형제는 무사히 빠져나온다.[6] 유비는 일부러 겁쟁이 연기를 해서 빠져나왔다고 얘기한다.
조조는 유비가 언급한 영웅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유비는 조조 앞에서 야심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무 인간이나 언급한다. 조조의 평가와 이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유비가 자신을 낮추어 위기를 모면하는 것도 있지만 두 인물의 경쟁 구도를 강조하며 유비와 조조를 숙명의 라이벌로 만드는 부분이라 자주 등장하거나 각색된다.
다른 버젼들과 달리 유비가 겁쟁이 행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 탁자 밑에 숨지는 않고, 그냥 젓가락만 놀라서 툭 떨군다. 아무래도 그간 보여준 극 중 유비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조조는 이때 "나는 인의가 그냥 말뿐인줄 알았어. 하지만 자네에게 있어서 인의는 진짜 무기야"라며, 유비의 인의를 두고는 그의 자웅일대검에 빗대면서 유비를 평가하며 왜 자신이 유비를 영웅이라 생각하는지 얘기한다. 이에 유비가 그렇게 믿는다면 지금까지 여러 번 자신을 죽이려 했는데 '''왜 지금은 아닌지'''를 조용히 묻자, 조조는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니 죽이기 아까운 것도 있고, 자네는 근거지가 없다'''라고 태연하게 대답한다. 즉 유비가 근거지를 갖지 못하고 조조가 장악한 허도에 머물러 있는 이상은 같은 영웅으로서 천하의 정세나 한가하게 논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유비는 원술 토벌을 빌미로 조조의 군사들을 빌리고 주령과 노소를 속여 군사들을 빼앗고 기어코 서주까지 집어삼킨다.[12] 그리고 옥새를 들려보내는데, 조조는 이 옥새를 손으로 들고서 천천히 걸어가다 혼절해버린다.
다른 작품들과 달리 유비가 조조 머리 위에서 노는 꼴을 보여준다. 여기서 조조는 유비만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유비는 이런 조조의 비위를 적당히 맞춰줘서 탈출한다. 작중 조조가 떠난 이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비가 빗속에서 냉소를 짓고는 관우와 장비를 보고 "형제들이여, 우리는 대해로 헤엄치는 물고기요, 푸른 구름 위로 날아 오르는 새와 같노라."라는 대사를 날리며 조조에게 받은 술잔을 던져버리는 장면은 포스가 엄청나다. 참고로 원작 삼국지연의에서는 정 반대의 대사를 말한다.[13]
조조 머리 위에서 노는 거라면 이쪽도 만만치 않다. 본작의 유비는 쬬다인척 하는 효웅인데 그러한 속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이 논영회 에피소드이다. 유비가 얼마나 무서운 인간인지 보여준다. 보통은 동승의 방문을 받아 밀서에 서명한 다음 밭을 가는 전개로 나오지만 본작의 유비는 조조를 죽이면 나라에 근심이 없어져서 안된다는(?[14] ) 교활한 인간이라 그전부터 밭 갈며 쬬다 행세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동승의 방문을 받고 밀서에 서명하지만 자신을 한실의 충신으로 포장하기 위해 서명했을 뿐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러다가 영웅소리 듣는 사람이 손에 흙묻이는 걸 수상하게 여긴 조조의 초청을 받게 된다. 매실 이야기, 여자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영웅론으로 이어지는데 원술, 원소, 유표, 손책을 모조리 까버린 조조는 천하의 영웅은 오직 자신과 유비 뿐 이라 단언한다. 이 말을 들은 유비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가 창피한듯 얼굴이 새빨게 지는데 벼락이 치자 젓가락 한짝을 떨어뜨리곤 떨다가 전쟁때 고생을 해서 그렇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부끄러워한다. 이 광경을 지켜본 조조는 유비에 대한 의심을 거의 다 풀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험해 보자는 생각에 다시 초청하는데 유비는 자기도 허도의 명사가 되었다고 자랑하며 단장하고 목에 잔뜩 힘을 주고 가는데 모양새가 딱 졸부, 서울 구경 온 촌놈이다. 물론 소인배 코스프레로 조조의 의심을 피하려는 수작.
이 광경을 보는 관우, 장비가 기막혀하는 가운데 공손찬 패망 소식이 전해온다. 그러자 유비는 눈물을 쏟으며 친구의 원수를 갚겠다고 군사를 청한다. 조조는 기꺼이 군사를 내줘 유비를 보내고는 겨우 공손찬 쯤의 소인배와 친교를 나누고 그 친교를 위해 목숨을 건다며 유비를 비웃는다.
