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쉬파/작중 행적

 

1. 개요
2. 카쉬파의 탄생
3. 어비스의 발견
4. 제 1차 마계회합
5. 내분
5.1. 그라골 영입사태
5.2. 어비스 사태
6.1. 카지노 내분
9. 카쉬파의 숨겨진 기록
10. 전조
12. 마계 대전 전야
14. 1차 진입
15. 2차 진입
15.1. 베르나르도의 경우
15.2. 타고르의 경우
15.3. 시슬레의 경우
15.4. 케파도나의 경우
15.5. 워즈워스의 경우
15.6. 지젤의 경우
15.7. 독헤드의 경우
15.8. 히카르도의 경우
15.9. 검은 눈의 사르포자
16. 전쟁의 끝
17. 현황 및 전망


1. 개요


던전 앤 파이터의 범죄조직 카쉬파의 역사와 행보를 기록한 문서

2. 카쉬파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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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파는 브롱크스[1]의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던 마계인들이 생존을 위해 모인 집단을 원초로 두고있다. 자세한 설정이 공개된 바 없어 카쉬파에 대해 이 이상으로 자세히 알기는 어렵지만, 현대사회에도 갱스터, 카르텔, 마피아 등의 다양한 폭력조직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아 척박한 마계의 환경 속에서 생존을 목적으로 자연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카쉬파는 현재의 주요 거점인 할렘 지역이 아닌 브롱크스에서 탄생했다는 것인데, 훗날 마계의 여러 조직간의 세력권 조정이 있었던 마계회합 이후에 할렘 지역을 주 영역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3. 어비스의 발견


척박한 마계의 환경 속에서 생존을 최우선으로 삼았던 카쉬파는 2류 마법이나 쓰는 무뢰배 집단 정도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아라드력 980년 경을 기점으로 급격히 세를 불리기 시작했는데, 이는 카쉬파의 상급 마법사 트리플케이트 모아가 생명 에너지의 원천인 '''어비스'''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모아는 연구 끝에 어비스로 신체의 일부분을 대체하면 엄청난 마력을 손에 넣는다는 사실을 입증하지만 그만큼 이식의 성공률은 극도로 낮았다. 때문에 어비스의 연구는 일시적으로 중단됐으나 새로운 수장인 '''검은 눈의 사르포자'''의 급진적인 성향으로 인하여 다시금 재개되었다. 불행히도 실패의 공포보다는 강해질 것이라는 달콤한 망상에 이끌린 마계인들이 실험의 표본이 되어주었으며 그들 대부분은 마계 외곽에서 마수들의 위협에 시달리는 빈민층이거나 카쉬파였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이 어비스 이식에 실패해 목숨을 잃거나 다시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하지만 몇몇의 성공 사례들이 어비스를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계륵의 꿀단지로 만들었고, 이들은 무한에 가까운 어비스의 힘을 받아 아주 강력한 마법사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맨해튼 북부의 할렘은 물론이고 브루클린 지방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기 시작한 카쉬파는 어느새 마계에서 가장 강력한 집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4. 제 1차 마계회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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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에서 발생하는 마계인들간의 충돌을 중재하기 위해 반 바칼 세력의 수장이었던 아이리스가 규합한 모임. 이 자리에서 각 집단의 대표자가 나서서 힘을 겨루고 그 결과로 각자의 영역과 정보와 권한을 조정하기로 한다. 테라코타에서는 아이리스, 카쉬파 중에는 히카르도, 고대도서관에서는 이키, 수호자들에서는 니우, 서클메이지중에는 룸이 대표로 싸우게 되고 이 결투에서 체이서의 등장으로 니우가 승리할 뻔 하지만 악기를 꺼내든 아이리스에게 패배. 결국 아이리스가 영원수에 대한 정보를 갖게 된다.

- 던파 스토리사전 발췌

영향력이 커진 카쉬파는 소환사 케이트의 구역이었던 센트럴 파크에까지 손을 뻗었고, 그 와중에 생긴 잦은 충돌을 계기로 '제 1차 마계회합'이 열리게 된다. 당시 마계 내에선 각 집단의 영역, 정보, 권한 등을 조율할 필요성이 대두되던 찰나였기에 카쉬파의 이런 무뢰배적인 행각이 회합주최의 결정적인 트리거가 된것이다.
당시 카쉬파의 대표로서 출전한건 수석 전투조 마귀의 리더였던 '''심장 파멸자 히카르도''' 였다. 그는 자신의 장기인 '타락한 심장'을 사용하며 강력한 모습을 어필했지만, 수호자의 대표였던 추적자 니우의 새로운 전투법, 체이서의 변칙적인 움직임을 파훼하지 못해 패배하고 만다. 이런 배경 하에서 카쉬파는 할렘, 이스트할렘 등의 맨해튼 북부 지역 관할권을 암묵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범죄조직이니만큼 공식적으론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워낙 강대한 세력을 가지고 있는지라 섣불리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어 보인다.[2]

5.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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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파는 그 세가 막강하고 마계에서도 손꼽히는 범죄집단이지만 흉악한 범법자들로 구성된 만큼 스스로 수장이 되고자 하는 자들의 야망이나 조직원들간의 신경전 등 갖가지 트러블로 수없는 분란을 야기해왔다. 동료에 대한 동료 의식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서로를 시기하고 다른 이의 것을 탐내면서 서로를 죽일 계략만 짜고 있는 실정.[3][4] 대표적인 것이 전투조 마귀의 리더인 히카르도가 전투조 요괴를 궤멸시킨 어비스 사태, 수인인 흑호 그라골의 영입으로 촉발된 내분사태 등이다.

5.1. 그라골 영입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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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수인의 협곡을 주름잡던 무법자 흑호 그라골은 수장 사르포자의 총애를 받아 간부의 자리에 앉았으나 수인인것도 모자라 '''마법에도 문외한'''인 그라골이 간부가 되자 이를 인정하지 못했던 반대파에 의해 내분이 벌어졌다. 그라골은 혼란을 틈타 세력을 넒혀 카쉬파를 먹어치울 야망을 내보이지만 이 사실이 카쉬파 내에서도 악명높은 히카르도의 귀에 들어가면서 그라골을 직접 척살할 의지를 내보였고, 이에 두려움을 느낀 그라골은 꼬리를 내리고 자진해서 카쉬파를 탈퇴한다.

5.2. 어비스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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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파의 전투조 '요괴'가 수석 전투조 마귀의 리더인 히카르도에게 궤멸된 사건. 당시 요괴의 리더였던 모아는 어비스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연구를 중단한 상태였는데 이는 어비스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생각이었던 사르포자의 생각과 상충되는 것이었다. 하물며 그녀는 사르포자가 몰아낸 카쉬파의 전 수장 '주문 기만자 자스라' 의 언니이기도 했다. 때문에 그녀를 눈엣 가시로 여긴 수뇌부가 히카르도에게 직접 임무를 하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모아의 영향으로 어비스를 이식받은 조직원이 한명도 없었던 요괴는 히카르도에게 변변찮은 저항한번 못하고 모조리 심장이 적출되어 잔혹하게 살해당했다.[5]

6. 할렘 해방과 사도의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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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파가 이야기의 전면에 등장하는 계기를 마련한 사건이다. 어느날, 마계의 하늘에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빛이 번쩍였고 곧 카쉬파의 활동영역인 할렘에 수수께끼의 유성이 떨어진다.[6] 유성의 정체는 실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품고있는 거대한 알이었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히카르도가 이것을 회수, 후일 '''사도의 알'''이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된다.[7] 이후 '사도의 알' 은 마계 최대의 부호인 상급 약탈조 야마의 리더 '''트라우마 욤'''의 손에 넘어가는데, 욤은 사도의 알이 가진 엄청난 힘에 매료되어 알을 독차지하려는 야망을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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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급 약탈조 스컬 버드의 리더인 '''은광의 타고르'''는 부와 명예를 축적한 욤의 카지노를 탐냈고 그를 몰아내어 카지노를 독차지 하려는 야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끽해야 하급 약탈조의 리더인 타고르는 욤에게 대항 할만한 무력과 지력이 없었고 이를 타파하기 위해 강구해낸 대책이 비슷한 시기에 할렘의 노예들을 해방하고 있던 모험가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모험가는 카쉬파의 전직 간부였던 '그라골'을 몰아내고 수인의 협곡을 해방한 루키로서 명성이 자자했기에[8] 타고르는 본래라면 적으로 대해야 할 모험가를 회유할 속셈을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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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드를 괴롭히는 사도와 싸우는 건 도우면서, 마계를 괴롭히는 카쉬파는 두고 봐야 해? 이상해.

나, 봤어. 사냥당하는 사람… 사냥을 하는 사람.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본 순간 이해할 수가 없었어. 가만히 있기 싫어.

파이

당시 모험가는 할렘으로 향한 니우의 행방을 찾기 위해서 센트럴파크의 파이와 함께 그녀의 흔적을 뒤쫒았는데, 그 과정에서 목격한 참상에 큰 충격을 받은 바 있었다. 이후 조사를 마친 니우가 무사히 센트럴파크로 돌아왔고[9] 모험가 일행도 더이상 할렘에 머물 이유가 없어졌으나, 할렘의 지옥도를 외면할 수 없었던 파이의 설득으로 인해 부패를 뿌리뽑고자 솔선하게 된다. 케이트와 니우도 처음엔 파이의 위험한 모험을 반대했지만 카쉬파의 행보가 도를 넘어가고 있는것은 사실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파이의 의사를 존중한다. 이렇게 모험가와 파이는 외적으론 할렘에 떨어진 유성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단으로서, 그 이면에는 할렘을 해방시키기 위한 해방가로서 은밀하게 카쉬파와 맞서게 된 것이다.

