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소설)
1. 개요
대문호 기 드 모파상이 1884년 발표한 단편소설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작 중 하나다. 주인공 마틸드 루아젤[1] 과 그녀의 인생을 바꾼 운명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소재로 하여 사람의 심리 중 허영심을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으며, 마지막의 반전 요소는 지금까지도 반전의 대명사 중 하나로 여겨지며 여러 매체에서 패러디, 오마주되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도 수록되었다.
2. 줄거리
2.1. 발단
주인공 마틸드 루아젤은 아름답고 우아하지만 허영심과 사치심이 많은 사람이었다. 부유한 가문에 시집을 가고 싶었지만 형편이 가난해 지참금이 없고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할 만한 연줄도 없어서 교육부에서 일하는 하급 공무원 루아젤과 결혼하게 되었다.
남편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었지만, 마틸드는 남편이 자신의 허영심을 제대로 채워주지 못해서 늘 불만이 가득했다. 평탄한 생활을 하면서도 늘 화려한 삶을 꿈꾸었다.[2] 수녀원 기숙사 학교 동창으로 부유한 집에 시집간 잔 포레스티에 부인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녀와 만날 때면 돌아와서 며칠이고 분하고 억울해서 울 때도 있었다. 만날 때마다 화가 나서 자주 만나지 않는다고.
2.2. 전개
어느 날 루아젤은 "당신에게 주고 싶어서 힘들게 구했어."라며, 교육부장관 댁에서 열리는 파티 초대장을 가져왔다. 루아젤은 파티를 좋아하는 마틸드에게 주고 싶어서 자기 같은 하급 공무원에게는 몇 장 돌아가지 않는 초대장을 어렵게 얻어다 준 것이다. 그럼에도 마틸드는 기뻐하기는커녕 "나에게는 파티에 입고 갈 멋진 옷도 없고 장신구도 없는데, 이런 티켓은 왜 구해왔어요?!" 라면서 신세한탄을 늘어놓았다.
루아젤은 그런 아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음을 바꿔 이 기회에 좋은 옷 한 벌 마련하자면서 대충 얼마나 필요할지 물어보고 500프랑이면 될 것이라는 대답을 듣는다. 딱 500프랑의 예금이 있었지만 듣고 보니 비싸고 새 엽총을 사서 친구들과 사냥을 가려고 모아 둔 돈이었기에 도로 고민에 빠지지만 결국 500프랑을 기꺼이 내어 주면서 드레스를 사라고 한다.[3] 하지만 마틸드는 다시 표정이 상해 버리면서 "다들 휘황찬란한 보석을 두르고 올 텐데 나는 뭘로 치장하고 가요?"라며 여전히 파티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루아젤은 당신 같은 미인에게는 사치스러운 보석보다 싱싱한 꽃이 더 어울린다면서 장미꽃을 사서 장식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했지만 마틸드는 딱 잘라 거부했다. 마침내 루아젤도 화가 나서 "그럼 지금 우리 형편에 한 번 쓰겠다고 그 비싼 장신구를 사자는 거요? 차라리 잘 사는 당신 친구가 있으면 그녀에게 빌려달라는 게 낫지."라고 역정을 내는데 마틸드는 그런 좋은 방법이 있는 줄 몰랐다면서(...) 잔을 찾아간다. 잔은 흔쾌하게 부탁을 들어 주었고 마틸드는 반지, 팔찌 몇 개를 고르다가 눈에 들어온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린다. 목걸이를 발견했을 때 묘사가 압권.
마틸드는 파티에 나가서 그 아름다움으로 여러 남자들의 주목과 춤 상대가 되어 달라는 요청을 받아 하룻밤 동안 꿈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참고로 남편 루아젤은 성격 탓인지 그동안 벽쪽 구석 자리에 서서 파티를 그냥 구경만 하다가 나중엔 별도로 마련된 방에서 다른 남자 손님들과 잤다. 이 순간이 마틸드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묘사되었다.
새벽 4시까지 파티를 즐긴 다음, 다른 이들은 모두 자기 집의 고급 마차를 타고 돌아가지만 마틸드는 싸구려 마차를 간신히 잡아타고 집으로 돌아온다. 화려한 파티장에서 싸구려 마차로 추락하면서 꿈이 깬 마틸드는 자존심이 상해서 살짝 성질을 부렸다.
2.3. 위기
집에 돌아와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봐 두려고 거울 앞에 선 마틸드는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루아젤과 마틸드는 그날 밤 집안을 온통 필사적으로 뒤졌지만 전혀 찾을 수가 없었으며 타고 온 마차의 번호도 기억해내지 못했고, 마부 조합을 찾아가 보고 경찰에 신고해 봐도 소용없었다.