물론 이 모든건 우리를 벗어나기 위한 유비의 술수. 서주로 탈출할 때 ''''초롱에 갇힌 독수리(새)가 하늘을 난다! 우리 속에 묶였던 호랑이가 대지를 달린다!''''라고 외치며 이게 모두 연기였음을 드러낸다.[15] 뒤늦게 이를 깨달은 조조는 허저를 보내 유비에게 돌아오란 전갈을 보내나 이전의 쬬다는 온데간데 없고 당당한 사령관으로 돌아온 유비는 "정히 나를 끌고 가겠다면 먼저 관우와 장비에게 허락을 받아라. 능히 만 명을 이길 수 있는 맹장인 동시에 맞상대라면 결코 사양 않는 친구들이다."라고 엄포를 하며 허저가 꼬리내리게 만든다. 소식을 들은 조조는 "됐다! 한 번 실수는 잊어버리겠다."라고 웃어 넘기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다음 번엔 열 배의 이자까지 쳐서 제대로 갚아주겠다.'라며 냉소한다.
그런데 이렇게 유비를 멋있게 묘사하는 한편으론 고우영 작가는 연판장에 서명한 이야기를 꺼내며 '조조를 타도하겠다는 서명은 했지만 어차피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자기만 몸을 빼 도망가는 거 아닐까?'라고 묘사한다.
색다른 방향으로 개그스럽게 각색됐다. 조조가 유비를 영웅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유비는 되려 좋아라하며 "역시 승상님.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군요."라고 하는 식으로 바보 연기를 한다. 그러나 천둥이 치자 탁자 밑으로 숨어 벌벌 떤다. 관우가 오늘 조조를 속인 형님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고 하지만 유비는 진짜 천둥이 무서워서 숨었다고 한다. 그래 가지고 원소나 조조를 어떻게 상대할 거냐고 타박이 들어오자, 유비는 되려 태연하게 대답한다. '''"천둥은 자연재해라 무섭지만 원소, 조조는 안 무섭다. 같은 인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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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6 관도대전 80화 ~ 83화에 걸쳐 상중하 + 후일담 식으로 전개된다. 유비는 텃밭을 가꾸던 중, 허저와 장료에 의해 압송되듯 승상부 후원에 끌려간다.[16] 삼국지톡의 논영회는 보통 유비와 조조 간의 화목해보이면서도 밑에 깔린 긴장감을 강조하는 다른 매체의 논영회와 달리, 조조가 시종일관 유비에게 공격적이고 고압적인 모습을 보인다. 유비가 여러 영웅들의 이름을 대고 조조가 반박하는 장면은 유비가 말한 이가 영웅이 아니면 매실소주를 한잔씩 원샷하는 술게임으로 재해석됐다.
그런데 해당 장면에서 유비가 원소의 이름을 대자 조조가 유비 앞에서 대놓고 과도하게 질색하는 묘사와, 논영회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조조가 유비에게 그대와 나만이 영웅이라고 밝히는 묘사를 없애고 영웅은 그대의 눈앞에 있지 않냐며 자신의 이름을 대라고 유비를 겁박하는듯하는 묘사로 논영회의 핀트를 전혀 못 잡고 또다시 원소만 띄우고 조조는 까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어 잠시 잠잠하던 삼국지톡 독자들 간의 만화의 방향성에 대한 키배가 다시 시작되었다.
사실 까놓고 말해서 야심을 품었지만 이를 숨기는 유비와 대놓고 드러내며 너 또한 그런 것 아니냐고 떠보는 조조 간의 긴장감이 논영회의 핵심인데, 이걸 완벽하게 날려먹었다. 거기에 틈만 나면 서주 대학살만 주구장창 뇌까리며 조조를 까는 주제에 야망도 없고 소시민적인 캐릭터로밖에 안보이는 유비가 도대체 뭐가 영웅이냐며 비꼬는 의견도 많다. 특히 틈만 나면 서주 대학살만 외치며 조조의 캐릭터를 완전히 나쁜 쪽으로만 꽂아버렸단 비판이 잦으며, 저렇게 인간적인 유비가 유장 통수칠 땐 무슨 명분을 내세울거냐며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논영회에서도 유장을 특별히 문제있는 인물로 서술하지도 않고 황실 지키는 개라고만 했으니.
이로 인해 그간 남아있던 삼국지톡을 긍정적으로 보던 독자들조차 논영회 파트는 큰 혹평을 가했다.[17] 이로 인해 독자들이 삼톡을 하차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작가들은 건강 문제도 있고 해서 잠시 휴재를 했다.[18]
옥대 이벤트와 엮여 선택지 형태로 진행된다. 조조의 옥대 요구에 두번 다 응하지 않으면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무사히 넘어가지만, 두 번째에서 옥대를 준다는 선택을 하면 선택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삼국지 영걸전/선택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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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에서처럼 조조가 유비에게 세상의 영웅들에 대해서 물어보고 유비는 차례대로 원소, 원술, 손책, 유표, 유장 등을 언급한다. 조조의 반응은 연의와 유사하지만 예외로 손책의 경우엔 '손책 말이오? 으음.'하며 살짝 고민하는 듯한 반응을 나타낸다.
그리고 유비의 반응이 조금 더 극적으로 나타나는데, 조조가 '영웅이라고 부를수 있는 자는 바로 나와 그대다(余と君だ)'라고 말하자 '조조가 나를 이 정도로 잘 알 줄이야!'라며 속으로 크게 놀라고, 마침 번개가 치자 이에 놀란 척하고 탁자 밑으로 들어가 숨는다. 조조가 이를 보고 한심한 자라고 속으로 비웃고, 이후 관우와 장비가 찾아 오는 건 연의와 동일하다.
