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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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타 경보병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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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마라티인은 인도의 데칸 고원에 위치한 마하라슈트라 주의 주 민족으로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며, 인도아리아어군 마라티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마라티인들은 북인도의 인도아리아인과 남인도의 드라비다어족 언어를 쓰는 민족들 사이의 경계에 있다. 인구는 8천3백만여 명에 달하며 이 중 대부분이 마하라슈트라 주 및 그 주변 지역에 거주한다. 과거에는 상당히 빈곤한 편이었으나, 데칸 술탄국과 마라타 동맹을 거치며 점점 세력을 키워 오늘날에는 뭄바이를 중심으로 마하라슈트라 지방 경제가 번영하면서 비교적 잘 사는 편에 속한다. 이러한 영향으로 마라티인 중에는 인도 내 다른 지방으로 이민하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2. 기원과 역사
데칸 고원은 척박하고 교통이 불편하여 고대에는 북인도에 비교하면 매우 빈곤한 지방에 속하였다. 밀과 쌀 대신에 수수와 기장을 주식으로 삼았으며 내륙 지방의 경우 소금이 부족하여 생존이 힘든 수준이었다. 인도를 침공한 인도아리아인들은 데칸 고원 북부에 해당하는 마하라슈트라 지방까지 진출하긴 했으나, 보다 남쪽의 남부의 카르나타카, 안드라프라데시에 해당하는 지역은 공략을 포기했다. 기원전 3세기부터는 사타바하나 왕조가 왕조가 들어서며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불교 문화가 번성하기 시작했고 이후 서기 3세기 이후 바카타카 왕조 시대부터 힌두교가 번성하기 시작했다. 13세기 야다바 왕조 시기에 이르러 마라티어 문학이 발전하기 시작하고 이 시기 즈음 되면 불교가 힌두교에 밀려 완전히 쇠락하였다.
이슬람 왕조 델리 술탄 왕조에서 갈라져나온 바흐마니 술탄국, 데칸 술탄국의 지배를 거치면서 마라티인 문화에는 페르시아-순니 이슬람 문화의 요소가 상당 부분 유입되었다. 데칸 술탄국의 지배자들은 힌두교도들을 이슬람으로 전부 개종시키는 것보다는 카스트 제도에 바탕을 둔 전문화된 분업 경제 체제를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세금을 산출하는데 관심을 두었기 때문에 당시 마라티인 피지배층 대부분은 힌두교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슬람 문화의 일부 요소만 받아들이는데 그쳤다.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이 고아(인도)에 이어 16세기 초반 당시 소도시였던 뭄바이를 장악하면서 토마토와 감자 같은 신대륙 작물들이 인도로 전래되었는데, '''새로 유입된 감자가 척박한 데칸 고원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자랑했기 때문에 이후 마라티인 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되고 경제력과 생활수준도 전반적으로 향상되기 시작했다.''' 데칸 술탄국은 무굴 제국에 병합되었지만, 무굴 제국의 지배를 받던 마라타인들은 힘을 합쳐 마라타 동맹을 세우고 데칸 고원에서 육성한 경기병 전력을 바탕으로 인도 각지에서 무굴 제국을 쳐부수기 시작했다.
특히 무굴 제국의 주요 무역 항구이자 세입원이었던 구자라트의 수라트를 공격하여 약탈하면서 해상 무역의 중심지는 마하라슈트라의 뭄바이로 이동하였고, 이는 마하라슈트라 지방의 무역이 더 번성하고 경제가 급성장하는 결과를 낳았다. 수라트가 초토화되자 영국의 동인도회사는 1687년 중심지를 수라트에서 뭄바이로 이동하였다. 당시 영국은 포르투갈로부터 뭄바이를 넘겨받았던 상황이었다. 전성기를 누리던 마라타 동맹은 아프간인들과 영국의 공격으로 몰락하여 속국이 되었지만, 마라타인들은 인도 내에서 입지를 강화하는데 성공하였다. 마하라슈트라 지방 역시 영국령 인도 제국 시기 다른 지방들에 비해 식민 지배 정책의 타격을 비교적 적게 받으면서 오늘날 기준 인도에서 가장 부유한 핵심 지역이 되었다.
3. 종교
마라티인 인구 80% 가까이는 힌두교를 믿고 있지만 과거 데칸 술탄국의 영향으로 순니파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 인구도 11% 이상을 차지하는 편이다. 이 외에도 불가촉천민에서 불교로 개종한 신불교도(Neo Buddhists) 인구도 5% 이상 차지하며 불가촉천민 외에도 불교로 개종한 인구도 약간 있다. 뭄바이가 경제적으로 부흥하면서 자이나교 신도들도 상당수 정착하여 전체 인구의 1.25%를 차지하며, 유대계 인도인 베네 이스라엘도 6만여 명에 달한다.[1] 마하라슈트라 지방과 카르나타카 지방의 경계에 위치한 해안 도시 고아의 콘칸인들은 마라티인들과 근연 관계의 민족으로 가톨릭을 믿는다. 마하라슈트라 내 인구 중에서도 영국 지배 영향으로 개신교로 개종한 경우도 있으나 전체 인구의 1% 이하이다.
인도 내 다른 지역, 다른 민족들과 마찬가지로 마라티인 힌두교도는 데샤스타(사제) 쿤비(소작농), 단가르(목동), 로하르(대장장이), 수타르(목수) 등 직업에 따라 자티가 분화되었다. 원래 마라타는 평민 계층을 지칭하던 용어였으며 상층 카스트 상당수는 중세 야다브 왕조 시절 구자라트 지역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의 후손이라고 한다.
과거 힌두교 국가 마라타 동맹이 이슬람 무굴 제국을 격파한 역사 때문에 오늘날에는 힌두 민족주의자들의 세가 좀 강한 편이다.
[1] 베네 이스라엘의 경우 상당수가 이스라엘로 이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