6.1. 카지노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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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르와 손, 잡아.

소냐, 말했어. 이제 장난은 끝, 공격할 때. 저 카지노는 이제, 타고르가 가져야 한다고.

할렘의 중심, 부의 상징.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건물. 로열 카지노, 타고르 가질 거야.

하지만 욤 님, 타고르 괴롭혀. 타고르, 사람이 필요해.

- 은광의 타고르

모험가에 의해 해방된 노예들이 다크시티에 숨어들자 히카르도는 이들을 척살하기 위해서 차석 전투조 타부와 하급 약탈조 스컬버드를 파견시키지만 타고르는 임무를 등한시한 채 모험가에게 호의적으로 접근한다. 이후 그녀는 모험가 일행을 도우며 타부의 리더인 '영혼 사육자 몬데그린' 을 처치하는데 일조했고 그들이 원하는 정보(할렘에 떨어진 유성의 정체)를 조금씩 넘겨주며 순조롭게 계획을 진행했다. 마침내 모험가의 무력을 방패로 세워 무사히 로열 카지노에 도달한 타고르는 욤에게 불시의 기습을 날리지만, 그녀의 부하였던 소냐르가 욤의 내통자이자 '''연인'''이었기 때문에 결국 기습은 실패로 돌아가고 타고르는 도리어 욤에게 제압, 재기불능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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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르를 처리한 욤은 모험가의 실력을 높이 사 카지노에서 열리는 파이트 클럽에 참가할 것을 종용하는데, 이는 욤이 자신의 계획에 걸림돌이 될것이라 생각했던 수석 전투조의 리더 '심장 파멸자 히카르도'를 처리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내기에 미친 히카르도를 파이트클럽에 참가시켜 모험가와 맞붙게 할 속셈이었던 것이다. 모험가는 카쉬파의 일원인 욤이 노예해방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것에 의아해 하지만 욤의 관심사는 오로지 자신에게만 있었기에 카지노 밖에서 벌어지는 것이라면 지지든 볶든 상관없는 일이었다. 이후 그는 자신의 수중에 있는 '사도의 알'을 대회의 우승 상품으로 내걸면서[10] 알이 필요했던 모험가의 주의를 끌었고 결국 파이트 클럽에 참가시키는데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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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가 파이트 클럽에서 연승을 이어가던 사이, 욤은 연인인 소냐르의 부주의한 행동을 지적하며 그녀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그는 히카르도의 패거리를 최대한 조용히 처리하고 싶었으나, 무리하게 타고르와 몬데그린을 동행시킨 소냐르의 행동 때문에[11] 히카르도의 의심을 산것은 아닌지 불안해진 것이다. 치정극은 점점 과열되었고 결국 울분에 찬 소냐르가 계획을 발설하자 성질을 이기지 못한 욤이 그녀를 죽이고 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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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너무 늦었어. '''그 알이 뭔지 알아버렸단 말이야.'''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가지러 갈게…

심장 파멸자 히카르도

'''놀랍게도 히카르도는 이 모든것을 소냐르의 시선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평소 자신이 귀여워하던 타고르가 모종의 꿍꿍이를 꾸미고 있다는걸 이미 은연중에 눈치채고 있었고 그녀의 계획을 알아내기 위해서 부관이었던 소냐르에게 감시마법을 걸어둔 것이다. 타고르의 동향을 살피려 했던것이 본의아니게 일거양득으로 돌아온 셈. 결국 욤의 계획을 모두 알게 된 히카르도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알을 빼앗으러 간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욤은 히카르도를 피해 알을 가지고 도주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역마수인 가룸의 통제력을 놓쳐 알만을 덩그러니 남겨놓은 채 산채로 잡아먹히고 만다. 그리고 욤의 뒤를 밟던 모험가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해방시킨 노예소년 '코브'에게 알의 감시를 맡기는데, 이때 이중으로 뒤를 밟던 히카르도는 모험가가 자리를 비운 사이 코브를 죽이고 알을 유유히 회수, 자신을 추적하는 수호자들을 따돌리고 카쉬파의 수장인 '''검은 눈의 사르포자'''의 거주지로 향한다. 그렇게 카지노와 알을 둘러싼 내분으로 단시간에 5개의 조가 궤멸, 마침내 할렘은 카쉬파의 지배에서 벗어난다.
이후의 스토리는 '''할렘에 떨어진 불꽃'''을 참조.

7. 오퍼레이션 : 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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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에 의해 할렘의 지배권을 잃고, 외곽으로 밀려난 카쉬파.

위기를 느낀 카쉬파는 불완전하게나마 어비스의 힘을 장비에 부여하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

칙사 워크맨은 이를 위해 베르나르도, 시슬레, 헤비 티쳐를 파견해 할렘의 주민들을 대규모로 납치해간다.

모험가는 카쉬파 약탈조를 추격하여 마계 주민들을 구출해야 한다.

카지노 내분 이후, 카쉬파의 칙사 '''워크맨'''의 지시 아래 브롱크스 지부의 조직원들이 할렘의 주민들을 대규모로 납치해간다. 여기엔 수석 전투조 바이스와 중급 약탈조 러스트, 그리고 하급 약탈조 원 바이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두고 모험가 일행은 카쉬파가 어비스 연구에 이용할 실험체로서 주민들을 잡아간 것이라고 추측했으나 전 카쉬파 소속 세베린은 어비스 연구가 이미 완성단계에 접어들었기에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세베린의 예상대로 이 작전의 진의는 모험가와 다른 조직들의 이목을 분산시켜 히카르도와 함께 사라진 알에게서 주의를 돌리는데에 있었다. 이른바 미끼작전인 것이다. 사도의 알은 단순히 거대한 힘을 품은 알이 아니었다. 이는 제 3 사도 '''이시스-프레이'''의 또다른 자아, '프레이 이시스'가 퇴화한 모습으로서 정말로 사도의 힘이 깃들어 있는 알이었던 것이다. 때문에 카쉬파는 알과 함께 행방불명 된 히카르도의 신변을 다른 어떤 조직보다도 먼저 확보할 필요가 있었고, 그를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이 미끼 작전이었다.
그렇게 모험가와 수호자들은 주민들이 납치된 폐쇄구역으로 향하게 되고, 카쉬파와의 치열한 싸움 끝에 간부인 헤비 티처, 백녹의 시슬레, 얼굴수집자 베르나르도를 저지하는데 성공한다. 여기서 의미심장한 점은 이 작전에 투입된 전력이 할렘 해방 이후 남은 병력의 절반 가까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시선을 끌기 위해서 전 병력의 절반이나 되는 인원을, 심지어 수석 전투조 바이스까지 동원되어야 할 당위성이 대단히 의심스러운데, 여기서 유력한 추측으로 대두되는 것이 바로 '''할렘을 해방한 모험가를 패쇄구역으로 끌어들여 제거하려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퍼레이션 : 호프에서 모험가와 대치한 카쉬파의 간부들은 모험가와 치열한 혈투를 벌였고 그 과정에서 도망갈 틈 없이 헤비 티처가 죽고 베르나르도는 생사불명, 백녹의 시슬레 역시 숙주를 잃었다. 단순히 발목만 잡는게 목적이었다면 사생결단의 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후 후일담에선 이번 작전에 투입된 약탈조가 둘이 아니라 '''셋'''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데, 상급 약탈조 블루스카는 패쇄구역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미끼작전 이외에도 모종의 임무가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8. 프레이-이시스 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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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쉬파가 행방불명된 히카르도를 찾느라 여념이 없던 사이, 이시스의 알을 감지한 추종자들이 행성 테이베르스에서 마계로 대거 넘어온다.[12] 이 추종자들의 추격으로 인해서 히카르도는 치명상을 입은 채 알을 빼앗겼으며, 척살조 개줄의 리더인 스니프 케이는 히카르도를 찾아오라는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실종된다. 이 와중에 카쉬파의 주요 거점 중 하나인 검은 마천루마저 이시스 세력에 의해 점령당하게 되고, 카지노 내분과 연이은 작전 실패로 상당수의 병력을 잃은 카쉬파는 더이상 휘하 조직원만으로 피해를 막을 수 없는 지경에 까지 이른다. 결국 그동안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수장 '''검은눈의 사르포자'''와 부수장 '''독헤드'''가 직접 움직여 거점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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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쉬파와 모험가 일행이 급급히 찾고 있었던 히카르도는 사르포자에게 향하던 중, 이시스의 알에 몰려든 추종자들에게 공격을 받아 치명상을 입은것도 모자라서 알까지 빼앗긴 상태였다. 결국 이시스가 부활하고 상황이 악화되자, 히카르도는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알의 껍데기 속으로 기생하여 몸을 숨긴다.

