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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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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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SF 만화. 작가는 니헤이 츠토무.[2]
사이버펑크 SF물에 있어선 전설급에 속하는 작품으로, 상식을 파괴하는 거대한 스케일과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는 매력적인 스토리, 신비주의가 넘실대는 분위기가 일품이다.[3]
2. 줄거리
가상세계인 '넷스피어'의 붕괴(카오스)로 인해 '기저현실(基底現實)'은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넷스피어에 접속할 수 있는 '넷 단말 유전자'를 지닌 인간들이 자취를 감추었고, 도시를 건설하는 로봇 '건설자'들은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도시의 크기를 무한정으로 확장시켜 나아갔다. 그로 인해 지구는 수천 수만 층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도시 구조물, 이른바 '구조체'로 겹겹이 뒤덮여 옛 모습을 완전히 잃어 버렸다. 인류는 도시 구조물에 갇힌 채 뿔뿔이 흩어져 버렸고, 까마득한 세월이 지난 지금은 유전자가 각기 다르게 변이하여 서로 다른 종으로 분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본래 넷스피어에서 보안용 백신 프로그램 역할을 수행하던 '세이프가드'는 넷 단말 유전자를 지니지 않은 인간들을 불법침입자로 간주하여 발견하는 즉시 모조리 제거하고 있다. 넷 단말 유전자를 지닌 인간들이 오래 전에 자취를 감춰 버린 현 시점에서는 사실상 거의 모든 인간들이 세이프가드의 공격대상이다.
이러한 상황을 틈타 점차 세력을 넓히고 있는 신종 생명체 '규소생물'도 인간이 눈에 띄는 족족 모두 죽여 없애고 있다. 행여나 넷 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 나타나 넷스피어가 정상화되면 그들은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스피어의 운영체제 중 하나인 '통치국'은 넷 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을 찾아내어 넷스피어를 정상화시키길 바라고 있지만, 권한상의 한계로 인해 현 상황에 쉽사리 개입하지 못 하고 있다.
이러한 혼돈 상황은 까마득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구조체는 지구를 뒤덮는 수준을 넘어 태양계를 잠식하는 수준의 천문학적인 규모로 확장되었고, 이제는 그 어느 누구도 구조체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넷 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을 찾아 끝도 없이 펼쳐진 도시 구조체 속을 여행하는 주인공 '키리이'. 그의 손에는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는 병기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가 들려 있다.
3. 발매 현황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연재됐으며 단행본은 애프터눈 KC 레이블로 총 10권까지 발매되었다.
2015년 4월 신장판이 KC 딜럭스 레이블로 발매되었다. 전체 10권짜리를 6권으로 재구성했고 표지는 새로 그려졌다. 거의 30년만에 새로 그린 표지이기 때문에 본문 작화와 표지의 작화에 상당히 큰 괴리가 있는데, 캐릭터 작화는 인형의 나라의 느낌이고 복장이나 메카닉 디자인은 애니메이션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보는 본문에서는 그나마 살아 있는 인간에 가깝게 묘사되지만, 표지에서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안드로이드 비슷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책 사이즈는 B5로 키워서 만화잡지에 버금가는 크기로 커졌고, 원고를 훨씬 개선된 방식으로 스캔해서 아주 보기 좋아졌다고 한다. 그 외 몇 가지 편집이 이뤄졌는데, 그로 인해 안 그래도 만화보다는 일러스트집 같은 성향이 더 심해졌다. 권당 가격은 약 2천엔.
2017년 12월에 블레임 신장판 한국어판 정발 소식이 전해졌고, 2020년 2월에 드디어 정발되었다. 출판사는 인형의 나라 정식판을 출판한 소미미디어. 정가는 권당 19,000원. 번역은 김동욱이 담당했다.
4. 특징
건축학도였던 니헤이 츠토무가 지저분해 보일 정도로 거친 펜터치로 그려 넣는 거대한 건축물들이 암울하고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니헤이 츠토무의 캐릭터들 특유의 우울한 얼굴 역시 작품의 음울한 면을 잘 드러낸다. 하지만 상당히 무기적인 인물들의 표정과 대비되어 미묘하게 드러나는 감정선이 매력적이기도 하다. 다른 작품들의 연출을 보면 작가의 감정 표현 실력보다는 초미래적인 세계관 속에서 인간 특유의 사회성과 감정의 발달을 거칠 일이 없는 블레임만의 분위기를 오히려 더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보이기도 한다.
