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방언
1. 개요
충청 방언의 하위 방언으로, 대전 방언과 더불어 독립적으로 문서가 만들어진 방언이기도 하다. 주로 천안시, 아산시, 그리고 경기도 평택시를 포함한 충청남도 북부 지역에서 쓰이는 방언이다.[1]
참고로 평택은 소속은 경기도지만, 충청도 접경 지역으로 방언연속체적 특성상 충청 방언과 유사성이 깊을 수밖에 없으며, 역사적으로도 평택시의 대부분 지역은 조선 시대에 충청도였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지역은 잠시 동안 수원군과 진위군에 속해 있었지만, 나이 드신 어르신의 경우 충청 방언을 진하게 쓰신다. 특히 평택은 조선 후기 초기인 광해군 때 지금의 천안인 충청도 '''직산군'''에 잠시 동안 속해 있었기에 충청 방언을 사용하는 게 지극히 당연히 되었다. 대대로 살아온 평택 토박이들도 자신이 충청도 사투리를 사용한다고 인정한다.
넓게 보면 평택시 이외에도 경기도 소속이지만, 충청도 접경 지역으로서 충청 방언 혹은 천안 방언권에 포함되는 지역들도 있는데, 안성시 전 지역, 화성시 일부 지역[2] , 이천시 일부 지역[3] , 여주시 일부 지역[4]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실 경기도 소속이지만, 충청 방언에 속하는 지역들의 경우엔 충남 제1방언권에 해당하며, 천안과 아산의 경우엔 충남 제2방언권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들 지역들의 방언 간 유사성이 높기에 같은 천안 방언권으로 묶어서 봐도 무관할 것으로 보인다.
2. 상세
경기도와 가까운 충남 북부 지역의 특성상 경기 방언과 충청 방언의 중간 형태를 띄기도 하지만, 동시에 종결 어미에 있어서는 서남 방언과 깊은 유사성을 띄운다.
단어와 같은 어휘 측면에서 볼 때 충남 남부 지역들보다 경기 방언과 공유하는 어휘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2.1. 어미
종결 어미의 경우, 예전부터 쓰였으며, 현대에도 어르신들에게서 가끔 들어볼 수 있는 것들에는 "~겨", "~여", "~려", "~텨", "~랴", "~햐", "~혀", "~겄", "~디", "~댜", "~게", "~께", "~유", "~슈" 정도가 있다. 이는 대부분 서남 방언의 어미들과 공유한다.
"~겨", "~여", "~려", "~텨", "~랴", "~햐", "~혀", "~겄", "~디", "~댜", "~께"의 경우엔 비격식체로 또래나 친근한 사이에서 주로 쓰는 어미들이다.
"~유"와 "~슈"의 경우엔 충청 방언만의 독자적인 격식체로, 상대 높임법 '''해유체'''로도 불리는 것들이며, 주로 격식을 차려야 되는 자리에서 쓰는 존댓말이다.[5] 표준어 "~요"와 일맥상통하는 문체이다.
천안 방언권에서만 관찰되는 특징도 있는데, "~해" 형태의 문장에 "여"를 붙일 때도 있다. 당연히 존댓말 의도는 아니고 그냥 명사 뒤에 쓰는 "여"를 문장 뒤에 쓴 거라 보면 된다.
- 예시 : "음식은 저 집이 잘해여~"
- 예시 : "이것 좀 소쿠리에 빨리 담아야여~"
이 지역에선 주로 아래와 같이 쓰인다고 한다.
어디 가?: 어디 가여?
뭐 해?: 뭐 해여?
왜 그래?: 왜 캐여?