9. 카쉬파의 숨겨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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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이시스의 부활 전후에 있던 일들을 카쉬파의 시점에서 묘사한 스토리. 카쉬파의 부수장 '''독헤드'''가 척살조 개줄의 리더인 스니프케이에게 행방불명된 히카르도를 찾아오라는 임무를 내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시기 모험가의 시점에선 프레이-이시스 레이드가 진행된다.
[ #1. 추적 ]
"마귀의 리더가 사라졌다."
독헤드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스니프 케이는 서류 더미에 묻고 있던 고개를 들어 갑자기 집무실에 찾아온 그녀를 바라보았다.
보고로 들어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개줄의 리더는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었다. 카쉬파라는 집단에서 익힌 나름의 처세술이었다.
때론 모르는 척하는 것이 아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다.
"히카르도 말입니까?"
그는 내심 새로운 정보를 기대하며 부수장의 대답을 기다렸지만, 독헤드는 아무 말 없이 품 안에서 곰방대를 꺼내 물었다.
독헤드의 입에서 한숨처럼 새어나온 연기가 개의 형상을 잠시 이루었다가 이내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카지노에서의 내분 때문이군요. 거긴 완전히 박살나서 제대로 된 흔적을 찾으려면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판입니다."
독헤드는 여전히 아무 말없이 스니프 케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저 눈빛.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하기 힘든 저 심연이야 말로 간부들이 독헤드를 두려워하는 이유였다.
마치 자신의 머릿 속을 샅샅이 뒤져보는 듯한 부수장의 눈빛과 마주치자, 스니프 케이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돌렸다.
꽉 쥔 손에 땀이 배이는 것이 느껴졌다.
"다크 시티."
독헤드의 말에 스니프 케이가 눈을 반짝였다.
"비밀 통로와 이어진 곳에 '사도의 알'과 관련된 흔적이 남아 있다. 우선 히카르도를 찾아. 그리고 알을 회수해라."
사도의 알! 마계의 부를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다는 로열 카지노의 욤이 위험을 무릅쓰고 손에 넣으려던 물건이었다.
약육강식이 당연시되는 이곳에선 거대한 마력이 담겨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엇이든 탐욕의 대상이 되었다.
스니프 케이는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욤과 다르게 그는 감당할 수 없는 물건을 유품으로 가져갈 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아니었다.
단지 누구나 탐낼 만한 목표를 쫓는다는 사실 자체에 기분이 고양되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곳엔 추격자 니우와 함께 움직이는 외부인들이 있습니다."
상기된 표정을 가라앉힌 스니프 케이가 말했다. "그것들이 끼어든다면 골치 아파질 텐데요."
"칙사가 이미 손을 써놓았다." 독헤드의 곰방대가 재차 연기를 뿜어냈다. "전투조와 약탈조 셋을 파견했다고 하더군."
"셋이나요? 조금 과한 반응이군요."
스니프 케이의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마계인들이 두려워하는 카쉬파의 힘은 물론 대부분 어비스를 이식한 간부들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이 거대한 조직이 문제 없이 굴러가는 데는 전투조와 약탈조를 비롯한 하위 조직원들의 역할이 더 크다.
워크맨이 파견한 전투조와 약탈조의 규모는 로열 카지노에서 일어난 내분 이후 남은 전력의 거의 절반이었다.
독헤드는 의문을 풀어주는 대신, 마지막으로 긴 연기를 뿜어낸 곰방대를 품 안에 갈무리했다.
"시간이 없다. 다른 조직들도 냄새를 맡은 모양이야. 날파리들이 더 꼬이기 전에 움직여라."
"알겠습니다. 개줄을 풀죠."
독헤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몸을 돌렸다.
"만약에 히카르도가 협조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개줄의 방식대로." 잠시 침묵하던 독헤드가 대답했다.
그녀가 떠나자 집무실의 두꺼운 나무 문이 스스로 닫혔다. 혼자 남은 개줄의 리더가 어둠 속에서 미소지었다.
스니프 케이는 생각에 잠긴 채 땅을 매만지고 있었다.
무언가 흔적을 찾는 것 같았지만, 사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나오는 그의 습관이었다.
쫓는 자의 가장 큰 미덕은 언제나 기다림에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신중을 기하는 일처리로 언제나 성공을 이끌어내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그도 조바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아무 것도 모르는 신참이던 그가 첫 추적을 나서던 날처럼.
독헤드의 명령을 받은 지도 벌써 사흘이 지났다. 그 사이 그는 동원 가능한 조직원들을 모두 동원해 밤낮으로 흔적을 쫓았다.
다른 단체들의 이목이 쏠려있다는 독헤드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희미해져가는 마력의 흔적을 더듬으며 추적하는 동안, 스니프 케이는 멀찍이서 자신들을 주시하는 시선을 몇 번이나 느꼈다.
아마도 고리타분한 테라코타나, 호기심을 풀기 위해서라면 관짝이라도 볼 고대 도서관의 마법사들이겠지.
독헤드는 워크맨이 손을 썼다고 했지만, 어쩌면 조직의 일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수호자들이거나 서클 메이지의 소환사들일지도 모른다.
평소라면 할렘 끝까지라도 추적해 쫓아냈겠지만, 당장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눈앞의 히카르도를 쫓는 일이 더 중요했으니까.
"젠장..."
다크 시티에서 이어진 흔적을 쫓아 그들이 도착한 곳은 을씨년스럽게 솟아오른 마천루였다.
이미 몇 차례에 걸쳐 마천루의 안개 속으로 사라진 부하들은 여전히 소식이 없었다.
그들은 개줄 내에서도 고르고 고른 자들이었다.
전투조만큼은 아니더라도, 목표를 척살하는 임무를 수행하기위해 훈련받은 자들.
그는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 사이 더 커진 것 같은 금색의 별은 불길한 빛으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얼마 전 저 곳에서 넘어온 괴물들이 밤의 마천루를 장악하고 있지만 않았더라도, 사흘 간의 노력은 이미 결실을 봤을 것이다.
그들이 쫓아온 흔적은 명백히 밤의 마천루 안으로 향해 있었다. 주변 어디에도 다시 나온 흔적은 없었다.
"어떻게 할까요?"
옆을 돌아보니 짧은 머리의 부관이 굳은 표정의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관의 얼굴에는 불안해하는 표정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어쩌긴. 여기까지 와서."
스니프 케이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빗어 넘겼다. 등 뒤에서 자신을 재촉하는 듯한 수십 개의 눈동자가 느껴졌다.
목표를 앞에 두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는 언젠가 잡고 있던 개줄을 놓치고 물어뜯길 것이다.
과거에 어비스 이식을 자처했던 그가 전대의 리더를 마나로 돌려보냈던 것처럼.
"짝을 지어라. 넓게 흩어져서 한번에 들어간다."
중심으로 갈수록 안개는 더욱 짙어졌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느낀 건 마천루의 안개 속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이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지르는 비명이 들려왔다.
안개 때문에 방향을 종잡을 수 없었지만, 분명 부관의 목소리였다.
비명소리를 신호로 삼은 것처럼, 아무런 기척도 없던 안개 속에서 무언가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스니프 케이는 본능적으로 몸을 숙이며 앞으로 굴렀다.
날카로운 발톱에 걸린 어깨의 살점이 뭉텅 뜯어져 나갔다.
그는 고통을 참으며 마력이 담긴 지팡이를 휘둘렀다. 고통에 찬 울음 소리가 울려퍼지며 안개 속에서 뭔가 끈 떨어진 연처럼 바닥으로 추락했다.
스니프 케이는 자신에게 달려든 것을 바라보았다. 네 발 짐승과 새를 합쳐 놓은 것 같은 모습의 괴물이었다.
지팡이에 가격된 복부는 깊이 패여 있었고, 두 쌍의 다리와 한 쌍의 날개가 바닥을 날기라도 할듯 힘없이 퍼덕거리고 있었다.
"스니프 케이님!"
자신의 뒤를 따르던 부하가 소리쳤다.
멍청한 것! 순식간에 부하를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스니프 케이는 그의 입을 틀어막는 대신 위험이 감지되는 방향으로 그를 밀치는 쪽을 택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얼빠진 부하의 표정이 보였고 이내 끔찍한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재빨리 자리를 벗어나 마천루의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 스니프 케이는 자신이 있던 곳을 돌아보았다.
안개 속에서 괴물들이 끊임 없이 몰려들고 있었다.
고통에 찬 비명은 계속해서 사방에서 이어지고 있었다.
때론 멀리서, 때론 가까이에서. 부하들의 비명을 뒤로 하고, 그는 서둘러 마천루의 중심으로 향했다.
모든 비명을 집어삼킨 안개 속의 괴물들이 자신을 발견하기 전에.
스니프 케이는 연신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깊게 심호흡을 했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부에 들이차는 열기는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았다.
확실하게 느껴지는 마력을 따라 움직인 방향은 마천루의 중심부였다.
그 사이 괴물들과 조우했지만, 마력을 최대한 억누르고 행동한 덕에 가까스로 별다른 충돌없이 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다.
마천루의 중심부가 가까워질수록 강대한 마력과 이를 동반한 열기가 느껴졌다.
보호를 위해 최소한의 마력으로 감싼 피부 위가 따가울 정도였다.
지면에서 뜨기라도 한 것처럼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이던 스니프 케이의 발이 마침내 멈췄다.
무너진 벽면의 그림자에 등을 기대며 스니프 케이는 터져나오는 탄성을 간신히 억눌렀다.
마침내 발견한 사도의 알은 마천루의 짙은 그림자 아래에서도 밝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혼자가 아니었다.
용을 닮은 거대한 괴물이 보물을 수호하는 용처럼 알의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괴물의 깃털은 붉게 불타오르는듯 일렁였고, 간혹 내쉬는 숨에서는 용광로처럼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나왔다.
저 괴물이 열기의 원인임이 분명했다.
'히카르도는?'
사도의 알은 찾았지만 아무리 주위를 둘러보아도 히카르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누구의 것인지 모를 미세한 혈흔이 바닥과 벽면에 남아 있을 뿐이었다.
어떡해야 하나? 사도의 알을 코 앞에 두고 스니프 케이는 고민에 빠졌다.
알을 지키고 있는 괴물에게서 느껴지는 마력은 만만히 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럴 때 잠깐 시선만 끌어줄 부하 하나만 있었더라도 그걸 이용해 알을 가지고 도망친다는 작전이라도 세워볼 수 있었을 텐데.
생각에 깊이 빠진 나머지, 그는 순간 자신이 가장 경계해야할 대상의 움직임을 놓치고 말았다.
피부로 느껴지는 열기가 지나치게 뜨거워졌단 생각에 고개를 드는 순간,
개줄의 리더는 시야에 가득 찬 붉은색과 함께 자신의 몸이 거칠게 내동댕이 쳐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2. 또 다른 부화 ]
"…젠장…."
얼음처럼 찬 빗방울이 마른 뺨을 에일 듯이 두드렸다. 번쩍, 눈을 뜬 그가 숨보다 먼저 뱉은 것은 욕지거리였다. 밤의 마천루 중심, 부서진 건물 더미 틈에 아무렇게나 처박혀 있던 스니프 케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습관처럼 귀밑머리를 꽂아 넘기고 옷 매무새를 확인하는 손의 떨림이 멈출 줄 몰랐다.
금색의 별이 발하는 빛조차 희붐해진 먹색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다. 조용히 땅을 적시던 비가 피딱지 앉은 그의 얼굴까지 씻어 내린다. 한참을 맞으며 숨을 골랐다. 속에는 여전히 씻기지 않는 것이 있어 입안이 쓰다.
사도.
그 이름의 무게야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까마득히 먼 옛날, 강력한 힘을 가지고 이 행성에 올라탔다는 이계의 존재들. 저들끼리만 알아보는 특별한 기운을 가졌다는 선택 받은 강자들.
하지만 언젠가부터 우스워진 것도 사실이다. 하루아침에 이 땅에서 모습을 감춘 자가 많았고, 그중 몇몇은 신분조차 불분명한 자들의 손에 처참히 죽임당했단 소문까지 돌았으니까. 할렘의 녀석들은 사도보단 카쉬파라는 이름에 몸을 떨었고, 고상한 척 시비를 따지고 들던 녀석들도 카쉬파의 영역 안에선 제 목숨 구걸하기 바빴으니까. 그렇다 해도…
사도, 이시스 - 프레이.
그 이름까지 얕본 것은 오만이었다. 테이베르스에서 넘어 온 괴물들의 힘은 압도적이었다. 일말의 망설임 없이 괴물들을 향해 뛰어든 '모험가'라 불리는 자의 기개 역시 높이 살 만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의 위에 '가장 높은 자'가 있었다. 모두가 탐냈던 어둠을 빨아들이며, 일련의 사건을 종결 지은 천공의 왕.
치욕스럽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사도는 강하다. 개줄의 리더라 해 봤자 저 역시도 개줄에 묶인 신세. 줄을 쥔 자의 명령을 따라 이곳까지 흘러들어 온 스니프 케이는 사도는커녕 그를 추종하는 괴물 앞에서조차 맥을 못 추는, 그저 그런 카쉬파의 졸개일 뿐이었다.
"하아. 비 맞는 건 끔찍하게 싫은데 말이지."
스니프 케이는 빗물에 젖어 진흙 범벅이 된 지팡이를 집어 들었다. 살덩이가 떨어져 나갔던 한쪽 어깨가 욱신거리며 고통을 전했다. 돌아갈 때가 되었다. 보고를 해야겠지. 마치기도 전에 숨통이 끊길지 모른다. 취할만한 정보를 물어왔다 해도 임무에 실패한 부하를 살려 둘만큼 자애로운 분들이 아니니. 문득, 이 지팡이질 한 번에 무력하게 죽어 갔던 하찮은 벌레들의 눈빛이 스쳐 간다. 존재감 없이 사라져 간 무대 위 단역들.
쿡, 하고 자조적인 웃음이 터지려던 찰나였다.
"…히카르도?"
홱 몸을 돌린다. 내딛는 발걸음에 점점 속도가 붙는다. 분명 그 녀석의 마력이다. 코앞에서 자취를 감췄던 것이 다시 이곳, 밤의 마천루에 나타났다. 언제부터 이곳에 있던 거지? 왜 다시 이곳에 나타난 거지? 수많은 의문이 스니프 케이의 머릿속을 헤집었지만, 지금 그를 움직이는 것은 단 하나의 집념이었다.
히카르도를 찾아야 한다.
와중에도 기척을 숨기고 발소리를 낮춘다.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 속 생생한 그 붉은 괴물의 둥지를 향해 되돌아 가고 있음을 알면서도 지체하지 않았다.
부하들을 찢어발긴 괴물의 모가지를 가지고 갈 수 없다면, 히카르도, 그놈의 생살이라도 뜯어 가는 것이 스니프 케이가 살 길이었다. 놈의 마력이 가까워질수록 본데없이 속이 들끓었다. 두려움 때문인지, 기대감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여기다.'
잠시 숨을 멈추고 주변을 살폈다. 닿기만 해도 타는 듯 뜨거운 숨을 뱉던 괴물도, 밤의 마천루의 어둠을 물리치며 존재를 과시했던 사도의 알도 보이지 않았다.
가만히 땅을 적시는 빗소리만이 일정할 뿐. 천천히 숨을 내쉬며 눈을 깜빡여 본다.
아니, 있다. 사도의 알이다. 사라지지 않았다. 빛을 잃었을 뿐이다. 부서진 건물 잔해 더미 사이에 얌전히 앉아 있는 사도의 알에는 압도적인 마력도, 빨려 들어갈 듯한 에너지도 남아있지 않았다. 전에 봤을 때는 저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난리통에 겉껍데기가 작살난 건가. 저래서야 가져가도 좋은 소리 못 듣겠는데. 안이 텅 비어서 뭐가 제대로 남아 있기나 하겠…
잠깐.
히카르도의 마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스니프 케이의 감각은 틀린 적 없다. 다시 한번 눈을 부릅뜨고 어둠을 꿰뚫듯 응시한다. 확인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부서진 알껍질 속에, 낮게 웅크린 무언가를.
스니프 케이는 웃고 있었다. 카쉬파 놈들 치고 제대로 써 먹을만한 놈 없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명색이 마귀의 리더라는 자가 이토록 멍청할 줄이야. 하지만 덕분에 살았다. 험한 꼴을 좀 보긴 했지만, 그 핑계로 쏟아지는 업무를 잠깐 미룰 수도 있을 것이다. 유유히 빗속을 걸어 깨진 알껍질 앞에 서고 보니, 이 고맙도록 덜떨어진 녀석에게 적당한 아량을 베풀어 주는 것도 좋겠다 싶었다.
"히카르도."
돌아오는 답이 없으리라는 건 예상했다. 지팡이 끝에 달린 뱀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되새겼다. 쫓는 자의 가장 큰 미덕은 언제나 기다림에 있다.
"이렇게 어설프면 어쩌잔 거야. 이래서야 내가 못 본 척 하기도 민망… 컥!"
알껍질에서 무언가 팍 하고 튀어나오더니, 별안간 스니프 케이의 숨통을 틀어쥐었다. 버둥거리며 만져보니 손, 분명 손이었다. 저항할 수 없는 강력한 아귀힘이 스니프 케이의 모가지를 잡고 천천히 들어 올렸다. 숨은 쉬어지지 않는데, 폐 속은 가득 채워지는 것 같다. 내장이 심장을 휘감는 듯한데, 두 눈은 감을 수가 없다.
부릅뜬 채 내려다본 알껍질 속, 그 어둠 안에 분명 그 녀석이 있었다. 언제, 왜, 어떻게…. 멀어져 가는 의식 속에서도 놓을 수 없는 물음들이 빗소리에 묻혀 사라져 갔다.
얼음처럼 찬 빗방울이 목덜미를 에일 듯이 두드렸다. 번쩍, 눈을 뜬 그가 입꼬리를 찢으며 소리 없이 웃었다. 밤의 마천루 중심, 부서진 사도의 알 앞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던 스니프 케이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비에 젖은 얼굴을 한 손으로 대충 훔친다. 관자놀이를 툭툭 치며 귓바퀴에 맺힌 물을 턴다.
목부분에 감긴 귀찮은 버클은 뜯어 버리고, 어깨를 한 번 으쓱 하고, 부서진 알 위에 마른 손을 올린다. 지팡이를 쓰지 않고도 흘려보낸 마력에 알껍질이 반응하며
몸을 띄운다. 이윽고, 그가 뒤돌아본다.
돌아갈 때가 되었다.

