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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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칼로 썰 먹을거리의 밑에 받쳐두는 주방 도구. 주방에는 나무 도마와 실리콘 도마가 일반적이고, 업소용으론 플라스틱 도마가 가장 많다. 당연하게도 칼로 치면서 흠이 패이는데, 여기에 온갖 식재료 조각이 들어가 부패하여 세균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요즘은 항균 처리된 도마도 많이 나온다. 그래도 매일 매일 깨끗하게 씻고, 일광 소독이나 자외선 소독을 하면 더욱 청결하게 쓸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도마는 그냥 통나무를 길이의 직각 방향으로 잘라 놓은 원통형의 것이다. 쓰다가 면이 망가지만 윗면을 좀 잘라내고 쓰면 된다. 비록 두텁고 크기가 가정에서 쓰기에는 부적절해 보이지만, 자체 무게로 안정적이고 높이가 높은 만큼 단단한 재료를 놓고 칼질을 세게 해도 쪼개지거나 망가질 염려가 없기 때문에 플라스틱 도마 보급 전에는 시장, 특히 생선가게에서는 통나무 도마를 많이 썼다. 개발 도상국이나 외국 길거리 시장 풍경을 보면 아직 통나무 도마를 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정육점이나 식당에서 쓰는 큰 플라스틱 도마는 가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깎아내어 칼자국과 오염을 없애고 재생하는 전용 도마 대패[1]가 나와 있다. 플라스틱 도마는 보통 약간 투명도가 있는 흰색인데, 정육점용은 핑크색도 나온다. 싸구려 도마는 칼자국이 잘 파여서 장기간 사용하면 위생상 나쁘다. 자주 사포로 갈아주거나 바꿔주는 게 좋다.
저가의 나무 도마의 경우 광택을 위해 코팅을 하고, 폭을 맞추기 위해 2~5개의 나무를 접착제로 붙인 집성목 도마가 많다. 특히, 코팅이나 접착제에 포름알데히드등 독성물질이 나온 적이 있으므로 유의하는 게 좋다. https://goo.gl/5E6cpD
집성목 도마에 사용되는 접착제의 유독성이 걱정된다면 넓은 판 하나로 만든 도마를 쓰는 것이 좋겠지만, 의외로 고가의 도마 중에서도 여러 나무 조각을 이어 붙인 것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여러 나무 조각으로 도마를 만드는 이유는 나뭇결의 방향에 따라서 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통나무를 길이 방향으로 제재해서 넓고 긴 판으로 잘라냈을 때 넓은쪽 면(페이셜 그레인: facial grain)[2]이 다른 방향보다 가장 물러서 칼자국이 가장 잘나고, 좁은쪽 옆면(에지 그레인: edge grain)이 가장 단단하며,[3] 나무가 자라나는 방향의 양쪽 끝면(엔드 그레인: end grain)이 가장 도마에 적절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가장 좁다. 그래서 단단한 에지 그레인 부분이 칼날에 닿도록 긴 목재를 옆으로 모아 붙여서 도마를 만들거나, 아니면 고급 나무 도마의 경우 정사각형 모양의 엔드 그레인을 체스판처럼 모아 붙여서 도마를 만든다. 또한 나뭇결이 교차하도록 여러 목재를 이어붙여서 도마를 만들면 목재가 거듭 수분을 흡수했다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뒤틀림이 방지된다. 물론 고가의 나무 도마에는 주방용품 제작에 사용해도 된다는 인증을 받은 고가의 접착제를 사용한다.
여러 종류의 목재 중에서 소나무 등의 소프트우드(soft wood)는 너무 물러서 칼을 내리칠 때마다 도마가 파이게 되므로 잘 쓰이지 않고, 목질이 단단한 하드우드(hard wood)를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목질이 지나치게 단단할 경우 이번에는 칼날이 상하기 때문에 도마에 적절한 강도를 가진 목재를 사용해야 한다. 강도가 도마용으로 적절하고 목재의 공급량도 많아 가성비가 좋은 참나무(oak)는 의외로 도마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데, 참나무에는 색이 쉽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공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착색이 잘 안되기로 악명(?)이 높은 단풍나무(maple)벚나무(cherry)를 주로 쓴다. 특히 서양에서는 예전부터 단풍나무로 도마를 만들어 쓰던 전통이 있기 때문에 단풍나무 도마의 인기가 높다.
나무 도마의 관리를 위해서 이따금씩 생각날 때마다 표면에 기름을 살짝 발라주는 것이 좋다. 나무 도마용 오일이 시중에 나와 있지만, 따로 도마용 오일을 사는것이 아깝꺼나 번거러울 경우 일반 요리용 식물성 기름을 써도 상관없다.[4] 도마 전용 오일은 대부분 석유에서 추출한 물질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바셀린과 같이 의외로 천연 물질보다 석유추출물이 몸에 더 안전한 경우이다. [5]
고든 램지가 소개하는 나무 도마 관리법
강화유리로 만든 도마도 시중에 나와 있는데, 흠이 잘 안 생기고 세균이 번식하지 않아 위생적이지만 칼 부딫치는 소리가 크게 나고, 상처가 안 난다는 건 칼날보다 도마가 단단하다는 얘기이므로 칼날이 쉬이 상하는 단점이 있어 가정에서는 어느 정도는 쓰고 있지만 업소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다. 실리콘 고무로 만든 도마도 있는데, 둘둘 말아 보관할수도 있고, 끓이거나 전자렌지에 돌려 소독도 가능한데다, 썰어 놓은 식재료를 식기에 쏟아 부을 때도 편한 장점이 있지만, 탄력이 있어 칼이 내리치는 힘을 흡수하므로 정확하게 뭔가를 썰 때에 안 좋고 써는 맛이 안 난다는 단점이 있다. 얇은 플라스틱 판으로 만든 캠핑용 일회용 도마도 나와 있다. (말이 일회용이지, 씻고 말려 여러 번 쓸 수 있다.)
고가의 식칼을 사용하는 일식업을 위해 특수 합성고무로 만든 도마도 나와 있는데 칼 가는 주기를 확실히 늘려주고 손목에 가는 충격을 줄여준다. (요시히로 하이소프트, 아사히고무 등)
냄새가 배거나 세균 오염이 될수 있어서 육류용, 어류용, 채소용을 따로 쓰는 것이 좋으며, 한 개만 쓰지 말고 두 개 이상을 돌려가며 매번 씻고 잘 건조해 쓰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 파생하여 '''도마(위)에 오르다'''는 관용구가 있다. 뭔가 논란거리가 되거나, 끝장나는 게 확실해진 상황을 뜻한다.


[1] 도마 대패는 최하 3만 원~7만 원으로 도마보다 비싼 게 흠.[2] 즉 큰 원목 판재 하나로 도마를 만든다고 했을때 칼날이 닿는 부분[3] 다만 가장 단단하다는 것은 칼날을 가장 무디게 만든다는 뜻도 된다[4] 다만 들기름은 산패가 되기 때문에 쓰면 안되고, 참기름도 냄새가 많이 난다. 냄새가 약한 일반 식용유을 쓰자.[5] 석유 추출 식용 오일이 화학적으로 더 안정적이며, 천연 물질의 큰 단점인 알레르기 반응이 없어서 오히려 어린 아이들에게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