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르산
1. 소개
citric acid, 枸櫞酸.
시트르산은 약한 유기산이며, 카복실산의 하나다. 카복실산의 일반적인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으나 약간 더 강한 산성을 띤다. 이온화되어 3가의 음이온으로 작용한다.
다른 말로는 구연산이라고도 한다. 구연(枸櫞)은 레몬 비슷한 과일인 시트론(citron)[1] 의 한자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시트론을 비롯하여 귤속(屬)에 속하는 과일에 많이 들어 있고, 특히 레몬과 라임에 많다. 그래서 중국어로는 레몬산[檸檬酸][2] 이라고 한다.
레몬과 라임에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알겠지만 '''무지막지하게 시다'''. 2g 티스푼으로 반숟갈만 떠 먹어도 이가 시리고 혀가 얼얼할 정도. 웬만하면 그냥은 먹지 말자. 사실 신게 문제가 아니라 빈 속에 먹으면 속이 굉장히 쓰리고 과용하면 혈변(...)을 볼 수도 있다. 애초에 산성이나 염기성 물질은 적당량을 넘겨서 섭취하면 당연히 위나 장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식품첨가물로 유명하지만, 의외로 생화학적으로 중요한 물질이다. 생화학에서 유명한 TCA 회로를 시작하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TCA 회로(TriCarboxylic Acid Cycle)는 세포호흡의 중간 과정의 하나로서, 시트르산이 생성되면서 회로가 시작되기에 시트르산 회로, 또는 시트르산이 3개의 카르복시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에 설명한 것처럼 TCA 회로라 부른다.[3]
상온에서 흰색의 고체로 물과 에탄올 양쪽에 모두 녹는다. 물분자를 포함하는 함수 구연산이나 물 분자가 없는 무수 구연산의 형태로 존재한다. 차가운 용액에서 결정화시켜 추출하면 함수 구연산, 뜨거운 용액에서 결정화시켜서 추출하면 무수 구연산이 나온다. 함수 구연산을 가열하면 무수 구연산으로 전환시킬수 있다.
최초 분리된 것도 레몬 주스로부터였고, 산업적인 생산도 예전에는 실제 과일에서 추출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산업적으로는 레몬이니 귤이니 이런 건 비싸서 쓰지 않고, 당분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생산한다. 검은 곰팡이(aspergillus niger)를 자당이나 포도당이 많은 원료에 번식시켜서, 이 곰팡이가 내 놓는 시트르산을 정제하는 식으로 생산한다. 원료로는 값이 싸고 당을 많이 포함한 재료가 쓰이며, 대표적으로는 옥수수 침지액(옥수수를 물에 갈아 만든 액체), 당밀, 가수분해한 옥수수 전분 등이 사용된다. 이 재료가 발효되어 만들어진 생산물에서 곰팡이를 제거한 후, 수산화칼슘으로 시트르산 성분을 석출시켜 시트르산칼슘의 형태로 시트르산을 얻는다. 이를 다시 황산으로 처리해서 최종적으로 시트르산을 얻는다.
2. 사용 용도
시트르산은 식품 첨가제로 가장 많은 양이 쓰인다. 맛과 향을 내거나 주로 산도 조절을 통해 식품을 보존시키는 용도로 첨가된다. 식품에 들어갈 때는 보통 구연산으로 표기된다. 시트르산은 인체 에너지 대사 과정의 기본 산물이기 때문에 다른 인공 식품 첨가물에 비해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로운 장점이 있다.
- 아이스크림에 유화제로 첨가되어 지방이 분리되지 않게 하는데 쓰인다.
- 설탕시럽에 첨가되어 설탕이 석출되지 않게 한다.
- 신 맛을 내는 용도로 쓰인다. 사실 새콤한 맛이 나는 음료에는 구연산이 들어가는 경우가 태반이다. 포카리스웨트 한 구석에 인쇄되어 있는 citrate---가 구연산.
- 칼슘과 결합하여 구연산칼슘을 형성하는데 이를 통해 칼슘의 결정화를 막아서 요로결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비뇨기과 의사가 결석환자에게 구연산 제제(이를테면 강한 산성인 구연산에 매우 단 물질인 아스파탐 등을 섞어 단맛이 나게 만든 제품)를 흔하게 처방하기도 한다.
- 혈액의 응고에 칼슘이 관여하는데, 구연산은 이것도 막는다. 그래서 헌혈할 때 혈액팩에 구연산나트륨 용액을 좀 첨가한다. 혈액 손실이 전혈보다 적은 성분헌혈을 할 때 말초나 혀끝 등이 저릿저릿한 후유증이 올 수 있는데, 이게 몸 속에 들어가서 이온 균형이 깨져서 그렇다.
- [4]
금속과 결합하여 킬레이트를 형성하는 특성이 있어서,
- 보일러 등에 낀 산화물 때를 제거하는 데 쓰인다.
- 물에 녹아있는 금속을 제거하여 센물을 단물로 바꾸는 용도로 비누나 세제에 첨가된다.
- 물에 녹아있던 금속성분이 말라붙은 자국을 지우는 용도로 욕실이나 부엌 세정제에 들어간다.
- 아예 결정 자체를 물에 녹여서 구연산수를 만들어 물때를 지워버리는 용도로도 쓴다.[5]
- 철 제품의 녹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6]
- 각종 핸드 크림 등의 산도를 조절하는 용도로 쓰인다.
- 합성세제 대용으로 세탁기에 투입한다.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베이킹소다, 과탄산나트륨과 더불어 많이 사용한다.[7]
- 탄산수소나트륨과 섞고 물을 부으면 이산화탄소가 나오면서 탄산수를 만들 수 있다.
- 산성토양에서 잘 자라는 식물이 자라는 화분의 흙이 염기성 토양이 되어 생장 장애가 왔을 때 pH 조절하는 곳에 쓰인다.
- 베이킹 파우더나 베이킹 소다와 섞어서 물을 부어서 이산화탄소 반응 놀이(용암 분출 놀이)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모두 가정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므로, 아이가 있는 가정은 집에서 해보자. 영상 참조. #
- 진한 농도의 시트르산수화물은 전문적인 소독에 사용된다. 원액이 들어 있는 통에는 피부에 시트르산수화물이 닿을 경우 무려 15분 동안 흐르는 물로 씻어내야한다고 표시되어 있을 정도로 강하다.
[1] 프랑스어로 레몬이 바로 citron 이다.[2] níngméngsuān; 영몽산[3] 따라서 시트르산이 없다면(그리고 생산되지 않는다면) ATP가 부족하여 생체대사를 하지 못할 정도가 되며 결국 다른 단백질이나 지방 등을 마구 뽑아대다가 분 단위의 시간이 흐르고 사망한다. 이것은 TCA 회로의 다음 단계인 전자전달계를 차단하여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 사망하게 되며, 이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청산가리다.[4] 박카스에 이걸 넣었던 것이 대히트를 쳐서 구연산 맛이 피로회복제 맛이라고 굳어졌다고.[5] 세제, 비누, 세정제보다도 산도가 훨씬 강하기 때문. 커피포트 안쪽처럼 청소하기 힘든 곳에 낀 물때도 순식간에 없애버린다.[6] 가끔 녹제거제에서 단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다름 아닌 구연산이 첨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맛은 절대 단맛이 나지 않거니와 건강에는 100% 유해하므로 절대로 먹거나 하지는 말 것. [7] 다만 세탁 때 같이 넣으면 안된다. 구연산은 산이고 베이킹소다는 염기성이기 때문에 같이 넣으면 중화되어 효과가 없어진다. 세탁 시에는 유연제 등으로 사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