독헤드는 스니프케이에게 다크시티에 사도의 알에 대한 흔적이 남아있다고 말하며, 전투조와 약탈조가 모험가 일행의 주위를 돌린사이 히카르도와 알을 회수해 오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다크시티에서 이어진 흔적을 쫒아 검은 마천루에 도착한 척살조 개줄은 곧 무시무시한 사태와 직면하는데, 그것은 검은 마천루를 점거한 정체불명의 괴물들이었다. 이들에게 고립된 개줄은 하나 둘 사라지고 리더인 스니프케이만이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를 모면한다. 살아남아 마지막까지 임무를 수행하던 스니프케이는 심상치않은 기운이 강해지는 검은 마천루의 중심부에서 사도의 알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알을 품고있는 요상한 괴물도 함께.
스니프케이는 알을 가져갔다고 생각한 히카르도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의아해하던 도중, 자신의 기척을 느낀 괴물의 습격을 받아 치명상을 입는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스니프케이는 자신이 기절한 사이 사도의 알에서 강대한 마력이 사라진것을 느끼곤, 가져가 봐야 좋은소리는 못듣겠다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이내 히카르도의 기척을 느끼고 생각을 다잡는다. 이어서 히카르도가 알껍질에 기생하여 숨어있다는 것을 깨달은 스니프케이는 알에 다가가 겁에 질린 히카르도를 조롱하지만 돌연 알껍질 속에서 히카르도의 손이 뻗어나와 그를 자신의 숙주로 만들어 버린다.
이후 새로운 몸과 마력을 가지게 된 히카르도는 머리를 쓸어넘기며 발을 옮긴다.

