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슈슈의 모든 것
1. 개요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이와이 슌지가 집필한 일본 소설이자,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이와이 슌지가 감독한 일본 영화이다. 일본 개봉은 2001년 10월 6일 , 국내 개봉은 2005년 6월 23일'''十四歲の、リアル。'''
'''열네살의, 리얼.'''
포스터 태그라인
2015년 12월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 개최한 이와이슌지 기획전을 통해 재개봉했다.
2. 제작기
2.1.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라는 소설
90년대 후반에 'Y2K 영화 프로젝트'에서 기획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었다. 당시 참여했던 감독으로는 에드워드 양과 관금붕이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지금의 영화와 완전히 다른 테마였는데, 무대도 일본이 아니라 대만이었고, 애당초 '''홍콩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 릴리와 타이베이에 거주하는 소년의 이야기'''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이와이 감독의 반대로 무산되었고 시나리오는 거의 폐기처분된다. 그러나 이와이 슌지 감독이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해서 지금의 영화/소설로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이와이 감독의 독특한 시도가 돋보인다. 바로 영화-소설 사이에 바로 인터넷 BBS 게시판(2ch 같은 걸 생각하면 된다)을 끼워넣은 것이다. 이와이 감독은 '릴리 슈슈'라는 가상 가수의 홈페이지를 만들고(지금도 들어갈 수 있다) 마치 현실인 것처럼 가수 '릴리 슈슈'의 정보, 사건 등을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댓글 하나하나까지 스토리에 따라 철저하게 기획하며 감독 스스로 여러 개의 아이디로 글을 남겼다. 한편으로 사이트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컬트 사이트'로 유행하면서 많은 독자가 참여하게 되었는데, 사실 이 역시 감독이 의도한 것이었다. 이 가상 가수의 게시판은, 독자가 참여하는 한편의 '연극'처럼 완성되었고, 감독은 이것을 바탕으로 2001년 4월에 소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을 출판하였다.
실제로 이 소설은 BBS 게시판의 글을 옮겨 담은 것인데, 감독 자신을 비롯해서 많은 우려가 있었다. 독자가 참여하는 독자 주도형 소설이기 때문에 사건 진행이 어디로 튈지 몰랐다. 독자들은 있지도 않은 릴리의 팬이 돼서, 팬의 시선에서 극에 참여해야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것은 소설이 성공하는 데 톡톡한 기여를 하게 된다. 이와이 감독은 독자의 참여로 사건의 깊이가 더해졌다고 밝혔다. 개장 후 1달 뒤 사이트는 폐쇄된다. 이와이 감독의 의도로써 사이트는 얼마 뒤 재개장했지만 일반인은 쓸 수 없었고 '사티'라는 익명의 투고자만 글을 올리는데, 이는 모든 사건의 전말을 고백한 일기였다.
이러한 소설의 내용을 영화로 옮긴 것이기에, 영화만 보고 내용을 전부 이해하기란 어렵다. 실제로 생략된 부분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이와이 감독의 세밀한 연출을 통해 전달되는 감정의 힘이 커서, 영화만 봐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절망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2.2. 영화 촬영 비화
이윽고 소설을 영화화시키는 작업이 시작되었다. 주인공은 대부분 중학생인 만큼 대부분 아마추어들이 뽑혔는데 연기를 잘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미숙해서 매우 실험적인 것이기도 했다. 하스미 유이치 역에 '이치하라 하야토', 쿠노 요코 역에 '이토 아유미', 호시노 슈스케 역에 '오시나리 슈고', 츠다 시오리 역에 '아오이 유우'가 선발되었고, 나머지 조연급 중학생들도 거의 연기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때문에 이와이 감독은 촬영 내내 연기 디렉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영화는 주연 배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결말이 교체되었다. 이와이 감독 말로는 아오이 유우와 이토 아유미의 캐릭터 때문에 저절로 결말이 바뀌었다고 한다. 완전히 부정적이었던 결말이 뒤집어지고 영화에서 보이는 조금은 긍정적인 결말이 추가되었다. 이토 아유미의 강인한 이미지를 추가하기 위해 삭발하는 장면도 추가되었다.
