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린내
1. 개요
비위에 거슬리는 냄새로, 주로 생선, 익히지 않은 콩, 동물의 피 등에서 나는 냄새이다. 비린 냄새뿐만 아니라 비린 맛까지 나기도 한다. 후각이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걸 생각해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악취의 일종답게 주로 질소계열 화합물인 트리메틸아민과 황화수소 등 단백질 대사에 따른 화합물들이 비린내의 원인이다.
2. 비린내의 종류
2.1. 생선 비린내
해산물에서 나는 냄새를 일컫는 말로 "비린내"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비린 냄새이다. 이 냄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기에 생선이 기피되는 원인이 되고는 한다. 즉 생선 먹는 데 걸림돌이 되는 큰 원인.[1] 생선을 즐겨 먹는 사람들도 비린내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비린내가 유독 심한 생선은 고등어, 꽁치, 갈치 등이 있으며 비린내가 거의 없는 생선은 명태, 가자미, 참치 등이 있다.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방이 많은 생선일수록 비린내가 많이 난다. 전통적으로 내려온 생선을 이용한 보존식품도 비린내가 나는 편이다.
비린내의 원인은 Trimethylamine(TMA, 트라이메틸아민) 때문이다. 이 물질은 생선 몸 속에서 삼투압을 조절하는 TMAO[2] 가 미생물이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생성된다. 따라서 삼투압 관리가 중요한 바다 생선에서 비린내가 유독 심하게 나며,[3] 싱싱한 생선이 아니라 '''죽은 지 오래된 생선이기 때문에 냄새가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맛보다는 냄새로 감지되는 이유는 TMA는 휘발성 물질이기 때문이다.
비린내가 신선도와 관련이 깊기 때문에, 이 냄새에 비위가 뒤틀리는 것도 나름 당연한 일이다. 이 비린내를 참기 힘든 상황에서 억지로 먹이려 하다간 음식에 대한 거부감만 더 심해지기 때문에 요리할 때 최대한 비린내를 제거하는 요리법이 필요하다.
- 세척: 바다 생선은 소금물에 씻는다. TMA 성분과 결합하는 식재료를 활용하면 효과가 더 좋은데, 예를 들어 카제인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는 우유 등을 이용해 세척하면 TMA 성분이 이와 결합하여 우러나온다. 비린내가 우러난 물을 아깝다고 버리지 않으면 난감해지며, 꽁치통조림 국물을 요리에 부어버리면 비난을 받을 수 있다.
- 염기는 산으로 중화시킨다: 레몬이나 라임 같은 산도있는 과일즙으로 TMA를 분해한다. 물에 희석한 식초나 유자청을 소량 써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오렌지같이 당도가 높은 과일을 쓰면 오히려 냄새가 증폭된다 하는데, 관련해서 맹모닝의 비린내, 그 원인은? 기사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다.
- 고춧가루, 마늘, 후추 등 자극적인 향신료를 넣으면 비린내가 줄어든다.
2.2. 콩 비린내
생 콩을 깔 때 나는 비릿한 냄새며, Lipoxygenase (리폭시게네이스) 단백질 효소가 원인이다. 대개 콩국수를 만들 때와 콩나물을 삶을 때 냄새가 심하게 난다. 다만 2.1번 항목의 존재감이 너무 커서 2.2번 항목은 딱히 신경쓰지 않는 경향이 크다.
2.3. 금속 비린내(피 비린내)
흔히 금속에서 난다고 '''착각하는''' 냄새. 특히 철로 된 물건, 예를들어 동전이나 나사같은 것을 '''만지다보면''' 맡을 수 있다. 강조한 단어들을 보고 눈치챘겠지만, 사실 금속 비린내는 우리 몸에서 나온 물질이 철과 닿아 변성되면서 나는 것이다.
금속은 냄새를 낼 수 없다. 일단 고체금속은 기화가 거의 되지 않으며[4] , 기화가 되긴 하는 수은이나 갈륨도 후각 수용기와 상호작용하지 않아 아무런 냄새가 없다. 철 냄새가 나는 동전을 물로 씻어보면 아무 냄새가 나지 않는데, 다시 손으로 만지작거리면 어느새 냄새가 나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된 원인 물질은 1-octen-3-one이라는 물질로, 피부기름이 산화된 뒤 2가 철 이온등의 금속 이온에 의해 분해되면 생겨난다. '''피 냄새'''도 흔히 금속, 철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역시 피부조직의 기름성분이 헤모글로빈에 있는 철 이온에 의해 분해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즉, 금속 냄새 내지 피 냄새는 정확히 말하면 '''피범벅이 된 피부에서 나는 냄새'''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균류, 즉 곰팡이나 버섯도 이 물질을 만드는데, 송이버섯에 많이 함유되어있다.
창작물에서 전시의 살벌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 '피비린내 진동하는 전장' 혹은 '비릿한 쇠 냄새' 같은 표현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고, 도검류나 총포류의 냄새와 이로 인한 피비린내를 함께 서술하는 것으로 극적인 묘사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2.4. 계란 비린내
계란 비린내의 원인은 흰자위에 들어있는 황 성분이 원인이며 특정 품종의 계란의 경우 곡물사료에 들어있는 콜린(Choline)이 소화과정 중 미생물에 의한 변형으로 1번 항목의 트리메틸아민으로 바뀌어 닭의 체내 순환과정을 거쳐 계란에 축적되는 것이 원인이기도 하다.
2.5. 물 비린내
하천의 강물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비린내. 엄밀히 말해 물 자체의 냄새는 아니다. 물에 함유된 불순물이 원인이다. 주된 원인 물질은 '지오스민'으로, '''흙'''에 서식하는 그람양성균이나 남세균이 주로 합성하는 물질이다. 즉 이 냄새는 흙냄새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는 민물고기에서 나는 흙비린내도 마찬가지이다.
여름철의 더러운 하천 등에서 나는 비린내는 일반적인 물 비린내보다 강하며, 매우 역하여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천과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까지 퍼져나가므로 주변 세대에 피해가 가기도 한다.
옅게 나는 경우엔 인간에게 좋은 냄새로 인식될 수도 있는데, 그게 바로 '비 냄새'다. 빗방울이 흙에 떨어질때 지오스민 분자가 공기중으로 분사되어 인간이 맡게 되는 것이다. 비가 오기 전부터 인간이 비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이유는, '비가 온다'고 인식하기도 전에 떨어진 극소량의 빗방울로 인한 극미량의 지오스민도 인간은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오스민은 후각이 많이 퇴화한 인간이 아직도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는 물질 중 하나이다.
2.6. 비린내가 아닌 비위에 거슬리는 냄새
고기의 냄새는 누린내라고 한다. 서양에서 동양인 비하 발언을 할 때 '한국인은 마늘/고추장 냄새, 중국인은 양파/춘장 냄새, 일본인은 생강/간장 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정작 동양에서 서양인을 비하할 때 '누린내'가 난다고 한다. 아포크린 샘과 연관이 있다. 고기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은 정말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누린내가 있어야 고기를 먹는 느낌이 난다고 한다. 유목민들 요리 중에 이런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