10. 전조


[image] [image]

결정화 된 어비스라, 불안정하긴 하지만 흥미로운 발상이군.

칙사 워크맨

비록 미끼 작전의 실패로 인해 상당수의 병력을 잃었지만 워크맨은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는 듯,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아니, 오히려 그의 관심사는 전혀 다른곳에 있었다. 그는 집무실에서 우연찮게 입수한 어비스의 '''결정조각'''을 보며 흥미로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순수한 에너지체인 어비스를 물질로 가공하여 무기에 장착할수만 있다면, 이식의 위험부담을 대폭 줄임으로서 조직의 전반적인 전력을 상향 평준화 시키는것도 꿈이 아니었다. 언제나 방패막이로만 낭비되었던 말단 조직원들을 제대로된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결정화된 어비스가 보란듯이 보여주고 있었다.
바로 그때, 워크맨의 제자이자 상급 약탈조 블루스카의 리더인 '''침묵의 세르게이'''가 집무실에 들어온다. 다른 조들이 미끼작전에서 모험가와 혈투를 벌일때, 그는 개별적인 임무를 맡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었다. 이윽고 세르게이는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는 듯이 누군가를 대령했는데, 온몸이 결박당해 바닥에 내던져진[13] 남자의 정체는 놀랍게도 천계의 반역 세력이었던 카르텔의 숨겨진 지배자, '''지젤 로건'''이었다. 과거 천계와의 전쟁에서 참패하고 차원 이동장치로 도주했던 그는 루크의 죽음 이후, 죽은 자의 성에 숨어들어와 그의 기술력을 훔치곤 오랫동안 종적을 감췄다. 그런 지젤이 바로 지금, 이렇게 나타나 워크맨의 집무실에 널부러져 있는 것이다.
이에 워크맨은 만족스러운 결과라는 듯 미소지었으며 지젤 역시 미묘한 웃음끼를 보인다. 이는 지젤과 카쉬파간에 모종의 유착이 존재함을 암시하고 있었다. 카쉬파가 무언가를 꾸미고 있는것이 틀림 없다.

11. 제2차 마계회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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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마천루에서 벌어진 프레이-이시스와의 전쟁이 끝나고 마계의 대표자들이 사태 수습을 위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곧 다가올 마계 역사상 두 번째 화합의 날을 기대해 주십시오.

밤의 마천루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태 이후, 마계의 정세는 용의 전쟁 직후를 연상케 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큰 싸움으로 통제력을 상실한 마계, 사라진 사도의 알, 지금까지 회합의 규율에 의거하여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적절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던 마계의 단체들도 현재는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들어 혼란의 해결안을 궁리하기 바빴다. 당연한 일이었다. 밤의 마천루에서 벌어졌던 일은 마계의 존망이 걸린 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테라코타[14]의 수장인 '공허의 론'의 주재 하에 마계의 세력들중 가장 영향력있는 여섯 조직을 엄선하여 제 2차 마계회합을 열기로 하고, 이들이 앞다투어 할렘으로 파견을 오게 된다.
여기서 이변이 일어나는데, 카쉬파가 '할렘해방'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파이의 참석을 요구한 것이다.[15] 본디 회합의 규율은 안톤보다도 무거운 것, 비록 정의감으로 인한 것이긴 했어도 타 조직의 영역에 관여하는 것은 엄연한 위반 행위였으므로, 카쉬파의 요구는 지극히 온당한 것이었다. 이에 모험가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고, 카쉬파가 자신을 찾기위해 온 마계를 이잡듯이 뒤지고 있음에도 자진하여 회합의 참가 의사를 밝힌다. 본래라면 외부인인 모험가가 회합에 참가 한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 역시도 파이의 의사에 가담하여 할렘을 해방한 장본인이었기에 해당 안건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공허의 론'은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여 모험가의 요청을 흔쾌히 승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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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움 내부에 모인 각 단체의 대표들은 서로를 견제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이를 중재 한것은 가장 뒤늦게 참석한 워크맨. 그리고 뒤이어 들어온 침묵의 세르게이와 정신 해방자 케파도나였다. 엄숙하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처음으로 입을 연것은 소환사 케이트였다. 그녀는 할렘을 카쉬파의 영역으로 인정했을 뿐이지 주민들을 노예로 삼는 폭거를 인정한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비난하지만 워크맨은 '''그것이 그녀 개인의 의견인지, 아니면 서클메이지의 대표로서 하는 말인지'''를 물으며 케이트의 말문을 막아버린다.[16]
그는 카지노가 내분으로 무너져내리는 사이 암시장을 장악하고 노예들을 해방시킨 모험가 일행을 들먹이며 두가지의 요구사항을 말한다. 첫째는 다시는 할렘의 정세에 관여하지 않을 것, 두번째는 파이의 신병이었다. 그녀를 카쉬파의 방식으로 처벌하여 규율을 어긴자의 말로를 본보기로 보여주겠다는 것. 워크맨의 요구에 케이트와 니우가 거세게 반발하는 한편, 론 역시 그의 처사가 너무 가혹하다며 센트럴파크에서의 근신을 요구한다. 하지만 워크맨의 의사는 굳건했다. 아무리 인면수심의 악인들로 이루어진 카쉬파라도 이번 일에 있어서는 정당하게 책임을 물을 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파이는 카쉬파에게 넘어갈 위기에 처하지만,

이렇게 모여 있으니 옛생각이 나는군. 그 때와 얼굴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좋아, 내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회합의 방식대로 해결하는 건 어떻소?

칙사 워크맨

대표들의 거센 반발 끝에 워크맨은 카쉬파가 '''사도의 알을'''을 입수했다는 사실을 공표하며 과거 '1차 마계회합' 때처럼 힘으로 승부하여 우승자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그는 케이트의 서클메이지와 니우의 수호자들을 제외한 다른 조직들이 밤의 마천루에서 벌어진 사건의 부스러기라도 먹기 위해 모여든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이시스의 알을 우승품으로서 내놓는다. 할렘에서 벌어진 사건과 사도의 알에 흥미가 많았던 각 세력들은 그의 요청에 동의하며, 니우와 모험가도 파이를 구하기 위해 어쩔수없이 참가하게 된다.[17][18][19]
케이트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할 당위성이 충분했던 워크맨이 굳이 이시스의 알껍질을 빌미로 2차 회합을 연것에 그 진의를 의심하지만, 롬은 엄중한 회합의 규율을 앞에두고 꿍꿍이를 꾸민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며, 설사 그런 짓을 저지른다 하더라도 회합에 모인 모든 세력을 적으로 돌리게 될것이라고 일축, 그렇게 2차 마계회합은 1차 때처럼 마계의 주요 세력들이 혈투를 벌이는 투쟁의 장소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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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의 비호를 받는다고 너무 방심했군, 공허의 론. 우리가 언제까지 너희들의 장단에 맞춰 놀아줄 거라고 생각했나?

칙사 워크맨

모험가가 각 세력의 수장들을 상대로 선전하며 회합이 무르익어갈 무렵,[20] 급작스레 카쉬파의 조직원들이 회합장에 난입하여 소동을 일으킨다. 이에 회합으로 지친 각 세력들의 수장과 간부들이 포위되는 위기상황이 발생하지만,[21] 모험가의 활약으로 카쉬파의 간부인 세르게이와 케파도나가 하나 둘 쓰러지고 마침내 모든 일의 주모자인 워크맨과 대치, 그의 막강한 공세앞에 고전하지만 혈투끝에 그를 물리치는데 성공한다. 이로서 회합장에 난입한 카쉬파는 일단 후퇴하여 상황이 진정되는 듯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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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늦었다. 거대한 흐름은 이미 시작되었으니, 조약돌 몇 개 던진다고 해서 밀려오는 파도를 막을 수는 없는 법.

모든 것은 그 분의 의지대로...

칙사 워크맨

카쉬파의 별동대는 이스트 할렘에서 때를 기다리다가 각 세력의 수장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미 거점을 습격한 상태였다. 즉, 회합장의 습격은 단순히 수뇌부들의 발을 묶기 위한 미끼에 불과했다는 것. 이는 카쉬파가 아무리 막나가도 마계 전체를 적으로 돌릴 정도로 무모한 짓을 할리는 없다는 론의 주장과 상반된 결과였다. 물론 론의 말은 사실이었다. 카쉬파는 위협적인 조직이지만 마계의 모든 세력을 적으로 돌릴 정도로 강대하진 않았다. 지금껏 각 조직들의 견제하에 마계가 균형을 이루고 있던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무언가 달랐다.
지금의 카쉬파는 과거와 달리 압도적으로 강해진 상태였고, 기존의 제멋대로였던 모습이 무색하게 군대처럼 일사분란한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 습격으로 인해서 '세컨드 팩트'는 퀸즈에 위치한 거점이 궤멸, 서클메이지와 고대 도서관은 가까스로 버텨내는 수준에 그쳤으며 기타 군소 조직들은 모두 카쉬파에게 점령당하고 만다. 이 사태에서 무사한 조직은 회합장에 임시 막사를 설치하고 진작에 철수했던 테라코타 뿐. 기하급수적인 영역확장, 보다 체계적인 행동력, 더욱 강대해진 무력까지[22], 카쉬파가 마계를 상대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음은 명백했다.

