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전쟁

 


The Forever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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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2. 줄거리
3. 기타


1. 소개


1972년부터 아날로그 매거진 매년 연재한 연작단편을 모아서 1974년에 나온 조 홀드먼(Joe Haldeman 1943~)의 반전 SF 소설. 1975년 네뷸러상과 디트머상 수상, 1976년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 수상.
로버트 하인라인스타쉽 트루퍼스와 함께 밀리터리 SF의 양대 걸작으로 인정받는 작품이다. 스타쉽 트루퍼스의 각종 소재가 상당수 그대로 등장하고, 지구인과 외계 종족과의 전쟁이라는 요소도 비슷하다. 심지어는 시점까지 똑같다. 그러나 작품에 내재된 사상이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정반대이다. 따라서 스타쉽 트루퍼스의 안티테제로 많이 꼽는다. 실제로 조 홀드먼은 베트남전에 참전했었는데 전선에서도 항상 하인라인의 책을 들고 다녔다고 한다.
시상식장에서 하인라인이 조 홀드먼을 칭찬했는데 쌀 뻔 했다고 한다(...) 스타쉽 트루퍼스와는 워낙 비슷하면서도 반대인 점이 많아서 비교해서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정치적 메세지뿐만 아니라, 클라이맥스가 되는 전투장면이 스타쉽 트루퍼스에서는 섬멸전이고 영원한 전쟁에서는 수비전이다. 강화복에 대한 묘사에 있어서도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획기적인 병기로 찬양 일색인 반면, 영원한 전쟁에서는 발전한 기술의 산물인 게 맞기는 한데 툭하면 고장나거나 부서져 착용자의 머리가 날아가고 공격받으면 어차피 피칠갑을 한 고깃덩이가 되는 등 그 낭만없이 현실적인 묘사가 많이 나온다. 엄밀하게 말하면 강화복의 놀라운 성능 자체와 상세한 스펙, 묘사나 설명 등은 스타쉽 트루퍼스 이상으로 자세히 묘사되지만, 적 공격에 당하면 죽는 건 매한가지요 사소한 문제나 실수라도 있으면 성능이고 뭐고 사용자가 한방에 훅 가는 것으로 묘사했다. 참고로 강화복의 불편함이나 고장을 묘사한 부분을 읽다 보면 읽는 사람도 답답함은 기본이고 심하면 소규모 코즈믹 호러를 느낄 정도다.(...)
반전(反戰) 소설로 알려져 있다. 작품이 나온 시대적 배경 자체가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반대가 많았고, 미국이 손을 떼고 남베트남이 패망하던 시점이었다. 거기다 조 홀드먼 본인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의 격전지에서 공병부대로 참전하던 중, 100여 개의 폭탄 파편이 몸에 박히는 중상을 입고 제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니... 이러한 반전 소설이 안 나오면 이상한 일이었다. 반대로 하인라인은 장교 출신으로 이미 연배가 있는 상태에서 잡지상에 미국의 베트남 개입 지지 연대서명을 했음을 생각해 보면 두 작가의 현실 위치부터도 완벽하게 대조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 홀드먼이 이 책을 출판하려고 여러 출판사를 다녀보았지만, 18개 출판사에서 내용이 괜찮은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금 베트남전에 대한 SF 소설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라면서 거절했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휩쓸었다....
잘 만들어진 밀리터리 SF이면서도 전쟁에 반대하는 반전 SF로 손꼽힌다. 콜랩서 점프를 거듭할수록 시간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군인들이 일반 사회와 격리되어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군인 집단 전체뿐만 아니라 개개인들도 점점 격리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인공이 입대한지 몇십년 뒤에는 과학이 발전하여 옛날에 따 두었던 박사학위가 휴지조각이 되어 다시 공부를 해야했고, 몇백년쯤 지나니 무분별한 번식을 막기 위해 장려하던 동성애가 주류가 되어 이성애자인 주인공은 성적 소수자가 되어 그의 부하들은 뒤에서 그를 '올드 퀴어'[1]라고 쑥덕거리며 일부는 대놓고 역겨운 정서 장애를 치료하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게다가, 정부 역시 이런 군인들의 사회 적응과 복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수십~수백년에 이르는 출정기간 동안 이자가 붙어 엄청난 금액이 된 군인 월급을 다시 흡수하기 위해, 군인 휴양지의 물가는 천문학적으로 비싸다.(...) 베트남전 직후, 귀향한 군인들의 사회 적응 문제가 심각한 문제가 된 시대의 세태를 예리하게 비판한 것.
