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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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란된 동부 딱새의 둥지

托卵
1. 개요
2. 상세
3. 기타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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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다른 새의 둥지에 자기 을 낳아 키우게 하는 일을 말한다. 사진의 미국 참새는 기생종을 키운다.
대표적으로는 두견이, 뻐꾸기, 매사촌 등 뻐꾸기목 일부 종이 탁란을 한다. 참새목 중에서는 아프리카의 천인조과가[1] 그렇고 아메리카의 탁란찌르레기(cowbird)와 기러기목에 속한 검은머리오리가 그런 특성이 있다. 참고로 탁란찌르레기는 참새목 새 보호를 위해서 구제 대상으로 취급 중이다. 탁란 영상 탁란조는 9,000종 정도의 전체 조류 중에서 102종 정도로, 약 1%정도밖에 안 된다.

2. 상세


일단 간단하게 말하자면 생태계에서 일어나는 최고의 얌체 행위 중 하나이며 당하는 새에겐 엄청난 손해다. 자기 자식들을 다 죽게 만들어 그 해의 자기 대를 끊어 먹은 원수놈(탁란조의 유조)을 다 자랄 때까지 기르기 때문이다. 반면 탁란하는 새는 성공하면 어마어마하게 꿀 빠는 행위다. 자긴 그냥 알만 낳고 가지만 육아는 탁란 당한 어미새가 다 해주기 때문이다.
보통 자신의 과 비슷한 생김새의 알을 낳는 새의 둥지에 알을 낳으며 부화기간도 며칠 빠를 때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숙주의 알을 먹어치워 바꿔치기한다.
뻐꾸기 등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새에 탁란할 경우 새끼가 먼저 부화를 해서 다른 알을 둥우리 밖으로 밀어 떨어트린다. 간혹 이런 탁란조의 새끼와 탁란 대상 새의 알이 동시기에 부화하는 경우도 있는데 탁란조 새끼의 체격과 힘이 더 압도적이라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그리고 상당수의 탁란조들의 체격이 탁란당하는 새들의 체격보다 더 큰데, 이마저도 탁란에 용이하도록 진화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 체격이 커야 기존의 둥지 안의 알들이나 새끼새들을 밀쳐 죽여버릴 수 있고, 잘 큰다고 여겨져서 어미새에게 계속 돌봄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2] 새끼 뻐꾸기는 몸에 무언가 닿는 순간, 무조건 밀치려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만약 같은 둥지에 두 마리의 뻐꾸기의 새끼가 태어나면 서로 상대를 밀치려고 하고 이긴쪽만이 둥지에 남고, 진쪽은 당연하지만 죽는다.
자신과 덩치가 비슷한 새에 탁란하는 경우, 수컷이 숙주 부모의 주의를 끌어 탁란을 돕거나 성조가 숙주를 의태한다. 이런 녀석들은 새끼를 밀치는 본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숙주 새끼와 한데 뒤섞여 성장한다. 탁란조 어미가 탁란한 둥지 속 새끼의 양육을 돕기도하며, 알을 바꿔치는 대신 알을 더 낳아두기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미새는 탁란한 새가 다 자랄 때까지 자신의 새끼인 줄 알고 먹이를 가져다 주는데 뻐꾸기두견이나 새끼 때부터 크기가 꽤 큰 편이라서 다 자라지도 않았는데도 어미새보다 몸집이 서너 배는 커다랗고 성장이 끝나면, 어미새의 도움을 따라 날개짓까지 배워 마침내 날아간다. 어미새는 아무리봐도 새끼가 이상하게 커지고 외형까지 자기와 확연이 달라뵈는 수준까지 갔는데도 남의 새끼의 양육을 멈추지 않는 기행(?)을 보인다. 사실 이 선에서라도 어미새가 손절하고 탁란조의 아성조를 쫓아내 버린다면 탁란은 실패지만[3] 이는 아래에도 나와 있듯이 자기 새끼를 검증하기 어려운 조류의 특성 + 먹이 달라고 새끼가 입 벌릴 때 붉은 입 안을 보이면 먹이를 주도록 되어 있는 조류의 본능적 메커니즘을 역이용한 육아 전략이다. 그래서 어미새는 탁란조의 새끼가 자기와 생김새가 확연히 달라지고 지나치게 커지는 와중에도 계속 먹이를 물어다 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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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과정이 항상 제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숙주새 둥지에 다른 색깔의 알을 낳아뒀다가 들켜서 숙주새가 알을 깨버리거나, 아예 둥지째로 버려지는 경우도 있다. 탁란의 대상이 되는 어미새의 방어 기제라고. 다만 탁란하는 새들도 가만두고 보는 게 아니라 몇몇 탁란종들은 자기가 주로 탁란하는 새의 알의 외형을 완벽히 카피한 알을 낳는다. 그래도 사람은 쉽게 구별을 할 수 있는데 보통 탁란종의 알이 둥지 주인의 알보다 더 크다.