영화는 시골을 배경으로 찍혔다. 군마와 도치기 사이에서 주로 촬영되었는데 거의 논밭밖에 없다. 정확하게는 도치기 현 아시카가 시와 군마 현 오타 시에서 찍었다고 한다. 오키나와에서도 촬영이 시작되었는데, 특이하게도 핸드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것을 위해서 감독이 어린 배우들에게 직접 핸디 카메라를 배우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참고로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 영화 중 하나로, 소니 HDW-F900로 촬영했다. 일본 영화계 최초로 촬영에서 상영까지 모든 방식을 디지털로 작업한 영화.
쿠노 역을 맡은 '이토 아유미'와 관련된 일화가 많다. 먼저 당시 이토 아유미는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몰랐다. 하지만 본인이 맡은 역은 드뷔시 곡을 훌륭하게 쳐내야 했기 때문에, 스탭들도, 아유미 자신도 난감했다고 한다. 그래서 피아노 교사까지 붙여서 스파르타식 연습을 시켰고, 아유미도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거의 마스터 수준으로 피아노를 칠 수 있었다고. 당시 스탭 말로는 기껏해야 조금 치는 수준이 될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일취월장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고. 하지만 이것은 그녀가 '그만큼 잘 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것이었고, 실제로는 마키노 유이의 연주본이 사용되었다. 그럼에도 대단한 건 사실.
또, 촬영이 끝날 즈음에 그녀가 삭발하고 등교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는 괜찮아요"라고는 했어도 역시 여중생인 만큼 펑펑 울었다고 한다. "이와이 감독 나빠"라면서 울며 웃으며 촬영했다고. 참고로 말하자면 삭발을 할 당시에 이와이 슌지 감독 본인이 거들기도 했다(...)[3] 당시 출연진도 삭발한 모습을 보고는 눈물바다가 됐다고 한다. 잘 보면 이치하라 햐야토도 눈물을 글썽이고 있고, 특히 칸자키 스미다 역(쿠노를 이지메 시키는 주동인물)을 맡은 마츠다 카즈사는 그야말로 대성통곡을 했다고 한다. "이런 영화 싫어"라면서. 촬영이 끝날 때는 더 이상 이지메 같은 역할은 안 할 거라며 다시 대성통곡을 했다(...)!
라이브 회장 촬영은 엑스트라로 일반 시민을 모집한 것이다. 인터넷과 잡지에서 엑스트라 1000여 명을 모집했는데 개중에는 인터넷 소설에 참여한 네티즌도 있다고 한다. 이와이 감독은 사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명 한 명 다 연기메모를 배부했다. 이게 메모 치고는 길이가 엄청나게 길어서 어떻게 준비했을지 혀를 내두를 정도. 이런 노력 끝에 콘서트 없이도 현장감 넘치는 장면을 건져낼 수 있었다.
3. 예고편
4. 시놉시스
5. 등장인물
5.1. 주연 [4]
- 하스미 유이치(이치하라 하야토)
호시노와 친구였던 인물. 그러나 호시노가 오키나와 여행 이후 돌변하며 호시노 패거리의 이지메 대상이 된다. 릴리 슈슈의 팬이다.
- 호시노 슈스케(오시나리 슈고)
성적도 좋고 운동도 잘하는 만능캐. 그러나 오키나와 여행 이후 원조교제를 강요하고 이지메를 시키는 등 돌변한다. 릴리 슈슈의 팬이다.
- 츠다 시오리(아오이 유우):
호시노에게 강간당해(소설판 기준) 레이프 영상이 찍혀서 원조교제를 강요받는 소녀. 하스미 유이치에게 릴리 슈슈 CD를 빌리고 그녀의 세계로 입문한다.
- 쿠노 요코(이토 아유미)
초등학교 시절 호시노의 짝사랑 대상이자, 중등 시절 하스미의 짝사랑 대상. 여학생들에게 이지메를 당한다. 그녀는 이후 호시노에게 강간당한다. 피아노를 잘 쳐서 음악실에 남아 늘 드뷔시의 음악을 연주한다.
5.2. 조연
- 시미즈 쿄타, 테라와키 히토시, 나카가이 히로카즈
검도부 멤버. 소설판 기준 육상부 멤버.
