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팔라에오테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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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신생대 에오세 중기 유럽에서 살던 원시적인 기제류 포유류로, 속명의 뜻은 '팔라에오테리움[1] 이전의 것'.
2. 상세
말의 직계 조상은 아니지만 말과에 속하는 기제류 중 가장 먼저 등장한 동물들 가운데 하나로, 짧은 목과 등이 둥글게 곡선을 그리는 체형을 하고 있었으며 다른 원시적 말들처럼 앞발에 4개, 뒷발에 3개씩의 발가락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체형과 발굽은 이 녀석의 주요 서식지였던 울창한 숲 속의 축축한 땅 위에서도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줬을 것으로 보인다. 길이 22cm 가량의 두개골은 코뼈가 두개골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지만 그 중 비강 부분을 구성하는 만입부의 비중은 비교적 짧다는 점이 주목되며, 이마선이 직선 형태를 그린다는 부분에서도 말과의 유사점이 발견된다.
이 녀석의 화석은 독일 작센안할트 주와 라인란트팔츠 주, 스위스의 졸로투른 주, 그리고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각지에서 발견되었고 그만큼 다양한 종을 거느리고 있다.[2] 특히 독일 헤센 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근처의 '메셀 핏(Messel Pit)'에서 발견된 녀석들은 화석의 보존 상태가 매우 좋아서 털의 흔적은 물론 심지어 베리류의 열매가 뱃속에서 소화되던 도중에 화석화된 사례가 보고된 적도 있으며, 덕분에 해당 지역에서 발굴된 여러 고생물들 중에서는 렙틱티디움과 함께 가장 유명한 축에 속한다.[3] 덩치도 종마다 제각각인데, 작은 녀석은 어께높이가 30cm 가량에 불과하지만 대형종의 경우 90cm에 달하는 녀석도 있을 정도. 어깨높이는 대략 40cm 가량 되며 몸무게는 30~35kg 정도로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친척들과 비슷했다. 여담으로 라인란트팔츠 주의 에크펠더 마르(Eckfelder Maar)에서 태아를 품은 채로 화석화된 개체가 발견된 사례도 있는데, 아마 현생 말과 마찬가지로 한 배에 한 마리씩만 임신하는 대신 양육에 전력을 다하는 번식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3. 등장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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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다큐멘터리인 고대 야생 동물 대탐험 1부에 등장. 뱃속에 과일의 흔적이 남은 화석이 발견된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농익어 바닥에 떨어진 포도를 주워먹는 행동을 보이는데, 과발효된 것들을 너무 많이 주워먹은 나머지 여러 마리가 인사불성이 되어 비틀거리다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거대 육상 조류 가스토르니스의 습격으로 한 마리가 희생당한다. 그 외에도 물을 마시러 물가에 갔다가 원시 고래류인 암불로케투스에게 사냥당할뻔 하는가 하면, 당시 화산 활동으로 불안정하던 호수에서 분출된 이산화탄소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질식해 죽는 녀석이 나오는 등 거의 사망전대 취급.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 가스토르니스는 초식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고 암불로케투스는 아예 독일에서 서식했다는 화석상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실제 당시 생태계에서 이 녀석들의 사냥감이 되는 일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1] 과거 맥과 비슷한 모습으로 복원되던 기제류 발굽동물의 일종. 프로팔라에오테리움도 한때 이 녀석이 속한 팔라에오테리움과(Palaeotheriidae)의 일원이었던 적이 있었다.[2] 한때 중국에서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는 화석이 발견되어 프로팔라에오테리움의 서식지가 아시아까지 걸쳐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이 녀석들은 시넨세종(''P. sinense'')과 헹양엔시스종(''P. hengyangensis'')으로 명명되기도 했으나, 현재 이 녀석들은 칼리코테리움류의 일종으로 재분류되었다.[3] 다만 한때 모식종이었던 파르불룸종(''P. parvulum'')과 메셀 핏에서 종명을 따온 메셀렌시스종(''P. messelensis'')은 2006년부로 에우로히푸스(''Eurohippus'')라는 별도의 속으로 재분류되었다.