그 전쟁으로 인하여 벌어지는 각종 참사, 전쟁으로 인하여 황폐해지고 피폐해진 디스토피아적인 사회가 묘사된다. 이 점이 스타쉽 트루퍼스와 가장 대조되는 면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쉽 트루퍼스의 민간사회는 전쟁의 영향 없이 평화로운 것만 등장한다. 하지만 영원한 전쟁의 민간사회는 그야말로 헬게이트.[2]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전쟁을 까고 있다.'''
주인공이 첫 전투 후 수십년 뒤(상대성 효과 때문에) 귀향하고서 처한 상황은 히피 문화의 부정적인 일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때의 부정적인 묘사를 보고 있으면 가히 디스토피아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와 닿게 된다. 로버트 하인라인이 히피 문화를 매우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영원한 전쟁에서 보여준 홀드먼의 시각은 하인라인의 안티테제라 불릴만 하다. 그런 작품을 칭찬한 하인라인의 대인배적 기질도 놀랍다.[3]
아무리 반전 소설이라고 해도 완성도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 수준. 전투 장면의 디테일 묘사는 스타쉽 트루퍼스 못지않으며, 다른 SF 소설에서는 대충 넘기는(강화복이라던가, 무기라던가, 공간 도약이라던가) 부분을 굉장히 자세하게 잘 묘사해서 보는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게 한다. 특히 생환이 불가능할 것 같은 포위 상황을 뚫고 나오는 장면은 SF적 상상력과 맞물려 말 그대로 개쩐다는 말 밖에는 안 나온다. 어쨌든 스타쉽 트루퍼스와 마찬가지로 전투 장면과 전우애를 멋있게 그린 밀리터리 SF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소리. 스타쉽 트루퍼스를 재밌게 봤다면 이쪽도 재밌다. 다만 스타쉽 트루퍼스가 전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과도하게 열을 올렸다면, 영원한 전쟁은 그 전쟁 이면의 암울함과 디스토피아에 방점을 찍었을 뿐이다.
판본이 세 가지나 있다. 첫 원고를 출간할 때 주인공 만델라가 제대하고 나서 디스토피아로 변해버린 사회에서 겪는 일들이 당시 기준으로 너무 '''꿈도 희망도 없게(...)''' 묘사되어서 출판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수정을 요구했다.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인류를 경제가 따라잡지 못해 절반 이상이 실직자에 보디가드 없이 외출할 수 없을 정도로 치안은 엉망. 고령인들은 등급별로 나뉘어 치료보장을 받게 되는데 주인공의 어머니는 가장 낮은 등급에 위치한 탓에 돈이 있음에도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이런 꿈도 희망도 없는 설정을 대폭 수정하여 첫 출간을 하게 된다. 90년대에 재출간을 하면서 이 부분을 원래의 원고로 되돌려 출간하는데, 이 과정에서 설정이 어긋나는 등의 오류가 생겼다. 그래서 2000년대에 다시 재출간을 하면서 오류까지 모두 수정한 '완전판' 을 내놓게 된다. 한국내 출간본중 시공사 그리폰북스의 판본은 90년대의 재출간 버전이고, 행복한책읽기 SF총서의 판본은 2000년대에 나온 완전판을 번역한 것이다. 2016년 10월 황금가지에서 재출간한 버젼에서는. 행복한책읽기판에 수록됐던 "분리된 전쟁"이 빠지고 존 스칼지 서문이 추가됐다.
이 작품의 외전격인 단편으로 "분리된 전쟁"이 있다. 영원한 전쟁의 마지막 에피소드에 해당하는 시대를 메리게이의 시점으로 서술한 작품이다. 영원한 전쟁이 만델라의 1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다른 부대로 전출가게 된 메리게이의 이야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데, 이것을 보충해주는 단편이다. 행복한책읽기판에는 이것도 같이 수록되어 있다.
2008년 10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이 작품의 영화화를 발표했다. 제임스 카메론아바타처럼 3D 영화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영화 판권이 꼬이는 바람에 25년 동안 질질 끌다가 이제서야 햇빛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2015년 5월, 워너 브라더스에서 영화화 판권을 획득하여, 채닝 테이텀 주연으로 영화화 계획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후 2016년 말까지도 추가적인 영화 관련 소식이 없다. 소설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작품성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이래저래 수난을 받는 작품.