- 이케다
검도부(육상부)에서 인기 많은 남자 선배.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여 곤욕을 치른다. 호시노에게 물리쳐달라고 부탁했지만 호시노는 실패.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저절로 떨어져나가면서 호시노만 덕봤다.
- 칸자키 스미카 (마츠다 카즈사), 쇼지 마스미, 사사노 료카
쿠노를 이지메시키는 주동인물 3인방.
- 사사키 켄타로
학급위원장. 정의감이 투철해서 하스미가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인물로 생각했다. 츠다 시오리에게 고백하지만 거절당한다.
- 이누부시 레츠야
원래 학급 일진이었지만 호시노의 돌변 이후 오히려 그의 수하가 된다.
- 이다 마츠오리
호시노의 수하 중 한 명. 소설판에서는 좀 유한 이미지로 나오는 편.
- 이자와 노리코
칸자키 일당의 공모로 쿠노 대신 피아노를 치는 학생. 결국 실력 미달로 부담감을 느끼고 등교를 거부한다. 영화판에서는 결국 못 하겠다고 말하고 물러난다.
- 오사나이 사요코
음악 교과 여선생님. 소설에서는 학생들에게 이지메당하고 오히려 이지메에 가담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스미도 선생을 싫어해서 릴리 CD에 손이 닿자 "오염됐다"고까지 표현할 정도. 하지만 영화판에서는 그런 부분은 삭제되고, 그냥 평범하지만 어딘가 모자란 교사 정도로 등장한다. 그래도 낙서에 '오사나이는 오사나이(어리숙하다, 미숙하다)하다'라고 적힌 것을 보면 은근히 무시당하는 모양.
- 타카오 타비토 (오오사와 타카오)
오키나와에서 만난 아저씨. 소설판에서는 '도쿄대생'. 영화에서는 교통사고로 거의 사망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소설판에서는 생선에 심장이 관통당해 죽는다.
- 오타쿠
주차장에서 고교생들에게 공갈당해 2000만원 가량을 뺏긴다. 이후 호시노와 하스미 일행이 그걸 낚아채서 오키나와에 가는 데 사용. 소설판에서는 결국 돈을 쓰진 않는다.
5.3. 인터넷
- 필리아
사이트 〈릴리 필리아〉의 주인장. 릴리슈슈가 예전에 결성했던 그룹명에서 따왔다. 잘 활동하다가 시부야 캐틀 살인 사건 이후 폐쇄하고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아서 살해되었을 거라는 추측을 낳는다.
- 아오네코
릴리필리아의 상주 멤버. 필리아와 교감하며 그를 다독여주고 위로해준다. 거의 모든 게시판 유저가 알 정도로 후유와 연애하는데, 어느 날 그녀와의 이메일이 전부 폭로당하며 후유와 함께 자취를 감춘다. 하지만 이후 다시 글을 쓰며 시부야 캐틀에서 파란 사과를 들고 나타나기로 한다.
- 파스칼
릴리필리아의 상주 멤버. 릴리필리아 폐쇄 이후 등장한 '릴리홀릭'에서는 후반부나 돼서 나타난다. 시부야 캐틀 살인사건에 의구심을 품고 내부에 적이 있다고 추측한다.
- 사티
릴리필리아의 상주 멤버. 릴리필리아 폐쇄 이후 '릴리홀릭'을 개설하고 기존 멤버를 모은다. 시부야 사건 당시 주황 선글라스, 주황 잠바를 입고 나타나기로 하지만 오지 않는다. 릴리슈슈가 존경했던 '에릭 사티'의 이름에서 따온 닉네임.
- 쿠마, 넨네
릴리필리아의 상주 멤버. 넨네도 아오네코에게 호감이 있었기에 후유와는 사이가 안 좋은 편. 쿠마는 시부야 사건 당시 곰인형을 달고 왔고, 넨네는 참가는 했지만 표식은 달지 않았다.
- 후유
릴리필리아의 상주 멤버. 아오네코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의 정체는...
- 철인29호, 네비라71
릴리필리아의 상주 멤버. 악성 유저로 다중 계정을 만들어서 토무토무를 축출하려고 한다.
- 토무토무
릴리홀릭의 신규 멤버. 소설판에서만 등장하며 철인29호, 네비라71에게 '토무야무(똠얌꿍)'라고 공격당한다.
