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2014년/5월/6일
1. 개요
의도치 않게 이런 경기를 치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2014년 5월 황금 연휴의 마지막 날이자 부처님오신날 5월 6일 사직 야구장에서 치른 경기.
부처님오신날에 걸맞게 양 팀 투수들이 양 팀 타자들에게 아낌없이 점수를 베풀었고, 외국인 선수인 루이스 히메네스를 제외한 타자들도 홈런 없이 무려 25점을 내며 상대 팀 투수들에게 나름대로 자비를 베푼 경기다.
2. 스코어보드
▲ 결승타 = 황재균(1회 1사 2루서 중전 안타)
하이라이트.3. 경기 전개 과정
3.1. 1회
1회부터 대첩의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유먼은 1회에만 40구 가까이 던지고 타순이 한 바퀴 돌면서 1번부터 9번까지 만나게 되었고, 1이닝에 3실점하였다. 그 사이에 홍성흔은 역대 열 번째로 통산 1000타점의 기록을 세웠으며, 양 팀 관중석을 향해 공손히 인사하였다. '''유먼은 1이닝만 던지고 강판되었다'''. 나중에 김시진 감독이 밝히길 부상으로 인한 교체라고.
그러나 홍상삼은 훨씬 더 심한 세기말 막장투를 시전하였으니,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고, 몸에 맞는 공-안타를 내주며 점수를 조공하기 시작해서 결국 폭투 두 개와 2루타 두 개 등을 더해 총 6실점하고 '''0⅔이닝 6실점 6자책점 평균자책점 81.00'''을 달성한 후 강판되었다. 점수 3:6, '''그리고 아직까지 1회'''. 롯데는 '''10명의 타자가 1회에 타석에 들어섰다'''.
3.2. 2회
2회초 두산의 공격은 부상당한 유먼 대신 올라온 강영식이 무난한 4자범퇴로 막아냈다.
2회말에는 교체되어 올라온 변진수가 또 불을 지르면서 '''또다시 2회에만 10명의 타자를 등장시키며''' 롯데가 5점을 추가하여 점수 3:11이 되었다. 이 와중에 루이스 히메네스에게는 투런포를 내주었다.
경기가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통에 2이닝 동안 11점이나 내줬음에도 두산도 희망이 없지는 않았다.'''히메네스의 타구 오른쪽에 높게 떠갑니다 모든 야수들 정지! 담장 넘어갑니다!'''
- 정우영 캐스터(2회말 히메네스의 홈런콜)
3.3. 3회
이어지는 3회초에 '''두산 타선 또한 타자일순하며''' 강영식이 아웃카운트를 전혀 잡지 못하고 1실점 후 내려가게 만들었고, 뒤이어 올라온 롯데 우완 허준혁을 털며[1] 5득점하여 스코어 8:11로 따라붙었다. 이 와중에 강영식은 뜬금없이 홀드를 챙겨가는 진풍경을 보여주었다.
허나 희망고문은 여기까지였으니, 롯데도 3회말 '''또 10명의 타자가 나오며''' 교체된 두산 좌완 허준혁을 상대로 또 5득점했다. '''3회까지만''' 해도 점수 '''8:16'''으로 준 대첩급 점수인데다가, 동명이인 허준혁 맞대결 , '''3이닝 연속 10타자수 공격''', '''3이닝 연속 타자 일순'''이라는 대기록들(?)이 쏟아졌다.
그 와중에 루이스 히메네스는 또 다시 홈런을 쳤다. 그리고 3회까지 진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이나 되었다!'''4구를 밀어때리면서 왼쪽으로 높게 보냅니다 담장 넘어갑니다!! 연타석 홈런! 루이스 히메네스!'''
3.4. 4회~6회
4회에는 양 팀 합쳐 '''단''' 6안타(...)에 그치며 롯데가 2득점했다. 그리고 '''양 팀 모두 병살타'''를 기록했다.
게다가 5회초 두산 공격 때는 민병헌의 좌중간 플라이 타구를 처리하다가 좌익수 김문호와 중견수 전준우가 서로 강하게 충돌하며 큰 부상을 입었다. 정확히는 공이 뜨자마자 김문호가 저 멀리서 미친듯이 달려오다 글러브를 들고 공을 받으려던 전준우 앞에서 공을 낚아채며 강하게 충돌했다. 김문호는 어떻게든 일어났으나 전준우는 부상의 여파가 큰지 결국 교체아웃되었다. 김문호의 과한 의욕이 화근이었는데, 그나마 부딪히고 나서 글러브에 공이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근성을 보였다.