이 작품의 모든 것이 '모호'하다.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 대부분은 불친절하며, 블레임 역시 모든 설명과 대사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캐릭터의 정체도 설정도 불확실하며, 작품의 줄거리마저 세 번 정도는 정독해야 겨우 이해할 수 있을 정도.[4] 달리 말하자면 이 작품에서는 모든 것을 일일이 설명하는 SF작가들과는 달리 '보여 주기'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효과음마저 많이 삽입하지 않던 초반부에는 총탄이 철벽을 뚫어도 고요한 느낌이 든다. 고유한 색채가 강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5. 등장인물
블레임의 문제는 등장인물과 세계관의 설정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가가 각 인물들에 대한 소소한 에피소드를 꽤나 생각해 두기는 했었는지, 화집인 '블레임 앤 소 온'에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실려 있긴 하다. 그 설정과 작가의 멘트를 보면 작중의 컷 하나하나가 무척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예지력이라도 갖고 있지 않는 한, 본편만 봐서는 그 의미를 알아차릴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다.
5.1. 주요 인물
5.2. 동아중공
- 메인서버
소미미디어에서 번역 발간된 완전판에서는 세주문화사의 구 정발본과는 달리 '멘서브'라는 이름으로 다르게 표기되어 있다.[5]
- 세우
최후의 순간에 메인서버가 세우의 유전 정보를 시보에게 전달한다. 메인서버의 설정을 보면 인간으로서 수명이 다했어야 할 그를 수없이 재생시켜서 데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7] 작가의 멘트에 따르면 넷 단말 유전자의 정규 소유자일 가능성도 있다...(작가의 설정이 원래 이런 식이다.)라고 한다. 꼭 그가 아니더라도 그 이외의 동아중공에 동면중인 주민들 중 정규 시민이 있을 가능성은 많았다. 이래저래 동아중공 편도 다퓌네르 편도 도시를 구할 절호의 기회였는데 일이 심각하게 꼬여 버린 것.
이후 작품인 '바이오메가'에서는 세우(CEU, Compulsory Execution Unit), 풀이하여 강제처형부대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며 DRF의 하부조직으로 묘사되나, 블레임에서는 동아중공, 메인서버, 주민을 지키는 메인서버의 부하로 묘사되고 있다.
- 중앙 AI
- 스테조우
5.3. 규소생물
- 제니타리아스/메타지니
- 이뷔/메이브
소미미디어에서 출간한 완전판에서는 이비와 메이브로 번역되어 있다.
- 바르단바
- 다퓌네 르 린베가
이름이 다퓌네 르 린베가로, 훌륭한 여성의 이름이다. 세우의 유전자를 아바타 삼아 둘러쓴 모습으로 넷스피어에 나오는 바람에 남성이라는 이미지가 강해졌지만 분명히 여성체다. 덕분에 블레임 학원에서 여성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모습에 벙쪘던 독자들이 많다. 블레임 학원에서 모두가 모에선을 맞고 모에화됐을 때도 꿋꿋히 원모습[11] 을 유지한 걸로 봐서 작가에겐 이미 완성된 모에 캐릭터일지도...
- 블론
- 스치프
- 프셀
블레임 학원에서도 당연히 등장! 1편에서 도모체프스키에게 인사하며 '오늘 체육 잘해' 하고 격려하지만 이는 사실 체리보이를 동요시키기 위한 술책이었다. 그런데 너무 신을 내서 분전하는 바람에 세이프가드 팀이 이겨 버렸다! 3편에서는 메가네코로 등장하며 도모체프스키는 여전히 헤벌쭉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5.4. 세이프가드
- 도모체프스키
프셀에게 묘하게 연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프셀에게 총을 쏘기 전에 무척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는데,(프셀이 지금까지 나온 여성형 규소생물 중에선 묘하게 예쁘긴 하다) 작가 코멘트에서 프셀과 시보 이외의 여성을 본 적이 없다고 나옴에 따라 '체리 보이여서 차마 쏠 수 없었다!'는 게 확정되고 말았다. 무려 250여 년 간 제대로 쏴본 적도 없었는데 시보와 만난 이후로 겨우 제대로 쏜 것이다. 그 장면에서 묘한 미소를 짓는 프셀과 진땀을 흘리는 도모체프스키의 모습이 설명되는 설정인데, 문제는 이런 배경이 작중에서 전혀 묘사되지 않아서 진상을 알 수가 없다는 점.