- 아미카, 루카
릴리 홀릭의 신규 멤버. 루카의 경우 늘 "상처받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개그 역할로 등장.
6. 설정
6.1. 릴리 슈슈
'릴리 슈슈'란 누구인지 작중에서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영화상에 계속 언급되는 BBS 시스템의 글이나 소설을 통해 그녀의 생애를 간단하게나마 살펴볼 수 있다.
그녀의 본명은 스즈키 케이코(鈴木 圭子). 1980년 12월 8일 생이며 쥬얼(ジュエル), 에로틱(エロティック), 호흡(呼吸)이라는 세 개의 앨범과, 침묵의 나무(沈黙の木), 회복하는 상처(回復する傷), 글라이드(グライド)라는 싱글앨범을 냈다. 음악은 '클로드 드뷔시'와 '에리크 사티'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지만 골수팬들은 인정하지 않는 모양. 하지만 릴리 자신은 그들을 경외한다고 밝힌 적 있고, 실제로 릴리 슈슈라는 이름도 드뷔시의 생애에서 따온 것이다. 그녀의 다른 이름인 '릴리 슈슈'에서 '릴리'는 드뷔시의 버려진 첫 번째 아내의 애칭이며, 슈슈는 두 번째 아내의 딸 이름에서 따왔다.
릴리 슈슈가 다섯 살이었을 무렵 부모가 이혼하게 된다. 그녀의 부모님은 음악에 조예가 깊었는데 그 영향을 받은 릴리도 피아노를 치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이혼 후로는 어머니를 따라 노토 지방으로 내려가 3년간 할머니와 지낸다. 그러나 할머니가 폭설로 사망하게 되자 어머니는 이복동생이 딸린 남자와 재혼하게 되었다. 하지만 양아버지는 일을 핑계로 릴리를 돌보지 못했고, 어머니는 릴리를 냉대하기 시작했으며 이복동생과의 관계도 서먹했다. 릴리는 이즈음 자신의 넓은 방에서 무릎을 안고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
릴리 슈슈는 인터뷰에서 이것이 처음으로 '에테르'와 음악에 각성한 때라고 밝혔다. 이후 릴리 슈슈는 '에로틱'이라는 노래에 유소년기의 감정을 집약해서 노래한다. '사티'('유이치'의 다른 인터넷 이름)에 따르면, 침묵의 나무는 그녀의 사소설적 산문시이며, 비디오테이프는 그녀가 지낸 고독했던 순간 그 자체가 봉인되어 있다고 한다. 에테르는 여기서 '감성의 촉매'를 의미한다. 그녀의 음악 속에는 에테르라는 감성의 촉매가 녹아 있으며, 하스미 유이치는 여기에서 그녀와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감성이 그들 모두를 공유하기 때문이다.내가 고독하다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고독이라는 낱말은 알았는데 그게 내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 방 안에서 꼼짝 않고 있었다. 텔레비전도 보지 않고, 음악도 듣지 않으며. 언제나 해질녘이었다. 방이 차츰 어둑어둑해지고 공기가 둘로 분열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빛처럼 무언가가 넘쳐 흐른다. 어둠처럼 무언가가 흩어져 날아간다…
- 릴리 슈슈와의 인터뷰
릴리 슈슈는 12살이 되고 도쿄의 미션스쿨에 입학한다. 거기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밴드에 들어간다. 그게 바로 〈브래드베리 오케스트라〉인데 정체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팬들 사이에선 전설로 통한다.
릴리 슈슈는 나중에 '카야마 카츠히로'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카야마 카츠히로는 〈옐로우 펠로우즈〉라는 유명 음악 그룹의 리더로서 대학생 시절 〈비터 비트〉라는 아마추어 밴드를 하다가 〈필리아〉라는 유닛을 결성했다. 이 유닛에서 채용된 보컬리스트가 바로 '스즈키 케이코', 즉 릴리 슈슈였다. 카츠히로 말로는 "시부야의 HMV에서 그에게 선택"되었다고 말하지만, 팬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워진 것은 카야마'''라며 열분하고 있다. 릴리는 이때까지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졸업 기념 라이브 공연에서 비터비트와 라이브 콘서트를 했다가 '오크우드 뮤직' 선전부 소속 마에가미 미노루의 눈에 띄며 급성장한다. 마에가미 왈 "비터비트라고도 필리아라고도 할 수 없는, 좌우간 릴리 슈슈의 목소리였죠. 들은 순간 등골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1995년 2월 21일, 필리아는 타워레코드의 음원차트에서 돌연 1위를 석권하는 승기를 올린다.
