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렬 엔진
- 영어 : Inline engine/Linear engine
현대의 엔진 가운데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며, 피스톤은 수직 방향으로 상하 운동만 하게 된다. 모든 것이 일관된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어 엔진 설계가 가장 단순하며 그만큼 '''일반적으로는''' 제조 비용도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순수한 엔진의 진동은 작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부품이 단순할 뿐더러 진동에 대한 변수가 적어 진동을 억제할 방법을 찾기도 쉽다. 그래서 차량 전체를 생각했을 때 직렬 엔진의 진동은 다른 방식 엔진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이 특성 때문에 BMW는 남들이 V형 엔진으로 전환할 때 고집스럽게 버틴 이유이다. 벤츠 역시 직렬 6기통 엔진을 꽤 좋아했'''던'''[1] 제조사였고 일본에서도 2000년대 초반까지 뒷바퀴굴림 중대형 세단과 토요타 수프라, 닛산 스카이라인 GT-R 등의 고성능차용 직렬 6기통을 생산했으나 현재는 전부 V형 6기통으로 전환했다. 우리나라에선 대우자동차[2] 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일컬어지던 대우 XK 엔진이 마지막 국산 직렬 6기통 엔진이었으나... 2020년에 제네시스 GV80에 I6 3.0D 엔진이 탑재되면서 직렬 6기통이 부활했다.
하지만 직렬 엔진은 결코 만능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 이 구조는 보통 2,000cc급 전후의 중형 또는 소형 엔진에서는 생산성과 정비성, 정숙성 모두 뛰어나지만 그 이상의 대배기량에는 적합하지 않다. 모든 실린더가 일렬로 자리하고 있어 엔진의 길이가 길어지기 때문. 8기통이나 12기통같은 대형 승용차용 엔진을 이렇게 배치하면 가로배치로는 버스 저리가라 하는 폭이 나오고, 세로배치는 엔진룸이 매우 튀어나오는 형태가 된다. 당연히 이 크기를 늘리기 어려운 웬만한 승용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크기이며, 6기통만 되어도 설계팀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원인을 만든다.
현실적으로도 6기통 정도가 한계인데, 그마저도 최근의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추기에는 차체가 너무 길어지게 되어 이제는 V형 6기통이나 직렬 4기통 터보로 바뀌고 있다. 6기통 직렬 엔진조차 보어를 늘려 대배기량을 만드는 것이 어렵고, 이걸 어떻게 한답시고 실린더 블록의 격벽을 얇게 만들면 엔진 내구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되어 터보차저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그냥 있는 대로만 타야 하는 엔진이 된다. 다만 직렬 엔진은 폭이 상대적으로 얇기 때문에 엔진룸의 빈 공간이 많아 남는 공간에 터보차저를 배치하면 V형 엔진에 비해 엔진룸 공간을 알차게 쓸 수 있어, 오히려 다운사이징, 터보차저의 유행으로 뜻밖의 수혜를 보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것도 3기통~4기통 얘기지, 6기통 이상이 되면 엔진 길이가 길어 보닛 자체를 장난아니게 길게 뽑아야 하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전폭만 잘 확보되었다면) V형 엔진보다 공간배치효율이 오히려 떨어진다.[3]
그래도 I3나 I4급에서는 생산성과 정비성이 워낙 좋아 여전히 꾸준히 쓰이고 있다. 아니, 그냥 돌아다니는 차들이 비싼차나 고급차가 아닌 이상 어지간해서 I4엔진이다. 아르마딜로 경차든 소도 탈 수 있는 국민의 중형차든 예외는 없다. 이 글을 읽는 위키러의 차가 보통 중형차 또는 그 보다 작은 것으로 불리는 것이라면 그냥 눈 감고 4기통 직렬 엔진을 썼다고 말해도 99%는 맞을 정도.
물론, 저건 승용차 이야기고 중-대형 버스나 트럭에서는 I6 엔진을 잘만 쓴다. 승용차에 비해 거대한 엔진룸 덕분에 I6 엔진도 들어갈 공간이 되는데다가 V6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고 정비하기 편리하며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은 그대로 가지기 때문이다. 다만 이쪽도 직렬 8기통 이상은 쓰기 힘든 건 같다.
대형 선박의 경우 직렬 14기통(!) 디젤 엔진도 존재한다. 최대 출력은 10만 마력을 가뿐히 넘으며, 2006년 당시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이었던[4] Emma Maersk 급에 탑재되었다. #
[1] 2015년 M256을 개발하면서 다시 I6를 부활시켰다[2] GM대우가 아닌 순수 대우자동차.[3] 같은 이유로 소형선박용 6기통 엔진은 선외기를 직렬 엔진으로 쓸 수는 있어도 선내 장착형은 직렬 6기통을 쓰지 않는다.[4] 11,000TEU급으로서 극초대형 컨테이너선(ULCS)의 효시였으나, 현재는 18,000TEU급을 넘나드는 선박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