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술)
1. 개요
みりん / 味醂
소주·찐 찹쌀·누룩을 섞어 빚은 다음 그 재강을 짜낸, 맛이 단 일본 술. 청주와 비슷한 용도로 육류의 잡내를 제거하는 등의 다양한 조미료나 요리 부재료로 사용하는 술이다.
'미림'은 소주, 청주 등과 같은 술의 종류를 일컫는 명칭인데 상표명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한국에서 롯데가 미림이라는 단어를 상표명으로 선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림(味醂)의 한자를 직역하면 맛술이라고 할 수 있으나, 맛술은 요리용 술 전반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 맛술=미림 으로 일대일 치환은 적절하지 않다.[1]
2. 특징
당도가 있는 술이기 때문에 설탕보다는 은은한 단맛을 내고 음식에 윤기를 내주며, 알코올 성분은 고기를 부드럽게하고 생선은 부서지지 않고 단단하게 만들며 비린내와 잡내를 없애준다. 쌀의 단백질이 분해되어 생성된 각종 아미노산과 호박산 등은 음식에 감칠맛을 더하고 독특한 풍미를 살려준다.
일본에서는 '혼미림(本みりん)' 이라고도 불리는데, 원래 미림은 찹쌀과 누룩, 소주를 원료로 하여 만든 단맛이 나는 술이고 이것을 요리에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주류 판매에 규제가 생겨 술 종류인 미림을 주류전문점 외에는 살 수 없게 되자 알코올 도수가 낮은 '미림풍 조미료'나 미림에 염분을 더해 술이 아닌 '발효 조미료'를 개발하여 슈퍼에서 미림이란 이름으로 팔게 되었다. 그래서 미림풍 조미료와 구별을 하기 위해 원래의 술이었던 미림을 '혼미림(本みりん)'[2] 이란 이름을 붙여 구분하였다.
국내에는 미림, 미향, 미정, 맛술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알코올 도수이다. 일단 '''미림'''은 알콜 14% 주류이기 때문에 '''인터넷 구매가 안되고 매장에서도 미성년자는 구매할 수 없다.''' 반면 미림 외 다른 제품은 알콜 1% 미만으로 인터넷으로도 구매가 되고 미성년자도 구매가 가능한데, 빠진 알코올의 역할[3] 을 대신하기 위해 식초가 첨가되어 미림보다 약간 새큼한 맛이 나는 차이점이 있다.
일본식으로 분류하면 국내에는 실제 술을 빚어서 만드는 진짜 술인 '참미림'은 없고, 롯데 미림은 조미료에 주정을 첨가하여 알콜 14% 정도로 맞춘 '발효 조미료', 그 외 알콜 1% 미만에 식초성분이 첨가된 오뚜기 미향, 청정원 미정, 백설 맛술 등은 '미림풍 조미료'에 해당한다.
3. 주조법
앞서 기록한대로 찐 찹쌀, 누룩, 소주를 혼합하여 술을 빚는다. 술이 생성되는 발효 과정은 누룩이 곡물의 전분을 당분으로 분해하고, 당분을 분해하여 알코올이 생기고, 여기서 더 진행되면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산이 생성되어 식초가 된다.[4] 미림은 처음부터 소주 또는 주정을 집어넣어 어느정도 알코올 도수가 있는 상태에서 발효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되면 이미 알코올 도수가 있어 누룩의 활동이 느려진다. 따라서 전분이 당분으로 분해되는 과정까지는 진행되지만 당분의 분해는 더디게 진행하여, 결과적으로 주정강화 와인(포트 와인)같은 당도가 높은 달달한 술이 만들어진다.
4. 역사 및 기원
에도 시대에 이르러 대중화 되기 전까지는, 미림은 단맛이 나는 고급 술로서 상류층에서만 음용되었다. 미림의 역사와 기원은 여러 설이 있으며 확정적인 것이 없다.
- 중국기원설: 명청시대 기술된 '호아권팔조양(湖雅卷八造釀)'이라는 책에 '밀림(密淋, 일본발음 미린ミイリン)'이라는 달콤한 술이 기록되어 있다. 密淋의 뜻을 해석하면 '꿀처럼 뚝뚝 떨어진다'라는 의미로 상당히 달콤한 술이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이 술이 오키나와, 규슈 등을 거치며 蜜淋, 美淋 등의 글자변화를 거쳐 현재의 미림으로 자리잡았다는 설이다. 실제 1649년 일본에서 기술된 '정덕문집(貞德文集)'에 미림은 외국에서 도래한 것이라는 기록이 남아있다.
- 일본발생설: 1466년 일본에서 기록된 '음양헌일록(蔭凉軒日錄)'이라는 책에 후쿠오카 지방의 '연관주(練貫酒)'라는 달콤한 술이 기록되어있다. 달달한 술이라는 점 외에는 공통점이 없지만, 미림과 주조 방식이 유사하다는 점[5] 에서 미림의 기원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5. 참고사항
- 한국에서는 요리 술로 미림보다는 청주를 더 많이 쓰는데, 미림을 대체하는 용도로 청주를 쓸 때는 단맛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엿이나 설탕을 더 첨가해야 한다. 반대로 청주를 써야하는 요리에 미림을 넣어버리면 의도치 않은 단맛이 추가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사용법의 경우 양념장 만들 때 베이스로 쓸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육류를 말 그대로 20분 정도 담가두거나 할 때도 쓸 수 있다.[6]
- 醂을 "림"으로 읽지만 속음이다. 집운에 따르면 병(𠀤) 로감절(盧感切)이고 소리가 람(壈)과 같다고 했으니 원래 발음은 람이다. 아마 한자의 오른쪽에 林이 있어서 소리를 림으로 착각했거나 위에 중국 기원설에 따라 원래 림이라 불리는 다른 한자였다가 醂으로 쓰기가 바뀌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1] 미림이 맛술에 포함된다고 분류하는게 더 적당하다[2] '진짜 미림'이라는 뜻이다[3] 잡내 제거, 연육 작용 등[4] 쌀을 삭히면 식혜가 되고, 식혜를 계속 발효시키면 막걸리가 되고, 막걸리를 더 놔두면 식초가 되는 것과 같다[5] 쌀과 누룩에 소주를 추가하는 방법[6] 이 때는 말 그대로 누린내 빼는 용도. 지나치게 오래 담가두면 단맛이 너무 강해지니 다른 재료와 같이 쓰거나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적당히 담가두도록 하자. 예를 들어 연육 작용을 목적으로 수시간 담가둘 경우 조리 과정에서 아무리 소금 등의 조미료를 사용하더라도 미림의 단맛밖에 나지 않으니 적절한 양과 시간을 염두해두도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