하지만 골수팬들은 필리아의 음악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당시의 가사는 '에테르'가 결여되어 있으며 카야마 카츠히로가 대필했다고 주장한다. 당시 음악에는 에테르가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팬들 사이에서 이것은 팬 계열을 가르는, 몸 싸움까지 날 만큼 중요한 문제로 통한다. 아무튼 1년 뒤 필리아는 해산하고 카야마 카츠히로는 〈옐로우 펠로우즈〉를 결성하였고, 릴리 슈슈는 상대적으로 묻혔다. 하지만 1년 뒤 베이시스트 '키노시타 아리노리(木下 有法)'?, '노다 아타리(野田 周)'?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릴리 슈슈'가 출범하게 된다.
릴리 슈슈는, 골수팬에 따르면 '에테르의 힘'으로, 반대파에 따르면 '뛰어난 마케팅 전략'으로 90년대 후반 음악계에서 대히트를 쳐버린다. 그렇지만 컬트적인 음악 성향은 '마녀' 같은 악칭을 얻는 계기가 된다. 특히 한 학생이 릴리 슈슈의 음악을 듣고 자살한 사건이 일어난 데다가, 시부야 캐틀의 공연에서는 한 10대 소년이 숨진 채 발견돼서 오명은 더더욱 깊어갔다.
7. 줄거리
7.1. 소설판과의 차이?
'''결말까지 스포가 있으니 보지 않았다면 뒤로가기를 누르자.'''
소설판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시부야 캐틀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밝히는 추리극. BBS 형식을 차용한 만큼 현장감, 생동감이 대단하는 평을 듣는다. 후반부는 정체가 밝혀진 범인이 범행에 이르는 과정을 상세하게 밝힌다. 그리고 바로 이 부분이 영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작중 인물이 1인칭 서술자로 등장하는 만큼 '하스미 유이치'의 내면 심리가 매우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고, 하스미의 주변 상황이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참고로 영화에서 생략된 부분이 엄청나게 많다. 다시 말하지만 소설을 읽지 않고 영화를 다 이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예컨대 영화에서 갑자기 사사키 선배가 호시노, 하스미에게 라멘을 사주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에선 그냥 지나가지만 소설에서는 '사사키 선배에게 들러붙는 애들을 호시노가 물리쳐주었기 때문'이라고 과정이 세세히 적혀 있다. 그 외에도 꽤 큰 뼈대가 되는 부분이 삭제된 경우가 많으니 소설과 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일 듯.
한편 감독이 "소설과는 다른 결말을 구상했다"고 밝힌 만큼 결말은 영화가 좀 더 희망적이다. 사실 처음부터 구상한 건 아니고, 배우들의 캐릭터성 때문에 촬영 도중 저절로 결말이 다르게 구상되었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쿠노가 자살하지 않는 강인한 여자로 나오고, 호시노 사망 이후 하스미가 쿠노의 드뷔시를 듣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쿠노가 자살하고, 하스미가 콘서트장에서 호시노를 찌르고 BBS 게시판에 "인간은 날 수 없다."라고 마지막 글을 쓰는 것으로 끝난다.
7.1.1. 소설판과의 차이·영화상 의문점
일단 생각나는 대로만 적는다. 소설을 참고하여 적은 것.
- 검도부와 육상부
하스미와 그 친구들은 소설판에서는 육상부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검도부로 나온다. 이는 이와이 감독이 학창시절에 검도부였던 경험을 되살린 것이다. 실제로 감독은 배우들의 검도를 세세히 가르치고 지시해주었다고 한다.