극장판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많이 압축되었다.
처음 조조가 던진 질문은 관우를 자기의 장수로 영입할 수 있는가였고, 그 다음에 용이 승천하는 듯한 회오리바람을 가리켜 최고의 영웅이 누구냐는 질문을 던진다. 유비는 다른 사람의 언급 없이 조조라고 바로 답하지만, 조조는 한 명 더 있다며 유비를 지목한다. 천둥소리에 놀라 상 밑으로 숨는 건 연의와 동일.
추가로 원술의 진군 보고도 여기서 나온다.
1. 개요
삼국지평화, 삼국지연의에서 조조와 유비가 천하 영웅들에 대해 논한 일을 가리키는 말. 삼국지평화 자체는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 자체는 알려진 바가 없어서 편의상 영웅논담이라 부르기도 한다. 또는 자주논영웅(煮酒論英雄. 술을 데우며 영웅을 논하다)라고 부르기도 한다. 연의의 창작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실제로 각색 및 창작이 많이 들어가기는 했으나 "세상의 영웅은 나 조조와 그대 유비 뿐" 운운한 구절은 엄연히 정사에도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모종강본 원문과 해석
2. 정사
여포 토벌 후 유비는 조조 밑에서 의탁하고 있었는데, 조조는 유비를 자주 불러내서 술을 마시곤 했다. 이런 나날 중에 조조는 유비에게 세상의 영웅은 오직 자신과 유비뿐이라 했는데 이에 놀란 유비는 수저를 떨어뜨렸다. 당시 유비는 발붙일 곳이 없어서 조조에게 빌붙어 사는 일개 객장이었고, 원소는 유비와는 비교가 안되는 건 물론 조조보다도 막강한 세력을 자랑하는 당대 최강의 군웅이었다. 그런 원소마저도 무시하고 조조는 유비와 자신만이 천하의 영웅이라 평한 것이다. 조조가 유비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고 의식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한편으로는 원소는 영웅이 아니라고 애써 평가절하 하면서 얼마나 원소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렸는지 알 수 있는 기록이다.이 무렵 조공이 선주에게 조용히 말했다,
“지금 천하의 영웅은 오직 사군(使君)과 이 조조(操)[1]
뿐이오. 본초(本初)같은 무리는 족히 여기에 낄 수 없소이다.”선주는 막 밥을 먹고 있다가 비저(匕箸)를 떨어뜨렸다.
- 촉서 선주전-
화양국지에 따르면 이때 곧바로 천둥벼락이 치자 유비가 조조에게 "성인(聖人)이 말하길, ‘빠른 천둥과 거센 바람에는 필시 낯빛을 고친다.’ 하셨으니 실로 그러합니다. 한바탕 벼락의 위세가 가히 이 정도군요!"라고 둘러댄다. 유비가 느낀 당혹감과[2] 더불어 그걸 재빨리 수습하여 능숙하게 대처하는 장면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화양국지에는 추가적으로 유비가 이렇게 말하자 이 때 조조가 스스로 실언을 했다고 후회했다고 하는데 공연히 유비의 경계심만 불러 일으키는 소리를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아니면 연의에서처럼 이런 모습을 보고 경계심을 풀었던 것일 수도 있다. 만약에 후자였다면 그건 천하의 간웅이라는 조조가 유비라는 구밀복검의 효웅에게 속아넘어간 최악의 실수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3]
이후 조조는 유비를 보내 서주에 가서 원술을 기다려 공격하게 하니, 정욱과 곽가가 조조를 설득하며 '공께서 저번에 유비를 도모하지 않은 것은 저희들이 진실로 미칠 바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그에게 병사를 빌려주시면, 반드시 다른 마음을 품을 것입니다'라 했고 그제서야 유비에게 속은걸 알아차린 조조는 그를 추격했으나 미치지 못했고 서주는 다시 유비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영웅기에는 '조조와 유비가 비밀스러운 얘기를 했는데 유비가 원소에게 비밀을 흘렸고 원소는 조조가 (아마도 원소) 도모의 뜻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조조는 스스로 혀를 깨물어 피가 흐르게 하여 실언에 대한 후세의 경계로 했다'는 기록이 있다. 비밀스러운 얘기를 했다는 점, 조조 스스로 실언했다고 생각했다는 점, 그게 또 하필이면 대놓고 조조가 원소를 저격하는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아마도 이 기록은 논영회 일화를 유비가 원소에게 흘림으로서 원소가 자신을 도모할 뜻을 품은 조조를 공격하게 할 마음이 들게 만들려는 시도로 볼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이 기록은 유비가 서주에 다시 복귀한 다음 원소와 동맹을 맺어 조조를 견제하던 199년 후반에 있었던 일을 기록했던 것일 가능성이 있다. 어쨌든 유비는 사소한 일화 하나하나까지 오로지 조조를 대적할 마음으로 이용했던 것이다.