보통 탁란하면 타종끼리만 일어난다 보기도 하지만, 유럽찌르레기라는 새는 동종끼리도 탁란을 한다. 보통 번식철을 놓친 암컷들이 동종의 둥지에 가서 이 사달을 내고 튄다고. 더 나아가서 좀 큰 유럽 찌르레기의 아성조가 아예 둥지로 쳐들어가서 동종의 둥지의 더 어린 동종 유조들을 쫓아내고 눌러앉아버리는 기막힌 경우도 있다. 그런데 유럽찌르레기 역시 작은꿀잡이새라는 새에게 탁란을 당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오리류의 미숙한 어미는 동종 타 어미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아놓고 가기도 한다.
번식 - 양육행위 중에선 굉장히 위험하다. 혹시나 가짜임이 들키면 새끼의 목숨은 없고, 어미새가 탁란조의 새끼를 챙긴다고 해도 다 지킬 수 있는 보장은 없으므로 탁란조의 새끼가 탁란에 성공해도 모두 생존하는건 아니다. 즉 탁란은 분명 성공률이 높아 생존률을 높여주는 번식방법이긴 하지만 탁란이 보장하는 건 어디까지나 남의 둥지에서 살아남는 확률을 높여주는 것뿐, 다른 위험요인들까지 모두 낮춰주진 않는다는 것이다. 탁란조가 탁란을 시전하는 새들의 둥지를 노리는 천적들은 숲이나 산 속에 득실득실 깔려있다. , 족제비, 야생 고양이 등 아직 날지 못하는 새끼새나 알을 노리는 놈들이 많은데, 이런 놈들과 둥지 주인인 어미새가 싸우다가 지는 경우도 있고, 어미새가 사냥가던 도중에 천적을 포함한 여러가지 이유로 잘못될 가능성도 있으며, 어미새가 한눈판 사이에 둥지로 기어들어온 천적이 탁란조의 알이나 새끼도 먹어버릴 경우도 있다. 이러면 당연히 새끼의 목숨도 끝장.
포유류의 경우 부모 개체가 직접 거둬 기르기로 맘먹은 개체가 아닌 한 남의 새끼를 탁아해봤자 내쳐지는 게 부지기수다. 다른 개체의 새끼는 보통 체취가 다르기에 이걸로 알아본다고. 그래서 포유류의 탁아는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조류의 경우 알과 새끼를 품어기르는 습성이 존재하지만 '''정작 어느 알이 자신의 알인지 알아보긴 힘들기에''' 탁란이 발생한다. 일부 탁란조의 알이 탁란당하는 새의 알과 유사한 생김새를 지니게 되는 것이 바로 그 이유다. 다만, 알 속의 새끼의 크기가 크기다보니 알의 크기까지는 '''속일 수가 없다.''' 어미새의 눈으로 보면 또 몰라도 인간의 눈으로 보면 색은 비슷한데 뭔가 크기가 더 큰 알(탁란조의 알)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이는 어쩔 수 없는게 탁란조들은 기본적으로 탁란당하는 새들보다 체격이 더 크니까 알도 새끼도 당연히 더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새끼 때 탁아를 시도하는 것보다 알 때부터 탁란을 시도하는 게 탁란조 입장에서도 훨씬 더 쉽고 잘 먹힌다. 새끼를 탁아시키려면 그 무겁고 약한 새끼를 어미가 일일히 운반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어느 둥지가 적당한지 물색하는 것까지 해야하지만, 알을 탁란한다면 둥지 물색만 하면 되기 때문.