- 츠다 시오리의 하스미 강간
원조교제를 강요당하는 소녀인 츠다 시오리. 영화판에서는 그녀가 사망하기에 굉장히 의아해한 사람이 많다. 희망적으로 보였던 그녀가 오히려 자살하고, 쿠노가 생존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물론 이는 감독이 의도한 것으로서 각각의 장면은 함유하는 의미가 많다. 그러나 소설판에서는 정반대, 즉 쿠노가 자살하고 츠다는 살아남는다. 소설판에서는 또한 츠다가 하스미를 강간하는 장면이 있다. 츠다가 하스미 위에 앉아 아랫도리를 억지로 벗기고 강간하려고 한다. 울면서 '참 작은 고추네'라며 성적으로 조롱하기도 한다[5] 영화에서는 해당 장면은 삭제되고, 오히려 하스미는 츠다의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 하스미는 왜 칼을 갖고 있었을까?
영화 후반부에 하스미는 릴리 슈슈의 콘서트장에 갔다가 호시노가 아오네코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받아 칼로 찌른다. 이때 '칼'이 어디에서 났는지, 혹시 하스미 유이치가 '호시노'가 '아오네코'인지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관객이 많았다. 즉 호시노가 아오네코라는 사실을 몰랐더라면 어떻게 '칼'을 준비할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이것은 영화에서 매우 거칠게 묘사되어 소설판을 참고해야만 이해할 수 있다. 즉 하스미는 자살을 하기 위해 칼을 들고 있었다. 이건 영화에서도 암시되는데, 먼저 '파란 사과'가 나온 뒤 '호시노'가 나오고 하스미가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즉 하스미는 아오네코=호시노임을 콘서트장에 가서야 알았다는 사실이 분명히 제시된 것이다. 다시 말해 유이치가 처음부터 호시노를 죽이려고 칼을 들고간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소설판에서) 하스미는 쿠노의 장례식 이후 상당히 멘탈이 위축된 상태였고, (영화판에서도) 츠다가 자살하고 쿠노가 머리를 삭발하고 등장한 뒤 강한 충격을 받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죽으려 했다"는 여러 번 자살을 기도한 듯한 '필리아'의 증언이 그를 방증한다. 그런데 왜 하필 릴리 슈슈의 콘서트장일까? 요컨대 그곳이 에테르가 가장 충만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하스미는 콘서트장에 들어가서 릴리가 첫소절을 떼는 그 순간─즉 에테르가 가장 충만할 그 순간에 손목을 긋고 자살하려고 했다. 사람들이 많은 틈에 자연스럽게 쓰러져 죽으려 했다. 하지만 호시노가 '파란 사과'를 들고 하스미의 티켓을 찢은 그 순간(즉, 이는 '에테르'가 붕괴된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에 유이치의 계획은 완전히 어그러진다.
- 호시노가 콘서트장에서 기다린 사람은?
호시노는 콘서트장에서 파란 사과를 하스미에게 주며 "누가 말을 걸면"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말을 한다. 영화에서 아오네코가 기다리는 것은 피리아이다. 그러나 소설에서 그가 기다리는 사람은 '후유'라는 닉네임의 여성 유저이다. 그녀는 호시노가 인터넷상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이다. (소설판에서는) 하스미 유이치가 그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를 아오네코로 착각하고는 자기 말만 하고 사라진다. 문제는 그녀는 사실 여자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여자인 척 하는 남자, 즉 넷카마였다는 사실이다. 유이치는 여성 유저 스타였던 후유가 실은 가짜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쓴웃음을 짓고는, 차라리 그녀라도 죽이겠다면서 그녀를 따라가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사라졌고, 실의에 빠진 유이치가 호시노(아오네코)를 죽이겠다고 굳게 다짐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된다. 다만, 영화에서는 하스미와 후유와의 조우는 드러나지 않고, 호시노가 다가와서 "아무도 못 만났냐"고 묻자 아무 말 없이 고개만 푹 숙이는 모습만 보인다.
- 호시노와 쿠노의 관계?
한 마디로 말해 초등학교 동창. 호시노는 쿠노를 짝사랑했는데, 영화판에서도 잠깐 언급이 된다. 사실 이 부분이 매우 아이러니한데, 그렇다면 "왜 호시노가 쿠노를 강간하려 했는가"가 해석에 있어 가장 난점이 되는데, 아마 타인과의 상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각자의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개인들이, 상대에 대한 폭력의 방식으로써 그를 해소하려 하는 지점을 그리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소설에서는 쿠노의 자살을 핸드폰으로 전해듣고는 정말 처절하게 우는 장면이 있고, 호시노와 츠다는 그걸 보고는 처음으로 동정심을 느꼈다고 표현하고 있다.