너무 오랜 시간을 기저현실에 있었던 덕분에 인간화가 진행돼서 인간과 다를 바가 전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작중 묘사로 꽤나 자세히 보여주고 있는데, 임시 세이프가드인데다가 이미 세이프가드의 AI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인간화되었음에도 세이프가드의 본분인 인간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몇 안 되는 세이프가드다.
블레임 학원에서는 프셀을 보고 헤벌쭉 하는 체리보이로 나온다. 스치프와는 라이벌인 듯.
- 이코
'블레임 학원! 벛꽃 피는 탑 아래서'에서 여성으로 나온다.
6. 설정
- 넷스피어
어느 정도 정상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인간이라면 가접속 장비를 사용하여 임시 접속을 할 수도 있다.
잠깐씩 묘사된 넷스피어의 광경을 보면 가상현실임에도 불구하고 흔히 생각하는 사이버틱한 가상현실이 아니라 초원, 강 등의 자연환경으로 묘사된다. 이는 작가의 후속작 바이오메가의 시키오미 내부 같은 가상세계에 그대로 이어지는데,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비참한 현실보다 오히려 가상세계가 더 자연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이는 역설이 일종의 문학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도 비슷한 방법을 사용한다.
- 넷 단말 유전자
- 카오스
어느 시점을 계기로 유전자 감염이 폭발적으로 발생하여 정상적인 넷 단말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 사라져 버렸고, 넷스피어를 제어할 인간이 존재하지 않아 도시가 폭주하게 된다. 작중에서 감염된 구역 등을 볼 때 나노머신 등으로 인한 오염 사태가 발생한 듯하다. 이는 블레임 마지막 권에서도 감염되지 않은 아이가 방독면을 쓰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 노이즈를 볼 경우 규소생물들이 고의로 일으킨 것 같기도 하지만, 작중에서 규소생물은 최초의 카오스는 일으키지 않았다고 말한다.
참고로 도시구조체는 지구를 뒤덮는 수준을 아득히 벗어나 태양계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만큼 거대한 규모로 확장된 듯하다. 프리퀄인 노이즈에서는 도시구조물이 달을 집어삼키는 장면이 나오며, 블레임 9권과 10권에서는 목성이 존재했던 자리로 추정되는 직경 14만 3천km의 구상공간도 나온다. 블레임 앤소온에서 작가가 밝힌 바에 의하면 태양계의 모든 행성들이 거의 다 구조체의 재료로 들어갔으며, 그 규모는 최소한 목성까지 뻗어 있다고 한다.
- 기저현실
- 건설자
대부분의 인간은 이와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넷스피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던 시절에는 건설자를 통제하는 것이 가능했다. 현재도 키리이를 비롯한 세이프가드 등은 건설자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약간이긴 해도 자아가 있어서 건설자들을 인간 비스무리하게 개조하려 했던 자도 있었으며[13] 시보가 대형 건설자를 데려올 때도 대형 건설자는 이를 싫어했다는 작가 멘트가 있다. 종반에는 거짓말을 하고 시보를 돌보려 할 정도로 고도로 진화한 AI를 지닌 소형 건설자도 등장했다.