조류는 아니더라도 알이나 새끼를 돌보는 물고기나 곤충에게서도 탁란이 시도되는 경우가 있다. 탁란당하는 동물들의 공통점은 '''어느 알이 자기 새끼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번식법을 지닌다 + 알이나 새끼를 돌본다'''라는 습성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기에 탁란하는 동물들의 표적이 되는 것이다. 아예 새끼를 돌보지 않고 알만 낳고 떠나는 동물들, 혹은 대다수의 포유류처럼 자기 배로 낳은 새끼가 아니면 웬만해선 남의 새끼인지 알아보고 내치는 동물들에겐 탁란이나 탁아를 해봤자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류에선 감돌고기가 꺽지에 탁란하는 게 대표적으로, 꺽지 아비가 한눈판 사이 떼로 들어와 둥지에 자기 알을 낳고 튄다.이 경우 먼저 태어난 감돌고기 새끼는 꺽지 둥지를 떠나고, 꺽지 새끼가 죽는다거나 하지 않으므로 꺽지의 번식 사이클은 정상적으로 지속된다.

3. 기타


실제로 조류뿐만 아니라 탁란하는 벌이나 등에도 있다고 한다. 청벌과나 나나니벌이 탁란을 한다. 어류에서도 탁란을 하는 종이 있는데 꺽지의 둥지에 알을 낳는 돌고기, 가는돌고기, 감돌고기가 그 예이다.
여기에서 의미를 따 와서, 여자가 남편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배어 키우는 것도 탁란이라 부르게 되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표준어가 아닌 속어.[4]
사람이 인위적으로 탁란(혹은 이미 부화한 새를 가지고 하는 탁아)행위를 시키는 경우도 있는데, 주로 구조한 야생조의 알을 보살펴줄 어미새가 필요할 경우라든가 자기 집에서 기르는 새들이 여러 마리인데 그중 한 어미새가 유독 알을 안 기를 때 잘 돌봐줄 것 같은 동종의 새/아종의 새에게 탁란시키는 경우다.
사람이 구조 목적으로 행한 탁란 시도는 아직 지상파를 안 탔지만, 사람이 구조 목적으로 행한 유조(새끼새) 탁아의 경우 TV동물농장에서 종종 나온 적 있는데, 해당 케이스의 새들은 황조롱이 유조와 딱새 유조. 황조롱이 유조의 경우 부모 새가 새끼들을 방치한 채 돌보지 않아 돌봐줄 수 있을만한 다른 황조롱이 둥지에 사람이 탁아시도를 한 것이고, 딱새 유조의 경우 야생의 탁란조에게 당해 죽을 뻔한 걸 제작진이 구해서 다른 딱새 둥지에 은근슬쩍 끼워넣은 것이다. 얘들은 알 때가 아니라 새끼 때 끼워넣어진 케이스라 부모새가 거부할 우려가 있긴 했지만[5] 두 케이스 모두 다행히 그냥저냥 잘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인위적으로 사람이 탁란시킬 때 탁란당할 종류의 새로 자주 걸리는 건 십자매. 주로 알을 잘 품지 않는 문조나 호금조 알을 주인이 십자매 둥지에 은근슬쩍 끼워넣는 식. 이유는 십자매가 포란(알 품기)을 잘 하고 성격이 온화한 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다가 자연계의 탁란조들과 달리 십자매에게 인위적 탁란대상이 되는 문조나 호금조는 십자매와 체격도 비슷, 알이나 새끼들이 크기도 비슷해서 끼워넣기가 더 쉽긴 하다.
집오리의 알을 품거나 오리새끼를 키우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6] 그런데 오리가 슬슬 본능에 따라 물에 뛰어들면 어미닭이 멘붕한다고 한다(...) TV 동물농장에서도 오리를 품어기른 닭의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새끼 오리들이 물에 뛰어들어서 어미닭이 걱정하자 주인이 세숫대야를 이용해 어미닭 옆에서도 오리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얕은 인공 연못[7]을 만들어주는 걸로 해결했다.
비밀결사 매의발톱단에서는 탁란을 '겉으로는 상사와 잘 지내는 척하면서, 사실은 무릎을 '탁' 칠만한 반전이 있다'는 뭔 소린지 이해 안되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그 이야기가 나오는 에피소드 대략 설명하자면 상사랑 잘 지내는 척 하지만 실상은 상사를 싫어하거나 좋지 않게 본다, 혹은 뒤에서 배신질하고 있다 정도가 될 듯.
일본의 동인 캐릭터 실장석의 '탁아'라는 행동이 이 탁란에서 따온 듯 하다. 실장석이 자기 자식 중 하나를 인간에게 몰래 떠넘기는 행위가 유사하다. 다만 실장석은 지자식 떠넘긴걸로 모자라 인간의 집으로 남은 자식들 데리고 우르르 찾아와서 우리도 키워달라 이래서 어찌보면 더 심하다.
