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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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질소가 녹아 노란색의 발연질산.[1] [2]
분자식 : HNO3
1. 개요
2. 특징
3. 용도
4. 관련 사건·사고


1. 개요


窒酸
산성 물질 중 하나로, 염산, 황산과 더불어 인지도가 가장 높은 3대 강산이다. 일본중국에서는 초산(硝酸)[3]이라고 부른다. 참고로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초산'이라고 하면 '아세트산(醋酸)'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김영삼 질산 테러 사건이 당시에 흔한 표현인 초산으로 표현되는 통에 아세트산 테러로 알려져있기도 하지만 일본식 표기로 인한 오해로, 테러 사건은 질산으로 일어났다.

2. 특징


염산은 하수도 청소용 등으로 약국에서도 살 수 있는 가정용 화학약품이(었)고, 황산은 자동차 배터리에서 용이하게 얻을 수 있는 반면, 질산은 일상에서 딱히 용도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4] 폭약 제조의 원료이기 때문에 무자격 일반인이 구입할 방법 자체가 없어 다른 두 산보다는 인지도가 떨어진다.
어쨌거나 황산이나 염산과 달리 질산은 빛과 반응해서 광분해를 하는 성질이 있어 갈색 병에 넣어서 보관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산은 금속[5]을 넣었을 때 순수하게 수소만 발생시키지만 질산은 특이하게 질소 산화물을 발생시킨다.[6] 이것은 대부분의 산에서는 수소 양이온만이 산화제로 작용하지만(그리고 수소 양이온은 환원해서 수소가 된다.) 질산은 질산 음이온도 산화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진한 질산은 유기물질과 강하게 반응해서 산화시킨다.
질산과 단백질이 만나면 일부 아미노산의 벤젠고리와 반응하여 니트로페놀 유도체를 만들어낸다. 이를 잔토프로테인(Xanthoprotain) 반응이라고한다.
강한 산이기는 하지만 황산과 반응할 경우에는 염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니트로화 반응에서 황산과 혼합된 질산이 양성자를 받아 NO2+ 이온을 형성한다. 황산이 얼마나 강한 산인지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어는점은 섭씨 영하 42도, 끓는점은 영상 83도이다.
제조법으로는 주로 1901년에 빌헬름 오스트발트가 개발한 촉매산화법을 이용하는데, 백금망 촉매하에 산소를 사용해서 암모니아 기체를 계속 산화시켜서 오산화이질소를 만든 후 이를 물 분자와 반응시키면 질산 분자가 두 개 생성된다.

3. 용도


질산의 주요 쓰임새는 바로 각종 폭발물의 원료이다. 알려져 있는 근대 이후의 화약 중 제조에 질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은 없다시피하다. 대표적으로 글리세롤톨루엔을 질산을 사용해 니트로화시켜 '''니트로글리세린'''과 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일명 '''TNT''')을 만들며, TNT 이전의 화약인 니트로셀룰로오스, 피크르산(트리니트로페놀, TNP) 등도 역시 제조에 질산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폭발물보다 훨씬 역사가 긴 흑색화약도 질산과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다. 흔히 역사상의 기록에 초석이라고 나타나는 물질도 질산염인 질산칼륨이다.[7]
질산은 로켓의 추진제(산화제)로도 쓰인다. 이때 보통 질산에 반응성을 높이기 위한 사산화이질소와 로켓 추진제 계통의 부식을 억제하는 불산 등을 섞으며 이를 흔히 IRFNA(Inhibited Red Fuming Nitric Acid)라고 한다. 질산은 빠른 속도로 증발하는 액체산소와는 달리 저장성이 높으며, 로켓 추진제 계통의 내식성 코팅이 잘 되어있으면 심지어 로켓에 충전한 상태로도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군용 로켓(까놓고 말해서 탄도 미사일...)의 연료로 선호되었다.[8] 질산 추진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로켓으로 SS-1 스커드를 들 수 있다.
여담이지만 질산 계열 추진제는 하이드라진 연료의 등장 이후 질산보다 순수 사산화이질소를 쓰는 게 추진력 면에서 더 낫다는 점이 판명되어 대부분의 로켓 강국들이 해당 분야에서 사산화이질소로 갈아탔다. 단, 북한의 로켓기술은 과거 도입한 SS-1 스커드의 엔진을 그대로 뻥튀기한 것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이 직접 개발한 모든 로켓은 질산 추진제를 사용한다. 노동[9], 대포동, 은하 2호의 1단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렇게 화약과 로켓추진제로 사용되는 것은 질소의 삼중결합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또다른 주요 쓰임새로 화학 비료의 주재료로도 쓰여 암모니아중화반응을 일으켜 생성되는 질산암모늄으로 비료를 만든다.

