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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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겨울철의 대표적인 별자리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냥꾼 오리온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2. 상세
전설에 걸맞게 오리온자리는 전갈자리에 쫓긴다고 여겨지며, 두 별자리는 같은 하늘에 나오질 않는다고 한다.[1]
0~1등성 2개와 2등성 다섯개, 기타 3등성 이하 별로 이루어진 별자리로 사계절 밤하늘 별자리를 통틀어서 가장 밝고 화려하기 때문에 동서양 모두 오랜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자리인 만큼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
0등성은 왼쪽 위의 적색초거성이자 알파성인 베텔게우스(Betelgeuse)와 오른쪽 아래의 하얀 별 베타성 리겔(Rigel)이다.[2] 2등성은 오른쪽 위의 벨라트릭스(Bellatrix), 가운데의 알닐람(Alnilam), 알니탁(Alnitak), 민타카(Mintaka)와 왼쪽 아래의 사이프(Saiph). 여기서 알닐람-알니탁-민타카 이 세 별이 오리온의 허리띠로 알려져 있다.[3]
주 천체로는 알파성 베텔게우스(Betelgeuse), 베타성 리겔(Rigel), 감마성 벨라트릭스(Bellatrix), 델타성 민타카(Mintaka), 엡실론성 알니람(Alnilam), 제타성 알니탁(Alnitak), 이오타성 하트샤(Hatsya), 카파성 사이프(Saiph), 람다성 메이사(Meissa)가 있다. 이 중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오리온자리는 베텔게우스, 리겔, 알니람, 알니탁, 벨라트릭스, 민타카, 사이프의 일곱개 별이다.
오리온자리는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나선팔인 오리온자리 팔이 지나가는 방향에 위치해 있다. 오리온자리의 몸통을 이루는 주요 별들(베텔게우스, 리겔, 벨라트릭스를 포함한 7개)은 모두 오리온 팔에 위치한 거성 혹은 초거성들이며, 오리온 대성운을 중심으로 주변에 흩어져 있는 성운들 또한 오리온자리 전체를 뒤덮고 있는 거대 가스 구름인 '오리온 분자운 복합체'의 일부분이다. 즉, 오리온자리가 다른 별자리들과 비교하여 독보적으로 밝은 이유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오리온자리를 통해 우리 은하 나선팔 중 하나의 단면을 보고 있는 셈이다.
벨트 아래쪽에는 유명한 '''오리온 대성운'''(M42)과 트라페지움이라는 사다리꼴 모양의 4개의 별을 볼 수 있으며, 맑은 날 광해가 적은 시골에서는 나안으로 오리온 대성운을 관측할 수 있다. 즉 맨눈으로도 볼 수 있는 성운이다. 다만 맨눈으로는 거의 성운의 색깔[4] 을 볼 수 없으니 사진에서 보는 화려한 붉은색의 성운은 기대하지 말자. 눈으로 보면 흑백 사진처럼 흰색의 구름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는 우리 눈의 명암을 인식하는 간상 세포가 색을 인식하는 원추세포보다 더 감도가 높기 때문이다. 어두운 방에서는 물건의 색을 인식하기 힘든 것과 동일한 원리. 그래도 오리온 대성운은 매우 밝아서 망원경으로 좋은 날씨에 보면 미미하게나마 색이 보인다. 단 우리 눈과 카메라가 잘 보는 파장 대역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진에서 보이는 붉은 빛으로 보이지는 않고 약간 청록색을 띤 빛 무리로 보인다. 