- 중력자 방사선 사출 장치
이 병기의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중력자 방사선을 사출(발사)하는 장치. 아마도 중력자가 붕괴되며 나오는 방사선을 모아 발사하는 병기 같은데, 어쨌든 종종 빛나는 탄환으로 묘사되기는 해도 거의 일직선의 빔 형태로 발사되며, 빔 궤도 주변의 물체는 잔해 없이 깔끔하게 사라진다. 자세한 과학적 설명은 불명.[15] 또한 그냥 단순히 물질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반물질+물질 반응과 같은 쌍소멸이라도 일어나는지 빔이 꿰뚫고 지나간 자리에는 대폭발까지 일어나니 그야말로 절륜한 위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한적이지만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을 이용해 적의 빔 계열 공격을 왜곡하여 방어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사나칸이 착용한 장갑이나, 프셀의 검, 권말의 규소생물 부대의 방패에 무력화되는 모습도 가끔 볼 수 있지만, 사실 무력화라기보다는 모종의 공간왜곡으로 빔을 빗나가게 한 것 뿐이다. 출력을 충분히 높인다면 공간간섭을 극복할 수 있다. 사정거리가 짧은 단발 형태부터 몆십 킬로미터나 되는 공동을 뚫는 등, 출력을 다양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일정한 에너지의 임계량을 충족하면 '금압해제(禁壓解制)'라는 발사 모드로 변하는데, 총구 및 총신의 전체적인 연결 부분이 전개되며 변형한다. 또 다른 이름인 '제1종 임계불측병기'의 뜻을 그대로 풀이하자면, 말 그대로 '임계'를 측정할 수 없는-즉, 임의의 에너지만 공급이 가능하다면 아무리 막대한 에너지량이라도 총의 한계를 측정할 수 없기에 그 에너지량에 비하는 가공할 만한 출력으로 발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만큼 사출 후의 충격이나 반동도 상당히 심하여, 보통의 인간은 절대로 사용할 수 없을 것처럼 묘사된다. 상당한 재생력과 신체 내구력을 가지고 있는 키리이조차 금압해제를 한 후 사출할 때에는 반동으로 팔이 뜯겨 날아가 버릴 정도이니, 개인에게 주어지기보다는 요새나 거대 기계에 장착되는 것이 더 어울릴 듯한 무기.
총의 에너지 및 근본적인 출처는 세이프가드와 깊은 관련이 있는 듯 하다. 3권에서 시보에 의해 처리됐던 거대 세이프가드가 다시 재전송될 때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가 스파크를 방출하며 강력하게 반응했던 것이나, 죽은 구제계 무리들에게 전선을 연결하여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처럼 보인 점, 세이프가드나 통치국의 간섭이 불가능한 동아중공 내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봐서는 세이프가드를 전송하는 조환탑이나 세이프가드 자체의 에너지 동력원과 관련이 있다고 해석된다. 5권에서 이뷔가 '세이프가드의 무기' 라고 하는 점, 거대 세이프가드나 사나칸 등도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를 소유하고 있던 것으로 봐서, 상당히 높은 지위의 세이프가드들이 지급받는 무기인 듯 하다.
위력이 이 정도이다 보니 주적인 구제계들 상대로는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과잉화력이라, 키리이가 물량공세로 나온 구제계들을 처리한 후 팔이 탈골되는 레벨을 넘어 팔꿈치가 아예 분리되어 옷과 가죽으로만 붙어 있는 듯한 모습도 나온다. 그래서인지 키리이가 다른 무기를 얻으면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 대신 우선적으로 쓰기도 한다.
- 초구조체
이 초구조체는 넷스피어를 비롯한 가상현실이 가동되는 메인프레임을 내장하고 있다.
도시의 골격이 되는 최중요 시설이기 때문에 세이프가드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 무적에 가까운 강도를 가지고 있지만 세이프가드와 시스템에 의해 관리되지 않으면 파손되기도 하는 모양이다. 다퓌네르 편의 '초구조체 내구균열' 챕터에서는 제목 자체가 초구조체에 균열이 생긴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그 구조물을 파먹는 생물도 존재한다. 이는 원래 세이프가드가 지켜야 하는데 비공식 계층의 특성상 관리가 안 된 탓인 듯하다.
6.1. 세력
블레임 세계의 각 세력들은 컴퓨터 내부의 요소들을 상징화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넷스피어 전체를 컴퓨터라고 생각했을 때 통치국은 운영체제 OS, 세이프가드는 보안 프로그램, 규소생물은 컴퓨터 바이러스다.
실제 컴퓨터에서도 보안 강화를 위해 자가보호기능을 넣는 등 보안 프로그램에 대한 OS의 개입을 제한하고 권한을 위임해 놓는 경우가 있는데, 그 보안 프로그램이 미쳐 버렸을 때 일어날 만한 재난을 표현해 놓은 것이라 보면 된다.
