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마 시구레
1. 개요
후르츠 바스켓의 등장인물. 작중 최초로 등장한 십이지이며 개(犬)의 원령에 씌어있다. 이름의 유래는 10월을 뜻하는 시구레즈키(時雨月).
원작의 헤어컬러와 눈동자색은 흐린 회색. 구작 애니에서는 헤어컬러가 검은색이고 눈색은 갈색이다. 신작 애니에서는 머리색과 눈동자색이 원작과 동일하다.
혼다 토오루가 지내고 있는 집의 주인이자 보호자 같은 존재. 소마 유키와 소마 쿄우의 친척. 직업은 소설가. 본명으로 활동할 때는 순문학을 쓰지만 여러가지 팬네임을 가지고 있어 순문학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쓰고 있다.[1] 다만 어디까지나 본진은 순문학이고 다른 장르는 그냥 취미로 가볍게 쓰는 것이다.[2]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로 소설가가 되었으며, 평소에는 기모노를 입고 다닌다. 소설가라면 역시 기모노를 입어야 그럴싸해보이기 때문이라고. 공적인 용무가 있을 때는 검은색 정장을 입기도 한다.[3] 직업이 소설가인만큼 활자중독자. 항상 손에 신문이나 책을 들고 있다.[4]
나이에 맞지 않게 실없는 소리를 하고 짓궂은 장난을 칠 때가 다반사. 원고 마감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매번 담당편집자인 미츠루를 곤란하게 만들고 울리면서 즐거워하는 사디스트. 하지만 본성은 냉소적인 이기주의자다. 자기 편한대로 타인을 도구처럼 이용해먹는 경향이 있으며, 뭐든 본인에게 이득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철저히 계산하고 재 보는 스타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하라구로에 소시오패스 기믹이 좀 있다.[5] 문제는 스스로가 자신의 성격을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 상대방에게 미움 살 행동이란 걸 인지해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한다. 본인 왈 사람들을 대할 때 나오는 다정함은 다 급조된 거라고.[6] 십이지 저주도 자기 인생에서 크게 힘들거나 장애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한 때 잠깐 교제한 사이였던 시라키 마유코는 방관자적인 그의 성격을 가르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잔물결"같다고 평했다. 유키와 하토리는 "잔물결을 떠돌아다니는 해파리"라고 평했지만.
가족 관계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있는데, 소마 모미지의 부모들과 달리 아들이 저주에 걸렸어도 크게 거부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다만 시구레가 부모님에게 애착심을 못 가지는 성격이라서 사이가 원만하진 않다.
또래 십이지인 소마 하토리, 소마 아야메와 묶여 작품 내외적으로 '''절친 트리오(マブダチトリオ)'''라 불린다.
2. 작중 행적
산 속에서 혼자 텐트 생활을 하고 있던 토오루를 집으로 들여 함께 살게 해 준다. 몰래 쿄우를 토오루와 같은 학교에 입학시킨 장본인.[7] 토오루, 유키, 쿄우의 보호자 역할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세 사람에게 고민이 있거나 갈등이 있으면 그에 맞는 적절한 조언을 해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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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구레가 작품 전반에 걸쳐 행한 짓들의 근간에는 소마 집안의 당주 소마 아키토가 있었다. 렌의 뱃 속에 아키토가 잉태되었을 때 꾸었던 꿈에서 그는 온 몸이 마비될 것 같은 정열과 사랑스러움을 느꼈고, 이는 곧 아키토를 향한 독점욕으로 이어졌다.[8] 어릴 적부터 속을 알 수 없는 구석이 있는 성격이었으나 아키토만큼은 나름대로 다정히 대해줬다. 자길 좋아하냐는 아키토의 질문에 속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며 동백꽃을 주기도 했다.[9] 그러나 아키토가 시구레의 다정함에서 자신의 아버지인 아키라를 겹쳐보는데다 시구레 뿐만 아니라 다른 십이지들에게까지도 집착을 보이며 곁에 붙들어 매려하자, 그녀를 향한 애정은 점점 애증으로 변해갔다.