다만 컬러 사진의 원리 자체가 여러 개의 파장으로 찍은 것을 합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RGB 밸런스만 잘 조절해주면 청록색의 오리온자리 사진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오리온의 벨트에 해당하는 별 3개와 그 아래쪽에 일렬로 모여 있는 3개의 희미한 별[5] 에 3등성인 η별을 더한 것을 거꾸로 뒤집힌 술병에 빗대어 '술그릇 별'이라고도 부르는데, 여기에는 술을 마시고 먹튀하는 묘성을 술집주인이 쫓아가서 간신히 서쪽 하늘에서 붙잡는다는 전설이 있다. 실제 플레이아데스는 약 3시간 정도 전에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지만, 위치상 북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술그릇 별과는 거의 동시에 서쪽 하늘에 지게 된다. 그래서 묘성이 서쪽 하늘에서 술집주인에게 체포된다는 이야기가 생긴 것.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서는 스테파네트에게 주인공 목동이 해 준 별 이야기 속에서 '세 사람의 왕'[6] 이라는 프로방스 지방 고유의 이름으로 나온다. 여기에서는 '병아리집', '밀라노의 장'과 함께 친구 별의 결혼식에 초대되었는데 성질 급한 '병아리집'이 먼저 출발했고, '세 사람의 왕'은 길을 가로질러 '병아리집'을 따라잡았지만 '밀라노의 장'은 늦잠을 자다가 뒤처진 탓에 지팡이를 던져 친구들을 불러세우려 했고 그 때문에 '세 사람의 왕'을 '밀라노 장의 지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나 뭐라나. 원리 자체는 상기한 '술그릇 별'과 '술집 주인'의 이야기와 같은 이야기.
오키나와에서는 삼태성을 '쿠가니미치부시(クガニミチブシ)[7] '라고 부르며 신이 사는 별로 여긴다.
유명한 별자리라서 북두칠성과 함께 별자리에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많이 알고 있는 별자리이다.[8] 따라서 별을 막 보기 시작하는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북두칠성, 북극성과 함께 가장 먼저 찾기 시작하는 별자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찾기가 쉬워[9] 몇번 찾고 나면 금방 관심은 다른 별자리들로 옮겨간다. 겨울철에 남쪽 방향 하늘을 적당하게 쳐다보면 쉽게 보인다. 오리온의 허리부근의 나란히 줄 서있는 삼태성을 먼저 찾아보는 것이 키포인트. 왼쪽 위의 0등성 베텔게우스는 큰개자리의 시리우스, 작은개자리의 프로키온과 함께 겨울의 대삼각형을 만들고, 오른쪽 아래의 0등성 리겔은 겨울의 대삼각형의 시리우스ㆍ프로키온, 쌍둥이자리의 폴룩스#s-2, 마차부자리의 카펠라, 황소자리의 알데바란 과 함께 겨울철의 대육각형을 이룬다.
별자리에 입문 할 때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천체관측을 시작할 때도 상기 언급한 오리온 대성운을 비롯해 볼 게 많은 별자리. 딥스카이 천체 중에서 오리온 대성운은 작은 망원경, 심지어 쌍안경으로도 성운이 뚜렷히 보인다. 암흑성운인 말머리성운이나 M78 성운도 있다. 오리온 대성운에서는 별이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상기 언급한 트라페지움이 바로 그것. 그리고 초신성 폭발 후의 잔해, 즉 별의 시체로 추정되는 버나드 루프가 별자리 전체를 휘감고 있다. 버나드 루프는 눈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장시간 노출을 통해 사진으로 찍으면 뚜렷하게 보인다.
오리온 자리 알파성 베텔게우스의 경우 초신성으로 진화할 확률이 매우 높은 별이다. 남은 수명은 대체로 수만~수십만 년 정도로 천문학자들은 보고 있다.
종합해보면, 이처럼 밝은 별자리는 여러 모로 훌륭한 딥스카이의 이정표라서, 오리온자리 및 그 부근은 천체관측 초보자들에게도 입문하기 좋고 상급자들에게도 도전할 만한 요소가 많다. 사진으로 보면 각종 성운과 버나드 루프, 노란 베텔게우스 등 때문에 매우 화려하다.