2. 줄거리


20세기 말, 인류는 콜랩서(Collapsar)라는 일종의 블랙홀을 이용하는 기술을 이용하여 우주를 빠르게 여행하는 방법을 발견, 우주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한다. 적절하게 블랙홀로 뛰어들면 일직선상에 있는 다른 블랙홀에서 뿅 하고 튀어나오는 현상. 우주 전투에 관한 과학적 설정 면에서 상당히 엄격하고 실제 법칙에 입각해 있다. 대부분의 스페이스 오페라 소설들이 우주 전투의 가장 큰 문제인 '''그 먼 거리를 대체 무슨 수로 이동해서 접근하고 그 속도 그대로 서로 엉키면서 싸우는데 상대성 효과도 안 생기나''' 를 명쾌하게 콜랩서 도약과 '''순항 중 전 승무원 고정 동결수면'''이라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4] 전함들은 콜랩서 도약으로 공간 이동하는 방법을 제외하면 긴 시간에 걸쳐서 광속의 90% 정도까지 가속하는 것이 고작이고, 방향을 바꿔 적 공격을 회피하거나 전투 기동을 할 때도 겨우(?) 중력의 수십 배 정도의 가속도밖에는 내지 못한다. 물론 이 정도의 기동이라도 인간은 피떡이 되므로 모든 승무원은 고압으로 전신을 고정하는 특수 수면캡슐에 들어가서 함선의 AI가 투입시켜줄 때까지 가사 상태로 기다려야 한다. 이 도중 모든 우주 공간 전투는 전투함의 AI가 수행하며, 물론 이 와중에 뭐가 잘못돼서 수면실이 피탄당하거나 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생기면 안에 있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황천길로 가고 만다(...)
그런데 이런 설정은 인류의 기술 발전 속도를 과대평가했다. 행복한책읽기 SF총서 <영원한 전쟁> 서문에 따르면, 사실 배경을 1990년대로 설정한 이유는 베트남전 참전자들이 아직 살아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세계관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고 한다. 뭣하면 평행우주 정도로 생각하라는 작가의 말.
이렇게 인간이 식민지를 건설해가는 과정에서 함대 하나가 전멸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인류는 함대를 전멸시켰다고 생각되는 외계종족 토오란(황소자리Taurus 쪽에서 발견되었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과 전쟁을 시작한다. 주인공 만델라는 1997년에 징집되어 '''무려 천 년'''이 넘는 토오란과의 긴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이렇게 된 이유는 이 소설에 도입된 상대성 이론 때문으로, 0.9c를 우습게 찍으면서 기동하는 우주 항해 동안 우주선 내부의 시간에 비해 외부의 시간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 한번 전투에서 살아돌아올 때마다 계급이 몇 계단은 뛰어오르고, 상관과 부하가 모두 수십년에서 수백년 어린 후손들인 상황을 맞는다.
마지막 임무를 끝내고 돌아온 만델라를 맞이한 것은 '''단일 사고체로 진화한 신인류'''. 신인류들은 전쟁이 예전에 끝났고 만델라가 지휘하는 부대가 가장 마지막으로 귀환한 부대임을 알려주며 이들에게 제대 이후의 삶을 제공해 준다. 구 인류들이 모여 사는 행성으로의 이주에서 외모 변경 등. 심지어 성적 취향 변경이나 성별 변경까지 제공한다. 이 시기에 오면 인류는 이성애를 부정하고 동성애를 당연하게 여기다가 마지막에는 전인류가 단일 인물[5]의 클론이 되어 버린다. 너무나도 진화한 나머지 사고체계가 통합이 되기 때문에 콜랩서를 통해 이동하며 전장에서 보낸 이들과는 그 괴리가 너무나도 커져 버린다.
상단에도 언급된 것처럼 인구는 너무 늘어나서 엉망이고, 동성애가 당연시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인구 조절을 위해서 클론 시스템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식량 부족이 일어나서 민간인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치안은 악화되고, 그 와중에 상술했듯 만델라의 어머니는 우선순위에 밀려서 돈이 있음에도 의료 서비스를 전혀 받지 못해서 사망해 있다. 오랜 기간동안 복리로 쌓인 돈은 정부의 계획에 따라 군인전용 휴양지의 엄청난 물가로 순식간에 소멸. 결국 만델라와 메리게이는 사회를 벗어나서 군대로 도피하게 된다. 희망지는 달의 군사교관.
군대는 이 희망에 따라서 발령을 내준 다음, 배속이 결정된 바로 직후에 최전방으로 다시 발령을 내린다(...). 그것도 최후의 이성애자들이자 연인인 만델라와 메리게이를 서로 다른 전장에 배속시킨다. 결국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전장에 도착한 만델라. 치열한 전투 끝에 만델라는 살아서 귀환하는데, 전쟁은 이미 끝나 있었다. 토오란과 대화가 가능해지면서 전쟁의 시발점이 된 함대 전멸 사건이 토오란의 짓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쟁이 불필요해진 것. 그리고 만델라는 콜랩서 항해로 인해 시간차가 수십, 수백년이 나기 때문에 더이상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메리게이가 남긴 메세지를 받게 된다. 메리게이는 먼저 도착한 후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우주선 한 대를 사서 근처 행성을 콜랩서 항해로 왕복하며 시간을 맞추고 있었던 것. 약간의 시간차가 생기긴 했지만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되고 만델라와 메리게이의 아이가 탄생했다는 신문기사와 함께 소설은 끝나게 된다.