12. 마계 대전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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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트할렘 중심, 카쉬파의 본부에선 그들만의 회합이 진행되고 있었다. 카쉬파의 정신나간 작태를 마음에 들어한 지젤은 어비스를 결정으로 가공하는 기술을 선보임으로서 그들의 신뢰를 얻었고, 그로 인해 어비스의 에너지와 자신의 과학지식을 결합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실험환경을 제공받는다. 그 조건으로 지젤은 가공기술을 제공하여 어비스 무기의 양산을 순조로이 진행했고 어비스를 이식한 간부들을 생사에 상관없이 더욱 강하게 개조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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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히카르도는 스니프케이의 육체를 숙주삼아 무사히 이스트 할렘에 도착한다. 그는 이시스의 알을 무사히 가져왔지만, 중요한 것은 히카르도 그 자신이었다. 히카르도가 이시스의 알껍질에 기생하고 있는 동안 그가 알에 남아있던 이시스의 잔재를 모조리 흡수한 것이다. 때문에 히카르도는 굉장히 불안정한 상태였다. 언제 터지고, 언제 날뛸 지 가늠할 수 없다.

어서 묶어. 내 정신이 조금이라도 온전할 때 말이지.

심장 파멸자 히카르도

부수장 독헤드는 히카르도의 부탁에 따라 강력한 마법으로 그를 구속하곤 쉘터에 감금시켰다. 히카르도는 자신이 흡수한 이 힘의 위험성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감당하지 못하고 폭주하여 자신이 찬미해 마지않는 사르포자에게 해가 될 것을 염려한 것이었다. 그는 기다렸다. 몸 속에 있는 이 거대한 힘을 온전히 잠재울 수 있게 될 그날까지.
검은 눈의 사르포자는 과거 최 상류층이 거주했다는 멘션 드 사르포자의 꼭대기에서 이스트 할렘의 전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2차 마계회합의 습격 이후, 카쉬파의 무시무시한 힘에 굴복한 자들과 단순히 힘을 원하는 범재들, 복수를 꿈꾸는 복수자등, 수많은 유랑자들이 카쉬파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어비스의 힘이 담긴 무기를 부여받고 손쉽게 힘을 취하였으며 사르포자는 어마어마하게 불어난 조직원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켜 강력한 군대로 양성시켰다. 그의 시선 아래에는, 아마도 마계에서 가장 거대한 규모의 군대가 탄생하고 있었다. 사르포자는 자신이 꿈에 그리던 때가 다가오고 있음에 남다른 감개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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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그는 카쉬파에서 나름 능력있던 인물 중 하나긴 했어도 지금처럼 마계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자는 아니었다. 그는 어느날 동료들을 이끌고 마계의 왕인 '''카인'''에게 도전했으며 무참히 패배하여 송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두번째 기회가 내려졌다. 그는 연옥과도 같은 음침한 곳에서 무언가를 마주했다.

검고 붉은 액체가 사방에서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사이에서 누군가 남자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고개를 돌린 남자는 형체를 특정할 수 없는 무언가와 마주쳤다. 그것은 남자에게 다가와 새로운 생명을 주겠노라고 말했다. 그리고 '''예언이 찾아갈 것이며,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불꽃'''을 계시삼아 이를 행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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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포자는 이것이 초월적인 존재가 내린 전언이라 생각했다. 이윽고 새로운 생명과 함께 깨어난 그의 눈앞에는 그것이 말한 예언의 비석이 있었으며,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

능히 모든것을 이룰 수 있으되 찬양하는 이가 없고, 어둠 속을 떠돌되 임하여 뜻을 이룰 곳이 없으니, 영광되게 할 것과 거하고 안식될 곳을 새로이 만들자 하니, 창조는 곧 소멸이거니와 오직 소멸로만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으리니, '''그들 중 열 둘'''을 선택하리라. 선포하노니 희생은 거룩한 것이요. 오직 '''시련으로 연단된 '칼''''만이 심장을 꿰뚫어 위대한 의지에 회귀하도록 하리로다. 희생의 끝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오직 둘 만이 남았으되, 이들은 '''죽음이 두려워하는 자'''와 '''찬연한 이술을 감춘 자'''이니. 이들은 소멸하지 않고 영원한 존재로 남을 것이라. 이것이 곧 신세의 시작이로다 하니라.

사르포자는 이것이 말하는 '죽음이 두려워하는 자'가 자신이라 생각했고 희생될 열 둘의 존재를 사도라고 여겼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신이 나타나 두번째 기회를 부여하고 못 다한 임무를 행하라고 종용할리가 있겠는가, 이후 사르포자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붉은 불꽃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그는 모든 사도를 물리치고, 새로운 세계를 지배할 신이 되겠노라 마음먹었다.
불꽃은 떨어졌고, 그것은 그의 수중에 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13. 마계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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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마계의 운명은 사도들이 좌우했다.

검은 눈의 사르포자

카쉬파와의 싸움을 종전짓는 최후의 결전.
카쉬파의 기습 공격으로 인해 마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수많은 세력들이 궤멸되어 카쉬파의 휘하로 흡수된 가운데, 마계를 대표하는 네 조직을 포함, 여러 조직들의 잔당들은 최전선인 센트럴파크를 사수하기 위해 연합을 꾸려 한자리에 모인다. 그동안 이념과 사상이 달라 서로 우호적이지 않던 마계의 각조직들이 카쉬파 토벌이라는 동일한 목적 아래에 협력한 마계연합을 구축해 반격을 하고 고지를 눈앞에 두던 카쉬파는 일보 물러난다. 이 틈을 타 소환사 케이트는 센트럴파크에 방어전선을 구축하고, 암시장에 머물러있던 수호자들은 가까스로 카쉬파의 별동대를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엘팅 메모리얼을 임시 작전본부로 삼아 집결한 마계연합은 카쉬파의 압제로부터 살아남은 잔존 조직들이 한자리에 모여 카쉬파와의 전면전이 두렵지 않을 기세로 불어났다. 이렇게 구축된 마계연합은 카쉬파의 침공으로부터 언제까지 물러서기만 할 수는 없다고 판단, 카쉬파가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하기 전에 속히 이스트 할렘으로 나아갈 계획을 꾸린다.

14. 1차 진입


계획은 이러했다. 엘팅 메모리얼에는 과거 힐더의 불호령을 피해 데빌걸들이 도망쳐왔던 비밀 통로가 있었다. 마계연합군이 반격해오는 카쉬파를 막아서며 시선을 끄는동안, 마계의 최정예 전력은 통로를 통해 은밀하게 이스트 할렘으로 진입하고, 서로 흩어져 카쉬파의 총력을 피해 나선의 왕좌로 나아가는 것이다. 본래라면 적진에서 흩어지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었지만, 이쪽에는 사도와의 싸움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강자 중에 강자인 '''모험가 일행'''이 있었다. 때문에 서로 흩어지더라도 카쉬파의 주의는 모험가 쪽으로 쏠릴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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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테라코타의 돌아온 레이진 팀은 '리버스 스트리트'에서 직격의 워즈워스와, 고대 도서관의 이키 팀은 '아카데미'의 '백녹의 시슬레'와 서클 메이지의 시모너 룸과 세컨드 팩트의 스밀라는 지하도의 '''타고르'''와 대치, 격전 끝에 그들을 따돌리고 왕좌로 진입한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일이 너무 잘 풀려가고 있었다. 진입조를 막아선 카쉬파의 간부들은 허무할 정도로 쉽게 길을 내어줬으며, 멘션 드 사르포자를 지키고 있던 부수장 독헤드마저도 사르포자의 명에 따라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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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앞을 지키고 있던것은 이시스의 힘으로 흉측하게 변해버린 히카르도였다. 히카르도와 애증의 관계였던 니우는 결판을 짓고자 치열한 전투를 벌이지만 이전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해진 히카르도의 공세에 밀려 결국 패배하고 만다. 이 기세를 이어 히카르도가 마계연합을 막아서려는 찰나 지젤이 나타나 봉인구로 히카르도를 구속한다. 분노에 미쳐 날뛰는 히카르도에게 독헤드는 계시의 때가 오지 않았다는 수장의 전언을 전하며 왕좌에 설치 해놓은 마법을 발동, 진입조를 이스트 할렘의 '침묵의 예배당'으로 워프 시켜버린다.

15. 2차 진입


카쉬파는 진입조가 추방된 틈을 타서 전 병력을 이스트 할렘으로 집결시켜 태세를 정비한다. 하지만 많은 수의 병력이 이스트 할렘에 도착하지 못했는데 이는 마계연합이 카쉬파군을 전선에 붙들어 놓음으로서 진입조를 방해하지 못하도록 발을 묶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쉬파의 핵심 전력들은 이미 이스트 할렘에 도착한 상태. 진입조는 다시금 엘팅 메모리얼의 비밀통로를 이용하여 이스트 할렘에 돌입하지만, 카쉬파는 그들의 발자취를 조사해 잔입로를 알아낸 후였고 결국 이스트 할렘에 재돌입한 진입조를 맞이한건 미리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카쉬파의 최정예 전력이었다.

15.1. 베르나르도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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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아아! 얼굴을 뜯어주마!'''