3. 삼국지평화
조조가 길평을 때려죽인 후에 유비를 의심하면서 유비 삼형제를 조정에 들인 것에 대해 후회하는 발언으로 혼잣말을 했는데, 며칠 후에 조조가 연회를 열어 유비를 부르면서 그 명칭을 논영회라고 하자 유비가 놀라 수저를 떨어뜨렸다고 짧게 언급된다.
4. 삼국지연의
연의에선 여기서 살이 더 붙어 본격적인 논영회가 된다.
허도 사냥터-의대조-논영회로 이어지는 이야기 전개는 나관중의 소설가로서의 역량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화 하나 허투루 쓰인 게 없고 모든 사건이 정확한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 사냥터에서 화살 사건을 통해 조조가 한실의 역적임을 강조하고, 이를 무력히 방관하는 귀족들과 분노하는 평민 영웅 관우를 대비한다. 이를 계기로 헌제는 의대조를 쓰고, 동승을 불러 한담인 척 이야기를 나눈다. 장소는 공신각이고 자연스레 대화 주제는 한실의 역사와 정통성이 된다. 이는 조조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딴 얘기만 하는 장면으로서 긴장감을 줄 뿐만 아니라 한실이 헌제와 동승, 나아가 주인공이자 헌제가 황숙 칭호를 내린 유비에게 어떤 의미인지 독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습시킨다. 이미 오래 전 부패해 망한 왕조가 주인공들에게 이입하는 독자에게도 마땅히 지켜야 할 소중한 것이 된다.
그러니 유비도 마땅한 대의를 따라 연판장에 서명했다. 유비는 동승을 비롯해서 조조 암살을 결의하는 무리에 가담했지만(정사에서도 마찬가지) 조조의 의심을 피하려고 일부러 채소밭을 가꾸며 지낸다. 그런데 이제 유비가 들키면 안 되는 약점이 생긴 상태에서 조조가 갑자기 조조가 그를 초대해서 채소밭은 잘 가꾸고 있냐고 안부를 물은 후 술자리를 만들어 불렀다. 매실[4] 과 술을 먹고 놀자는 때 아닌 친절이 독자를 더 긴장시킨다.
술자리 도중 갑자기 검은 구름이 끼어서 마치 용이 날아오르는 듯 하자 조조는 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조조는 용의 능력과 변화를 영웅에 비유하며 유비에게 세상의 영웅들에 대해서 물어본다. 유비는 차례대로 원소, 원술, 손책, 유표, 유장 등을 언급한다. 정사의 본래 대화엔 없는 사람들까지 줄줄이 나오는 건 유비와 조조가 이 모두보다 한층 위라는 점을 강조하고 맞수의 대결임을 선명히 한다. 겸사겸사 유언, 장로 등 현재 스토리라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는 사람들도 언급함으로써, 긴장감 넘치는 이 장면은 보통 책 앞부분의 '나오는 사람들'과 '이제까지의 이야기' 역할도 동시에 수행한다.
조조는 하나같이 그들은 전혀 쓸모없는 인간들이라 답하고 '세상의 영웅이란 무릇 마음에 큰 뜻을 품고 뱃속에는 큰 지혜를 가져서 우주라도 담고 감출 재주와 천지라도 삼키고 뱉을 뜻을 가진 자요."라고 주장하며, 세상의 영웅은 오직 조조와 유비뿐이라고 얘기한다. 조조가 자신의 속내를 간파했다고 여긴 유비는 충격으로 수저를 떨어트리나 때마침 번개가 친다. 이후 유비는 기지를 발휘해 어려서부터 벼락을 무서워했다고 변명하고[5] 조조는 유비에 대한 경계를 푼다. 이후 유비를 걱정한 관우와 장비가 무장하고 도착하지만 조조는 그들의 충성에 감탄, 술을 선사하고 삼형제는 무사히 빠져나온다.[6] 유비는 일부러 겁쟁이 연기를 해서 빠져나왔다고 얘기한다.
4.1. 각 영웅들에 대한 평가
조조는 유비가 언급한 영웅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 유비는 조조 앞에서 야심없는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아무 인간이나 언급한다. 조조의 평가와 이에 대한 해석은 다음과 같다.
- 원소: 사세명문의 후광만 업은 허울좋고 우유부단한 인간
→ 정사에서는 오직 원소만 언급한다. 조조가 자신의 약한 부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을 거란 이야기도 있지만, 원소에게 어느정도 열등감을 가진 조조로써는 이런 식으로 열등감을 풀었을 가능성도 있다. 먼 훗날의 이야기지만 조조는 적벽에서 유-손 연합에게 떡발리고 튀면서 "유비는 내 맞수지만 계책을 쓰는 건 나만 못하다"라고 했으며, 한중에서 떡발리고 자신의 최측근인 하후연까지 잃어버리고선 "이런 책략을 쓴 건 법정이었구만. 유비가 이런 책략을 낼 수 있을 리가 없지"고 한 적이 있다. 이에 배송지는 떡발리고 가오 상하고 쪽팔리고 빡쳐서 내뱉은 말 같다고 평한다. 묘하게 상황이 원소와 조조가 대립하고 있을때랑 겹치지 않는가? 참고로 조조가 열세인 상황에서 이렇게까지 깎아내린건 원소와 유비정도다.(...) 일단 적어도 조조는 유비에 대해서는 이런 자리에서조차 낮춰보지 않은걸 감안하면 유비는 확실히 많이 의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 원술: 이미 무덤 속의 뼈다귀나 마찬가지인 인간.