몬스터 헌터 시리즈얀가루루가 암컷은 친척뻘인 얀쿡크의 둥지에 탁란을 하고 떠난다고 한다. 이는 얀가루루가라는 개체 자체가 육아에 서툴기 때문이다. 푸케푸케도 육아를 전혀 하지 않는 탓에 메르노스의 둥지에 탁란을 한다.
이야기 시리즈아라라기 츠키히도 일종의 탁란으로 태어난 존재이다. 사실 이런 인외의 존재가 인간에게 깃들어 탁란의 방식으로 태어나는 이야기는 우리나라 고전 여우누이 설화를 비롯해서 동양권 설화에서 예전부터 간간히 보였던 사례들이다. 앞의 아라라기 츠키히의 경우 현대 서브컬쳐 출신일 뿐 이런 전승들의 탁란 케이스와 연장선상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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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새들이 '''박스'''같은 공간에 둥지를 짓는다면 기생종이 그 박스에다가 알을 낳아도 몇몇 새들은 탁란이후 기생종에게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9]
기생종의 탁란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숙주를 찍은 영상이 있다.
'''6마리의 숙주들'''이 기생종의 탁란에서 살아남은 영상도 있다
'''기생종이 2마리가 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유일하게 살아남은 숙주까지''' 있으니 '''초희귀 장면 그 자체'''

[1] 참새목에 속하는 조류 중 하나로, 수컷의 매우 긴 구애용 꼬리가 특징인 새. 수컷의 꼬리모양 탓에 선녀새라 불리기도 한다.[2] 실제로도 야생에서 새끼를 돌보는 동물들은 보통 두각을 드러내는 새끼에게 더 많이 돌봄이나 먹이를 베푸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해당 개체를 생존에 유리한 후손 개체라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3] 어미새는 계속 탁란조의 아성조를 기르므로 자연계의 탁란의 성공률은 높다. 아마 그렇기에 탁란을 하는 새들의 종도 멸종하지 않은 듯하다.[4] 아예 종이 다른 자연의 탁란과 달리 이 사례는 여자 본인의 유전자가 대를 이어가므로 완벽한 동일 사례는 아니다. 단지 인간 사회 기준으로는 불륜에 해당되어 파렴치할 뿐...[5] 특히 황조롱이 탁아의 경우 새끼가 갓 태어난 것도 아니고 아성조에 가까운 시기를 앞두고 있었는지라 더 거부당할 위험이 컸는데, 새끼가 6마리로 늘어났는데도 부모새가 결국 받아줬다.[6] 닭은 십자매처럼 타 생물종을 안 시켜도 잘 품어주는 케이스로 알려진 새다. 그래서 안 시켰는데도 자기가 다른 새의 알을 포란하기도 하고, 주인들이 일부러 같이 기르는 다른 새가 포란을 잘 안 할때 닭의 둥지에 인공 탁란을 시킬 때도 있다.[7] 세숫대야를 땅에 묻은 다음 물을 부어준 간이 연못이다. 맨땅을 파고 만들어서 새끼오리들이 깊은 연못으로 갈 필요도 없고 어미닭도 바로 옆에서 새끼오리들을 주시할 수 있다.[8] 정확히는 망치머리황새 쿨린다가 곧 깨어날 아기를 위해 둥지를 짓다가 오노가 바위너구리를 납치한 매 임피시를 추격하는 것을 보고 오노의 행동에 감동한 동시에 임피시 때문에 장소가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둥지를 수리하는 것을 마칠 때 까지 자신의 알을 오노의 둥지에 잠시 맡겼는데 문제는 오노에게 허락 없이 맡겼고(...) 맡긴 사이에 아기가 부화를 해서 본의아니게 탁란을 해버린 것(...). 다행히 아기새(오나)가 나중에 찾아온 엄마를 제대로 알아본데다가 어찌저찌해서 훈훈하게 끝나긴 했다.[9] 이런 이유는 기생종의 새끼는 태어난 후 주변의 모든 것을 밀어내는 습성이 있는데 보통의 둥지에서는 밀려나면 떨어지기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지만 박스 같은 곳은 밀폐되어 있기에 불편하기는 하지만 밀려난다고 해서 떨어져서 죽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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