4. 관련 사건·사고


질산은 보통 사람이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염산이나 황산에 비해서 질산으로 사람을 공격한 사례는 적다. 1969년, 신민당 원내 총무였던 김영삼을 질산으로 공격한 사례가 있고, 당시 대통령 박정희를 위시한 집권세력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 자세한 것은 김영삼 질산 테러 사건 참조.
14년 10월 29일 서울 가락동 경찰병원에서 질산이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인명피해는 아직 까지 없는 듯하다.기사
피부에 닿으면 흐르는 물로 계속 희석시켜야 하고, 피부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비누칠을 해서 씻어내는 것이 도움이 된다.[10] 피부에 묻게 되면 강산인 만큼 매우 따갑고 아프며 결국엔 병원신세를 져야 한다. 물로 희석해도 손이 따갑다가 노랗게 변한다. 결국 이렇게 노랗게 변한 겉껍질이 한 번 벗겨진 다음에야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도 피부를 아예 숯으로 만들어 버리는 황산이나, 아예 피부를 통해 몸 속으로 스며들어 뼈를 비롯한 신체 내부를 작살내버리는 불산같은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하기는 하지만, 산과 같은 위험물은 달리 위험물이 아닌 만큼 이러한 물질들을 다룰 때에는 숙련자라 하더라도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다뤄야 한다. 특히 농도가 높은 발연질산은 어마어마한 산화력으로 '''실험실용 보호장갑도 태워버릴 정도'''이니[11]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2017년 8월 2일, 경주시 안강읍 군수품 제조공장에서 질산 보관탱크가 누출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2020년 2월 17일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사매 2터널에서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가 들이받아 '''18,000리터의 질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뉴스기사

[1] 발연질산은 일반적인 질산과 달리 농도가 높아 공기중에서 짙은 흰색의 연기를 만든다. 출처: 위키피디아[2] 발연질산은 보통 84% 이상의 질산을 의미한다. 그리고 Red Fuming_nitric_acid_와 White Fuming_nitric_acid_ 2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질산이 자외선에 분해되어 이산화질소가 녹아 붉은색을 띄고 후자는 자외선이 없는 환경에서 만든 가장 순수한 질산이다. 전자의 질산은 누구나 실험장치만 있다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동영상[3] 硝자는 과거 질산의 원료였던 염초(질산칼륨)를 의미한다.[4] 굳이 질산이 일상에서 사용되는 예를 들자면, 중고등학교 미술 시간에 동판화(에칭, etching)를 그릴 때 질산의 30% 용액을 부식액으로 쓰는 경우가 있다. [5] 물론 수소보다 반응성이 큰 금속 얘기다. 이과생이면 화학Ⅰ 시간에 혹은 과학고 입시를 대비하면서 K, Ca, Na, Mg, Al, Zn, Fe, Ni, Sn, Pb, H, Cu, Hg, Ag, Pt, Au로 표현되는 '금속의 이온화 경향'을 들은 기억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 수소는 금속처럼(그러니까, 궤도 전자를 버리면서) 반응하기는 하지만 일단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괄호를 쳐서 표현한다.[6] 이러한 점을 이용해 금속 제품의 절단면 모양을 채취할 필요가 있을 때 해당 시료를 절단한 뒤 질산으로 단면을 산화시키고는 그 을 투명 테이프로 떠서 표본으로 사용하기도 한다.[7] 다만 이는 위의 질산과는 엄연히 다른 물질이다.[8] 산소 산화제를 쓰는 로켓은 발사 직전에 산소 충전 작업을 수행해야 하므로 야전에서는 부대의 기동성과 발사 즉응성이 떨어지고 미사일 발사가 사전에 탐지될 가능성이 높다.[9] 스커드의 뻥튀기 버전 외에도 북한이 러시아에서 몰래 들여온 SS-N-6 역시 노동 미사일(노동 B형)로 분류되는데, 그 경우는 질산 추진제가 아니다.[10] 비누는 약염기성이기 때문에 피부에 묻은 산을 중화시켜 준다.[11] 그래서 발연질산은 그냥 맨손으로 다루는 것이 차라리 안전하다고 한다. 맨손에 묻으면 즉시 씻어내면 되지만, 장갑에 불이 붙어버리면 더 심한 화상을 입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