→ 사실 이건 오독이다. 원래는 '무덤 속의 뼈다귀[7] 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이다. 정사에서 공융이 한 말이며, 연의에서도 공융이 이 말을 한다. 쉽게 말해 원술은 조상의 후광빼면 시체라는 것. 삼국지연의나 세간에서는 원소가 조상 덕을 본 것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원소는 얼자 출신이라 원씨 가문내에서 차별을 받았기 때문에 6년상 같은 목숨 거는 퍼포먼스를 활용해 스스로 명성을 얻어야 했으며, 정말로 가문빨을 본 금수저는 적통인 원술 쪽이었다.
- 유표: 현상유지에만 급급하고 쓸데없는 이름값만 높은 속 빈 강정같은 인물.
→ 유표는 자기 영역인 형주에서만 큰소리쳤다. 하지만 이는 또 형주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채씨 가문이 친조조파여서 유표 입장에서도 어찌할 바가 없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유표가 천자를 섬길 생각은 않고 자기 영역 내에서 천자 코스프레나 하고 다니는 위선자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채씨 가문이 정말로 친조조파인지도 의문인데 사실 채씨 가문은 유표 밑에서 단물만 쪽쪽 빨다가 유표 사후 기댈 곳이 없으니 조조에 투항한 것일 뿐, 그들이 처음부터 친조조파인지는 불명확하다. 만약 그랬으면 적어도 유표에게 조조한테 투항하라는 말 정도는 건넸을 테니 말이다.
- 손책: 아비의 후광을 등에 업은 젖비린내 나는 애송이.
→ 물론 연의든 정사든 손책은 손견이 비명횡사하며 풍비박산난 집안을 수단방법 안 가리고 다시금 일으켰으니 이는 좀 억울한 평가이기는 하지만, 사실 손책은 논영회 당시엔 여기 나와서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황송하다고 해야 할 정도의 듣보잡 of 듣보잡이었다. 사실 손책은 연의에만 언급되는데 소설에서야 손책이 이 시점에서 이미 강남 영토를 독자적으로 차지하고 이후 오나라를 세우는 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아니까 이름이 나온 것이다. 이 시점의 손책은 그냥 원술 휘하의 어느 부하장수의 아들에 불과한 처지고[8][9] 손권조차도 적벽대전 즈음에는 유비의 도움이 없었다면 중앙에 이름도 올리지 못할 정도로 당시에는 무명에 불과했다. 당대의 삼공 중 한 명(연의에서는 승상으로 나오지만, 실제 이 당시 조조의 관직은 사공 겸 거기장군이었다.)인 조조나 헌제가 인증한 황족이자 대장군에 속한 일곱 장군 중 하나인 좌장군의 벼슬을 가진 유비와 이름값을 갖고 논하려면 적어도 조조가 언급한 당대 최강의 세력인 원소, 사세삼공을 지낸 한나라 최고 명문가의 후계자인 원술, 황족 출신 군벌인 유표, 유장급은 되어야 할 정도다. 그나마 손책은 가문을 일으키기나 했지 손견은 처음엔 정말로 원술의 부하장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인물이었다.[10]
- 유장: 집 지키는 개에 불과한 인간.
→ 실제로 타 군웅들은 자기 능력으로 자기 영역을 확보했는데 유장은 사실상 아버지 유언에게서 물려받은데다가 그 물려받은 것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 집 지키는 개가 아니라 집도 못 지키는 개였다. 연의에서 나온 평이지만, 정사에서 진수는 유장이 땅 뺏긴건 난세에선 당연한 자연의 이치일뿐 불행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판본에 따라서는 이에 덧붙여 마등, 장수, 장로, 한수, 공손찬 등을 유비가 추가로 언급하지만, 조조가 이들은 논할 가치조차 없는 소인배, 잡졸 나부랭이들이라고 일축하는 장면도 있다. 실제로 마등, 한수는 오랑캐와 맞닿은 서량에서나 콧방귀 좀 뀌는 정도고, 장수는 조조에게 한방 제대로 먹이기는 했으나 고작 일개 고을의 지배자 정도라 결국은 세력의 열세로 조조에게 투항했으며, 장로는 그나마 한중에 세력이 있긴 했지만 사실 관심을 두는 거물급 군벌이 없어서 살아남은 정도고, 공손찬은 세력 자체는 가장 컸지만 정작 공손찬 본인이 변변치 못해서 원소에게 망했다.[11]5. 기타 창작물에서
유비가 자신을 낮추어 위기를 모면하는 것도 있지만 두 인물의 경쟁 구도를 강조하며 유비와 조조를 숙명의 라이벌로 만드는 부분이라 자주 등장하거나 각색된다.
