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토로카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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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 쥐라기 중기에 중국에서 살았던 견치아목 단궁류의 일종. 속명은 라틴어로 '비버의 꼬리'라는 뜻인데, 이 녀석의 꼬리가 현생 비버와 비슷한 넓적한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2. 상세
현재까지 알려진 화석은 2004년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다오후고우(道虎沟) 층(Daohugou Beds)에서 발견된 모식표본이 전부지만, 털이나 연조직 일부까지 보존되었을 정도로 양호한 보존률을 자랑하는 전신 골격이 발견된 덕에 이 녀석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기능별로 각기 다른 형태를 하고 있는 분화된 이빨 구조를 가졌고 몸이 털로 덮여있는 등 전체적으로 현생 포유류와 매우 유사한 생김새를 하고 있지만, 턱관절의 형태와 귓속뼈 구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이점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의 포유류는 아니다.[1] 두개골 길이만 해도 15cm 가량 되고, 총 몸길이는 40cm를 넘으며 몸무게도 최대 800g까지 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동시대에 살았던 어떤 포유류나 포유형류 단궁류들보다도 큰 덩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부분.
이 녀석이 반수생 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 또한 시선을 잡아끄는 부분.[2] 이 녀석의 털은 물 속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더라도 체온을 유지하기에 적합하도록 보호털과 솜털의 이중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뒷발에는 물갈퀴가 있었음이 인상화석을 통해 확인되었다. 팔꿈치머리가 발달해있는 등 땅을 파헤치기에 적합한 앞다리 구조를 가졌으며, 이로 미루어보건대 현생 오리너구리처럼 사지를 이용해 헤엄치기와 땅파기를 모두 수월하게 해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넓적한 형태의 미추골로 이루어진 평평한 꼬리는 털과 비늘로 덮여있었는데, 유사한 형태의 꼬리를 가진 현생 비버나 오리너구리처럼 이 꼬리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배복식 운동을 이용해 물 속에서 추진력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포유류가 아닌 이 녀석이 이처럼 여러 부분에서 현생 반수생 포유류들과 해부학적 유사성을 보이는 것을 학자들은 일종의 수렴 진화의 결과라고 이해하고 있다.[3] 가까운 도코돈과 단궁류들이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 잡식성 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빨 구조를 갖고 있었던 반면, 이 녀석은 미끌거리는 먹잇감을 물고 놓치지 않는 용도에 더 적합했을 것으로 보이는 뾰족뾰족한 돌기가 돋아난 어금니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현생 수달과 마찬가지로 주로 물고기 따위의 수생생물을 잡아먹고 살았을 듯.
3. 등장 매체
디스커버리 채널의 다큐멘터리 Dinosaur Revolution의 세번째 에피소드에서 같은 다오후고우 층에서 발견된 날다람쥐를 닮은 원시 포유류 볼라티코테리움과 함께 출연하였다. 물고기를 사냥하다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숲 한복판으로 보이는 곳에서(...) 펄떡이는 물고기를 쫓는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마침 먹잇감을 찾아 돌아다니던 구안롱 한 쌍을 마주치면서 졸지에 먹잇감을 쫓던 입장에서 쫓기는 먹잇감의 입장으로 전락한다. 다만 워낙 개그성이 다분한 해당 다큐멘터리에서도 유독 몸개그가 많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다보니 구안롱 부부가 추격 도중에 온갖 삽질을 저지르는 바람에 가까스로 속이 비어있는 어느 나무의 구멍 속에 몸을 숨기는데 성공하고, 뒤쫓아온 구안롱들이 카스토로카우다를 끌어내기 위해 구멍 속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순간 스컹크처럼 악취가 나는 분비물을 구안롱의 얼굴에 뿜어버린다. 예상치 못한 생화학 테러를 당한 구안롱들은 곧 호들갑을 떨며 몸부림을 치는데, 그 와중에 카스토로카우다가 숨어있던 나무둥치가 구안롱의 발길질에 채여 날아가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탈출에 성공한다. 마침 강물에 처박힌 나무둥치 속에 먹잇감으로 알맞은 물고기 한 마리가 잡히기까지 했으니 카스토로카우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해피엔딩.
[1] 다만 현재 학계에서는 이 녀석을 모르가누코돈이나 메가조스트로돈 등의 몇몇 포유형류 단궁류들과 함께 견치아목 수궁류들이 포유류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마지막 단계를 차지하던 녀석들 중 하나로 분류하며, 현생 포유류와도 가장 근접한 관계에 있는 것으로 비정하는 상태다. 특히 귓속뼈의 구조 같은 일부 특징들은 모르가누코돈 등의 사례와 비교하더라도 더 현생 포유류에 가까울 정도.[2] 이 녀석의 가장 가까운 친척뻘인 쥐라기 후기 포르투갈에 서식했던 할다노돈(''Haldanodon'') 또한 이 녀석처럼 반수생 동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3] 카스토로카우다를 넓은 의미에서의 포유류로 본다고 가정하면, 이 녀석이 사라진 이후 반수생 포유류의 화석이 다시 등장하기까지는 무려 '''신생대 에오세''' 무렵까지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