즉, OS(통치국)는 자체적인 보안 프로그램(만화상에서는 "대리구성체"라는 명칭으로 현실 물질로 등장한다)을 사용하여, 미쳐 버린 백신 프로그램(세이프가드)에게 무차별적으로 삭제(학살)당하는 일반 데이터들(블레임 세계관의 주민들)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백신 프로그램은 이미 강력한 권한을 위임받은 상태라서, 아무리 OS라고 해도 제한적인 개입만 할 수 있을 뿐 막을 도리가 없다.
이런 난장판 속에서 OS는 온갖 악성 프로그램과(초반부에 등장하는 규소생물 외 적대세력 등) 컴퓨터 바이러스(규소생물)에 대항할 수 있고, 물리적으로 나뉘어진 하드디스크 파티션(초구조체)을 뚫고 넘나들 수도 있는 막강한 프로그래밍(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으로 무장한 특수 프로그램(키리이)을 기저현실에 파견한다.
이 특수 프로그램의 최종 목적은 방대한 하드디스크 저장공간 어딘가에 생존해 있는 인증키(넷단말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 인증키가 있으면 보안 프로그램을 제어하고 카오스를 멈출 수가 있다. PC(넷스피어)가 카오스 상태일 때 생존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규소생물 등)은 총력을 다해 특수 프로그램을 저지하는 한편, 인증키를 제거하기 위해 인증키를 가진 것으로 여겨지는 일반 데이터(인간)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다.
동아중공은 메인 PC에 연결되어 있지만 자체적으로 간단한 OS와 보안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외부 저장장치로 볼 수 있다. 카오스가 발생한 후 멀쩡한 데이터들을 최대한 백업하려고 시도했지만, 규소생물의 침입으로 인해 13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구역들이 모두 감염되었고, 그 중 8개 구역은 일반 데이터(인간)들이 모조리 파괴되었다. 8개 구역의 메인 서버가 살아남은 일반 데이터를 동아중공의 중앙 AI에 위탁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미쳐 버린 중앙 AI의 오류로 메인 PC의 보안 프로그램(세이프가드)이 개입해 오게 되고, 외부 공간이 불확실한 가운데 무리하게 데이터 이동을 시도하다가 그만 박살 나 버린다.
아무튼 이런 내용이고(...) 이렇게 써놓으면 이해가 되지만, 만화상에서는 일절 설명이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유추하는게 상당히 어렵다.
컴퓨터의 요소들을 의인화시켜 세계를 구성하는 점은 영화 매트릭스 시리즈나 디지몬 시리즈와 비슷하다. 실제로 비슷한 구성이 많다.
아래는 작중 주요 세력.
6.1.1. 생전사
통치국이 치외법권으로 지정한 폐기계층의 괴도(삭제를 위해 이동시킨 폴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에 거주하는 과학자 집단. 동아중공의 존재나 작품 초기에 등장했던 다른 종족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의 인간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본격적인 넷스피어 영역의 경계선 즈음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복원, 발전시킨 테크놀러지로 위조 넷 단말 유전자를 합성하여 넷스피어에 접속하려 했지만, 카운터 프로그램의 반격으로 핵폭발 수준의 대폭발이 일어나 연구설비 전체가 파괴되는 대참사가 일어났다. 그 이후로는 생체공학에 집중하고 있는 듯 한데,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넷스피어와의 접속을 행하면 세이프 가드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생체공학에 대한 생전사의 집착이 도를 넘어서자 주임 과학자였던 시보가 생전사의 총재에게 반대 의사를 표했지만, 지하에 구금되는 처벌을 받고 생명 유지만 가능한 상태로 미라나 다름없는 몰골이 되었다.
초구조체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경계지역에 자리를 잡고 각종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전에 있었던 핵폭발급의 대폭발도 흠집 하나 내지 못 했던 초구조체에 달리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키리이가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를 들고 나타났으니, 시보가 반기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생전사들은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를 재현할 수가 없었지만, 희한하게도 중력자 방사선 병기에 대한 방어 대책은 재현할 수 있었던 모양이다.