5.1. 삼국
다른 버젼들과 달리 유비가 겁쟁이 행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 탁자 밑에 숨지는 않고, 그냥 젓가락만 놀라서 툭 떨군다. 아무래도 그간 보여준 극 중 유비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조조는 이때 "나는 인의가 그냥 말뿐인줄 알았어. 하지만 자네에게 있어서 인의는 진짜 무기야"라며, 유비의 인의를 두고는 그의 자웅일대검에 빗대면서 유비를 평가하며 왜 자신이 유비를 영웅이라 생각하는지 얘기한다. 이에 유비가 그렇게 믿는다면 지금까지 여러 번 자신을 죽이려 했는데 '''왜 지금은 아닌지'''를 조용히 묻자, 조조는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니 죽이기 아까운 것도 있고, 자네는 근거지가 없다'''라고 태연하게 대답한다. 즉 유비가 근거지를 갖지 못하고 조조가 장악한 허도에 머물러 있는 이상은 같은 영웅으로서 천하의 정세나 한가하게 논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유비는 원술 토벌을 빌미로 조조의 군사들을 빌리고 주령과 노소를 속여 군사들을 빼앗고 기어코 서주까지 집어삼킨다.[12] 그리고 옥새를 들려보내는데, 조조는 이 옥새를 손으로 들고서 천천히 걸어가다 혼절해버린다.
5.2. 화봉요원
다른 작품들과 달리 유비가 조조 머리 위에서 노는 꼴을 보여준다. 여기서 조조는 유비만이 자신을 이해해주는 유일한 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유비는 이런 조조의 비위를 적당히 맞춰줘서 탈출한다. 작중 조조가 떠난 이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유비가 빗속에서 냉소를 짓고는 관우와 장비를 보고 "형제들이여, 우리는 대해로 헤엄치는 물고기요, 푸른 구름 위로 날아 오르는 새와 같노라."라는 대사를 날리며 조조에게 받은 술잔을 던져버리는 장면은 포스가 엄청나다. 참고로 원작 삼국지연의에서는 정 반대의 대사를 말한다.[13]
5.3. 고우영 삼국지
조조 머리 위에서 노는 거라면 이쪽도 만만치 않다. 본작의 유비는 쬬다인척 하는 효웅인데 그러한 속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이 논영회 에피소드이다. 유비가 얼마나 무서운 인간인지 보여준다. 보통은 동승의 방문을 받아 밀서에 서명한 다음 밭을 가는 전개로 나오지만 본작의 유비는 조조를 죽이면 나라에 근심이 없어져서 안된다는(?[14] ) 교활한 인간이라 그전부터 밭 갈며 쬬다 행세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동승의 방문을 받고 밀서에 서명하지만 자신을 한실의 충신으로 포장하기 위해 서명했을 뿐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튼 그러다가 영웅소리 듣는 사람이 손에 흙묻이는 걸 수상하게 여긴 조조의 초청을 받게 된다. 매실 이야기, 여자 이야기를 하다 자연스럽게 영웅론으로 이어지는데 원술, 원소, 유표, 손책을 모조리 까버린 조조는 천하의 영웅은 오직 자신과 유비 뿐 이라 단언한다. 이 말을 들은 유비는 순간 비명을 질렀다가 창피한듯 얼굴이 새빨게 지는데 벼락이 치자 젓가락 한짝을 떨어뜨리곤 떨다가 전쟁때 고생을 해서 그렇다는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으며 부끄러워한다. 이 광경을 지켜본 조조는 유비에 대한 의심을 거의 다 풀고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시험해 보자는 생각에 다시 초청하는데 유비는 자기도 허도의 명사가 되었다고 자랑하며 단장하고 목에 잔뜩 힘을 주고 가는데 모양새가 딱 졸부, 서울 구경 온 촌놈이다. 물론 소인배 코스프레로 조조의 의심을 피하려는 수작.
이 광경을 보는 관우, 장비가 기막혀하는 가운데 공손찬 패망 소식이 전해온다. 그러자 유비는 눈물을 쏟으며 친구의 원수를 갚겠다고 군사를 청한다. 조조는 기꺼이 군사를 내줘 유비를 보내고는 겨우 공손찬 쯤의 소인배와 친교를 나누고 그 친교를 위해 목숨을 건다며 유비를 비웃는다.
물론 이 모든건 우리를 벗어나기 위한 유비의 술수. 서주로 탈출할 때 ''''초롱에 갇힌 독수리(새)가 하늘을 난다! 우리 속에 묶였던 호랑이가 대지를 달린다!''''라고 외치며 이게 모두 연기였음을 드러낸다.[15] 뒤늦게 이를 깨달은 조조는 허저를 보내 유비에게 돌아오란 전갈을 보내나 이전의 쬬다는 온데간데 없고 당당한 사령관으로 돌아온 유비는 "정히 나를 끌고 가겠다면 먼저 관우와 장비에게 허락을 받아라. 능히 만 명을 이길 수 있는 맹장인 동시에 맞상대라면 결코 사양 않는 친구들이다."라고 엄포를 하며 허저가 꼬리내리게 만든다. 소식을 들은 조조는 "됐다! 한 번 실수는 잊어버리겠다."라고 웃어 넘기는 듯 하지만, 속으로는 '다음 번엔 열 배의 이자까지 쳐서 제대로 갚아주겠다.'라며 냉소한다.