덧붙이면 소설 첫 부분에서 주인공이 속했던 부대는 우주인과의 첫 교전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대로 다인종에 남녀의 구성수가 똑같으며, 이 시기까지는 이성애가 남아 있었고 부대 막사에서 잘 때 성행위가 당연시되어 있다.[6] 2인침대의 수면 전우조를 부대원끼리 의무적으로 돌아가면서 로테이션해야 하는 파격적인 규율이 있다. 물론 손만 잡고 자는 것도 가능하다.
토오란 종족은 자연발생적인 클론으로 번식을 하는 단일 사고체 군집생물이었다. 그래서 인류를 처음 만났을때 전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나중에 인류가 역시 복제로 번식하는 단일 사고체로 진화하자 겨우 소통에 성공하고 토오란이 인류와 싸우게 된 까닭이 밝혀진다.
사실 토오란은 애초에 전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토오란이 인류를 공격한 까닭은 처음으로 접촉한 종족인 인류가 토오란에게 먼저 공격을 하자(베트남 전 세대가 점점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는 와중에 전쟁을 통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목적이 개입되었다) '''인류와 소통하려는 목적으로''' 토오란도 일단은 '''인류와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해줬기 때문.[7] 때문에 전쟁이 익숙지 못한 토오란은 인간의 전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작중 언급된다. 다만 파상공세 시 각 제파의 규모를 정확히 2배씩 늘려 밀어넣는다는 점이나, 스테이시스 필드를 무력화하는 방법 등 나름의 창의성이나 개성은 갖추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3. 기타


일본에서는 1978과 1985년에 이미 번역판으로 출간되어 미국은 물론 일본의 창작물에 끼친 영향 또한 막대하다. 가이낙스톱을 노려라! 건버스터는 대놓고 아류작임을 자인할 정도.[8]
이 설정은 기갑창세기 모스피다인비트, 전투요정 유키카제JAM[9], 마크로스 프론티어의 적 바즈라기동전사 건담 00ELS, 등이 그대로 차용했다. 특히 더블오의 경우 '인류와 소통하기 위해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이라는 ELS의 판박이 설정에서 보듯 좀 더 본작을 강하게 오마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96년에 시공사에서 김상훈이 기획한 그리폰 북스 시리즈 9번으로, 2005년에는 행복한 책읽기에서 행복한 책읽기 SF총서 11번으로 출간되었다.[10] 김상훈이 쓴 이 책의 한국어판 역자 후기에서는 당시 베트남전에 대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설명하기 위해 * 비 영어권(주로 스페인어권)의 SF소설을 미국에 소개하던 잡지인 <인터네셔널 SF>에 실렸던 광고 두 개를 소개하고 있다. 하나는 '우리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개입에 찬성한다'는 선언+작가 서명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 개입에 반대한다'는 선언+작가 서명. 이 두 광고가 나란히 실려있다. 홀드먼이 전쟁터에서 구르면서 SF를 읽던 시절에, 당시 미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그러했듯 전쟁에 대한 SF 작가들의 입장이 명확하게 둘로 갈렸음을 알 수 있는 사례. 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SF문학의 황금기였던 당시, 유명작가들의 행적과 작품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는 내용이니 이 책을 읽게 되면 꼭 확인해 보자.
참고로, 홀드먼이 하앍했던 로버트 하인라인은 전쟁 찬성에 서명했다. 하인라인 외에 찬성에 서명한 작가로는 링월드의 작가인 래리 니븐, 타임 패트롤의 작가 폴 앤더슨, 중력의 임무의 작가 할 클레멘트 등이 있다. 그리고 반대에 서명한 작가 중에서 하인라인급의 지명도를 가진 거물 작가로는 어슐러 르 귄, 아이작 아시모프, 아서 C. 클라크, 할란 엘리슨, 필립 K. 딕 등이 있다! 그리고, 로저 젤라즈니는 끝까지 어느쪽에도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하간, SF의 역사에 남을만한 거장들이 베트남 전쟁이라는 민감한 문제에 대해 자신의 신념을 명확하게 밝힌 사례이므로, 정말 한번 볼 가치가 있다.
