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 용언
1. 개요
한국어에서 용언(동사, 형용사)의 의미를 보조하는 문법 요소. 용언의 형식으로 실현되어 세부적인 품사에 따라 보조 동사와 보조 형용사로 나뉜다.[1]
조동사와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으나, 한국어의 보조 용언은 일반 용언으로 쓰이는 것도 많으며 일반 용언과 동일한 형식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엄밀한 언어학적 관점에서 조동사로 보지는 않는다. 가령 영어의 조동사 will은 일반 용언으로 쓰이지 않으며 그 자체의 과거 형식 'would'가 따로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어의 보조 용언 중 하나인 '-어 버리다'는 일반 용언 "버리다"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변화형도 "버렸다", "버리는" 식으로 일반 용언 '버리다'와 동일하다.
보조 용언이 결합한 용언은 보조 용언에 맞대응하여 '본용언'이라고 한다.
2. 형식
기본적인 형식은 '본용언의 어간 + 보조적 연결 어미(-아/게/지/고) + 보조 용언'이다. 가령, 시행 보조 동사 '보다'는 본동사로 '먹다'를 취한다고 가정하면 '먹어 보다'와 같이 본동사의 어간 '먹-'과 보조적 연결 어미 '-어', 그리고 그 뒤에 '보다'가 나타난다.
각각의 보조적 연결 어미가 취할 수 있는 보조 용언이 따로 있는데 정해진 규칙은 없다. 대체로 '-어'가 많은 정도. 그래서 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우는 이들은 영어의 'be -ing', 'have p.p.' 같이 '-고 있다'나 '-아/어 보다', '-게 하다', '-지 못하다'와 같이 짝을 이루는 보조적 연결 어미까지 묶어서 형식을 통째로 학습한다.* 먹어 '''보다''' (보조 동사)
* 먹게 '''하다''' (보조 동사)
* 먹지 '''말다''' (보조 동사)
* 먹고 '''싶다''' (보조 형용사)
보조 동사와 보조 형용사를 구별하는 방법은 동사와 형용사를 구별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어간의 뒤에 현재형 선어말 어미 '-(느)ㄴ-'을 붙여 보아 자연스러우면 보조 동사이고, 그렇지 않으면 보조 형용사이다.
- 가고 있는다 (보조 동사)
- 가고 싶는다(×) (보조 형용사)
3. 분류
보조 동사와 보조 형용사를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3.1. 보조 동사
- 당위: (-어/아야) 하다
- 민수는 밥을 먹어야 한다.
- 시행: (-어/-아) 보다
- 철수가 스타킹을 신어 보았다.
- 부정: 본동사 어간 + (-지) 말다, (-지) 아니하다, (-지) 못하다
- 내 거 보지 마. [2]
- 바위가 움직이지 않는다.
- 서 있지 못하겠어.
- 피동: (-어/아)지다
- 문고리가 부서졌다.
- 사동: (-게) 하다 (-게) 만들다
- 아버지가 아들이 어떻게든 일을 하게 하셨다.
- 자네는 나를 정말 화 나게 만드는군.
- 시인: 동사 어간 + (-기는) 하다
- 종결(완료): (-어/-아) 내다, 버리다
- 돌선이가 문짝을 부숴 내는 데 성공했다.
- 순돌이가 기절해 버렸다.
3.2. 보조 형용사
- 부정: 형용사 어간 + (-지)아니하다, (-지)못하다
- 나는 귀엽지 않아요.
- 옷이 좋지 못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 추측: (-(느)ㄴ가/-(으)ㄹ까)싶다, 보다
- 저 사람이 이제 보니 정치인인가 싶네.
- 저 사람이 이제 보니 정치인인가 보네.
- 시인: 형용사 + (-기는)하다
- 강물이 맑기는 하구나.
[1] 최현배식 용어로는 '도움{그림씨/움직씨}'라고 한다.[2] 본래 금지 동사 '말다'는 명령형이 '마'였으나 대다수 사람들이 '말아' 또한 자주 사용하였기에 최근 '말아' 또한 표준 어법으로 인정되었다.[3] '있다'와 '계시다'는 '없다'와 더불어 동사인지 형용사인지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존재사'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