- 그들은 언제 릴리 슈슈의 팬이 되었나?
영화 해석에 있어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지점은, 그들이 언제 릴리 슈슈의 팬이 되었냐는 것이다. 일단 호시노가 훨씬 빠르다. 호시노는 '드뷔시를 좋아하는 소녀'를 사랑하게 되었는데, 그녀 역시 릴리 슈슈를 듣는다. 최저선을 잡으면 이때가 호시노가 릴리의 팬이 되는 시점. 영화판에서는 1학년 여름 경 릴리의 대형 포스터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그 후 약 1년 뒤, CD를 훔칠 때 하스미가 우연히 릴리의 노래를 듣게 되며 광팬이 된다. 쿠노의 경우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들은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드뷔시를 좋아했는데 릴리 슈슈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녀 자체가 드뷔시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음악가다. 릴리 팬에게 있어 드뷔시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 츠다는 하스미의 CD를 빌려 가며 처음으로 릴리를 좋아하게 된다. 즉, 주연 4명 모두 릴리 슈슈와 연관되어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하스미는 드뷔시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릴리만을 추종하는 팬이고, 쿠노는 소설, 영화 모두에서 릴리를 듣는 모습을 일절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이름에 반응은 하지만 말이다. 그녀는 오직 드뷔시만을 연주할 뿐이다(감상의 키워드가 될 수 있겠음).
7.1.2. 소설판의 결말
20XX년 12월 8일 아침 10시, 유이치 군은 등교하지 않고 도쿄로 가는 기차를 탔다. 콘서트 시작까지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했다.
오후 3시, 유이치는 백화점 화장실에 들어가서 손수건으로 싸맨 칼을 꺼냈다. 그리고 콘서트가 시작되고, 릴리 슈슈가 눈앞에 나타날 때 손목을 그어 자살할 것을 다짐하고 그것을 '의식'이라고 불렀다. "적어도 2시간 반 콘서트 사이에는 결착이 날 것이다. 나는 릴리 슈슈의 목소리에 휩싸여 히사노 요코(자살한 동급 친구)가 있는 곳에 가 닿을 것이다."
오후 5시, 관객 수가 폭증했다. 유이치는 처음 만난 것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릴리 슈슈의 음악에 대해 논쟁하는 것을 듣고 있었다. 그때 줄의 뒷편을 보고 있다가 '파란 사과'를 든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바로 동급생 호시노였다. 유이치는 에테르의 붕괴를 경험하며 호흡 불안 증세를 겪었다. 유이치와 호시노의 눈이 마주쳤다. 호시노가 먼저 다가왔다.
"너, 좌석 어디냐? 티켓 봐봐. 오, 이쪽이 더 좋네. 바꾸자. 좋지?
호시노는 그렇게 말하면서 티켓 2장을 자기 주머니에 찔러놓고는 콜라를 사오라고 시켰다. 하지만 콜라를 사왔을 때, 호시노는 이미 콘서트홀 안에 들어간 뒤였다. 호시노는 바로 유이치가 보는 앞에서 티켓을 못 찾도록 홀 안쪽으로 던져버린다.저녁 7시,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암표상에게 갔지만 눈앞에서 마지막 티켓이 팔렸다. 유이치는 같은 처지의 여자가 '회복하는 상처'라는 노래를 부르자,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정신을 차리니 여자는 없었다. 유이치는 계단에 주저앉고 주머니에서 칼을 꺼내 손목에 대 자살을 시도했다. "예정을 변경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칼을 손목에 따라 그었다.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오늘은 릴리가 태어난 날이다. 그것만으로도 내게는 충분하다."
그때 어느 뚱뚱한 중년 남자가, 발맡의 파란 사과를 보고 말을 걸어왔다. 그는 인터넷 게시판의 인기 여자 멤버이자, 호시노와 오랜 기간 인터넷 연애편지를 주고받던 '후유'였다. 즉 그는 넷카마였던 것이다. "저 후유예요. 속일 생각은 없었는데, 뭐, 그렇게 돼서 미안해요. 이제 메일은 보내지 말아줘요." 유이치는, 호시노가 속아서 통쾌하다는 생각도 못하고, 다만 자살 의식을 방해받았다는 생각에 그를 찔러 죽이려 했다. 그러나 그땐 이미 후유가 떠난 뒤였다.