6.1.2. 동아중공
과거에 초구조체를 벗어나기 위해 건조된 원기둥형의 우주 이민선. 완성되기 전에 카오스가 시작되면서 도시 구조물이 무한히 확장하는 바람에 도시 속에 갇혀 버리고 말았다. 내부 공간은 통치국과 세이프가드의 간섭을 받지 않는 치외법권지대다. 동아중공에는 주민들을 수용한 공동이 총 13군데 만들어져 있으며 각 공동마다 관리용 AI가 부여되어 있었는데, 이민선을 목적지로 이끈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 하게 되면서 논리 모순으로 점점 미쳐가고 있었다. 동력원인 중력로가 과도한 수준으로 가동되고 있어서 시공에 균열이 가고 차원에 틈이 생기거나 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끝에 가서는 중앙 AI가 동아중공 전체를 도시 밖으로 이동시키기 위해 최대 출력으로 공간전송을 시도하기에 이른다. 도시가 확장된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완전히 다 파악하지 못 한데다가, 공간전송 지점에 동아중공이 다 수용될 만한 충분한 공간이 있는지도 확인하지 못 한 상태였지만, 중앙 AI는 막무가내로 공간전송을 강행했다. 당연한 결과지만 동아중공은 끝을 알 수 없는 엄청난 규모로 확장된 도시를 끝내 벗어나지 못 한 채, 원래의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 구조물 속 어딘가에 출현했다가 대폭발과 함께 소멸해 버렸다. 동아중공에 승선해 있었던 주민들의 육체와 DNA 정보도 함께 소멸하고 말았다.
6.1.3. 전기어사
동아중공 편에 등장하는 사람들. 과거 동아중공의 주민이었으나 규소생물의 침공으로 안에서 살 수 없게 된 자들이다. 강화슈트를 착용하여 기동성이 뛰어나다. 구제계의 외곽을 뚫을 수 있는 특수한 무기를 사용하나 더 이상 제작이 불가능한 듯 하다. 전기어사의 갑주 디자인은 이후 블레임!을 소재로 한 단편에 여러 번 나온다.
7. 미디어 믹스
7.1. 애니메이션
일단 웹애니화된 것이 존재한다. 총 6화로 각각 5~7분 가량이고 원작의 특정 부분이나 내용을 영상화해놓은 정도로 그친다. 그저 존재에 의의가 있는 정도고 그 영상화 내용도 원작과 똑같진 않다. 그 후에 공각기동대의 제작사로 유명한 Production I.G에서 판권을 구입해 블레임의 Full-HD 극장판을 제작하려 했으나 중간에 프로젝트가 엎어져서 무산되었고, 2~3분 가량의 '프롤로그 오브 블레임!'이라는 피규어 동봉 DVD만 2장 발매되었다(...).
원작자인 니헤이 츠토무는 트위터에서 당시 방영 중이던 시도니아의 기사를 응원해주면 블레임!의 팬에게도 좋은 일이 있을 지 모른다고 써놨는데, 팬들은 시도니아의 기사의 반응이 좋아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면 블레임도 애니메이션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작가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사이에 오갔을 지도 모를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또한 시도니아의 기사 2기 8화(3분쯤) 속에서 <BLAME! 단말유구도시(端末遺構都市)>라는 이름으로 짧게 방영되었다.
그런데 11월 23일...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7.1.1. 극장판
아인, 시도니아의 기사 애니메이션 제작진들이 다시 모여서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동아중공 편'의 에피소드를 각색한 스토리는 깔끔하고 훌륭한 편. 지나칠 정도로 불친절한 감이 있던 원작의 세계관을 처음 접하는 관객들에게도 이해시킬 수 있도록 노력한 면이 돋보인다. 그 과정에서 난해했던 스토리가 상당히 단순화된 측면도 있으나 관객 배려의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다만 보여주기식의 난해했던 스토리 자체가 블레임만의 매력이면서 차별성이었기 때문에 이 점에선 나름 호불호가 갈린다. 그냥 일반적인 SF물로 갔다는 게 불호쪽의 의견.
3D 애니메이션 특유의 딱딱하고 차가운 질감과 색감이 본편의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분위기에 기막히게 어울려 비쥬얼 면으로도 완성도가 높다. 니헤이 츠토무 특유의 압도적인 건축물들과 암울한 세계관, 그리고 기형적일 정도로 발전한 기술력도 섬세하게 묘사.
