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연속체

 

1. 개요
2. 예시


1. 개요


方言連續體 / Dialect Continuum
연접한 지방에서 모호하게 연속되는 방언군. 방언과 언어의 경계가 확실치 않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ㄱ 마을과 옆동네 ㄴ 마을에서 쓰이는 사투리는 매우 유사해서, 각 마을의 주민이 ㄱ 사투리와 ㄴ 사투리로 얘기해도 별 문제없이 대화할 수 있다. ㄴ 마을 사람도 ㄷ 마을에서 쓰이는 ㄷ 사투리를 알아들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ㄷ, ㄹ, ㅁ... ㅎ 마을까지 이어지는데, '''ㄱ 마을 사람은 ㅎ 마을 사람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1]
현대에 들어서는 방언연속체가 무너지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이는 주로 표준어를 기반으로 한 내셔널리즘에 기인한다. 즉 '한 민족에 한 언어'라는 관념이 지배적이 되고, 공교육의 도입으로 인해 한 나라의 사람들 전체에게 똑같은 방언이 보급되면서 예전처럼 마을마다 사투리가 있는게 아니라 나라마다 특정한 사투리(언어)가 생기는 것. 또한 교통/통신의 발달으로 지방간 교류나 이주가 많아지는 것도 한몫한다. 이런 정치적 통합 현상은 비단 현대의 현상은 아니다. 스위스 독일어(알레만어, 알레마니슈)가 표준 독일어에서 뚜렷하게 차이나게 된 것도 스위스가 정치적으로 독일과는 다른 연합체였기 때문이다.
묘하게 비트겐슈타인의 예술 이론과 접점이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어떠한 개념은 단 한 가지의 특징으로 정의할 수 없다, 즉 그 개념에 속하는 모든 개체를 아우르는 공통의 속성은 없으며 어떠한 개체가 그 개념에 속하는 개체들 중 여럿이 가지는 속성을 가질 때 비로소 그 개념에 편입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러한 설명을 통하여 인간 언어의 모호함을 언어학적 논의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또한 예술이라는 모호한 영역 또한 설명할 수 있었다. 다만 그의 이러한 이론은 온톨로지의 기본 구조(개념은 고유의 속성을 가지며 그 속성을 가지는 개체를 가진다)와 정면으로 대치한다.