라이브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이 한꺼번에 홀 밖으로 나왔다. 유이치는 호시노와 다시 대면했다. 유이치는 다시 호흡곤란을 겪는다. 호시노는 "이 새끼, 아직도 있었냐?"라고 욕하고는 "혹시 누가 너한테 말 걸지 않았어?"라고 묻는다. 실은 티켓을 던져 못 찾게 한 것도, 후유를 만나게 하기 위함이었음이 밝혀진다. 유이치는 못 봤다고 둘러댔고, 호시노는 떠나갔다. 유이치는 인파를 헤집고 드디어 호시노를 찔러 죽이기 위해 접근한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많아 가까이 갈 수 없었다. 유이치는 거짓으로 "릴리 슈슈다!"라고 힘껏 소리쳤다. 그러자 수많은 인파가 반대방향으로 달려갔다. 호시노와 유이치의 거리가 가까워졌고, 이윽고 둘이 서로 스쳐지나가는 순간. 유이치는 호시노의 등을 찔러 그를 살해한다. 호시노는 자신이 찔렸다는 것도 모른 채 릴리 슈슈를 향해 가다가 쓰러진다. 그리고 몸은 수많은 인파의 발에 밟히고, 유이치는 수많은 인파의 비명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을 듣는다. 이윽고 유이치는 인파에서 튕겨져 나오고, 릴리의 노래 '회복하는 상처'를 부르며 다시 시부야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반 년이 지난 7월 11일 화요일 19시 경, 어느 릴리슈슈 팬사이트 게시판에 '파스칼'이라는 유저가 '사티'가 '아오네코'를 죽였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러자 '사티'[6] 는 "파스칼, 고마워. 나는 누군가가 눈치채 주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어"라며 '위 사건'의 진상을 담은 심상찮은 글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진짜 이야기는 여기부터가 프롤로그.
범인 스스로 말하는,
'릴리 슈슈의 모든 것'
그리고
'필리아의 모든 것'
마지막 게시글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상당히 비관적이라는 것이 영화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인간은, 날 수 없다."
8. OST
Salyu가 릴리슈슈 역으로 사운드트랙 제작에 참가했다. 시종일관 반복되는 Salyu와 드뷔시의 차분하면서도 우울한 음색이 일품.
8.1. 앨범 '호흡'
릴리 슈슈의 노래를 실제로 음원화한 앨범, '호흡'이 2001년 발매되었다. 이 노래들은 Salyu가 녹음한 것으로써 영화 안에서는 '릴리 슈슈'의 노래로 나온다.
그런데 이 중 일부 노래는 소설판과 아주 다른 가사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풍부하고 자세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을 번역하여 소개한다. 각 음악이 어떤 영화장면에 등장하는지 알면 좀 더 풍부한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소설판에서는 릴리 슈슈가 3장의 앨범을 발매했다고 나오기에, '호흡'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8.1.1. 아라베스크
8.1.2. 사랑의 실험
이 노래는 영화판과 소설판의 가사가 동일하다.
8.1.3. 에로틱
8.1.4. 비행선
8.1.5. 회복하는 상처
음원은 가사 없이 멜로디로만 이뤄져 있다. 반면, 소설판에는 가사가 수록되어 있다.
8.1.6. 포화
8.1.7. 날 수 없는 날개
8.1.8. 공명
8.1.9. 글라이드
9. 평가
이와이 슌지 감독의 작품들 중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들을 통칭하는 '블랙 이와이' 계열의 대표작. 처절할 정도로 암울한 이야기여서, 《러브레터》만을 본 관객이라면 같은 감독의 작품이 맞는 것인지 당황할 정도다.'''이와이 슌지의 작품들 중 단 한편만 고르라면.'''
팬들 사이에서는 종종 러브레터와 함께 이와이 슌지 감독의 최고작으로 꼽히기도 하며, 이와이 감독 본인도 “유작을 고르라고 한다면 이 작품으로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보였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