스토리가 약간 변경되어 동아중공이 등장하지 않고, 시보가 한때 몸담았던 과학자 집단 생전사도 등장하지 않으며, 시보와 생전사가 어떻게든 구멍을 뚫고 내부로 진입하려 했던 초구조체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시보가 키리이에게 협력했던 동기에서 초구조체를 뚫고 들어간다는 목표도 언급되지 않는다. 캐릭터 디자인도 원판을 존중하는 내에서 꽤나 미형으로 바뀐 편. 시보나 사나칸, 즈루[16] 등의 여성 캐릭터들에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진다.
2017년 7월 13일 넷플릭스에 신규 동영상으로 등록되었다. 상영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
- 성우진
- 주제가
- angela - Calling you
8. 관련 작품
8.1. 노이즈(Noise)
블레임의 프리퀄. 넷스피어가 붕괴하는 과정과 규소생명체의 탄생과정이 나타나 있다. 노이즈로부터 억겁의 세월이 지난 현실이 곧 블레임!의 배경이겠지만 그 블레임!의 장대함에 걸맞지 않게 전체적인 측면에서 스케일이 작다.
특히 염소머리를 뒤집어쓴 사이비 종교집단이 규소생물을 뚝딱하고 만들었고 세이프 가드(당시엔 프로그램 시스템이 아닌 사회 기득권층이 구성한 인간의 조직이다)는 아무런 가타부타 제반 설명도 없이 넷단말 유전자 미소지자를 적극적으로 제거해나갈 방침이니 주인공 더러 협조하라고 요구하는데 도통 그 내용이 어설프고 뜬금없어 블레임! 의 격에 걸맞지 않다. 물론 그림은 훌륭하다.
/[반대의견]해당 만화에서의 규소생물이나 세이프 가드에 대한 묘사가 설정상 블레임과 어느정도 동일하다면(블레임! 과 연결된다면) 그렇게 허무맹랑한 구성은아니다. 개연성의 측면있어서는 분명 떨어지는 면은 있다. 그러나 만화의 내용을 보자면 사이비 집단이 규소생물을 주술마냥 뚝딱 만든것이 아니고 인체를 이용해서 규소생물로 변화시키는 세이프가드의 기술을 훔쳐서 규소생물을 만든 것이며, 이 기술로 주인공인 무스비가 규소생물체로써 재탄생하는 것이다. 세이프가드의 탄생에 있어서도 일개 형사로서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짧은 스토리라는 점에서 이해해 본다면 개인의 입장에서 급작스러운 세이프가드 조직의 등장과 그 방침에 대한 언급은 그리 실망스러운 것은 아니다./
주인공은 스소노 무스비라는 여형사지만 어떻게 봐도 그냥 사나칸이다. 악의 조직이 괴물을 만들어내는 연출이나 주인공이 개조인간이 되어서 세뇌 직전 달아난다는 전개가 어떤 시리즈를 연상시키는데, 실제로 화집의 작가 코멘트를 보면 가면라이더의 오마쥬인 듯.
8.2. 블레임(Blame)
노이즈(Noise)의 권말에 수록된 작가의 데뷔 단편. 여기서도 키리이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스토리는 비교적 현대에 가까운 도시를 배경으로 키리이가 쫒는 범죄자가 뇌를 로봇에 옮기는 등 테크노 스릴러가 가미된 형사물이다.
8.3. 블레임!(BLAME!)
본편. 탐색자 키리이의 넷단말 유전자 탐색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8.4. 블레임 학원!(ブラム学園!)
#대충 이런 물건. (링크된 원글이 삭제됨)
작가가 직접 그린 사실상 동인지(…). 이루 말할 수 없는 개그 센스로 가득 찬 이 작품은 현재 총 3편이 애프터눈에 연재되었으며, 화집 <블레임! and so on>에 1편, 단편집 <블레임학원! And so on>에 2, 3편이 수록되었다.
8.5. 블레임! and so on(BLAME! and so on)
블레임!의 화보집.
8.6. 블레임 학원! and so on(ブラム学園! and so on)
[image]
애프터눈에 연재된 블레임학원! 2,3편과 기타 블레임 관련 단편을 모아 놓은 단편집. 작가의 정신나간 센스가 폭발했다.