그런데 이렇게 유비를 멋있게 묘사하는 한편으론 고우영 작가는 연판장에 서명한 이야기를 꺼내며 '조조를 타도하겠다는 서명은 했지만 어차피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서 자기만 몸을 빼 도망가는 거 아닐까?'라고 묘사한다.
5.4. 삼국전투기
색다른 방향으로 개그스럽게 각색됐다. 조조가 유비를 영웅이라고 하는 부분에서 유비는 되려 좋아라하며 "역시 승상님. 영웅은 영웅을 알아보는군요."라고 하는 식으로 바보 연기를 한다. 그러나 천둥이 치자 탁자 밑으로 숨어 벌벌 떤다. 관우가 오늘 조조를 속인 형님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고 하지만 유비는 진짜 천둥이 무서워서 숨었다고 한다. 그래 가지고 원소나 조조를 어떻게 상대할 거냐고 타박이 들어오자, 유비는 되려 태연하게 대답한다. '''"천둥은 자연재해라 무섭지만 원소, 조조는 안 무섭다. 같은 인간인데."'''
5.5. 삼국지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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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6 관도대전 80화 ~ 83화에 걸쳐 상중하 + 후일담 식으로 전개된다. 유비는 텃밭을 가꾸던 중, 허저와 장료에 의해 압송되듯 승상부 후원에 끌려간다.[16] 삼국지톡의 논영회는 보통 유비와 조조 간의 화목해보이면서도 밑에 깔린 긴장감을 강조하는 다른 매체의 논영회와 달리, 조조가 시종일관 유비에게 공격적이고 고압적인 모습을 보인다. 유비가 여러 영웅들의 이름을 대고 조조가 반박하는 장면은 유비가 말한 이가 영웅이 아니면 매실소주를 한잔씩 원샷하는 술게임으로 재해석됐다.
그런데 해당 장면에서 유비가 원소의 이름을 대자 조조가 유비 앞에서 대놓고 과도하게 질색하는 묘사와, 논영회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조조가 유비에게 그대와 나만이 영웅이라고 밝히는 묘사를 없애고 영웅은 그대의 눈앞에 있지 않냐며 자신의 이름을 대라고 유비를 겁박하는듯하는 묘사로 논영회의 핀트를 전혀 못 잡고 또다시 원소만 띄우고 조조는 까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어 잠시 잠잠하던 삼국지톡 독자들 간의 만화의 방향성에 대한 키배가 다시 시작되었다.
사실 까놓고 말해서 야심을 품었지만 이를 숨기는 유비와 대놓고 드러내며 너 또한 그런 것 아니냐고 떠보는 조조 간의 긴장감이 논영회의 핵심인데, 이걸 완벽하게 날려먹었다. 거기에 틈만 나면 서주 대학살만 주구장창 뇌까리며 조조를 까는 주제에 야망도 없고 소시민적인 캐릭터로밖에 안보이는 유비가 도대체 뭐가 영웅이냐며 비꼬는 의견도 많다. 특히 틈만 나면 서주 대학살만 외치며 조조의 캐릭터를 완전히 나쁜 쪽으로만 꽂아버렸단 비판이 잦으며, 저렇게 인간적인 유비가 유장 통수칠 땐 무슨 명분을 내세울거냐며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나오고 있다. 논영회에서도 유장을 특별히 문제있는 인물로 서술하지도 않고 황실 지키는 개라고만 했으니.
이로 인해 그간 남아있던 삼국지톡을 긍정적으로 보던 독자들조차 논영회 파트는 큰 혹평을 가했다.[17] 이로 인해 독자들이 삼톡을 하차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작가들은 건강 문제도 있고 해서 잠시 휴재를 했다.[18]
5.6. 삼국지 영걸전
옥대 이벤트와 엮여 선택지 형태로 진행된다. 조조의 옥대 요구에 두번 다 응하지 않으면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무사히 넘어가지만, 두 번째에서 옥대를 준다는 선택을 하면 선택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삼국지 영걸전/선택지 참고.
5.7. 요코야마 미츠테루 삼국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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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의에서처럼 조조가 유비에게 세상의 영웅들에 대해서 물어보고 유비는 차례대로 원소, 원술, 손책, 유표, 유장 등을 언급한다. 조조의 반응은 연의와 유사하지만 예외로 손책의 경우엔 '손책 말이오? 으음.'하며 살짝 고민하는 듯한 반응을 나타낸다.