"아이가?" 라는 감탄사가 어르신들 사이에서 많이 쓰인다. 경상도에서 쓰이는 "아이가"랑은 전혀 다르다. 다른 의미는 전혀 없고, '아이가' 그 자체로 감탄사이다. 어이없는 상황에서 쓰이는데, 부정적인 느낌은 하나도 없다. 주로 어르신들이, 나이가 어린 사람이 미숙하거나 엉뚱한 행동을 했을 때, 그 우스꽝스러움을 유쾌하게 표현할 때 쓰인다. [8]
또 접미사이자 동사로 활용되는 '''하다'''의 축약형인 '''해'''를 '''혀'''로도 사용한다. '했어?'를 '''혔어?''', '''혔는겨?''', 또는 '''혔냐?'''라고도 쓴다.
2.2. 어휘
경기 방언과 공유하는 어휘들이 상당수지만, 서남 방언과 공유하는 어휘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기여"[9] 의 경우엔 충남 지역과 전라도 지역에서 쓰이는 어휘인데, 어르신과 젊은층이 가끔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2.3. 발음
현대의 젊은이들에게서도 자주 찾아볼 수 있는 사투리 발음으로는 대표적으로 'ㅏ'를 'ㅓ'로도 발음한다는 것이다.[10]
- '맞아' → '맞어', '알아' → '알어' 등.
3. 현대의 천안 방언
충청권에서 가장 큰 도시인 대전에서조차 최근까지도 "~여", "~겨", "~겄", "~디" 같은 어미들을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반면, 대전보다 도시 규모가 작은 천안에서는 현재 이조차도 거의 쓰지 않는다고 한다.[12]
그나마 들어볼 수 있는 사투리는 '~거야'의 사투리인 '~거여'가 축약된 '''~겨'''가 있긴 하나, 사용 빈도는 낮다고 한다.
천안·아산의 방언은 사실상 소멸 위기 상태에 놓여있다. 공업이 주요 산업으로 자리잡은 지역인데, 지난 30년 간 인구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외지인들 대다수가 젊은 노동자들이며 외국인 노동자들도 많다. 그래서 도심 지역에서는 표준어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며, 이미 완벽한 방언 구사자를 찾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시간이 더욱 흘러 천안·아산이 커지고, 시골 쪽의 고령화된 인구가 소멸에 이르면, 이 지역의 방언은 상당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4. 관련 문서
[1] 가끔 홍성, 예산 등지에서도 쓰인다. [2] 우정읍, 장안면[3] 장호원읍, 설성면, 율면[4] 강천면, 점동면[5] 모든 어르신들이 사용하던 시대는 지나갔지만, 현재까지도 구사하는 어르신들도 종종 있다.[6] 문경시, 상주시, 구미시, 김천시[7] 상대방을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해체와 비슷하게 쓰이면서도 해체보다 살짝 높은 느낌인 듯. 비격식체이므로 다른 어체와 섞이는 일이 빈번하며 그럴 때는 섞인 어체를 기준으로 높임 정도를 다시 파악해야 한다. 하게체와 섞어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8] '가'를 올린다. "아이가? 얘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게임만 하네?", 어이없는 대상이 바로 앞에 있을 때 쓰인다. 예시에서도, 게임만 하는 사람이 바로 앞에 있고, 말하는 사람이 그 사람을 바로 가리키며 하는 상황이다, 누가봐도. 그리고 그 사람이 게임만 하고있다고 제3자에게 공유려는게 목적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직접 말을 하려는 게 목적이다. 그런데 주변에 들을 제3자가 있어야 쓰인다. 말하는 것만 보면 게임만 하는 사람을 1대 1로 지적하려는 것이지만, 그 숨은 의도는 게임만 한다는 정보를 제3자에게 공유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9] '맞다', '그렇다' 같은 동의를 뜻하는 어휘이며 뒤어 물음표가 붙으면 "그래?" 혹은 "맞아?"처럼 되묻는 형식의 의문문이 된다.[10] 이 특징은 경기도와 충청도 전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는 현상이다.[11] 평택도 똑같이 사용한다.[12] 천안 서북구, 동남구 모든 지역에서 사투리를 듣기 굉장히 힘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