재미있게도 시공사판과 행복한책읽기판, 두 판본의 역자 후기가 거의 비슷한데, 시공사 판본의 역자 후기를 2005년의 상황에 맞게 수정만 해서 갖다 썼기 때문이다. 거기다 번역도 거의 비슷하다. 원문 텍스트에서 변경된 부분만 재번역된 수준으로, 이것은 두 판본의 번역자가 같기 때문이다. 시공사 판본은 강수백, 행복한책읽기 판본은 김상훈으로 다르게 나왔으나, 강수백은 김상훈의 필명이다.
작가가 1999년에 본 작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후속작 영원한 자유(Forever Free)를 썼다. 이 책의 결말은 전편보다 몇 배는 더 충격적이다(...). 또 영원한 평화라는 소설도 썼는데 주제는 같지만 세계관은 다르다.

[1] 직역하자면, 늙은 변태란 뜻이지만 원래 퀴어(queer)는 성 소수자를 지칭한다. 작중에서 동성애가 대세가 되면서 오히려 이성애가 성 소수자가 되었기 때문에 "퀴어"가 지칭하는 대상이 바뀐 것.[2] 마지막에 보면 전쟁도 끝나고 모종의 이유로 인류 전체의 사고도 좀 변해서 평화롭다고 할만한 정도로 좋은 수준까지 되기는 한다. 그렇게 되는 과정이 시궁창이다 못해 지옥이 강림한 수준이었던 것이지...[3] 다만, 안티테제도 그냥 반대 입장이라는 안티테제가 아니라, 스타쉽 트루퍼스의 모든 요소를 반전시켜 만들어 낸 완벽한 오마쥬로써의 안티테제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정 반대의 이야기를 한 것과는 별개로, 이 작품 자체가 스타쉽 트루퍼스의 영향력 없이는 탄생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다는 것. 결국 홀드먼은 하인라인에게 작가가 작가에게 보낼 수 있는 최대의 찬사를 보낸 셈이고, 이를 두고 정치적 입장을 반전시켰다고 불쾌하게 여긴다면... 사실 그런 인물은 작가라기보다는 정치가적 입장이라고 봐야 한다.[4] 그리고 이 부분은, 과학 고증을 만족시키는 장치일 뿐 아니라 소설의 주제의식을 설명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이동 방법의 한계때문에 한번 전투에 참여하고 돌아올 때마다 수십년의 시간이 흐르게 되고, 이 때문에 주인공들은 세상이 변화하고 알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그만큼 철저한 이방인의 처지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주인공 만델라와 메리게이가 단순한 연인 이상의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되는 것 자체가, 그 둘은 서로에게 이제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득한 과거가 되어버린 '자신들이 본래 속해있던 세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5] 공교롭게도 주인공 부대의 대원 중 한 명으로, 이름은 칸. 다만 그는 전사해서 돌아오지는 못했다.[6] 이 부분은 히피 문화의 영향이 묘사된 것으로 보인다.[7] 어차피 이들은 단일 사고 군체라 얼마나 많은 개체가 죽던 하이브 마인드는 멀쩡하니 별 상관이 없다. 그래서 부담없이(...) 전쟁을 해준 것.[8] 원안과 각본에 참가한 오카다 토시오는 특히 우라시마 효과는 이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9] 단 잼은 소설판은 정확한 목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애니판은 모든 것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 목표로 인간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고 있다.[10] "80년대 한국에 장르소설이 없었다" 운운하는 소릴 누가 전 버전에 써놓았는데, 말짱 헛소리다. 80년대에 공공도서관 어린이실에 가봤다면 절대 그런 헛소리는 못할 것이다. 70~80년대는, 대부분 저작권따윈 모르는 일본어 중역이기는 했지만, 공상과학소설이라 불리던 SF와 추리소설 등 장르소설이 아주 많이 출판되었다(외국 유명 작가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번역판 컬렉션은 성인용 전집까지 교보문고에서 볼 수 있었다). 당시는 아동도서 유통량도 많았고 과학소설은 정부가 권장하기도 했기 때문에. 지금 인터넷에 남은 것은 직지 프로젝트 복원한 것 정도지만, 그것말고도 양장본 전집만 해도 많았고, 40~50년대 미국 마이너 SF도 많이 번역되었고 일부는 문방구에서 문고판으로 팔기도 했다. 그런 바탕 위에서 80년대 후반에 청년작가들이 국산 SF를 내기 시작했고, 90년대 초 판타지붐 초기까지 PC통신에서 연재한 SF도 많았다. 이 붐이 90년대 초반에 유행이 지나면서 눈녹듯 사그러들었기 때문에 절판된 추리소설과 SF가 무척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