그리고 유비의 반응이 조금 더 극적으로 나타나는데, 조조가 '영웅이라고 부를수 있는 자는 바로 나와 그대다(余と君だ)'라고 말하자 '조조가 나를 이 정도로 잘 알 줄이야!'라며 속으로 크게 놀라고, 마침 번개가 치자 이에 놀란 척하고 탁자 밑으로 들어가 숨는다. 조조가 이를 보고 한심한 자라고 속으로 비웃고, 이후 관우와 장비가 찾아 오는 건 연의와 동일하다.
5.8. 카츠마타 토모하루 삼국지
극장판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많이 압축되었다.
처음 조조가 던진 질문은 관우를 자기의 장수로 영입할 수 있는가였고, 그 다음에 용이 승천하는 듯한 회오리바람을 가리켜 최고의 영웅이 누구냐는 질문을 던진다. 유비는 다른 사람의 언급 없이 조조라고 바로 답하지만, 조조는 한 명 더 있다며 유비를 지목한다. 천둥소리에 놀라 상 밑으로 숨는 건 연의와 동일.
추가로 원술의 진군 보고도 여기서 나온다.
[1] 여기서 조조는 유비를 '사군'으로 높여주는 한편, 반대로 자신은 '''본명'''을 불러 스스로를 낮추고 있다. 조조가 유비를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유비가 이 얘길 듣고 얼마나 당황했을지 알 법하다.[2] 그리고 절망감도 들었을 것이다. 조조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절대 유비를 자유롭게 풀어주지 않을테고, 그것은 평생 그의 밑에서 객장으로 살다가 죽어야 한다는 의미니까.[3] 이후 화양국지 유선주지에는 채소심다가 서주로 도망간 유비와 그걸 감시하는 조조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이는 오력의 기록과 같다. 그러나 오력 기록은 배송지부터가 유비가 원술치러 갔는데 이건 뭔 뻘 소리냐고 깐 기록이기 때문에 화양국지가 삑사리를 낸 것으로 보인다.[4] 판본에 따라선 조조가 '저 앞에 매실밭이 있다!'라고 말해서 장병들이 갈증을 잊게 한 망매해갈(望梅解渴)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한다.[5] 모종강 본에선 옛 현인들도 번개를 무서워했다고 유비가 얘기하여 덜 비굴하게 묘사한다. [6] 판본에 따라서는 "이 자리에 두 사람의 번쾌가 왔구려. 하지만 여긴 홍문연이 아니오." 라며 조조가 안심시키기도 한다. 물론 유관장 입장에선 홍문연 그 자체(...)[7] 총중고골(塚中枯骨). 여기서는 사세삼공을 지낸 원술의 조상들을 가리킨다.[8] 그리고 연의에서는 원래는 일개 원술의 부하장수에 불과했던 손견을 손책과 손권의 아버지라는 이유로 마구 띄워줬지만 원래라면 손책의 이름을 유비나 조조가 알 리가 없다. 수도도 아닌 먼 오 땅의 일개 하급 귀족가문 출신 군벌을 유비나 조조가 관심을 둘 리도 없으니 말이다.[9] 동탁을 칠 때 큰 공을 세웠으니 조조와 유비도 알고는 있을 가능성은 높다. 예를 들어 여포 휘하의 맹장이 고순이었다는 것 정도는 많은 삼국지 매니아들이 알고 있는데 누구보다 정보에 밝아야할 당대의 군벌들이 원술 휘하에서 에이스 노릇을 하면서 낙양까지 뚫어낸 손견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운동선수들의 경우 어느 선수가 스포츠 용품 무엇을 쓴다는 정도의 정보도 매니아들이나 동종업계 종사자들은 알고 있는데 주요 군벌인 원술 휘하의 맹장 이름을 당시 군벌들이 모를 수는 없다. 물론 이 당시 죽은 인물이고 그 세력도 원술에게 흡수된 손견에 대해 그들이 신경을 쓰진 않았겠지만.[10] 결국 손권때가 되어서야 유비의 소개로 중앙에 표를 올리면서 공식적으로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11] 공손찬은 무력은 당대 최강을 자랑했지만 정치적 능력은 매우 형편없어서 당시 명성높은 황족 유우를 처형하는 등 어리석은 모습을 보이다 정치력 만렙인 원소에게 패하게 되었다.[12] 얼마나 재빠르게 해치웠는지, 매우 빡친 조조가 '''서주에 8만 대군이 있었다! 찐빵을 8만 개를 먹어도 그것보단 더 걸렸겠다!''' 하며 노발대발한다.[13] 그물에 갇힌 물고기, 새장 속의 새[14] 실제로 이 말을 한 컷의 다음 컷이 큰 물음표 하나로 채워져 있다.[15] 이 대사는 어린이판 애니메이션 고우영 삼국지에서도 그대로 나온다.[16] 관우는 사슴 사냥 사건으로 인해 근신 처분을 내려두었고, 장비는 관우를 보러 가 집에 없었다.[17] 삼국지톡이 전투 씬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개개인의 개성에 주목해 말싸움을 표현하는 것에는 호평이 가득했기에 논영회에서 다시 평가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작가들이 이걸 날려버렸다.[18] 휴재 후 다시 연재를 시작하면서는 그간 지적받던 일부 단점들이 개선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