얼굴 수집자 베르나르도

카쉬파의 이름높은 강자 베르나르도는 미끼작전에서 모험가에게 무참히 패배하여 모든 얼굴을 잃어버렸으며 어비스는 파괴되어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 베르나르도는 절망에 빠져 영혼이 나간 존재처럼 허망한 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젤 로건은 그에게 새로운 얼굴들을 주었으며, 이미 잃어버린 얼굴들도 복원해주었다. 베르나르도의 육신엔 전과 다른 힘이 넘쳐흘렀다. 비록 지젤의 개조로 인해 몸이 뒤바뀌었지만 상관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만든 모험가에게 복수할 날만을 고대해왔고 바로 지금, 그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렇게 피흘리는 지하도에서 진입조를 맞이한 베르나르도는 전력을 다해 그들을 몰아붙히지만 결국 패배하여 다시한번 모든 얼굴을 잃어버린 채 사망한다.

15.2. 타고르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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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가, 지젤 님의, 적. 앞으로, 가게 둘 수, 없어."

"아까 우릴 막았던 상대군요. 스밀라."

"흥, 기껏 따돌렸더니 또 따라붙었군. 재수 없는 계집애."

트라우마 욤의 카지노를 탐내어 하극상을 벌였던 타고르는 자신의 꾀가 들통나여 욤에게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하지만 그녀의 결계마법은 지젤의 흥미를 돋구었고 결국 코마 상태에 빠진 그녀의 육체는 지젤의 실험체로서 사용되었다. 그 결과, 지젤의 최고 걸작이라고 할만한 결과물이 탄생했다. 온몸이 기계로 대체된 타고르는 미사일과 레이저 캐논등의 무기를 장비한 인간 병기로 거듭났으며, 결계는 더욱 강해져 차원마저 격리시킬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 대가로 그녀는 자신의 의지를 잃은 채 지젤의 명령에만 따르는 인형이 되었다.
타고르는 모든 병기를 동원하여 모험가를 막아섰지만 강한 자극을 받을 때 마다 본래의 인격이 돌아옴으로서 큰 고통을 호소했다. 이율배반적인 상황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이런 꼴로 만든 지젤을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동시에 지젤을 위해 싸우고 있던 것이다.

여긴, 어디? 어두워. 그림자? 뱃 속...?

타고르, 복수해야 해. 타고르, 가만두지 않아.

힘이... 안들어가... 무거워... 싫어, 차가운 바닥. 싫어, 소름 끼쳐. 싫어.

반짝이는...거, 모두...타고르... 가지고...싶은 거... 아직, 많아.

타고르, 가질...거야. 가질 거야. 가질 거...

타고르

결국 타고르는 무참히 파괴되었고 차디찬 바닥에 널부러져 죽음을 두려워 하다가 기능을 정지하고 만다. 그리고 그녀의 최후를 지켜본 모험가는 한때의 도움을 잊지못해 침통해하다 이를 본 스밀라가 '악인에게 빌어줄 명복 따윈 없다'는 말을 듣고서야 그녀를 뒤로한다.[23]

15.3. 시슬레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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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걸... 저 마도학자는 연구에 빠져 자신의 본모습을 잃어버렸군요.

돌아온 레이진

백녹의 시슬레는 마도학자로서 저질러선 안될 금기를 범하고 말았다. 마도학자는 호기심을 탐구하는 직종, 하지만 모든 것엔 넘지말야할 선(Line)이 존재하듯이 마도학 또한 선이 존재했다. 호문쿨루스 연구에 온 인생을 바쳤던 시슬레는 결국 그 자신마저도 실험체로 사용하여 끔찍한 괴물이 되고 말았다. 그녀는 여지껏 자신의 추악한 몰골을 감출 수 있는 호문쿨루스의 육체를 사용해왔지만 1차 진입에서 룸과 스밀라에게 마지막 육체가 파괴된 지금,[24] 그녀는 마침내 형언할 수 없는 기괴한 형태를 드러내어 토벌단을 맞이했고 끝내 뒤틀린 연구는 마침표를 찍게된다.[25]

15.4. 케파도나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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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합 습격이 실패로 돌아가고, 상관이었던 세르게이와 워크맨은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도주하는데 성공했으나, 양 손의 어비스가 큰 손상을 입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 이에 지젤은 자신의 역작 중 하나인 건틀렛을 그녀의 팔에 이식한다. 케파도나는 이전과는 다른 파괴적인 힘을 얻었으나, 그 대가로 자신의 장기였던 정신해방 마법을 잃고 말았다. 이후 그녀는 사르포자의 호위대장인 워즈워스와 함께 리버스 스트리트의 길목을 지키게 되고, 토벌단과 복수 대상인 모험가를 맞이해 전투를 벌이다 사망한다.

15.5. 워즈워스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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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부수장이 말한 골칫덩이들이 모두 모여 있었군.

약속의 때가 오리니... 이제 곧 새로운 세계의 신을 영접할 시간이다.

자꾸 물을 흐리는 녀석들을 그분께 보낼 순 없지. 너흰 못 지나간다!

직격의 워즈워스

워즈워스는 어비스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부단한 노력 끝에 사르포자의 신임을 얻은 강자였다. 그는 그 자신의 힘에 대해서 절대적인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때문에 외부의 요소로 부터 힘을 빌리는 것을 범해서는 안될 인생의 철칙이라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경우가 다르다. 마계에 둘도없을 대전쟁이 벌어진 지금, 그는 주군인 사르포자를 지키기 위해 더욱 강한 힘을 취해야만 했다. 결국 그는 어비스를 이식받았으나, 마지막 까지 자신의 인생관을 굽히지 않고자 지젤에게 어비스의 힘을 조금이라도 억제할 수 있는 갑주를 의뢰했다. 일전에 워즈워스는 계시의 때가 도래했다 여겨 쉽게 길을 내어줬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그는 사르포자가 말한 계시의 때를 기다리며 전력을 다해 토벌단을 막아선다. 그리고 혈전 끝에 패배한 워즈워스도 사망한다.

15.6. 지젤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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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보자... 탈출까진 아직 여유가 있으니 잠깐 상대해주도록 할까? 올라오면서 얻었던 기술들도 시험해볼 겸 말야.

지젤 로건

지젤은 우연히 도착한 마계에서 발견한 어비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에 매료되었다. 그가 카쉬파와 손을 잡은건 그들의 성향이 자신과 일치했기 때문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어비스가 가진 무안단물의 에너지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의 흥미는 오로지 어비스의 힘과 자신의 과학이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일궈내는가에 있었고 카쉬파의 미래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물론 자신의 연구가 카쉬파에게 만족스러운 전력을 안겨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이렇게 마계연합과 치열하게 싸워주고 있지 않은가. 충분한 데이터도 얻었고 성과도 확실히얻었다. 도망칠 것이라면 지금이 적기일 터였다.
같은 시각 토벌단은 길을 탐색하던 도중 우연찮게 지젤의 비밀 연구소를 발견하게 되고, 지젤은 도망칠 시간을 벌고자 자신의 연구성과로 일궈낸 걸작 메카닉 지젤 mk2[가칭]에 탑승하여 토벌단을 상대한다. 결국 메카가 파괴되자 지젤은 차원이동 장치를 발동시켜 황급히 도주한다.

15.7. 독헤드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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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은 지금 바빠. 너희 같은 날파리들이랑 놀아줄 시간이 없단 소리지.

수인 노예였던 독헤드는 태생적으로 강한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카쉬파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동료 노예들과 도주를 시도했던 과거, 수장인 사르포자가 직접 노예들을 척살하러 나섰다. 하지만 그건 명목상의 이유일 뿐, 단순한 사냥에 불과했다. 도망치는 사냥감을 죽이고, 형체가 남아있는 시체에서 눈알을 뽑아 수집하는, 그의 해괴망측한 취미의 일부인 것이다. 하지만 독헤드는 포기하지 않았다. 들리는 소문으로 사르포자는 관용이 넒은 리더였다. 제아무리 인간만도 못한 수인이라도 쓰임이 있다면 손을 뻗을 아량이 있다는 것이다. 독헤드는 그 소문을 시험했고, 성공했다. 눈앞에서 선보인 마력 덩어리는 사르포자의 흥미를 돋구었고, 독헤드는 그에게 거둬졌다. 이후 그녀는 자신이 가진 뛰어난 재능을 적극 활용하여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고, 그 끝에 사르포자의 마음에 들게되어 부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독헤드는 사르포자에게 충성심 이상의 연정을 품고 있었고, 사르포자도 이를 거부하진 않았다. 그녀는 누구보다 사르포자와 가깝고 밀접했던 존재였던 것이다.
이후 토벌단이 다시금 침묵의 예배당에 도달했을 때 독헤드는 길목을 막아서고 강력한 암흑 마법을 이용하여 토벌단을 압박했으나, '계시의 때'가 도래했음을 직감하고 사르포자의 왕좌로 후퇴한다.

15.8. 히카르도의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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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내 몸이!!

힘을 제어할 수가!!! 아아아아아아~!!

심장 파멸자 히카르도

여전히 왕좌를 지키고 있던 히카르도는 자신이 품은 이시스의 찌꺼기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오만에 빠져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르포자가 워즈워스를 대신하여 자신을 곁에 둘리가 없지 않은가. 자신을 구속하던 지젤은 이미 달아났다. 더이상의 방해물은 존재하지 않을 터. 히카르도는 앞으로 있을 싸움에 대해서 자신이 넘쳤고 이번에야 말로 자신을 물먹인 모든 존재들을 찍어 누르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다시금 토벌단을 맞이하여 격전을 벌이던 그는 이시스의 힘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폭주하는 것을 느꼈고''', 결국 흘러 넘치는 힘을 통제하지 못해 패배하고 만다. 분에 찬 히카르도는 욕지꺼리를 갈기며 멘션 드 사르포자의 꼭대기인 나선의 왕좌로 도주하는데...

15.9. 검은 눈의 사르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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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 많았다. 모든 것은 계획대로다.