충격과 공포의 '모에 블레임 학원'의 존재로 인해 니헤이 츠토무의 사상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정발판 띠지에는 '혼다 토오루'(아마 라이트 노벨 작가인 혼다 토오루 인 듯)의 '니헤이 츠토무 선생님, 도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라는 멘트가 적혀있으니 말 다했다(…). 표지부터 대놓고 세라복 시보의 판치라. 잡지 연재본과 특정 장면에서 약간 그림이 다른 부분이 몇컷 있다.
정발은 안 되었고 기대하기도 힘든 물건…이었지만 서울문화사에서 정식 발매한다. 2009년 10월 넷째주로 예정. 만세!
정발판은 올컬러, 가격은 8천원. 블레임 학원! 세편을 비롯, 총 10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블레임!과 이어지는 후속 단편인 '블레임²!'와 '넷스피어 엔지니어'도 실렸다.
8.7. 블레임!²(Blame!²)
블레임!의 후속작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았으나 별 정보를 주지 않고 끝난 작품. 주인공격인 규소생물의 대사로 미루어 세이프 가드 시스템은 거진 소멸한 걸로 여겨지며 인간과 규소생물의 전쟁이 어떤 과정으로 전개돼가고 있는지가 드러나고, 셀 수 없는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중력자 방사선 사출장치를 꼬나쥐고 살아있는 키리이가 등장한다. 규소생물들 사이에서 키리이는 전설급 재앙으로 불리는 듯 하다.
블레임 학원 앤 소 온에 단편으로 수록되었다.
8.8. 넷 스피어 엔지니어(Blame! NSE)
블레임!의 또다른 후속작으로, 넷단말 유전자는 발견되어 있으나 세계가 아직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은 듯하다. 이 역시 짧은 단편이다. 바이오메가의 탄체가속장치와 유사한 무기가 등장한다.
8.9. 블레임!: 전기어사 위험계층 탈출작전
2017년에 개봉한 블레임 영화판을 만화화한 작품이다.
9. 기타
- 원제는
이라고 쓰고 'ブラム(브라므!)'라고 읽는데, 프랑스어 발음인 '블람[blɑːm]'을 따른 듯하다.[17] 하지만 한국에선 BLAME을 일부러 '브라므'로 발음하는 원제를 반영하지 않고 영어 발음 그대로 적은 '블레임!'이란 이름으로 정발되어 있다.
- '전뇌' 등의 표현으로 볼 때 뉴로맨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작가도 또한 블레임 앤소온에서 참고서적 중 하나로 뉴로맨서를 언급하고 있다.
- 스토리건 그림이건 여러 번 읽어봐야 알아볼 수 있다는 게, 작가의 그림 스타일 때문에 가독성이 좀 떨어진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세주문화에서 정식발매된 판본은 전반적인 인쇄의 질이 떨어지는 편이며, 심의를 맞추기 위해 일부 잔인한 묘사를 의성어 등으로 가린 부분도 있기에 더더욱 알아보기 힘들다는 평을 받는 편.
- 작은 글씨로나마 한글이 좀 나온다. 4권에서 거대한 세이프 가드와 키리이의 전투 장면에서 키리이의 망막 정보 표시창에 위험이란 한글이 잔뜩 써 있다. 그 외 바이오메가에서 타이라와 고우 듀오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Interlink의 배경이 한국이다. 전화원, 전기의 준말, 건축물7 등 의미가 확실하지 않은 한글이 잔뜩 써 있다. 바이오메가의 배경이 서기 3000년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이란 국가 자체는 없어졌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어쨌든 이를 통해 DRF의 연구소가 한글을 쓰는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도시에 있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 실사영화가 제작되었고 한국에는 2009년 2월 26일 개봉 예정...인 것으로 여겨졌으나... 정작 나온 건 원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원제가 '감염열도'인 바이러스 재난영화.# 이에 니헤이 츠토무 팬들은 낚였다며 피눈물을 흘렸다. 게다가 한국에 개봉될 때에는 애국 마케팅 때문에 영화 후반부가 잘려나가 버렸고, 그 때문에 영화는 완전 흑역사가 되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