또한, 인공위성등에서 사용되는 별센서의 시험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별자리이기도 하다. 뭐니뭐니해도 일단 별의 수가 충분히 많고, 위에서 계속 설명된 것처럼 다양한 종류의 항성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양한 밝기의 별들에 대해 시험할 수 있고, 별센서의 일반적인 화각에 별자리가 쏙 들어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침 오리온자리는 천구의 적도에 걸쳐 있어서 양극 지방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과거에도 향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베텔게우스의 경우 남극을 제외한 모든 지역, 다시 말해 모든 바다에서 다 볼 수 있으며 리겔은 북극해를 제외한 모든 바다에서 볼 수 있다. 남반구에서는 오리온자리가 뒤집혀 보이기 때문에[11] 뭔가 익숙치 않은 느낌을 맛볼 수 있다.
겨울철 별자리이지만 9월 하순부터 5월 초순까지 보이기 때문에 이 별자리가 보이지 않게 되면 선풍기, 에어컨을 준비하고 이 별자리가 보이기 시작하면 난로, 장작, 연탄, 보일러를 준비할 때라고 생각하면 된다.
워낙 유명하고 눈에 잘 띄는 별자리라서 이를 다룬 단편소설이나 연인들의 노래 등 대중문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1] 전갈자리는 여름~가을철 남쪽 하늘, 오리온 자리는 겨울철 동남쪽 하늘. 새벽시간일수록 앞 계절의 별자리가 나온다.[2] 오늘내일 하고 있는 베텔기우스 탓에 가장 밝은 별은 베타별인 리겔이다. 베텔게우스는 변광성이라 0~1등급을 왔다갔다하지만 가장 밝을 때도 리겔과 비슷하거나 살짝 어둡다.[3] 삼태성(三太星)이라 말하지만 이 명칭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이 있다. 동양 별자리에서 삼태성은 큰곰자리 다리에 위치한 별 3쌍으로, 오리온자리와는 관련이 없다. 굳이 부르자면 삼태성 문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과서에 나오는 표현인 '세쌍둥이별'이나 '삼형제별', 또는 '삼성'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자세한 내용은 문서 참고.[4] 다만 오리온 대성운은 너무 밝아서 12인치 이상의 구경에서는 색을 느낄 수도 있다고 한다. 다른 성운들은 다 흑백으로 보인다고 생각하자.[5] 이들을 소(小)삼태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6] 상술한 알닐람-알니탁-민타카 세 별에서 붙은 이름인 듯.[7] 류큐어 명칭. 일본어로는 '코가네미츠보시(黄金三星)'가 되며, '황금의 세 별'이라는 뜻.[8] 북두칠성은 서양 천문학에서는 큰곰자리의 일부분이다.[9] 농담이 아니고 북두칠성이나 카시오페이아보다도 더 찾기가 쉽다. 구성 별들이 전부 엄청나게 밝은데다 천구의 적도를 정확히 가로지르고 있어서, 아무런 사전지식이 없더라도 겨울에 남쪽 하늘 적당히 태양이 지나가는 고도 정도를 올려다보면 절구통 모양 허리 부분이 딱 보인다.[10] 오리온자리를 반달 모양으로 감싸고 있는 붉은 구름이 버나드 루프이며 삼태성 아래쪽의 붉은 영역에는 불꽃 성운과 말머리 성운이, 말머리성운에서 오리온자리 알파(α)별인 베텔게우스 방향으로 1/3정도에 M78이, 소삼태성에는 M42 오리온 성운과 M43 드 모이란 성운, 사다리꼴 성단이, 오리온자리 베타(β)인 리겔 오른편으로는 반사성운인 마귀할멈 성운이 있다.[11] 물론 적도를 지나는 순간 멀쩡한 별자리가 갑자기 뒤집힌다는 뜻이 아니라, 남반구에서는 오리온자리가 북쪽 하늘에 뜨므로 그쪽 방향으로 보면 돌아가 보인다는 뜻이다. 남반구에서도 남쪽을 향해 선 뒤 머리를 뒤로 젖혀 보면 북반구에서 보는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