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1. 개요
2. 기원: 신채호가 한 말이다?
2.1. 실상
3. 처칠이 한 말이다?
3.1.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
4. 기타 사례
5. 관련 문서


1. 개요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한국 내에서 2010년대 초부터 인터넷에서 전파된 말이다. 좌파계 지지자들이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일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국의 역사왜곡이나 북한/대남 도발 혹은 한중관계 등을 상대로는 전무하다시피 할 만큼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 대사는 기본적으로 "자국의 잘못된 과거를 잊거나 되풀이 하지 말자"는 의미이며, 타국이 저지른 것뿐만 아니라 자국의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 경계의 뜻도 함께 담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이를 자주 쓰는 측은 마치 "타국이 과거 우리에게 저지른 치욕, 수모를 기억하고, 언젠가는 꼭 복수하자"는 의미처럼 내세우며 적개심을 부추기는 의도로 애용하고 있다.
아래에서 그 출처를 주야장천 추적하는 내용이 이어지지만,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누구의 말인지는 확인된 바 없다.''' 마치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말이 괴테의 어록으로 알려졌다가, 지금은 출처 불명이 된 것과 비슷한 사례. 이쯤되면 풍문 내지 도시전설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2. 기원: 신채호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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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역사가인 단재 신채호의 어록으로 알려져 왔다. 일본의 과거사 왜곡, 부정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그 설득력과 당위성을 높이는 목적으로 제시된 것.
무한도전 TV특강 특집에서도 나왔고[1], 국가보훈처 블로그에서도 언급되었으며, 지금은 링크가 삭제되어 pdf 파일 다운로드 주소를 올린다.
오히려 가장 비슷한 말을 한 사람은 의외로 가까이 있는데, 다름아닌 백암 박은식 선생이 한국통사에서 언급한 '''역사는 신(神)이오, 나라는 형(形)이다'''라는 말이 이 말과 문장은 일치하지 않지만 사실상 거의 같은 의중에서 나온 말이다. 언제고 다시 만들어질 수 있는 형체보다 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전제 아래 '''역사만 잊지 않으면 망한 나라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이기에 역사의 중요성을 더더욱 강조하는 말이다.

2.1. 실상


'''Don't know much about history.'''

난 역사를 잘 모른다.

샘 쿡, 《아름다운 세상》(Wonderful World, 1960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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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lieve everything you read on the Internet just because there's a picture with a quote next to it.'''

인터넷에서 사진 옆에 인용문이 있는 글을 읽는다 해도 무조건 믿지는 마라.

에이브러햄 링컨[3]

'''그러나 신채호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신채호가 이런 말을 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다.'''
출처랍시고 나오는 조선상고사는 물론이거니와, 독사신론, 조선혁명선언, 조선사연구초 등 단재의 저작을 다 뒤져봐도 비슷한 말이 없다. 간혹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는 변형이 있는데 이것도 출처가 영 불분명하다. 그나마 가장 비슷한 말로는 독사신론에서 나오는 '역사를 버리면 민족의 국가에 대한 관념이 클 수 없다' 정도가 있는데, 흔히 아는 그 명언과는 조금 다르다. 자신에게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 지식이 진실인지 확인할 생각은 하지 않는 사람들을 확인시켜주는 좋은 증거다.
신채호의 역사관에 따르면 역사는 역사 자체를 위해서 연구되어야 한다. 역사를 기억한답시고 역사를 왜곡하고, 그걸 확인하지도 않은 채 아주 영향력 있는 방송이나 신문에서도 대놓고 쓰는 일은 도리어 신채호의 정신에 역행하는 짓이니 절대 하지 말자.

3. 처칠이 한 말이다?


그렇다면 이 말은 누가 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가 원문이며 이 말을 윈스턴 처칠 경이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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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Mexico State Records Center and Archives 홈페이지
뉴 멕시코 주립 도서관에 보면 저게 처칠이 한 말이라고 보란듯이 간판을 달아놨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더욱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몬테카시노 전투 관련 자료에, 영국의 국방부 차관이자 재향군인 장관이었던 아이버 캐플린조차도 저 말을 처칠이 한것으로 알고 있다.[4]
하지만 실제로 처칠이 한 말인지는 불분명한데, 어느 연설이나 저서에서 나온 말인지 분명하지 않아서 위의 사례만으로는 의혹이 가시지 않는다. 게다가 처칠이 남겼다는 말과 굉장히 유사한 말을 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미국의 작가인 데이비드 매컬러이다. 그가 한 말은'''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can function no better than an individual with amnesia''' (과거를 잊은 국가는 기억을 잃은 사람보다 나을 게 없다)인데, 이것이 원문일 가능성도 있지만, 이 말 조차 그가 언제 어디서 한 말인지는 불분명하다.
그 밖에도 비슷한 문장이 쓰인 사례가 존재한다. 1909년 휴버트 칼턴이 쓴 'St. Andrew's cross' 24호에는 ...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lost its future; and the Church which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 to it ... (과거를 잊은 민족은 미래를 잃은 것이며, 과거를 잊은 교회에 미래는 없다)이라는 비슷한 문장이 있으며 문장의 출처는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신문을 검색해 보면 1913년 7월 13일자 Omaha daily bee.에 The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will never have much of a future. 라는 비슷한 문장이 보인다. 시기적으로 따져보면 처칠이 이 말을 처음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20세기 초에 존재했던 말일 가능성이 높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유래를 찾아보면 신명기 8장에서 여호와를 잊지 말라고, 잊어버리면 다른 민족들처럼 멸망할 것이라고 한 것과도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처칠은 오히려 의미가 상반되는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는 식의 말을 남겼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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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A nation that forgets its past has no future의 의미는 사실상 역사를 잊은 국민에게 미래는 없다와 동일한 것이나 상호간의 직역 의미차를 두고 가끔씩 부자연스럽게 느끼는 이들이 있다.
국가'나 '민족'은 영단어 'nation'의 Denomination에 해당하는 존재지, Connotation이 아니다. Nation이란 분명 지금도 학계에서는 다른 해석이 존재 할 수 있겠지만 통상적으로 영어권에서는 학생들에게 Nation의 정의를 가르칠때 "공통간에 동일한 형질을 띈 개인들이 뭉쳐서 조직하며, 자치권리를 지닌 하나의 공동체" 라는 정의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영어에서 'A nation'은 기본적으로 공동체를 뜻하는 'A community'와 비슷하지만, Nation은 Community와 확연히 구분되는 다른점으로서 '도대체 무엇'이 그 Nation을 수립하고 유지하는 역활을 하는가와 자치권, 혹은 자기결정권의 존재 여부에 초점을 둔다.
Civic Nation[6]와 Ethnic Nation[7] , Religious Nation[8]등의 단어가 조형되는 그 배경에는 이러한 사전 정의가 존재했기 때문으로서, 국가나 민족은 어디까지나 Nation의 하위범주에 해당한다. 처칠이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 n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면 어디까지나 스스로를 영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나 혹은 그들이 이룬 정부의 형태를 띈 공동체인 영국 전체를 호칭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다. 애초에 United Kingdom 자체가 연합왕국으로서 Civic Nation의 일종이니까.
따라서 Ethnic nation의 정체성이 강한 한국은 민족이라는 단어를 Nation에 부합하는 번역어로 보아도 전혀 문제가 없다.