그들은 목걸이가 끊어져서 고친 다음 돌려주겠다는 편지를 잔에게 보내 일단 시간을 벌었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자 똑같은 목걸이를 사서 돌려주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목걸이를 담아 온 상자에 적혀 있는 보석상으로 갔지만 어째서인지 상자는 자기네 것이 맞지만 그런 목걸이는 판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온 도시의 보석상들을 이 잡듯이 뒤지고 돌아다닌 결과, 잃어버린 것과 아주 비슷한 목걸이를 찾지만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4만 프랑[4] 이라는 정가에서 사정사정해서 3만 6천 프랑까지 깎지만 이 큰 돈을 마련할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일단 보석상 주인은 분실물을 나중에 찾을 경우 이 목걸이를 도로 가져오면 3만 3천 프랑에 되사 주겠다고는 했지만......
마틸드와 루아젤은 루아젤의 아버지가 남겨주신 유산 1만 8천 프랑을 모두 털어 넣은 다음 나머지는 저당을 잡혔고, 지인들은 물론 고리대금 사채업자까지 찾아다니면서 겨우 나머지 1만 8천 프랑을 마련했다. 이렇게 그 목걸이를 구입하고 잔에게 넘겨준다. 잔은 자기가 쓸 일이 있었으면 어떡했을 거냐며 투덜거리긴 했고 마틸드는 목걸이가 바뀐 것을 잔이 눈치채면 어떡하지 하고 조마조마했지만 어째서인지 잔은 상자를 열어 보지도 않고 그냥 그대로 받았다. 일단 빌린 것은 돌려준 셈이 되었지만, 루아젤과 마틸드에게 남은 것은 '''충격과 공포의 빚더미'''였다.
2.4. 절정
그리고 루아젤 부부에게는 '''눈물나는 세월'''이 시작되었다. 하녀[5] 를 내보낸 다음, 집을 팔고 작은 다락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남편은 잔업을 도맡아 하며 상점의 장부 정리나 서류 베껴 쓰기 같은 부업거리를 가져와서 집에서도 일했다. 마틸드 역시 삶에 찌든 억척스러운 아낙네가 되어 온갖 허드렛일들을 다 하고 빵집이나 시장에서는 싼 것만 고르면서 한 푼이라도 더 깎으려고 언쟁을 벌이면서 빚을 갚아나갔다. 그렇게 무려 '''10년에 걸쳐서 죽도록 일한 끝에''' 빚을 이자까지 말끔하게 갚았다.
가까스로 빚은 다 갚았지만 꽃다운 세월은 다 지나버리고, 마틸드는 너무 고생한 나머지 미모도 완전히 잃어버려서 남편과 함께 폭삭 늙어버렸다…….
마틸드는 가끔씩 10년 전의 파티에서 여왕처럼 지냈던 날을 회상하면서 '그 목걸이만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하면서 회한에 잠겼다.
2.5. 결말
어느 날 외출을 나갔던 마틸드는 그동안 경황이 없어서 만나보지도 못했던 잔 포레스티에 부인을 샹젤리제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잔은 아이를 데리고 걷고 있었는데,[6] 마틸드는 목걸이가 바뀐 것을 들켰을까 하지만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났고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하며 잔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잔은 처음에는 너무나 변해버린 마틸드를 알아보지 못했고 웬 허름한 옷차림의 여자가 자신에게 친구처럼 말을 걸어오자 당황했다.
마틸드가 자신의 이름을 말하자 그제서야 잔은 마틸드를 알아본다. 아주 할머니가 되었다면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변했냐며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잔에게 마틸드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 직후 마틸드는 잔에게 실은 "그때 너에게 빌렸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잃어버렸으며, 빚을 져서 같은 물건을 사고 그 빚을 갚느라 이 꼴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런데……
'''잃어버린 그 목걸이는 500프랑, 현대 한화로 채 200만 원이 되지 않는 가품이었던 것이다'''.마틸드: 너 기억 나니? 그 다이아몬드 목걸이 말이야. 10년 전에 장관 댁의 파티에 가느라고 내게 빌려준 거.
잔: 그럼, 기억해. 그게 어쨌다는 거니?
마틸드: 사실은 파티에 다녀온 후 그걸 잃어버렸어.
잔: 뭐라고? 하지만 돌려주었잖아.
마틸드: 아주 비슷한 다른 목걸이로 돌려주었어. 자그마치 3만 6천 프랑이나 되는 거액이었지. 그 돈을 갚느라고 10년이 걸렸지 뭐야. 잘 알겠지만 우리들처럼 재산도 아무것도 없는 처지에서는 그리 쉽지 않았지……. 아무튼 겨우 끝장이 난 셈이야. 이제 마음이 편안해.
포레스티에 부인은 우뚝 멈춰섰다.
잔: 내 것 대신 다른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샀단 말이야?