2. 예시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사용하는 언어들도 언어 화자들이 각자 자기 나라 언어로 대화를 해도 의사소통이 될 정도라고 한다. 다만, 덴마크어와 스웨덴어는 뜻은 통하되 정확하게 잘 통하기보다는 그냥 대충 알아듣는 정도라고도 한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공용어인 보크몰은 일종의 '노르웨이화한 덴마크어'다. 그래서 덴마크어와 대단히 유사하며, 특히 문장언어에서 유사성이 더 두드러진다. 계통상 스웨덴어-덴마크어와 노르웨이어-아이슬란드어가 친척이지만 아이슬란드어는 장기간의 고립으로 인한 보수적 특징 때문에 다른 북게르만계 언어와는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다. 노르웨이어는 후에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일어난 음운변화를 스웨덴어와 함께 겪게 되는데 이는 언어동조 현상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르웨이어는 발음에서 스웨덴어와 유사성이 많다. 즉, 노르웨이어는 계통과는 무관하게-물론 계통상 차이도 매우 작긴 하지만- 덴마크어와 스웨덴어를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 벨라루스어, 루신어는 고대 동슬라브어에서 분화된지 얼마되지 않아서 화자들간의 의사소통이 많이 이뤄질 정도이다. 우크라이나어와 벨라루스어, 루신어는 루테니아어에서 갈라져 나왔다. 하지만 차이도 큰 편이다.
독일어의 방언연속체에 네덜란드어와 프리지아어를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독일에서 네덜란드 국경에 가까워질수록 지역 방언이 네덜란드어에 근접해진다. 즉, 영어까지 포함하여 영어-프리지아어-네덜란드어-저지 독일어-고지 독일어를 방언연속체로 보기까지 한다. 다만 최근에는 이것이 방언연속체라기보다는 지역적 인접성에 비롯한 언어동조대라고 보기도 한다.
남부 유럽은 원래 같은 세속 라틴어(Vulgar Latin)를 쓰고 있었지만 로마 제국의 멸망 후 서서히 다른 지역 방언으로 나뉘게 되었다. 특히 이탈리아-프랑스 남부-이베리아반도(스페인/포르투갈)가 전형이 될 만한 방언연속체의 특징을 보여 준다. 과거에는 프랑스 북부 사람이 남부(예컨대 마르세유)로 여행하면 차라리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를 혼용해야 겨우 의사소통이 될 정도였다. 다만 근대에 들어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나라가 각각의 표준 방언인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등을 제정했기 때문에 이러한 방언의 연속성은 무너지게 되었다.
물론 예전처럼 매끄럽게(...) 연속되진 않더라도 인접국가의 언어끼리 더 가까운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지역방언도 완전히 사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히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러한 방언의 연속성을 잘 관찰할 수 있는데 스페인의 포르투갈 인접지역에 쓰이는 갈리시아어는 아예 스페인어포르투갈어의 중간언어처럼 여겨질 정도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가 서로 통역 없이도 의사소통이 될 정도라는 걸 감안하면...)
로망스어의 방언연속체를 서에서 동으로 주욱 나열하게 된다면 포르투갈어/갈리시아어[2]레온어/아스투리아스어[3]카스티야어(표준 스페인어)→아라곤어카탈루냐어/발렌시아어[4]오크어프로방스어로망슈어/라딘어/프리울리어[5]갈로이탈리아어[6]베네토어달마티아어(사멸)/이스트리아어[7]루마니아어/몰도바어[8][9]로 이어진다. 이 중간에 오크어와 프로방스어 북쪽으로는 프랑스어가, 갈로이탈리아어와 베네토어 남쪽으로는 토스카나어[10]/코르시카어움브리아어/수도 로마 방언/사비니어캄파니아어(나폴리 방언)/아브루초어칼라브리아어/시칠리아어사르데냐어[11]순으로 가지치기한다. 특히 이탈리아어의 방언들은 나열된 것 이외에도 수 많은 방언들이 존재한다.
서로 의사소통이 될 정도로 가까운 언어를 사용한다. 불가리아에서 마케도니아어를 불가리아어 사투리 비스무리하게 보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사실 남슬라브어파 및 슬라브어파 전체를 일종의 방언연속체로 볼 수 있으나 마케도니아어를 불가리아어 사투리라고 취급하면 그 나라 사람들은 화낼 것이다. 방언과 언어의 경계는 비단 학문적이 아니라 정치적/문화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법정에서도 서로간의 통역을 요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언어이다. 두 언어의 차이는 사실상 방언 수준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두 언어는 북동캅카스어파에 속한 언어이고 계통상 매우 가까운 언어이다. 게다가 방언 수준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두 언어는 계통상 매우 가깝고 방언 수준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인도유럽어족 언어를 쓰는 북부 인도와 파키스탄도 방언연속체를 대표할 정도로 전형이 될만한 특징이 있다. 따라서 펀자브어를 쓰는 곳에서 동쪽으로 가다보면 그게 점점 힌디어에 가까워지다가 어느새 힌디어가 되어있고 거기서 계속 동쪽으로 가다보면 어느새 아삼어가 되어있고 이런 식.
표준중국어의 모태가 되는 북부 지방 방언인 관화도 방언연속체에 속해있다. 그래서 남방 사람들은 표준어를 익히기 어려워하지만[12] 북방의 평원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투리가 표준어와 비슷하기에 상대적으로 더 쉽게 배운다고 한다.
튀르크계열 언어가 통용되는 지역중 가장 서쪽에 위치한 터키어 사용권과 인접한 아제리어, 튀르크멘어(시리아, 이라크 지역), 크림 타타르어, 가가우즈어 화자와는 서로 말이 통한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에서 통용되는 튀르크멘어는 터키인이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으며, 투르크메니스탄의 튀르크멘어 화자는 각각 차가타이, 큽착어족에 속하는 다른 계열의 튀르크어지만 페르시아어러시아어의 영향을 받은 우즈벡어, 카자흐어, 키르기즈어를 이해할 수 있다. 한편 큽착어족에 속하는 카자흐어, 키르기즈어 화자들은 무리없이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지만, 우즈벡어를 이해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으며, 차가타이어족에 속하는 우즈벡어 화자들은 마찬가지로 같은 계열에 속하는 위구르어를 이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튀르크어족은 분화시기가 상당히 늦은 편으로 로망스어군에 비해서도 기본 어휘의 일치도가 높기 때문에 쉬운 어휘로만 말하면 (물론 해당 언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알아야겠지만) 이해하는 것이 다른 외국어에 비해 쉬운 편이며, 서로간 같은 튀르크계 언어를 익히기 수월한 편이다. 다만 튀르크어족 중 가장 먼저 분화된 추바시어사하어만은 예외.
튀르크계열의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몽골계열의 언어들도 매우 가까운 편이다. 몽골어, 부랴트어는 매우 가깝고 내몽골 자치구의 차하르 몽골어는 약간의 방언차이를 제외하고는 할하 몽골어, 부랴트어와 매우 가깝다. 단, 칼미크어와는 차이가 좀 큰 편이다. 다우르어 역시 일부 퉁구스 제어의 단어들과 비슷한 단어만 제외하면 다수는 몽골어와 거의 비슷하다.
태국어와 라오어, 샨어는 타이카다이어족에 속한 언어들이자 가까운 언어들이라서 문어로는 문자가 다르지만, 대화에선 매우 가까워서 어느 정도는 대화가 통한다.
반투어군에 속한 언어들은 동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남아프리카에서 주로 쓰이고 세력이 매우 크다. 그리고 반투어군에 속한 언어들은 전부 방언연속체에 속해 있다. 반투어군에 속한 언어들은 관계가 깊지만, 동시에 차이도 매우 큰 편이다.
벵골어와 치타공어, 로힝야어는 인도아리아어군에 속한 언어들이라서 매우 가깝지만, 문자에선 차이가 있다.
모두 페르시아어계열에 속한다. 차이점이 있다면, 타지키스탄의 타직어는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데다가 타지크식 키릴 문자를 사용한다.
만주어와 시버어, 나나이어, 우데게어가 비슷하다. 어웡키어의 경우 오르촌어와 비슷하다. 다만 지역별로 중국에 있는 퉁구스 제족과 러시아에 있는 퉁구스계 민족들의 경우 발음과 문법이 간혹 차이가 있을 때도 있다.
핀란드어에스토니아어가 대표적이다. 단 헝가리어는 이들과 다르며, 오히려 헝가리어는 한티어, 만시어와 비슷하다.