사르...포..... (히카르도)

나선의 왕좌에 도달한 토벌단의 눈에 펼쳐진것은 도주한 히카르도의 육체에서 이시스의 힘을 흡수하고있는 '''검은 눈의 사르포자''' 였다. 그는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약하지만 한번 타오르면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이시스의 힘이 최대한으로 농익은 이때를 기다린 것이다. 히카르도가 이 위험한 힘을 마음껏 휘두르게 놔둔것도 모두 그의 힘을 흡수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했다. 이것이 그가 말한 '계시의 때'였다. 사르포자는 압도적인 원소공격과 이시스의 힘으로 토벌단을 거세에 밀어붙힌다. 자신을 가로막는 모든 시련을 넘어서고 새로운 세계의 신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때가 도래한 지금 시련으로 연단된 칼날이 되어 죽음이 두려워하는 자가 되기 위해 눈앞에 자신을 연단시킬 시련인 토벌단과 모험가 일행과 격돌한다.

16. 전쟁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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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대로라면 그는 시련을 넘어서고 승리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전투가 이어질수록 사르포자의 패색은 점점 짙어졌다. 힘에 부치고 지쳐갔으며 이시스의 힘을 완전히 개방했지만 패색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전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르포자는 여전히 예언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에겐 두눈의 어비스 뿐 아니라 또 하나의 어비스가 있었다. 그것은 사도들의 힘을 흡수하기 위해 심장에 박아넣은 어비스의 심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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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심장의 어비스로부터 기력을 모두 회복하곤 싸움에 지쳐있는 토벌단에게 모든 힘을 쏟아부은 최후의 일격을 선사한다. 이때 제 3 사도 이시스-프레이가 나타나 그의 공격을 막아서지만 이시스와의 전투로 휴유증을 앓고 있었기에 결국 부상을 입고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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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포자는 쓰러진 프레이를 조롱하며 예언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지만, 방금의 일격이 이스트 할렘에 널려있던 어비스 조각들과 공명을 일으키며 마계 전역에 거대한 차원의 폭풍이 일어나게 되고, 사르포자와 독헤드는 폭풍 속으로 빨려들어간다.[26] 이 차원 폭풍의 영향으로 멘션 드 사르포자는 붕괴되었고, 아라드와 천계, 마계를 유지해주는 벽은 허물어져 세 세계는 극도의 혼란 속으로 치닫는다.
이렇게 사르포자는 실종되어 실각, 구심점을 잃은 카쉬파는 와해되어 패전한다.

17. 현황 및 전망


마계대전에서 사르포자, 독헤드, 케파도나, 히카르도, 워즈워스를 중심으로 기존에 생사가 불확실 했던 타고르, 시슬레, 베르나르도와 체르막이 쓰던 마검 바키라까지 다시모아 조직을 재편한 카쉬파는 지젤의 개조까지 거친 조직원들로 모험가들과 마계의 대표조직들을 제거하려했지만 마계의 대표조직들의 리더와, 대표들이 모험가와 함께 카쉬파의 본부를 기습해 격전끝에 카쉬파의 간부들은 사르포자와, 독헤드를 제외하고 전멸한다. 살아남은 사르포자와 독헤드 역시 전이의 폭풍으로 다른 행성[27]으로 날아가 구심점마저 사라져 잔당만 남았다. 그리고 그 동안 세베린으로 모습과 이름을 숨겼던 주문기만자 자스라가 등장해 남은 카쉬파의 전력을 모아 새롭게 조직을 개편해 테라코타와 모종의 협약을 맺는다.[28]
마계 대전 종전 후 티모시의 대화를 보면 이름만 같은 아예 다른 조직으로 변했다고 한다. 수장이 바뀌어서 그런지 예전의 살기 등등했던 카쉬파의 모습은 사라진데다 약탈이나 납치도 안하는 덕분에 할렘의 암시장도 제법 살기 좋아져서 조금씩 사람도 모여 활기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1] 마계 대전 백녹의 시슬레의 두번째 설명문에 밝혀지기를 오퍼레이션 : 호프를 진행하던 지역이 브롱크스 일부로 밝혀진다.[2] 애시당초 마계엔 정부도 법도 없다.[3] 비슷한 위치의 적대세력인 천계의 카르텔과 비교해보면 카르텔 역시도 서로의 완고함 때문에 말다툼을 하거나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면서 계략을 짜고 남몰래 배신할 마음을 품는 등 조직원들 끼리 신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만 적어도 이들은 카쉬파처럼 서로가 대놓고 뒷통수를 치는 정도는 아니다. 어쩌면 던파의 적대 세력들 중 사상 최악의 막장 콩가루 집단이다.[4] 카르텔의 경우는 천계정복이라는 확고한 목표가 있으며, 그 과정에서 카르텔의 위세를 능가하는 거대세력인 지벤 황국을 적으로 두었기 때문에 서로 내분을 벌일 여력조차 없었다고 보는것이 맞다. 반면 마계의 카쉬파는 그 자체가 사실상 마계의 지배세력이고, 모험가가 나타나기 전에는 조직의 안위를 위협할 큰 적이 없었으니 자기들끼리 내분 일어나는것은 이렇다할 대의없이 사리사욕만을 위해 일어선 범죄조직으로서 당연한 수순이었다.[5] 이 요괴의 구성원중 한명은 훗날 사신에게 두번째 인생을 받고 던전 앤 파이터의 직업군중 하나인 남마법사가 된다.[6] 이에 카쉬파 적대세력인 수호자들의 리더 니우가 유성의 소재를 조사하기 위해서 할렘으로 향하게 된다.[7] 물론 정말로 사도의 알이라 생각한 이는 거의 없었으며, 단지 알이 품은 마력이 너무나도 강대한 것이었기에 붙힌 중의적 명칭이다.[8] 카쉬파는 모험가가 루크를 포함해 여럿의 사도를 물리친 대영웅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9] 정확히는 모험가 일행이 니우를 찾고 있을 때 이미 돌아온 상태였다. 길이 엇갈린 셈[10] 물론 대외적인 쇼이고 실제로 내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11] 서로 상극인 둘을 전장에 붙여놓음으로서 파탄내는것이 목적이었다. 실제로 몬데그린은 마력이 바닥나자 타고르를 죽여 마력을 빼앗으려 했고 타고르는 애초부터 몬데그린을 적대하고 있었다.[12] 로열 카지노에서 나타난 괴조무리도 이시스의 추종자였다.[13] 스토리 작가의 말로는 아주 정중하게 모셔진 거라고 한다.[14] 마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조직으로 대부분 엘리멘탈 마스터로 이루어져 있다.[15]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 니우와 케이트가 파이의 생각을 뜯어말린 것이다.[16] 조직의 대표로서 한 발언이라면 언제든지 전면전을 치룰 의사가 있다는 소리다.[17] 따지고보면 니우와 모험가는 같은 편이지만 카쉬파가 우승하는 상황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했기 때문에 둘중 하나가 탈락하더라도 대항할 수 있도록 보험을 든 셈이다.[18] 다만 이제안에는 한가지 맹점이 있었는데 카쉬파의 요구에 따라 파이를 넘겼다면 워크맨의 계략은 쓸모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제아무리 니우나 케이트가 파이를 감싸려해도 다른 조직들이 충돌을 꺼려 파이를 넘기자라는 의견으로 갔다면 케이트와, 니우도 전면전을 각오해야 할판.[19] 하지만 파이를 넘긴다는 의견으로 갔다면 워크맨은 다른 수를 써서 사도의 알을 내걸어 전투를 벌이게 했을거다. 카쉬파의 목적은 파이는 안중에도 없지만 파이와 사도의 알을 이용해 대결을 벌이는게 목적이니.[20] 얄궂게도 니우는 대진운이 좋지 않아 처음부터 모험가와 붙게 됐다.[21] 처음부터 파이는 안중에도 없었다. 동료애가 없는 카쉬파가 복수하겠다고 파이를 원할리도 없고 본보기로 삼는다는건 회합이 대결로 가도록 유도하기 위함이었을 뿐이다.[22] 여기엔 완성된 어비스 연구와 이시스의 알껍질, 그리고 루크의 기술력을 훔친 지젤의 협조가 있었을 것이다.[23] 사실 스밀라도 카쉬파 다음가는 악질이긴 하지만, 말 자체는 맞으며, 그녀가 타락하게 된 계기를 감안하면 카쉬파보다는 조금이나마 나은건 맞다. 타고르는 자기가 갖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라면 태연하게 살인과 약탈, 학살을 저지르고 다니는 극악무도한 범죄조직의 간부일 뿐이다. 그런 놈에게 동정심은 그저 자기만족을 위한 위선일 뿐이다.[24] 도망간 육체가 하나 더 있었는데 이걸 모험가와 이키에게 빼앗겼다.[25] 그리고 시슬레의 호문쿨루스 연구 데이터는 지젤이 습득하게 된다.[가칭] [26] 이때 파이도 같이 휘말려 빨려들어가는 바람에 추적자 니우마저 파이를 찾으러 폭풍 속으로 뛰어들어갔다.[27] 현재 마계와 인접한 것으로 알려진 행성이 3개 있는데 각각 아라드(녹색), 에컨(황갈색), 테이베르스(금색)일 때 전이된 행성이 금색에 가까운 색을 봐선 아마 테이베르스로 전이된 것으로 추정. 이후 업데이트 내용을 통해서 테이베르스로 밝혀진다.[28] 남은 카쉬파의 잔당들을 그대로두면 흩어져서 악행을 저지를 것이 뻔해서 한데 묶어두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