마틸드: 응, 그래. 너 몰랐구나? 하긴 모양이 똑같은 목걸이였으니까.
마틸드는 자랑스러운 듯 순진한 웃음을 띠었다. 포레스티에 부인은 숨이 탁 막혀 친구의 두 손을 꼭 쥐었다.
잔: '''어쩜, 어떡하면 좋아, 마틸드! 그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3. 감상
대부분 그냥 할 말을 잃었다는 감상이 가장 많다. 그야말로 인생무상을 잘 보여주는 소설.
저 이후 포레스티에 부인이 목걸이를 돌려주고 마틸드가 재기에 성공하지 않았겠냐는 추측도 있지만, 포레스티에 부인은 저 대화를 나누기 전까지 목걸이가 500프랑짜리 가짜인 줄 알고 있었고, 이미 10년이나 지났기에 그 사이 가벼운 마음으로 처분했을 여지도 있어서 결국 뒷얘기가 어찌됐을지는 알 수 없다.
[7] , 마틸드가 진짜 목걸이를 줬다는 걸 알면 저런 반응이 아니라 그 진품을 가볍게 처분한 것에 대한 분노 등을 나타냈을 것이다[8] . 제대로 보석상에 가져다 팔았다면 보석상 주인이 "이거 진짠데요?"라고 진즉에 얘기해줬을 터이니 마틸드가 저 꼴이 날 때까지 가난하게 살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그 목걸이를 돌려 줘야 할 이유는 법적으로 전혀 없고, 혹 소송을 건다면 일부 혹은 전부라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목걸이를 돌려받아도 원래 마틸드의 자랑이었던 미모와 젊음, 그리고 부부가 고생했던 10년의 세월은 되돌릴 방도가 없다. 결국 한때의 실수가 마틸드의 인생을 날려먹었다는 점에서는 그게 그거다.
TV 드라마판(프랑스어. 자막 없음). 본 영상은 몇 년 전 EBS 세계명작시리즈에서 더빙판으로 방영되었다. 맨 마지막 부분에서 문제의 목걸이가 싸구려 짝퉁이었음을 안 마틸드의 황당, 허탈해하는 표정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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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출판사에서 나온 판본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는지 표지에 반전을 대놓고 적어놔서 종종 짤방감이 된다.
4. 해석
힘빠지는 결말이지만 교훈도 꽤 있다.
- 가장 표면적인 교훈으로는 "지나친, 혹은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부리지 말라"를 들 수 있다. 처음 남편이 제안한 대로 그냥 장미꽃으로 장식을 했다면 10년간의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 또한 "정직하게 살아라". 마틸드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이실직고했다면, 포레스티에 부인이 “그건 그냥 모조품이었다!”고 말한 뒤에 웃다가 500프랑 정도를 변상하고 그냥 끝날 수 있었다. 결국 수치심이 무서워서 대용품을 사줬다가 인생을 망친 셈. 그만큼 마틸드가 미안했다는 뜻도 있지만, 수수한 자기 삶에 만족했거나 솔직하게 말을 했으면 이런 불상사가 안 생겼을 것이다.
- 덧붙여 전형적인 상류층 부자인 잔 포레스티에 부인도 겉만 화려한 모조품을 썼기 때문에 "허영심을 멀리 하라."가 주제라는 해석도 있다. 자신을 드러낼 때도 상대를 대접할 때도 솔직하라는 소리다.
[1] 어떤 번역본에선 로와젤이라고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일단 교과서의 표기인 루아젤로 서술한다.[2] 사치를 부릴 수 있을 정도의 부유한 환경은 아니였지만, 집에 일하는 하녀가 있는 등 확실히 가난한 집안은 아닌 일반 서민들 보다는 더 여유있는 환경이였다.[3] 판본에 따라서 마틸드가 남편에게 '당신한테 500프랑 쯤 있는 것을 안다'는 식으로 말하여 남편이 모아놓은 비상금을 받아내기도 한다. 이 대목에서 마틸드의 뻔뻔함에 더욱 한숨을 쉬는 독자들의 반응은 덤.[4] 이 작품은 1894년작이고, 1890년 당시 기준으로 추론해서 계산한 결과 현 가치로 2014년 10월 31일 환율 기준 약 $130,000이 나온다(한화 기준 약 1억 5천만 원.)[5] 하녀가 고용했을 정도인 걸 보면 일단은 중산층이었던 듯.[6] 이 부분을 두고 마틸드가 그동안의 고생으로 조기 폐경을 겪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상태임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잔은 마틸드에게 '가질 수 없는 동경 속의 세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7] 하녀나 먼 친척 등에게 별다른 부담 없이 줬을 가능성도 있다.[8] 이것도 알 수 없는 거다. 아주 수전노가 아니고서야 그 정도 물건 없어졌다고 저 수준의 집안에서 신경이나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