김문호는 4월 25일에 의도치 않게 윤희상을 부상 입힌데 이어 이날 전준우마저 부상 입히며 '과부 제조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생겼다.
한편, 전준우는 경기날 오후 5시까지 알려진 소식으로는 부상이 꽤나 심각하다고 알려졌으나, 경기 출전은 가능했다고 한다. 그래도 만일을 대비하여 다음 날 경기이던 5월 7일 경기는 결장하였고, 이승화가 대신 중견수를 섰다.
3.5. 7회
양 팀 모두 배장호와 오현택으로 투수가 교체된 후에는 좀 정상을 찾아가는 듯 했다가, 투구수가 40구를 넘어가자 7회초, 배장호가 먼저 무너지며 2실점하고 결국은 만루를 만들고 내려갔다. 롯데가 이 상황에 올린 투수는 다름아닌 '''정대현''', 그러나 타석엔 홍성흔이 있었고, 결과는 '''삼진으로 잔루만루'''(...). 어쨌든 점수 10:18. 이때 배장호는 타구에 정강이를 맞기도 했다.
7회말 오현택도 3이닝 째를 던지고 40구가 넘어가면서, 목의 근육통을 호소하는 듯한 동작을 보이며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몸에 맞는 공까지 내주며 2사 1, 2루 상황에 손아섭에게 우측 깊은 안타를 맞아 추가로 한 점을 더 실점하여 점수는 '''10:19'''. 허나 이 타구 때 1루주자 정훈이 무리하게 홈으로 파고들다가 아웃되면서 공수교대되었다.
3.6. 8회~9회
오현택은 무려 4이닝 '''61구'''를 던지며 역투하였고, 9회초에는 롯데 김승회가 올라와, 김진형에게 데뷔 첫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경기를 스코어 10:19로 매조지했다. 이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였던 황재균의 호수비는 덤이다. 경기 종료 시간은 17시 40분. 3회까지 2시간 걸린 경기 치고는 굉장히 빨리 끝났다.
4. 결과
두산은 홍상삼이 0⅔이닝, 변진수가 1⅓이닝, 허준혁이 2이닝, 그리고 오현택이 나머지 4이닝을 던져 막아냈기에 필승조는 그나마 보존이 가능했으나, 롯데는 유먼부터 시작해 강영식, 허준혁, 배장호, 정대현, 이명우, 김승회 등 투수가 7명이나 등판함으로써 다음 경기 운용에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
롯데가 기록한 '''한 팀 한 경기 3이닝 연속 타자 일순'''[2] 은 KBO 역사상 최초이다. 또한 허준혁과 허준혁이 맞붙은 동명이인 맞대결은 OB 김상진 vs. 해태 김상진, LG 이승호 vs. SK 이승호에 이은 세 번째 동명이인 투수 맞대결이다.
해당 경기를 중계한 SBS는 산술적으로 롯데가 50득점까지도 가능하다고 계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엔 롯데는 19점밖에(?) 내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 유먼이 등판한 경기는, 비록 유먼이 승리를 챙기지는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전부 승리하는 행운(?)을 유지하였다.
이날 두산이 지긴 했지만 오현택이 5회부터 끝까지 4이닝을 책임지면서 불펜진을 아꼈다. 반면에 롯데는 유먼 이후로 무려 6명의 불펜투수를 쏟아붓는 바람에, 다음 날 선발 투수인 크리스 옥스프링이 거의 완투에 가깝게 던지지 않는 이상은 남은 경기 동안 불펜 운용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3] 거기다 전준우와 유먼까지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두산은 그 달 마지막 날에 '''롯데를''' 상대로 투수들이 또 한번 단체로 털리면서 '''크보 한 경기 최다안타 허용'''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사실 시즌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롯데는 두산에 9승 7패로 겨우 2승만 앞섰다.[4] 그러나 두산 팬들의 느낌으로 상대전적 차이는 2승 차이보다 훨씬 컸다. 이에 크게 공헌한 게 두산과 롯데가 벌였던 두 대첩 외에 한 경기 최다안타 기록이 나왔던 동년의 5월 31일 경기다.
그리고 롯데는 이 경기가 '''2014 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인 유일한 화요일 승리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약 10개월이 지난 2015년 3월 31일이 되어서야 LG 트윈스를 상대로 화요일에 이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