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스톤 서킷
1. 개요
영국 노스햄튼셔 주 실버스톤에 위치한 서킷. 1950년 FIA가 주관하는 포뮬러 1이 처음으로 개최된 곳이다. 서킷 길이는 5.901 km로 제법 길고, 코너 개수는 18개이다.
국립 몬차 자동차 경주장, 뉘르부르크링, 라 사르트 서킷, 스파-프랑코샹 서킷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유서깊은 서킷이며, 영국에서 개최되는 모터스포츠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매년 포뮬러 1 영국 그랑프리, 모토 GP 영국 그랑프리 등 수많은 레이스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영국 드라이버 협회가 이 서킷을 소유하고 있다.
2. 역사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쓰였던 군용 활주로 위에 만들어졌다. 당시 있던 3개의 활주로 중 2개를 직접적으로 활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금과는 퍽 다른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었다. 1949년 현재와 비슷한 서킷의 큰 틀이 만들어졌고, 1952년에는 피트레인 위치를 변경하여 이는 1974년까지 20년 넘게 이어진다. 이후 80년대까지의 변화는 안전을 위한 시케인 설치 위주로 갔으나, 1991년에 대대적인 서킷 개보수를 통해 베켓, 베일, 러필드 코너 등의 코너들이 대거 설치되고, 서킷 길이도 500 m 가까이 늘어났다. 이후 1994년에는 애비 코너가 고속 시케인으로 변경되는 등 소소한 변화를 겪으면서 이 레이아웃이 2009년까지 유지되었다. 그러나 2010년 다시 아레나 코너와 내셔널 스트레이트를 사용하도록 바꾸는 변화를 시도하여, 이 레이아웃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의 레이아웃은 이른바 '아레나 레이아웃'으로도 부른다.
레이아웃의 변천을 확인하고 싶다면 다음 영문 위키피디아 참고.
3. 레이아웃 종류
실버스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레이스를 개최하기 때문에 레이아웃 또한 다양하게 쓴다.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이 평시에는 일부 구간만 사용하는 상설 서킷을 이용하다가 포뮬러 1 등의 국제 경기 개최 시 전 구간을 모두 이용하는 것을 생각하면 편하다.
4. 서킷 특징
시계방향으로 도는 밸런스형 서킷이지만 꽤 빠른 속도를 요구하는 고속 서킷으로 분류된다. 저속구간 아레나와 채플을 통과하고서 나오는 직선구간이 2곳이나 있고, 라인만 제대로 잡고가면 풀 스로틀로 통과할 수 있는 코너도 제법 있다. 타이어 부담이 제법 나오는 곳이라 2018년 F1 영국 GP에서 최초로 하드 타이어가 레이스 타이어로 쓰였다. 하지만 이 곳은 하드타이어를 써도 '''줄줄이 터져나가는''' 막장 서킷이다.[5] 실제로 2020 영국 그랑프리[6] 에서는 사인츠와 보타스, 해밀턴의 타이어가 종료 1랩 직전에 터져나갔다.
군용 비행장을 개조한 서킷이라 높이변화는 크지 않다. 그래서 변수는 생각보다 크지 않고 다운포스 레벨도 좀 높은 편이라 추월도 잘 안나오는 곳이다. 직선 DRS 구간에서만 거의 추월이 가능한 서킷.
그리고 '''마곳->베켓->채플'''이라는 3연속 슬라럼 코너가 가장 유명한데, 일본 스즈카 서킷의 S커브와 비슷하다. 에이펙스가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정교한 테크닉이 요구됨과 동시에 코너를 공략하면서 발생하는 큰 중력 가속도도 견뎌야 한다. 게다가 최대한 빠른 진입 속도로 마곳에 진입하고 채플에서 코너 탈출 속도를 최대한 빠르게 유지해야 이후 나오는 직선구간에서 높은 속도를 얻을 수가 있다. 스즈카의 S 커브와는 성격이 다른 게 이 코너들의 진입 속도는 250 km/h를 넘는다 (...) 이 속력으로 핸들을 꺾으면서 각기 다른 라인을 그려야하니 죽을 맛. 온보드 카메라에서 조차 엄청난 중력가속도가 양측으로 가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즉, 3연속 슬라럼 구간은 드라이버의 기량을 평가하는 좋은 척도가 되는 곳이라 볼 수 있다.
5. 기타
- 스위스의 명품 손목시계 브랜드 TAG Heuer에서 이 실버스톤 서킷의 이름을 딴 실버스톤 에디션을 재출시하였다.
- 최초의 F1 그랑프리가 열린 곳이고 그만큼 영국 내 가용성이 가장 높아서 매년 정말 수많은 레이스가 개최되는 곳이다. 그러나 서킷이 위치한 곳이 거의 외곽지역이라 교통 편의도는 정말 좋지 않다. 그럼에도 워낙에 많은 모터스포츠 팬들이 사랑하는 서킷이라 큰 문제로 보지 않는 편.
- F1 70주년 그랑프리가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 오래된 서킷이라 그런지 시설이 좀 낡은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특히 배수시설은 아직도 개선할 곳이 많은데 2018년 모토 GP 영국 그랑프리에서는 내린 비로 인해 배수가 제대로 안되는 문제가 발생, 본선 레이스가 취소되는 일이 벌어졌다.
- 2010년까지 F1은 우드코트를 지나서 나오는 피트개러지에서 스타트를 하였었다. 하지만 워낙 시설이 낡고 보수도 제대로 안 되어서 FOM은 실버스톤 측에 새로운 피트 개러지를 건설할 것을 요청하였다. 그래서 클럽구간을 지나서 나오는 직선 구간에 새로운 피트개러지를 건설하였고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SILVERSTONE'이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보이는 곳이 새로 지어진 피트 건물이다. 다만 신 피트 건물은 주차할 공간이 많지 않아서 몇몇 모터스포츠 대회는 그냥 구 피트건물에서 레이스를 치르기도 한다.
- 수많은 모터스포츠 팀의 본부가 실버스톤 서킷 근처에 있다. 예를 들어 애스턴 마틴 F1 팀의 본부는 서킷 주변 가까이에 있다. 2020년에는 이 팀의 이전 이름인 레이싱 포인트가 그 덕을 톡톡히 봤는데, 세르히오 페레스가 그랑프리 몇 시간을 앞두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이 떠버리면서[7] 하마터면 레이스가 꼬일 뻔했지만 즉시 니코 휠켄버그에게 연락해서 본부로 부른 후 팩토리에서 시트를 만들고 코로나 검사 후에 계약을 진행한 후 시뮬레이션을 돌리게 해서 감을 잡게 하였다. 이 모든 게 24시간 안에 이루어졌는데, 이게 다 레이싱 포인트 본부가 실버스톤 서킷에서 도보 15분 거리라서 가능한 일이었다.
- 루이스 해밀턴의 7회 월드 챔피언을 기념하여 피트 스트레이트 이름을 해밀턴 스트레이트로 지었다.
[1] 이 서킷에서 기록된 가장 빠른 랩타임.[2] 이 서킷에서 열린 레이스 도중 기록된 가장 빠른 랩타임. 대회에 따라 상이할 수 있음.[3] 2010년 영국 그랑프리부터 사용되는 레이아웃.[4] 2009년 영국 그랑프리까지 쓰였던 레이아웃.[5] 사실 이는 서킷 노면의 온도가 매우 높아지는 여름 즈음에 그랑프리를 개최하는 탓이 크다. 그렇다고 서킷 위에 돔을 씌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6] F1 70주년 GP가 아닌 일반 GP.[7] 그의 어머니가 부상을 당하여 병문안 차 멕시코에 갔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