아키토에 대한 사랑이 비틀린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십이지 저주로부터 해방된 소마 쿠레노를 아키토가 자신의 여성성을 이용해서 동침한 일. 이 사실을 알게 된 시구레는 아키토가 가장 싫어하고 증오하는 그녀의 친모 렌과 보란듯이 동침하여 맞불을 놓았다. 분노한 아키토는 소마 가문의 본가에서 시구레를 내쫓았고 그리하여 살게 된 곳이 현재 토오루와 함께 살고 있는 그 집.[10]
오래 전부터 아키토는 시구레가 자기 곁에서 떠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십이지들은 원래 신인 자신 말에 꼼짝 못하고 복종해야 하는데 시구레는 왠지 혼자 있어도 괜찮아보였고 자기 말에 별로 영향 받는거 같아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 반대로 시구레는 아키토를 다른 십이지들과 공유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기 위해선 아키토에게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각인시켜 줄 필요가 있었고, 고의로 다른 십이지들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여 튀는 행동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구레의 의중을 알 리 없었던 아키토는 저주가 풀린 쿠레노마저 자기 곁을 떠날까봐 두려워 결국 몸을 써서까지 붙잡았고 시구레와의 갈등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본가에서 쫓겨난 후, 시구레는 아키토가 집착하는 십이지와의 유대를 하나씩 끊어내기로 결심한다. 십이지 저주의 비밀을 알아버린 토오루의 기억을 지우지 않고 자기 집에 살게 하여 감시하는 듯한 형태를 취한 것도, 소마 가문과 아무 상관도 없는 외부인인 토오루가 십이지와의 사이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인연이 아키토의 저주에 가까운 인연보다 훨씬 강해지는 것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언젠가 오게 될 저주의 끝을 토오루라는 변수를 더함으로써 앞당기고자 하는 까닭이었다. 어디까지나 이 계획은 십이지 저주가 곧 풀릴 거라는걸 눈치챘기 때문에 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랫동안 태어나지 않았다던 쥐의 원령이 이번 세대에 태어나 신과 십이지 전원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최후의 연회'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다고. 하토리만이 그의 음험한 꿍꿍이를 간파했으나 오랜 우정 때문에 그의 계획을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11]
저주가 풀렸음에도 아키토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쿠레노에게 "너 사실 저주 다 풀렸지?", "혹시 지금 (아키토를) 동정하고 있는거야?", "정말 아키토를 위해서라면 (아키토가 매달렸을 때)쳐냈어야 했던 거 아냐?"라며 그의 행동을 비웃었다. 쿠레노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귀여워한 동생이었던만큼 그의 배신이 충격적이고 화가 났던 것. 본인의 입으로 직접 쿠레노를 싫어한다고 인정했다.
아키토가 늘 싸고 도는 또 하나의 물건인 아키라의 상자[12] 를 아키토 곁에서 떼어놓기 위해 일부러 렌에게 상자의 존재를 누설한다. 아키라를 향한 집착이 어마어마한 렌은 링을 시켜 상자를 훔쳐오라고 지시. 저주를 풀고 싶어했던 링은 아키라의 상자가 저주를 풀어주는 열쇠라는 렌의 말에 속아넘어가 아키토 방에 몰래 잠입해 상자를 훔치려하지만 결국 아키토에게 발각되어 고양이 원령들이 유폐되는 방에 감금당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정신적으로 낭떠러지에 내몰린 아키토가 결국 쿠레노를 칼로 찌르고 토오루까지 가만두지 않으려 했을 때, 토오루는 아키토의 고독함을 유일하게 알아채어 몸소 그녀의 친구가 되어주겠다고 말한다. 이 일을 계기로 아키토는 더 이상 십이지 인연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고, 덕분에 십이지 저주는 빠른 속도로 풀려나간다.
십이지 저주가 모두 풀린 후, 아키토는 시구레가 선물한 기모노를 입고 그의 곁으로 돌아가 앞으로의 삶[13] 에 함께 해 달라고 고백. 시구레가 이를 받아들이며 해피 엔딩을 맞이했다.[14]
3. 어록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의 거짓도 이용도 문제 삼지 않아. 설령 그것이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결과가 된다 해도.
누구보다도 너를 생각해. 그것이야말로 흔들림 없는 사실. 좋아합니다. 아키토.
모르긴요. 당신을 보고 있으면 사랑이 끓어오르는걸요. 아키토가 여자로 자랐다면 당신 같은 모습이 됐겠지 하고 망상할 수 있으니까.
그럼 안돼, 하루. 힘을 빼지마. 최대한, 허우적 대는거야. 그게 너희의 의무잖아?
나는 좋아해, 아키토를. 예나 지금이나. 좋아해서 한없이 응석을 받아주고 싶기도 하고 엉망으로 짓밟아주고 싶기도 한거야.
'바보 취급'이 아니라 '괴롭히고' 있는 겁니다. 그 본분은 제대로 이해해 주셔야죠.
여유로운 척 태평한 척 하지 않으면 폭발할 것만 같았어. '''배신자'''. 난 비겁하고 어린애 같아서 내가 상처받기도 싫고 손해보기도 싫어. 한 번 손에 넣으면 절대 놔주기 싫고 남의 손이 닿는 것도 싫어.