[1] 국토가 가늘고 긴데다가 지역마다 방언이 심한 일본에서 이 현상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아오모리의 사람은 이와테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고, 이와테의 사람은 미야기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고, ..., 구마모토의 사람은 가고시마의 말을 알아 들을 수 있지만, 아오모리와 가고시마는 자신들의 방언만으로는 전혀 소통이 되지 않을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2] 갈리시아어는 사실상 포르투갈어의 방언으로 취급받는다.[3] 둘이 거의 유사하다시피 하다.[4] 발렌시아어는 사실상 카탈루냐어의 방언으로 취급받는다.[5] 이들은 같은 레토-로망스어군으로 묶인다. 프리울리어는 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에서 쓰이고 라딘어(라틴어라디노어와는 다른 언어이다)는 돌로미티 언덕을 중심으로 트렌토볼차노 지역에서 쓰인다.[6] 베네토프리울리베네치아줄리아를 제외한 북부 전역에서 쓰인다. 자세하게는 피에몬테어, 리구리아어, 롬바르드어, 에밀리아어, 로마냐어 등이 있다. 뭐 베네토 주는 당연하게(?) 베네토어를 쓴다. 물론 이러한 언어들 및 베네토어 그리고 이탈리아의 주요 방언들에도 당연히 수많은 하위 방언들이 있다.[7] 달마티아어의 한 갈래로 크로아티아의 이스트라 반도에서 쓰이는 언어이다. 사멸하진 않았지만 화자가 겨우 400명 밖에 안되는 사멸위기 언어이다.[8] 몰도바어는 사실상 루마니아어의 방언으로 취급받는다.[9] 그렇다고 해서 로망스어군의 양 끝단에 있는 포르투갈어루마니아어의 유사도(0.71)는 결코 낮지 않다. 오히려 영어독일어간의 유사도(0.60) 보다도 높다.# 물론 유사도가 높다고 무조건 의사소통이 잘되는 언어는 아니다.[10] 표준 이탈리아어토스카나어 중 피렌체 방언에 속한다.[11] 참고로 사르데냐어는 이탈리아의 다른 언어들과는 독자적인 로망스어군의 하위 언어이다. 심지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가 서부 로망스어군(다만 이탈리아어를 달마티아어와 함께 동부 로망스어군으로 보자는 의견도 있다.)에, 루마니아어와 몰도바어가 동부 로망스어군에 속하는것과는 달리 사르데냐어는 독자적으로 남부 로망스어군에 속한다. 그리고 현재 사르데냐어의 화자 수는 약 250만 명이다.[12] 쓰촨성윈난성은 제외. 이 두 곳은 위치상 남방에 속하지만 북방방언 사용지역이라 표준어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