3.1. 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말로 '''Those who fail to learn from history are doomed to repeat it'''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한 사람은 그것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도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긴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는 면이 다르다. 이 말은 처칠이 한 말으로 오인받기도 하지만 미국의 처칠박물관 답변에 따르면, 처칠은 이 말을 전혀 한 적이 없다.
대신 스페인의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가 자신의 저서 '''In the Life of Reason'''(이성의 삶 속에서)에서 언급한 '''Those who cannot remember the past are condemned to repeat it'''(과거에서 배우지 못한 사람은 과거를 되풀이한다)가 좀더 비슷하다. 해당 어록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추모 현장 등에도 새겨져 있다.
다만 수전망조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유래를 생각하면 이 문서의 제목과 서로 사맟다.

4. 기타 사례



해당 발언은 1999년 기타노 다케시가 진행하던 일본 TBS 테레비여기가 이상해요 일본인이란 예능 프로에서 나온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상황을 설명하자면, 당일 방송의 주제는 일본의 식민 지배에 관한 내용이었고 패널로는 아프리카 출신 흑인 유학생과 한국인 유학생, 중국인 유학생이 출연하였다. 토론이 달아오를 무렵 아프리카 유학생이 '우리는 700년이나 식민지배를 당했는데 사과받지 못했다. 그에 비해 일본의 식민지배는 별거 아니지 않냐?' 라는 발언을 하자, 중국인 유학생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어!'라고 말하며 반박을 하기 시작했다.
한중일에선 모두 민족이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그때 언급된 민족이라는 개념은 Nation과 같은 애매한 개념이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일본을 비판할때 '역사를 잊은 원숭이들에게 바나나는 없다'라는 식으로 변형되어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본 문서의 문구가 십중팔구 일본의 역사왜곡을 비판할 때 쓰이므로, 굳이 이렇게 변형될 이유도 없다.

5. 관련 문서


[1]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에서는 윈스턴 처칠이 한 말로 다시 나왔는데... 아래 내용 참고바람.[2] 전문적인 저술서를 인용한 거 같지만, 샘 쿡 문서를 보면 알 수 있듯, 노래 가사다. '나는 역사나 화학같은 건 잘 모르겠지만 당신을 좋아한다는 건 안다'라는 내용의 노래이다.[3] 당연하겠지만 링컨 때에는 인터넷은커녕 전화도 없었다. (링컨 암살 직후에야 대서양 해저 케이블을 상시 유지했다. 대신 모스식 유선전신을 썼다.) 이 짤방도 일부러 그 메시지에 해당되도록 만든 것.[4] 표지 포함해서 3번째 장과 마지막 장에 언급되어있다. Ctrl + F 누르고 'a nation'만 쳐도 바로 나온다[5] 1948년 1월 23일 영국 의회 연설.[6] 인종이나 민족에 상관없이 자기결정권을 지닌 루소의 사회계약론처럼 개개인이 공화주의를 바탕으로서 서로의 권익의 증진을 공동체의 발전과 발전한 만큼을 배분함에 따라 이룬다는 사상아래 뭉쳐 공동체를 조직한 형태다. 미국이나 프랑스, 캐나다등이 해당된다.[7] 인종, 모국어, 문화, 민족권을 모두 따져보아 동일민족이나 형제민족이라고 스스로를 '''자칭하는''' 개인들이 모여 이룬 공동체이다. 대한민국, 일본, 세르비아, 러시아, 중국등이 해당된다. 진짜 민족적으로 혈통의 연결이 있었는가도 중요는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건 아니다. 조선족이 스스로를 중국인이라고 주장한다면 중국인인 식.[8] 천년을 유랑하던 유대인들의 공동체가 해당된다. 이들은 떨어져 살면서 모국어도 러시아어, 독일어, 혹은 피진어등으로 바뀌었고 인종조차도 끈임없는 혼혈로 인해 유대인이라는 단어가 더이상 인종집단을 호칭하는 단어로 사용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공통의 종교라는 공통의 형질속에서 공동체를 이어왔으며, 끝내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자기결정권이 있음을 증명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