4. 후르츠 바스켓 another
시구레와 아키토의 아들인 소마 시키(草摩志岐)가 나온다. 작가가 예전에 말했던대로 두 사람은 결혼을 해도 아이를 늦게 낳을거라 한 말이 사실이 되었다. 작 중에 나오는 대부분의 2세들은 대학생, 고등학생인데 반해 시키는 중학생. 외견은 아키토 판박이. 체질도 아키토를 닮은건지 몸이 약하다. 성격은 내성적이긴 하지만 사려깊고 다정한 편.
유키의 아들인 무츠키가 "시키의 아버지 정도로 잔꾀는 안 써."라고 말하거나, 시키가 "무츠키씨는 아버지만큼 교활한 사람이 아니죠."라고 말하는 것을 볼 때 특유의 이기적이고 속이 시커먼 성격은 여전한 듯 싶다. 그래도 아들한테 "다정하고 의지가 되는 사람"이란 소릴 들을만큼 아빠 노릇은 제대로 하는 모양. 아키토와의 부부관계도 순탄하다.[15]
5. 여담
구작 애니 모습과 원작&신작 애니 모습과의 괴리가 심하다. 구작 애니는 원작 연재 도중에 제작된지라 원작과 결말도 다르고 부분부분 오리지널 요소도 포함되는데 특히 시구레의 캐릭터성이 크게 변경되었다.
겉으로는 토오루에게 다정하게 대해도 실상 토오루를 자신의 장기말로 이용하게 된 상황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던 원작 및 신작 애니와 달리 구작 애니에서는 능글맞긴 해도 진심으로 토오루를 위해주고 챙겨주는 보호자 역할로 나온다. 즉, 원작과 신작 애니는 기본 캐릭터성이 하라구로에 포지션상 최종 보스, 흑막 같은 존재에 가깝고 구작 애니에서는 비중 많고 착한 조연 캐릭터에 가까운데 당연히 아키토와의 썸씽도 구작 애니에서는 전혀 없었다. 이 때문에 구작 애니만 본 사람들이 뒤늦게 원작이나 신작 애니를 보고 시구레한테 뒤통수 맞는 일이 많다.[16]
[1] 라노벨스러운 로맨스 소설, 공포 소설 등등.[2]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 사키가 시구레의 소설을 전부 독파했다고 한다.[3] 유키와 쿄우는 정장 입은 그의 모습을 보고 호스트 같다며 악담했다.[4] 아주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살았다.[5] 물론 현실적인 소시오패스의 정의에 완전 부합하는건 아니고 타인의 고통이나 고생, 입장 등에 크게 감흥이나 공감대를 못 느끼며 윤리관이 미세하게 일반인과 어긋나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공통점이 있을 뿐이다.[6] 본인도 자기 성격이 정상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서 어쩌면 소마 가문 사람들 중 가장 저주를 짙게 받은게 자신이 아닐까 생각한다.[7] 뒤늦게 그 사실을 안 쿄우가 사람 갖고 노는게 그렇게 재밌냐고 따지자, 다 널 위해 그런거지만 솔직히 재밌긴 하다고 바로 수긍했다.[8] 세상만사 케세라세라가 인생모토인 시구레에게, 난생 처음으로 강렬한 감정적 자극을 준 존재는 아키토가 처음이었다.[9] 참고로 동백꽃의 꽃말은 '기다림', '애타는 사랑'. 아키토를 향한 시구레의 마음을 잘 나타내준다.[10] 본가에서 나가라는 아키토의 명에 시구레는 별다른 반항 없이 순순히 따랐다. 이것 역시 아키토를 더 화나게 만들기 위한 고의적인 행동.[11] 대신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나면 넌 분명 누군가한테 맞아서 이빨 한 두개정도 나갈거라며 주의를 줬다.[12] 안에 아무것도 안 든 빈 상자다. 소마 관리인들이 아키토를 제 입맛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일종의 미끼. 아키라의 영혼이 들어가 있는 상자라며 속였었다.[13] 변화한 자신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집안 고용인들과, 생모 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나가기 위해 당주로써 헤쳐나가야 할 삶.[14] 당주인 아키토를 측근에서 서포트해주는 보좌관 역할을 맡았다. 물론 결혼하여 부부가 된 것은 덤.[15] 작가 왈 아키토가 바람만 안 피면 화목한 가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거라고.[16] 이는 성우 연기를 통해서도 잘 보이는데 오키아유 료타로가 연기한 구작은 말 그대로 장난꾸러기이지만 토오루를 잘 배려하는 오빠 같은 사람이라면, 나카무라 유이치가 연기한 신작은 평소에 장난을 쳐도 속내는 말 그대로 다른 사람인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